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피자는 테크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 섹터 분석 ⬜ 벤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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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EDGE - Deep Dive 주목받은 테크 & 스타트업 투자 뉴스를 한 걸음 더 들어가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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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F&B 스타트업의 대명사 고피자, 인도의 레벨푸드를 넘어설 수 있을까?
지난 6월, 푸드테크 분석 특집 제 1 편으로 전 세계 최대 인터넷 식당을 표방하고 있는 인도의 F&B 유니콘 레벨푸드(Rebel Foods)에 대해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실 푸드테크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먹는 것'과 관련한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편의상 푸드테크로 통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레벨푸드와 고피자 이야기에 앞서, 현재 다루고자하는 푸드테크 세계관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자면...
- 재료 관련: 대체육, 배양육 등
- 조리 관련: 버추얼 키친, 인터넷 식당
- 전달 과정: 음식 배달
...정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어떤 재료를 사용하고, 이를 어떻게 조리하며, 조리된 음식이 어떻게 우리에게 전달되는지에 대한 다양한 혁신이 '푸드테크'라는 카테고리로 불리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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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상대적으로 가장 주목도가 낮은 분야가 바로 2번 '음식의 조리'와 관련한 영역입니다. 대체육과 배양육 분야는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가 한 차례 유명세를 치르며 단일 카테고리 분야로 자리잡았고, 음식 배달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십조 원의 자금이 투입되어 대중서비스가 된 지 오래이지만 음식을 만드는 영역에서의 변화는 여전히 개별적인 사례 정도만 언급되는 상황입니다.
레벨푸드의 포지셔닝 - "F&B는 컨슈머테크의 마지막 혁신 영역"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인도의 레벨푸드(Rebel Foods) 입니다. 인도를 중심으로 400개 이상의 점포에서 11개 외식 브랜드를 조리하며 외식브랜드가 탄생하고 스케일업하는 공식 자체를 혁신하고 있는 레벨푸드는 이미 매출 1,500억 원을 넘긴 인도의 대표 유니콘기업이기도 합니다.
지난 레벨푸드 분석 편에서 답을 찾아보고자 한 질문은 단 하나였습니다.
"어떻게 레벨푸드는 Price-to-Sales 10x (시리즈F 기업가치 1.6조 / FY22 매출 1,600억 원) 라는 테크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었나?"
레벨푸드는 이를 '플랫폼'과 '네트워크' 효과로 설명하였습니다. 점포 수가 늘어날수록 신규 도시에서 스케일업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신규 브랜드가 안착하는 시간이 단축되는 플랫폼 효과에 더해 소프트웨어로 관리하는 조리과정과 자체 개발한 음식제조로봇 덕분에 점포를 늘리지 않고도 신규 브랜드를 론칭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가 존재하기 때문에 회사는 기술 및 플랫폼 기업에서 주로 관측되는 '성장할수록 성장률이 가팔라지는' 우상향 곡선이 가능하다는 논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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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푸드의 대표브랜드 Behrouz의 매출 성장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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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푸드는 2023년 3월 미국의 버거 브랜드인 '웬디스'의 인도 사업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획득하며 'F&B 브랜드 인스톨러'로서의 가능성까지 증명해 냅니다.
이미 브랜드를 가진 외식체인이 자체 점포를 여는 것이 아닌, 인도 전역에 거점을 가진 레벨푸드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출하면서 레벨푸드가 단순히 자사 브랜드의 음식을 만들어 파는 F&B 기업을 벗어나, 외식 브랜드가 시장에 진출하여 스케일업하는 과정과 속도 자체를 바꿔버리는 새로운 형태의 인프라로 진화해가고 있는 것입니다.
고피자 시리즈C 펀딩의 핵심은 해외 진출
반면 작년 10월 완료된 국내 대표 F&B 스타트업 고피자의 펀드레이징은 '해외 진출' 및 '꾸준한 성장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이는 언론보도 뿐 아니라 당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배포한 피치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우선 회사의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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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단연 분기별 매출 성장 및 점포 증가 속도입니다. 보통 국내 F&B 시장에서는 전국브랜드가 아닌 경우 점포 규모가 100개 내외에서 성장 정체기에 접어드는 경우가 많은데 고피자는 해외 실적 덕분에 점포 수와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물론 실적은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DART 공시 감사보고서 기준 고피자의 2021년과 2022년의 매출은 107억 원가 143억 원으로 나타나는데, 해외 자회사 매출이 연결로 포함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연간 34% 매출 성장은 앞에서 보여준 분기 매출 성장 곡선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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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피자가 내세우는 '기술'혁신의 핵심은 언론에도 많이 소개된 1인용 화덕입니다. 소형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초소형 화덕 기계는 분명 작은 공간에서 피자를 제조하고자 하는 상점의 입장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다만 고피자를 언급할 때 언론에서 잘 지적하지는 않지만 사석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바로 '고피자가 절대적으로 맛있는가?'입니다. 사실 푸드테크의 카테고리로 고피자를 바라보지만 결국 고객 입장에서는 무슨 기술을 쓰건 맛있느냐, 가성비가 높으냐, 쉽게 접근 가능하냐와 같은 음식에 대한 본질적인 평가가 재구매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레벨푸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Fassos라는 가성비 좋은 시그니처 브랜드가 성공을 거두며 꾸준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피자의 피치덱이나 언론 인터뷰에서 '고객 평가'에 대한 언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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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시리즈C에 참여한 투자자들에 따르면 고피자 투자 시 가장 높은 점수를 부여한 부분은 해외 성장에 대한 잠재력이었다고 합니다.
- 일반적인 F&B 기업은 현지에 직접 진출하여 점포를 늘려나가는 방식이 어려워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하거나 현지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기 마련인데
- 고피자는 이미 싱가폴과 인도에서 현지 인력을 채용하여 직접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빠르게 점포를 늘려나가고 있었기 때문에 성장 잠재력을 높게 인정받은 것입니다.
물론 F&B 기업 입장에서 점포를 10개 운영하는 곳과 100개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수준의 도전이기 때문에 고피자의 현지 스케일업 역량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F&B 산업의 어려운 이유가 바로 유행이 매우 빠르게 변하고 한 번 떠난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현지 안착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입니다.
스케일업 역량이 결정할 기업 가치
지금까지 2022년 10월 발표된 고피자의 시리즈C의 당시 해외 피치덱을 살펴보고, 투자자를 설득할 수 있는 주요 논거가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고피자와 레벨푸드를 비교해보면 에쿼티 스토리를 풀어가는 내러티브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고피자는 차별화된 기술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단순한 성장 스토리를 풀어간 반면, 레벨푸드는 '왜'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거를 데이터와 함께 제시하기 위해 많은 분량을 할애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고피자의 2021 - 2022년 매출이 레벨푸드의 2016 - 2017년 매출과 매우 유사하다는 점입니다. 아직까지 두 기업의 성장 단계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볼 때 단순히 두 기업의 차이를 가지고 미래의 잠재력을 평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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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푸드는 연간 매출 143억 원에서 254억 원으로 성장하던 FY17 - FY18 기간 사이 Post Money 기준 $150mn 가치로 시리즈 C 펀딩을 완료한 바 있습니다. 고피자 또한 2022년 매출 143억 원 기록이 예상되던 시점에서 Post Money 1,500억 원으로 시리즈C 라운드를 마무리하였습니다.
즉, 두 기업이 현재 단계에서는 큰 차이가 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고피자는 레벨푸드의 5년 전 실적과 유사한 성장 궤적을 그리며 5년 전과 유사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두 기업 모두 매출의 10배 수준이라는 기술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이 적용된 점도 동일합니다.
결국 관건은 앞으로의 성장입니다. 레벨푸드는 '멀티브랜드 - 멀티아울렛'이라는 컨셉을 실현시키며 규모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팬데믹 이전까지 매년 2배의 성장을 달성하며 PSR 10배라는 지표를 유지하며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성공합니다.
고피자가 지금까지 인정받아온 기술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제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시작되어야 하는 단계입니다. 점포 확장이 되었든, 지역 확장이 되었든, 아님 서브브랜드 출시가 되었든 무언가 새로운 전략이 없다면 '점포가 추가되는대로 매출이 늘어나는 일반적인 F&B' 기업과 차별화를 하는 것이 더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피자 체인이 기업가치 1,500억 원이면 이미 기업가치의 최대치에 다다랐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고피자가 이제 성장의 한계에 다다랐을지 아니면 본격적인 성장의 초입에 들어섰을지는 현재 경영진들이 회사의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을지에 달렸다고 봅니다. 아직까지는 오픈북인 것이죠. 과연 국내에서도 해외로 뻗어나가는 F&B 스타트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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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이번 '레벨푸드 vs. 고피자' 분석 시리즈에서 고피자의 사업모델 및 성장성에 대한 평가는 철저히 배제하고자 하였습니다. 고피자의 기 투자사 및 과거 임직원 인터뷰 등을 여러번 진행하며 알게된 내용은 있지만 여전히 외부인으로서 파악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호기심의 출발점은 'F&B 기업이 테크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심도있게 파헤쳐보고, 이미 카테고리 리더로 자리매김한 레벨푸드에 비춰볼 때 고피자가 앞으로도 PSR 기반의 높은 기업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 지 분석해보는 것이 이 번 'Deep Dive'의 취지였습니다.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주관적인 부분입니다. 하지만 결과가 주관적이라고 하여 근거가 모호한 것은 아닙니다. 레벨푸드의 사례처럼 '왜 우리는 F&B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인지'를 끊임없이 설득해내며, 이러한 논리가 투자자로부터 받아들여질때 비로소 그에 걸맞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피자의 피치덱에는 명확히 드러나있지 않지만 투자 단계에서 고려된 논거는 비슷했을 것입니다. 회사가 벤처 펀딩을 받았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높은 것이 아닌, 적어도 성장 지표와 잠재력에서 인정받은 부분이 있으니 미래 가치에 점수를 부여한 것입니다.
2회에 걸쳐서 진행한 F&B 섹터에 대한 InsightEDGE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에는 또다른 흥미로운 섹터의 이야기와 함께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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