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저는 지난주 출장으로 미라클레터를 잠시 쉬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레터 준비를 위해 월요일부터 틈나는 대로 두 눈 크게 뜨고 미라클러님들이 궁금할 만한 소식을 찾아다녔어요.
리비안의 주가 상승,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선전, 애플의 비전프로 생산량 축소 등의 내용을 정리 하던 중 메타의 ‘스레드’가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6일 오후 5시 38분에서야 알게 됐습니다. 네, 바쁜 업무를 핑계로 뉴스를 살펴보지 못한 제가 원망스러웠어요.
스레드가 무엇인가요.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와 트위터의 CEO 일론 머스크가 ‘맞짱’을 뜨자며 설전을 벌였던, 그 사건의 원인이 바로 스레드였습니다(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레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퇴근 뒤 집에 와 아이들을 재운 뒤 스레드를 다운로드 받고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스레드라는 새로운 SNS는 과연 우리 삶에 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스레드, 여러분은 사용해 보셨나요?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스레드 설치 후 저는 ‘인스타그램과 트위터를 합한 SNS’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문득, 법, 특허를 잘 모르는 일반인 입장에서 ‘트위터가 스레드를 상대로 소송을 걸 수 있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었어요. 미국은 지식재산권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보호해 주는 국가니까요.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에 늦은 밤, 얼굴에 철판을 깔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평소 친분이 있던 변호사와 변리사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트위터가 스레드에 소송을 걸 수 있을까요?” 익명을 요구한 두 전문가는 “트위터가 갖고 있는 특허, 상표권을 잘 모르기 때문에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없어요”라면서도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몇 가지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이 얘기는 마지막에 풀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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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있나 머스크"
- 이 와중에 트위터는...
- 트위터는 스레드에 소송을 걸 수 있을까
- 한 줄 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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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니? 여긴 밤이란다. <사진=저커버그 스레드>
스레드 가입은 간편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스레드를 검색했더니 바로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페이지로 넘어가더라고요. 설치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기긴 했지만(많은 사람들이 다운로드를 받고 있기 때문일까요?) 두 차례 시도 끝에 성공했습니다.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연동이 되는 점이 무엇보다 간편했어요.
가입을 마치고 났더니 “인스타그램에서 팔로우를 맺고 있는 사람이 스레드에 가입할 경우, 팔로우 하시겠습니까?”라는 단계가 나왔습니다. ‘예’를 누르니 인스타그램 친구 중 스레드에 가입한 사람들이 떴습니다. 잠시 뒤 인스타그램 친구가 스레드에 가입했다는 알림도 떴어요. 친구들이 금방 늘었습니다.
제 인스타그램의 프로필에는 스레드로 넘어갈 수 있는 '배지'가 생성됐어요. 인스타그램의 월간 사용자수는 20억 명이 넘습니다. 이렇게 간편하게 연동이 되면 당연히 스레드 가입자도 빠르게 늘 것 같아요. 저는 6일 저녁 8시께 가입을 했는데, ‘1887만5147번째 멤버’라고 합니다. 스레드가 문을 열고 불과 7시간 만에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었다고 하더니, 이 속도라면 이 레터가 도달했을 7일 오전에는 2000만명, 아니 3000만명에 다다를 것 같아요!
스레드는 여러 면에 있어서 트위터와 비슷했습니다. 게시물 당 500자를 지원하고 사진과 영상 업로드가 가능합니다. 영상은 길이가 5분 이내로 제한되어 있어요. 스레드에 가입하고 난 뒤에는 많은 사람들이 남긴 여러 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좋아요 누르기, 답글 달기, 그리고 트위터의 ‘리트윗’과 비슷한 ‘’리포스트‘ 기능까지 비슷했어요. 또한 스레드의 글을 ’스토리에 추가‘ 또는 ’피드에 게시(인스타그램)‘, ’트윗‘ 등 다른 SNS로 연결할 수 있는 기능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연동이 스레드로 이어지는, 그런 느낌이었어요(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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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저커버그의 트윗에 이렇게 답합니다. 지지 않는 저커버그에요. 저커버그의 트윗은 아래에 있습니다. <사진=머스크 트위터>
스레드는 메타가 올해 1월부터 트위터의 대안으로 개발해 온 플랫폼입니다. 트위터는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부터 여러 분야에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어요.
올해 4월부터 5주간 트위터의 광고 수입은 8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나 감소했습니다. 머스크가 검열 정책을 폐기한 후 광고주들이 많이 떠났기 때문이에요. 이용률 역시 머스크 인수 이후 성인 이용자 10명 중 6명이 트위터를 중단했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기사).
설상가상으로, 트위터는 지난 4월 최대 1만자를 쓸 수 있고 글자체도 굵은 활자체와 이탤릭체를 지원하는 기능을 선보이면서 월 8달러의 유료 서비스를 도입했습니다. 이달 1일에는 하루에 열람이 가능한 트위터 게시물 수를 1000개로 제한했어요. 유료 이용자는 1만개를 볼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이 같은 유료화 정책에 반기를 든 사람들이 트위터를 떠날 쯤, 메타가 스레드를 재빠르게 출시합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속이 상할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트윗을 통해 저커버그에게 도전장을 던졌겠죠. 트위터의 월간 활성자수는 약 3억9000만명입니다(통계 사이트마다 일부 다르긴 합니다). 많은 언론들은 스레드가 트위터 킬러가 될 것이라는 보도를 하고 있어요(기사).
스레드는 100여개 국가에서 가입이 가능합니다. 다만 유럽 출시는 보류됐어요. 유럽연합(EU)이 도입을 앞두고 있는 ‘디지털 시장법’에 스레드가 저촉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해요. 스레드가 인스타그램과 연동이 되다보니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다고 합니다.
스레드가 트위터의 대항마가 된다기 보다는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스레드로 이동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트위터에서 이탈하는 사람들 보다 페이스북이 싫증난 사람들이 찾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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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가 트위터를 남겼어요. 무려 11년 만의 트윗입니다. 이 장면은 만화 스파이더맨에 등장하는 '평행우주'를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공간에 있던 스파이더맨이 만나는 장면이에요. 저커버그는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에 대놓고 선전포고를 한 것 같아요. 스레드와 트위터는 같다고 말이에요. <사진=저커버그 트위터>
이쯤 되니 들었던 생각이 바로 ‘트위터는 스레드에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소송을 할 수 있을까’였어요. 변호사와 변리사에게 물었습니다. 그들의 대답을 그대로 전달해 드릴게요(절대 정리하기 싫어서가 아닙니다😊 자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에요😎).
먼저 변호사와의 대화입니다.
- 나 : 트위터가 스레드에게 “우리와 너무 비슷해”라며 소송을 걸 수 있을까요.
- C 변호사 : 일단 트위터의 상표, 디자인과 관련된 특허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관이 비슷하면 상표권 침해도 될 수 있어요. 일반 사람이 스레드를 보고 트위터와 헷갈리는 지 등이 기준이 될 수 있어요.
- 나 : 어렵네요.
- C 변호사 : 스타벅스가 과거 상표권 소송을 했는데 관련 내용을 살펴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다만 우리가 봤을 때 단지 비슷하다고 해서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는 판결이 나오지는 않아요. 복잡한 해석이 추가 될 겁니다. 일단 트위터의 상표, 디자인을 찾아보세요(내가 찾아줄 수 없어, 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어요).
- 나 : 트위터 특허를 뒤져보고 있는데, 잘 못 찾겠어요.
- C 변호사 : 나도 방금 스레드를 봤는데, 트위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렇다고 해서 소송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이라는게 말씀드렸듯이 비슷하다고 해서 무조건 이기는 게 아니거든요. 소송비용도 만만치 않을테고요. 닌텐도를 보세요. 닌텐도는 게임과 관련된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어요. 3D 게임을 비롯해 횡 스크롤(게임 내 물체들이 좌우로만 움직이는 비디오 게임을 의미) 등 정말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 소송을 잘 걸지는 않아요. 닌텐도가 마음 먹으면 많은 게임 회사들이 뜨끔할거예요.
- 나 : 향후 전망을 어떻게 하고 계세요?
- C 변호사 : 먹고 사는 게 바빠서 전망까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런데 머스크와 저커버그가 결투한다고 하지 않았어요? 트위터의 특허, 상표권, 디자인이 뭔지 몰라서 말을 못하겠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걸리는 게 있다면 머스크가 움직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저 큰 회사(메타)가 제품을 출시하는데 지식재산권 검토를 안했을 리는 없다고 봐요.
- 나 : 그렇겠네요. 늦은 시간 감사합니다.
- C 변호사 : 저 상담료 얼마인지 아세요?
- 나 : 뚝.
다음은 변리사와의 대화입니다.
- 나 : 늦은 시간 죄송합니다.
- K 변리사 : 미팅 마치고 다시 회사 가는 길입니다(오후 9시 30분이었어요).
- 나 : 고생하시네요.
- K 변리사 : 먹고 살아야지요.
- 나 : 스레드가 출시됐어요. 트위터가 지식재산권을 빌미로 시비를 걸 수 있을까요.
- K 변리사 : 일단 제가 트위터가 갖고 있는 특허, 디자인, 상표가 무엇인지 모르니까 추측만 해서 말씀드릴게요. 트위터의 특징은 글자 수 제한이에요. 스레드가 이 부분에 있어서 비슷합니다. 그런데 글자 수 제한이라는 게 기술적으로 어려운 게 아닐 거예요. 이런 부분은 특허를 등록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 나 : 만약 기술 특허가 없다면, 소송으로 이어지기 어렵겠네요.
- K 변리사 : 그렇죠. 이런 걸 특허로 보호한다? 쉽지 않을 것 같아요. 다른 기능이 있을 수는 있어요. 가령 ‘리트윗’과 같은 기능을 특허를 걸 수 있는데, 이게 또 트위터만이 갖고 있는 고유한 기능으로 보기는 힘들거든요. 답 글을 다는 것은 어떤 플랫폼에서도 다 할 수 있는 거니까요.
- 나 : 결국 소송이 어렵다는 거네요.
- K 변리사 : 결론을 빨리 내려하지 말고 좀 들어보세요. 기자들은 이게 문제야. UI가 비슷한 것을 두고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경우 디자인을 완전히 베껴야 해요. 명품을 그대로 모방해서 만든 짝퉁 제품이 문제가 되는 이유에요. 스레드가 트위터와 완전히 똑같지는 않죠?
- 나 : 네 비슷하긴 한데, 색도 다르고, 뭔가 좀 다르기는 해요.
- K 변리사 : 그러면 이걸 기반으로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고 보기도 힘들어요. 여기서 또 언급할 수 있는게 ‘트레이드 드레스’라는 거에요. 들어보셨죠?
- 나 : 네...니요?
- K 변리사 :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특허 침해 소송이 발생했을 때 들어보셨을 거예요. 트레이드 드레스는 특정한 기업, 브랜드를 떠올릴 수 있는 상품의 외관, 디자인 등을 보호하는 제도에요. 미국은 특히 지식재산권 침해에 민감한 국가이다 보니 이런 소송이 많은데, 글쎄요. 스레드와 트위터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 나 : 머스크라면?
- K 변리사 : 하하. 머스크라면 다르죠.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이미 결투 한다고 하면서 그 난리를 피웠는데, 그게 스레드를 홍보해 준 꼴이 됐어요. 지금 또 소송을 건다? 오히려 스레드를 도와주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메타 같은 큰 기업이 새로운 플랫폼을 출시하면서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된 조사를 하지 않았을 리 없죠. 더군다나 미국은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해 민감한 국가에요. 소송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 나 : 감사합니다. 밥 살게요.
- K 변리사 : 기자가 사는 밥 좀 얻어먹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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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주가가 이번주 급등했어요. 2분기 생산량이 월가의 예상치를 뛰어넘은 데 이어 아마존에 전기 밴을 공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오른 건데요, 최근 5일 리비안의 주가는 41%나 올랐습니다. 과연 리비안은 테슬라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까요.
애플이 비전프로의 첫 해 생산량을 크게 줄였습니다. 애초 12개월 생산 목표량이 100만대였는데 이를 40만대로 낮췄다고 해요. 제조가 쉽지 않은 게 이유라고 합니다. 비전프로의 소비자 가격은 약 450만원에 달합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5월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인 BYD가 판매량 부문에서 테슬라를 앞섰다고 합니다. 올해 누적 판매 100만대를 넘기면서 테슬라를 30만대나 추월했어요. 다만 BYD의 판매량은 대부분 중국이라는 게 한계로 지적됩니다. 중국 전기차는 과연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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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스레드 출시와 관련해 트위터에 이렇게 남겼어요. “트위터에서 낯선 사람의 공격을 받는 게 낫다. 인스타그램의 거짓된 행복에 빠져 고통을 숨기는 것보다.”
SNS가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많습니다. 많은 연구 결과들이 이를 보여줘요. 정치적인 생각이 확고해질 수 있고(비슷한 글만 보게 되니까요), 행복한 사진을 올리면서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혹시 맨 처음 SNS에 가입했을 때가 떠오르시나요. 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처음 가입해 친한 친구들과 농담을 주고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많은 시간을 SNS에 투자하고 있었고 저도 모르게 생각이 다른 사람과는 조금씩 멀어지는 것을 느꼈어요. 스레드는 과연 우리를 어떤 길로 이끌게 될까요.
모처럼 새로운 SNS가 출시됐어요. 스레드에서 광고나 마케팅은 페이스북, 트위터와는 어떤 차별화를 보일까요.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은 스레드를 어떻게 활용할까요. 이런 다양한 포인트를 관찰하면서 스레드를 활용해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머스크는 트위터에 또 어떤 글을 올릴까요. 그래서 머스크와 저커버그는 정말 케이지에서 만날까요. 또다시 내일이 기대되는 다이내믹한 2023년입니다. 더운 날씨, 건강관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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