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21일  (No. 510)
왜 저 사람은 신뢰가 안 갈까?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아이디어? 자본? 운? 물론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신뢰 없이는 어떤 거래도, 어떤 관계도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신뢰가 없다면 계약서가 몇 장이든 무용지물이고, 신뢰가 쌓여 있다면 말 한마디면 충분할 때도 있죠. 신뢰가 부족한 관계에서는 항상 긴장이 흐릅니다. 괜히 추가 조항을 붙이고, 감정 소비를 하고, 보험을 들고, 확인 메일을 몇 번이나 주고받습니다. 그 모든 게 눈에 보이지 않는 ‘거래비용’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판단할 때 아주 빠르게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를 따집니다. 병원에 가서 의사를 볼 때도, 처음 만난 거래처 사람과 미팅할 때도, 심지어 소개팅 자리에서도 그렇죠. 대부분은 ‘감’에 의존해서 신뢰 여부를 판단할 텐데요.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의도'만 보고 판단합니다.

"저 사람은 나한테 해코지할 사람은 아니야”, “저 사람은 좋은 뜻으로 한 거야” 이렇게 말이죠.


물론 의도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의도만으로 충분할까요? 아무리 착한 마음을 가져도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보고서를 부탁했는데 엉망으로 가져오면 신뢰할 수 있을까요? 아이를 돌봐달라고 맡겼는데 매번 실수가 반복되면 또 맡길 수 있을까요? 선한 의도만으로는 신뢰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뢰의 두 번째 요소는 ‘능력’입니다. 선한 의도를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믿을 수 있죠.



그렇다면 이 두 가지가 충족되면 신뢰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건 바로 ‘우연’입니다. 능력 있고 의도도 좋은 사람인데 회의 때마다 늦는다든지, 그가 만지면 갑자기 장비가 고장 난다든지, 이상하게 자꾸 상황이 꼬이면 어떻겠습니까? 처음 한두 번은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자주 발생하면 속으로 이런 마음이 들 수밖에 없죠. “믿고 싶지만, 뭔가 불안해.”


신뢰를 다른 말로 바꾸면 ‘예측 가능성’입니다. 오늘의 그 사람이 내일도 같은 사람일 거라는 믿음이 신뢰입니다. 실력, 태도, 결과가 ‘일관되게 반복될 수 있다’는 확신이 신뢰를 형성하죠.


그래서 저는 신뢰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신뢰도 = 의도 × 능력 × (100 - 우연성)


이 ‘신뢰 방정식’을 사용해서 상대방의 신뢰도를 평가해 보세요. 상대방의 의도, 능력, 우연의 가능성을 각각 0~100%으로 잡고 계산해보면, 감으로 판단할 때보다 더 객관적인 통찰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타인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싶다면 ‘나’는 뭘 바꿔야 할까요? 이런 질문을 던졌다는 것은 일단 ‘의도’는 충분하다는 뜻이겠죠. 그러니 역량을 키우고 우연성을 줄여야 합니다. 물론 우연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겠죠. 하지만 사전 준비, 연습, 백업 플랜 등으로 우연성을 줄여나갈 수는 있습니다. 이런 노력 없이 신뢰를 얻겠다는 발상은 그 자체가 신뢰 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일 겁니다.


신뢰는 한 번 얻으면 매 거래마다 점점 더 저렴한 비용으로 협업하게 만드는 무형의 자산입니다. 그리고 신뢰 방정식은 서로 상대방의 신뢰도를 올바르게 측정함으로써 쌍방이 기존에 쌓아둔 신뢰라는 자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고, 상대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해 보는 단초를 제공하기에 유용한 개념입니다. 신뢰의 방정식을 늘 가슴에 담아 두세요. 그러면 여러분의 ‘신뢰 자산'이 복리 이자처럼 불어나지 않을까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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