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전기 읽고 나니 미움이 사라졌다 [풀칠 140호]

안녕하세요, 이번 주 풀칠 마감 당번 아매오입니다. 한 주간 잘 지내셨나요?

얼마 전 스티브 잡스 전기를 읽었습니다. 월터 아이작슨이 스티브 잡스와 그의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해 쓴 책이죠. 제목은 ‘스티브 잡스’, 1116쪽입니다. 저로서는 살며 읽은 책 중 단권으로는 가장 두껍습니다. 분량 압박이 상당한데요. 그럼에도 굉장히 몰입해서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더군요.

특히 지난 몇 년 간 일하며 만난(혹은 목격한) 사람들 중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제 경험과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웠던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습니다. ‘잡스병’이라는 단어를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하게 됐달까요? 하여튼 별 일 없다면 이 책이 제겐 올해의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에세이는 저의 스티브 잡스 독후감에 가깝습니다.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한 번 쯤 읽어보셔도 좋겠네요.

스티브 잡스 이야기를 하기 전에 싯다르타 이야기부터 해야겠다. 잡스 전기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였기 때문이다. 나는 싯다르타를 읽고 이렇게 생각했다. 저렇게 살면 피곤하지 않을까? 스스로를 삶의 다음 스테이지로 날려보낼 만큼 거대한 깨달음을 몇 번이고 반복하는 삶에 일상이 자리할 틈이 과연 있는가? 비일상적 사건으로 가득한 삶은 평범한 우리에게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는가?

싯다르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평범한 인간에게 ‘스스로를 삶의 다음 스테이지로 날려보낼 만큼 거대한 깨달음’이란 한 번 마주하기도 어려울뿐 더러 설사 마주하더라도 많은 고통을 수반하는 경험이다. 우린 싯다르타가 될 수 없다. 다만 그 일부를 복제할 수 있을 뿐이다. 사실 그런 이야기들은 많다. 종교가 그렇고 자기계발서와 위인전이 그렇다. 세상 따분한 이야기들. 나는 그런 것들에 딱히 관심이 없는 편이었다.

잡스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였다. 그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다. 아니, 비범하다는 걸로는 모자라다. 그는 신이다. 잡스의 초상을 찍은 알버트 왓슨의 사진전에서 왓슨이 직접 그때의 경험을 들려주는 영상을 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잡스 관련 일화는 하나하나가 의미를 갖는 에피소드가 돼 전 세계에 스트리밍 되고 있었다. 신화였다. 그의 삶과 나의 삶은 이야기의 밀도가 달랐다. 나는 그에게서 과연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가?

잡스는 2011년 10월 5일 사망했다. 그의 전기는 같은 달 24일에 출간됐다. 한국에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던 시기다. 김범수나 김봉진처럼 빠른 이들은 일찌감치 카톡과 배민을 내놓았다. PC에서 모바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었다. 수많은 앱과 회사가 나타나고 사라지는 중에 애플과 카카오와 우아한형제들은 큰 회사가 됐다. 절묘한 타이밍. ‘잡스의 사망’과 ‘시장의 재편’ 이후 이어진 변화는 모두 신화의 싱싱한 재료였다.

‘잡스병’의 유행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강력한 리더십을 추앙했고 디테일에 집착했으며 혁신을 부르짖었다…그랬는가? 발휘했는가? 구현했는가? 이뤄냈는가? 그것이 병이라 불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제대로 소화한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가 동료들에게 행한 얼간이 짓거리” 따위나 복제했을 것이다. 그게 잡스의 여러 특징 중 복제하기엔 가장 쉽고 간편했을 테니 말이다.

물론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 작고 10주기 후기에도 이런 내용이 나온다.

“때로는 좌중의 한 남자(그렇다. 대개 남자다.)가 능글맞은 웃음을 흘리며 으스대는 걸음걸이로 다가와 말하곤 한다. ‘당신이 쓴 책을 읽고 내가 딱 스티브 잡스와 같은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 직원 중 누군가가 무언가를 형편없이 해 놓으면 나는 가차없이 그가 얼마나 형편없는지 지적합니다. B급 선수를 용인하지 않는 거죠.’ 나는 부드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속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당신은 아이폰 같은 무언가를 만들어 내긴 했나요?’”

물론 그 사람이 가진 것이 잡스병인지 잡스가 될 자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혹시 자질 쪽에 가깝더라도 실제로 잡스가 되기 전에 그는 기껏해야 잡스의 일부만 겨우 복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얼간이 짓거리가 아닌 탁월한 성취부터 복제해야 하는 것 아닐까? 예를 들면 워즈니악이 40달러를 들여 만든 블루박스를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잡스가 150달러에 100개를 팔아치운 에피소드 같은 것 말이다.

나는 잡스병이 꼭 대표님들만 걸리는 희귀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일종의 문화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밸런스 게임의 클래식 보기 중 ‘일 잘하고 성격 나쁜 상사 vs 일 못하고 성격 좋은 상사’가 있다. 나는 여기서 전자를 택하는 이유가 ‘회사에선 일 못하는 게 나쁜 것’인 사람은 잡스병 초기라고 생각한다(전자를 택하는 것 자체는 상관없다). 능력과 성과를 곧바로 도덕성에 붙이는 말이 다름아닌 잡스의 얼간이 짓거리기 때문이다.

아이작슨은 서문에서 분명히 밝힌다. “결국 혁신과 개인적 특질, 리더십과 가치에 대한 교훈으로 가득한 그의 이야기는 유익하면서도 모종의 경고를 담고 있는 셈”이라고. 아이폰을 만들어냈으니 얼간이 짓거리조차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얼간이 짓거리조차 아이폰을 만들어낸 잡스에게서 제거할 수 없는 기질이었다고. 복잡한 그의 인생과 성격과 역량과 성취를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봐야한다고. 잡스가 강조했던 ‘엔드투엔드’ 방식으로.

사실 잡스가 될 능력도 의지도 바람도 없는 내 입장에서는 가장 큰 수확이 따로 있다. 이해 못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한 수단인 동시에 그들로부터 멘탈을 지키기 위한 수단을 얻은 것이다. 바로 ‘그래봤자 너도 잡스의 아류일 뿐’이라는 마인드셋이다.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하는 것이다. 돌아이가 확실하다고 여겼던 그 사람을 한순간 이해하게 되면서 마침내 그를 안쓰럽게 여기는 경지에 도달하는 경험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며 했다.

파주: 놀랄 만한 사실을 하나 공개하자면, 저는 살면서 애플 제품을 단 하나도 구입해 본 적이 없답니다. 네? 너무 사소해서 놀라셨다고요? 더 놀라운 사실은 LG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 전까지는 LG폰을 고수했다는 겁니다. 여하튼 소액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주주로서 ‘한국인이라면 갤럭시 씁시다’라는 말을 진심모드로 내뱉곤 하는데요. 팀원들이 에어드랍으로 사진을 주고받을 때면 아이폰으로 갈아타야 할까, 하는 충동을 아주 깊이 느끼곤 합니다.

애플의 위대함을 경험한 적 없는 저로선 ‘잡스병’이라는 말이 꽤나 생소했습니다. 검은색 목폴라티를 입고 뉴발란스 신발을 신는 건가 싶었는데 말이죠. 본인을 ‘일잘러’나 ‘혁신가’로 착각하는 병이었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은 자기에게 결핍된 것을 입에 달고 살기 마련이잖아요? 제가 ‘로또’나 ‘코어(근육)’을 지겹도록 떠벌리고 다니는 것처럼요. 그런 인간의 본능을 생각하면 잡스병에 걸린 사람들이야말로 ‘혁신’이나 ‘디테일’이 결핍된 사람들은 아닐는지… 합리적 의심을 해봅니다.

마감도비: 한때 한국 사회 전반에 ‘잡스병’이 돌던 걸 기억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일종의 팬데믹 아니었을까요. 천재가 다수를 먹여 살린다며 모두가 창의성을 길러야 하고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떠들곤 했죠. 스티브 잡스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외 나머지 외침은 모두 가짜, 혹은 아류작이었던 거 같아요. 애초에 모두가 천재인 사회에선 바보가 대단한 거 아닌가요. 그렇게 대단하다던 스티브 잡스도 지금은 대체되었죠. 제가 직장인으로서 겪는 병은 월요병으로 충분한 거 같아요. 천재는 거대한 기업과 사진을 남겼지만 저는 야식으로 먹고 남은 치킨 뼈 한 조각을 남기는 걸로 족해요.

야망백수 : 오늘 새벽, 일상에 작은 틈이 생겼죠. 서울시민 모두가 경계경보에 잠을 깼잖아요. 실제 상황이라는 방송을 들으면서 제일 먼저 한 생각은 '회사에서 하는 일 아무것도 아니구나' 였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했던 일들이, 혁신입네 문제를 해결하네 떠들어대며 상처 주고 또 상처받았던 시간들이 세상과 함께 쓸려내려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하더군요. 언제든 끝장날 수 있는 세상에서 스스로의 유능함을 믿고 타인에게 못되게 구는 일은 참 덧없고 멋없는 것 같습니다. '잡스병'이란 말은 아마 이 멋없음을 꼬집기 위해 생겨난 거겠죠.

▲ 융합형 인재

7년차 풀칠러, 그래픽 디자이너

파주: 회사에선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풀칠러 : 콘텐츠, 캠페인, 행사 등 온/오프라인에 필요한 제작물 디자인을 하고 있다.

파주: 어쩌다 그 일을 하게 됐나?

풀칠러: 본래 그림 쪽에 관심이 많았는데 갑자기 다른 길로 빠졌다. 그래도 역시 무언가 꾸미거나 만들어내는 것을 좋아해 다시 도전했고, 이 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파주: 언제까지 그 일 할 것 같나?

풀칠러: 그것이 늘 고민이다. 오래 하고 싶긴 한데 한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한 켠에 맴돈다. 그렇지만 설령 내가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디자인을 완전히 놓지는 않을 거라는 막연한 확신이 든다.

파주: 이번 호 주제는 '잡스병'이다. 주변에서 '애플'하면 떠오르는 사람, 애플 제품 애호가를 인터뷰이로 섭외했다. 디자이너에게 있어 애플(혹은 애플의 제품)이란 어떤 존재인가.

풀칠러: 디자이너에게 있어 ‘시각적’이라는 것은 하나의 세트이다. 이왕 동일한 용도의 제품이라면 아무래도 보기 좋은, 보다 잘 만든 예쁜 제품을 선호하는 게 사람의 본능이 아닐까. 물론 미적감각은 주관의 영역이지만. 적어도 내 입장에선 애플은 그냥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세밀한 센스가 들어간 잘 만든 제품이라 생각한다.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그렇다. 애플 제품은 인터페이스가 깔끔하고 업무를 하는 데에 있어서도 디자인에 최적화되어 있다. 때문에 디자이너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몹시 중요한! 실색상을 가장 잘 구현할(보여줄) 수 있다던가.)

파주: ‘심플하지만 화려하게 해주세요’ 같은 디자이너에 대한 밈이 특히 많다. 디자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디자이너와 협업할 때 지향했으면, 반대로 지양했으면 하는 태도가 있다면?

풀칠러: 예로 든 밈처럼 디자이너를 괴롭게 하는 밈이 유독 많긴 하다. 아무래도 디자이너에게는 명확한 내용의 요청(피드백)이 가장 이상적이다. 목적지가 명확해야만 서로가 원하는 결과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 나온 김에 반드시 알아주었으면 하는 게 하나 있다. 디자인이 요청서 그대로 출력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디자이너는 성능 좋은 프린터가 아니다. 디자인 작업은 그 자체로 치열한 고민과 기획의 과정이다.

파주: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자부심을 느낄 때, 반대로 자괴감이나 분노를 느낄 때는 언제인가.

풀칠러: 요청한 사람과 작업자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을 때! 내 손으로 만든 것들이 세상 어딘가에서 잘 쓰이고 있을 때 아무래도 힘도 나고 기쁘다. 반대로 처음의 방향과 전혀 다른 길로 향해갈 때는 어김없이 혼종의 결과가 나온다. 그럴 땐 키메라를 만든 연금술사의 심정이 이런 걸까 싶다. 분노보다는 속상하다는 감정을 깊이 느낀다.

파주: 풀칠의 모토는 ‘밥벌이 그 이상의 풀칠을 위하여’다. ‘돈 벌어야 해서' 말고 일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풀칠러: 일단은 재미 때문이다. 매번 잘할 수 있을까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절반 이상은 설렘에 가깝다. 이번에는 내가 어떤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생각해낸 것을 또 잘 표현해 낼 수는 있을까. 흥분도 되고 두근거리기도 하다. 그런 생각들이 내게 재미를 주고, 내가 마우스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된다. 그래서 조금은…(가끔은 아주 많이ㅠ) 힘들어도 지금까지 디자인을 업으로 삼는 게 아닐까. 별일 없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이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풀칠러A

해외에서 전문대 졸업 후 타지 생활중인 사회초년생입니다. 한국과 이곳의 회사 문화가 많이 다르만서도 제 고민이 한국에 계신 분들의 고민과 다를 바 없는게 신기하기도 하고 공감도 하며 레터를 읽었어요. 방 한 칸에 100만원이 넘는 월세 때문에 몸 뉘일 곳에 월급의 절반을 내 가며 돈도 제대로 못 모으고 이곳에서 버티는게 과연 내 삶에 있어 맞는 선택인지도 모르겠고 갑자기 찾아온 안정된 삶에 왠지 모르게 불안함을 느끼며 요즘 제 삶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레터를 읽으며 문득 학생 시절 구멍난 통장에 구멍 메꾸려 밤낮없이 알바 하면서 공부하던 시절이 생각 나더라고요. 비록 지금은 거금을 저축하지 못해도 적어도 내 손으로 번 돈으로 생활하며 당장 내일 밥 걱정은 안 해도 되니 그것 만으로 성장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혼자 위로 받았습니다. 과거의 내게 수고했다고 후회 없이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조금이나마 성장한 사람이 아닐까 싶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야망백수

풀칠러님 덕분에 저도 오늘은 과거의 저에게 수고했다는 얘길 해줬습니다. '성장'이라는 구호에 자주 휘둘리면서 제자리걸음만 한 줄 알았는데, 꽤 멀리 온 것 같기도 하네요. 고맙습니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풀칠러B

저는 문화재단에서 홍보를 담당하고잇습니다. 작은 기관이라서 홍보담당은 저 하나고 딱히 관리를 해주는 사람도 없어요. 그래서 그냥 제가 일의 양을 정하게 되죠. 일을 하기가 싫을 떄(거의 대부분) 이렇게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월급만큼은 해야지. 그래서 저는 그냥 8시간은 집중한다는 마음으로 하는데요. 저에게 직업윤리란 근로시간에 충실하게 인 것 같습니다

PS. 풀칠러들의 답변이 어두운 바탕에 검은 글씨라서 눈에 잘 안보입니다. 대비되는 색으로 변경해주실 수 있나요?

아매오

‘월급만큼은 해야지’라는 마인드가 사실 참 무섭습니다. 보통은 자신이 제공하는 노동력에 비해 월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루팡’을 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고 여기기 때문이죠(사실 제 얘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풀칠러님의 말씀대로 ‘근로시간에 충실하게’만큼 훌륭한 직업윤리도 없을 것 같습니다. 존경스럽네요.

풀칠러C

레터를 읽고, 또 다른 풀칠러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읽기 전보다 조금 더 행복하고 나아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직업윤리라는 게 참어려운 주제 같아요. 사람마다 정의내리기 나름이고, 상사가 나에게, 또는 내가 나 스스로에게,, 아니면 내가 다른 후배에게 어떻게 직업윤리에 대해 정의하느냐가 천차만별일 것 같습니다. 저는 남의 시각까지는 고려할 여력이 없지만, 최소한 내 결과물을 스스로가 봤을 때 수치스럽지는 말아야지,,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내가 만족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정도까지는 다다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내 이름을 걸고 꺼내놨을 때 수치스럽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발버둥치고 있네요. 풀칠레터를 잘 읽고 있어요. 또, 읽으면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마감도비

본인 이름을 걸고 한다는 말이 참 좋네요. 직업윤리란 다르게 말하자면 본업에 충실하기 아닐까요. 장인 정신이라는 말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직장인들이 크건 작건 본인의 업무에서 장인 정신을 발휘하는 거 같아요. 풀칠러님의 장인 정신을 응원해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풀칠러D

대행사의 일을 처음하는 저의 지금과 맞닿아았는 파주님 이야기에 눈물과 박수를 보내며 봤습니다. 도움을 많이 주는 멤버들 덕에 겨우 힘듦을 이겨내긴 하는데요. 제가 가진 일에 대한 우선순위, 삶의 가치관 같은 것과 어긋나버리면 당장이라도 때려치우고는 싶어요. 1년 뒤 오늘날엔 파주님도 저도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지네요. 각자의 역할을 하며 시들해지지 말아요 모두.

파주

제 방청소도 제때 못하는 부류의 인간인 저는, 동료들을 보면서 놀랄 때가 많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나 아묻따 하는 추진력도 그렇지만요. 어떻게 저렇게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들 임하는지… 놀랄 때가 많거든요. 풀칠러님의 질문에 저의 1년 뒤 모습은 과연 어떨지 새삼 궁금해지네요. 풀칠은 계속 하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