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양 극단이 존재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중간이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종종 정치적 이슈나 사회 문제를 두고 ‘양쪽 다 똑같이 한심하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런 말은 냉소적인 태도로 위장된 무책임일 수 있습니다.
만약 한쪽은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하고 있고, 다른 한쪽은 퇴행적인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면, ‘둘 다 별로다’는 평가는 사실을 왜곡하는 셈입니다. 그런 말은 어느 쪽도 옳지 않다는 ‘척’을 하면서, 정작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려는 노력은 포기한 것입니다.
진정한 균형은 결과가 반드시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어느 쪽이 옳은가란 판단의 과정이 공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양쪽의 정보를 동일한 기준으로 살펴보았음에도 어느 한쪽의 문제가 더 많다면, 판단은 당연히 한쪽으로 기울어야 합니다. 어떤 사안이 장점이라고는 찾기 힘들 정도로 문제점이 명확한 경우에는 단점만 통렬하게 지적하는 것이 정직하고 균형 있는 시각입니다.
아무리 맡아봐도 똥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습니다. 악취가 난다고 정확히 말하는 사람에게 “아냐. 잘 맡아봐. 좋은 냄새도 나거든. 악취만 난다고 말하다니, 넌 균형 잡힌 시각이 없군.”라고 말할 수 있나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