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한주간 무탈하셨습니까?

어느덧 2022년도 열흘 남짓 남았습니다. 댕기자는 마지막까지 열심히 놀 궁리를 하고 있었는뎁쇼. 무엇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바타2'의 소식에 곧 극장에 달려갈 셈이었습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지난 10일 영화 홍보차 일본 도쿄를 찾은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배우들이 기자간담회에서 ‘돌고래 쇼’를 관람한 것입니다. 이날 행사에서 돌고래들은 ‘판도라(영화 속 행성)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감독의 멘트와 함께 등장해 고난이도 쇼를 선보였습니돠.

부리에 조련사를 태워 높이 던지거나 지느러미로 서서 이동하고, 조련사는 돌고래를 서프보드처럼 타기도 했습죠. 출연진은 이 모습이 신기하다는듯 박수를 치거나 동영상을 촬영하고 말입니닷.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돠!🙄 2022년에 돌고래 쇼라니요. 컹컹~ 게다가 ‘아바타2’는 해양동물과 환경을 파괴하는 인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은 작품이 아닙니꽈! 캐머런 감독님은 유명한 ‘바다 덕후’로 10년 째 비건으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당. 일본 주최측이 준비한 행사였더라도 돌고래 쇼를 보이콧 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까.

충격을 받은 건 댕기자뿐이 아니었습돠. 저명한 돌고래 보호운동가 ‘릭 오배리’ 선생님도 공개 서한으로 캐머런 감독과 출연진에게 돌고래 쇼의 이면을 보라고 전했는뎁쇼. 이런 쇼에 동원되는 돌고래들이 대부분 일본 다이지에서 잔혹하게 포획되기 때문입니닷.

조련사 출신인 릭 오배리 쌤이 1970년대 돌고래 보호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꽤 유명합니닷. 인기 티브이 프로그램 ‘플리퍼’를 진행하며 만났던 돌고래 ‘케이시’가 어느 날 작정하고 숨 쉬길 거부했기 때문입니돠. 자의식이 있는 동물의 쇼가 잔인한 이유입니당. 

돌고래 쇼는 이미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인도, 칠레,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금지됐습죠. 최근 개정된 동물원수족관법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앞으론 금지될 확률이 높습니돠. 돌고래만 특별 대우냐고요?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돌고래부터 시작한다!🐬

👨 조기자가 답합니다

올겨울 눈도 많고 날씨도 추워 ‘빛나는 빨간 코’ 순록인 루돌프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기대돼. 종일 밤이 계속되는 혹독한 북극의 하늘을 밝히면서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끄는 순록들을 이끄는 모습이 생생하게 떠오르네.

근데 그게 가능할까? 물론, 가능하지. 수많은 아이가 산타의 선물을 받는 게 증거잖아.🎁🎅 오늘은 루돌프의 빨간 코가 어떻게 가능한지만 알아볼게.

먼저 루돌프의 탄생 과정부터. 1939년 미국 작가 로버트 메이(1905~1976)가 낸 ‘루돌프, 빨간 코 순록’이란 책의 주인공으로 태어났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를 위한 책을 써 달라는 백화점의 주문을 받고 고심하던 메이는 안개 낀 시카고 거리를 걷다가 빨간 코로 안개를 밝히는 캐릭터를 번개처럼 떠올렸대.

순조롭진 않았어. 편집자는 빨간 코가 알코올 중독자를 떠올리게 한다며 탐탁지 않게 생각했대. 난관을 돌파하게 한 건 빨간 코 때문에 구박받던 어린 순록이 나중에 산타의 썰매를 끈다는 멋진 스토리였지. 어린이판 아메리칸 드림이었어. 책은 600만 부나 팔렸고 루돌프는 크리스마스의 상징이 됐지.

메이는 순록이 어떻게 생겼나 보려고 편집자와 함께 시카고 링컨동물원에 가보기도 했어. 근데 순록 이미지 검색한 적 있어? 코가 빨개? 분홍빛을 보기도 힘들지. 루돌프가 특별한 순록이니까 그럴 텐데, 그렇다면 모두 지어낸 이야긴가?

여기서 반전이 나와. 루돌프의 코를 과학적으로 연구한 논문이 나왔어. ‘영국 의학 저널(BMJ)’이라고 제법 권위 있는 학술지가 2012년 12월에 ‘왜 루돌프의 코는 빨간가: 관찰 연구’란 제목의 논문을 실었어.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의학자들이 건강한 성인 5명과 성체 순록 2마리를 대상으로 실험한 내용을 보고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