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말을 경청할 다정한 사람에게
 

저는 하고픈 말을 잘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불쾌한 상황도 잠깐의 정색, 어색한 웃음으로 넘겨요. 누군가의 말속에 홀로 혐오를 발견하고 어찌 말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지나가요. 당신도 떠오르는 순간이 있겠죠? 진솔한 말하기, 불편함을 짚는 이야기엔 필요한 게 있어요. 바로 용기죠. 이 용기는 단지 씩씩하고 굳세기만 하지 않을 거예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는 모습, 혹시 모를 공격이 두려우면서도 외치는 말, 긴장감에 땀을 흘리며 전하는 이야기. 이 모든 게 용기의 모습이에요. 그리고 용기를 내기 위해선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해요. 자신과 생각이 달라도 경청하고, 나를 이상하게 여기고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다정한 사람들이요. 전 말하지 못한 걸 말하기 위해 모보이스를 보내기 시작했는데요. 결국 이 용기는 들어주는 당신이 있기에 가능했어요. 제겐 말할 용기를 준 당신에게도 다정한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 오늘, 그들에게 진솔한 이야기해 보면 어때요? 



무수한 존재들과 함께 잘 살고 싶은🌳무수 드림 


#924기후정의행진 #불평등 


🌏 지금은 기후재난, 함께 살아가자

지난 토요일, 서울 시청역 근처에서 ‘9・24기후정의행진’이 열렸어요. 슬로건은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인데요. 이는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가 파업하며 외친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의 오마주라고 해요. 이번 행진에 약 3만 5천 명이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코로나 이전인 3년 전 ‘기후위기 비상행동'엔 5천 명이 모였었는데 지금은 훨씬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참여했어요. 특히 기후위기는 환경뿐 아니라 지구에 사는 수많은 존재에게도 악영향을 주는데요. 기후위기의 결과이자 원인은 ‘불평등'이라고 강조해요. 함께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 9・24 기후정의행동 관계자 “석탄발전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기후 운동가는 어쩌면 멱살잡이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기후 단체가 석탄발전소를 폐쇄하자는 것만 요구할 줄 알았는데, 정의로운 전환을 말하며 우리의 일자리도 걱정하더라. 우리 일자리에 대해서도 말하는 만큼 우리도 기후위기 대응에 참여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 문애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 “홍수와 같은 기후재난이 벌어져도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망하는 일도 벌어진다. 코로나19 당시 장애인 격리와 죽음 등에서 보았듯이 기후위기와 기후재난 속에서 장애인들이 하루라도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다.”


   유진우님 “노동시장에서 배제된 장애인들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지원받는 주거비 30만 원 정도로는 반지하 등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장애인들이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설령 알더라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개인별로 장애 특성에 맞는 활동보조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주거 정책은 내놓지 않는 정부를 향해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싶어요.”


   ✦ 이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장 “성소수자의 노동권이 잘 보장되지 않아 소득이 많지 않아요. 커밍아웃이 원활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다 보니 혼자 사는 분들도 많고요…지난 7월 퀴어문화축제에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함께 목소리를 냈어요. 기후정의행진도 착취되고 배제되는 이들과 함께 살아가자는 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하나의 퀴어퍼레이드라고 생각해요”



📢 지역에서도 기후정의를 외치고 있어요!


부산에서 기후정의주간

부산지역의 환경단체들이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으로 뭉쳤어요. 이들은 ‘기후정의주간’을 선포하고 부산시청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어요. 


  • “박형준 시장은 2022년을 ‘그린 스마트 도시 부산'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부산의 에너지 정책은 제자리를 거듭하면서 재생에너지 비율은 전국적으로 꼴찌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년 전부터 실행되었던 그린뉴딜은 4차 산업혁명 및 친환경에너지전환과 마주하지도 못한 채 실종되었다.”


대구에서 기후정의액션

9・24 기후정의 행진을 앞두고 대구환경운동연합과 생명평화아시아, 대구녹색소비자연대 등 40여 개 단체가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으로 뭉쳤어요!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대구 동성로에서 기후정의 액션을 했어요. 손피켓을 들고 기후위기 관련 책을 읽는 ‘독서시위', 마이크를 들고 목소리 냈죠. ‘대구기후위기비상행동'은 대구시청 앞에서도 모여 기후위기는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외쳤어요.


경남에서 1023명의 학생들이 기후정의행진

거제 신현초교, 칠천초교, 사등초교, 진목초교 등 경남지역의 많은 초등학생들이 뭉쳐 기후정의행진을 했어요. 이는 생태전환교육의 하나라고도 하는데요. 이 소식에 다른 학교와 시민들도 함께하겠다고 문의가 잇따랐다고 해요. 




💬무수의 코멘트

요즘 제가 누리는 일상이 사치스럽게 느껴져요. 불편함 없이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매일 챙겨 먹을 약도 없고, 불안정한 소득에도 버틸 여건이 되는 상황. 이 모든 게 말이죠. 특히 기후위기로 갑작스러운 폭우와 예측할 수 없는 태풍이 올 때면 더욱 그래요. 내가 침대 위에서 유튜브를 보는 동안 누군가는 불안한 마음으로 이 밤을 보내지 않을까 걱정해요.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되지만, 이 마음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나만 행복할 때 결국 나조차 행복할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당신은 어떻게 하나요? 




#이란 #마흐사아미니 #히잡법반대시위 


🇮🇷 이란 이주민들과 시민 120여명이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모여 목소리를 냈어요!

테헤란로는 1977년 서울시와 이란의 수도 테헤란시가 자매결연을 맺으며 이름 붙인 장소인데요. 목소리 낸 이유는 여성의 인권 때문인데요. 지난 13일 이란에선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으로 머리를 완전히 가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었어요. 조사과정에서 갑자기 그가 숨지게 되자 이란 곳곳에서는 항의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에 이란 이주민들은 한국 정부와 시민들도 이란 정부에 목소리를 내달라고 호소하고 있어요.


   ✦ ㄱ님 “22살의 여성이 죽었다는 것에 화가나 집회에 나오게 됐다. 지금도 이란 사람들은 죽거나 다치고 있다…저도 2020년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력적으로 경찰에 잡힌 경험이 있어 아미니가 얼마나 무서웠을지 알고 있다.”


   ✦ ㄴ님 “아미니를 추모하고, 이란 여성들이 히잡을 쓰지 않아도 안전하게 살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머리를 잘랐다.”


   ✦ 박씨마 “현재 이란에선 여성의 자유, 옷 입는 자유, 언론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는데 정부는 이에 항의하는 시위대의 목숨을 빼앗고 있다.”



👥 이란에선 경찰폭력 항의에서 성차별 반대시위까지

이란 경찰 측은 폭행이 없었고 기저질환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허나 아미니의 유가족들은 체포 과정에서 진압봉으로 아미니의 머리를 때리는 폭행이 있었고 아미니가 다른 기저질환이 없었다고 강조해요. 억울한 죽음에 아미니의 고향인 쿠르디스탄을 시작으로 이란 주요 도시까지 시위가 일어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도 이란 정부는 폭력적인 대처를 하고 있어요. 시위대 1000명을 체포했고 시위대 6명이 사망하고 450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해요. 이에 경찰폭력 항의뿐 아니라 성차별 반대시위로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요. 


   ✦ 여성의 일상적인 차별이 극심해요

  • 실제로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차별적으로 변해왔어요. 여성이 직업을 가질 순 있지만 일상차별은 심해졌죠. 여성은 스포츠 경기장 입장 금지, 고위직 진출도 차단되어있어요. 특히 여성의 복장과 이동 제약이 심한데요. 이를 어길시 태형과 공개 교수형이 진행되는데 하루 평균 3건의 사형이 집행된다고 해요. 


   히잡 강제 착용에 꾸준히 반대 목소리 내고 있어요

  • 1979년 이슬람 혁명 직후 여성의 히잡 착용이 의무화되었어요. 히잡법이 생기고 지도 순찰대・도덕경찰(가쉬테 에르셔드)도 만들어졌죠. 이들의 임무는 여성의 적절한 의복 착용을 강제하는 거예요. 머리카락이 많이 보이는지, 옷이 딱 붙는지, 화장이 짙은지 검사하며 벌금형, 징역형, 채찍형을 선고할 수 있어요. 1979년 히잡 의무화했을 때 10만 시민들이 모여 반대시위 했고 2014년엔 사진과 영상 찍어 히잡법 반대 목소리를 내며 ‘나의 은밀한 자유' 온라인 시위 캠페인을 이뤄냈어요. 그 후 ‘하얀 수요일', ‘혁명 거리의 소녀들' 등 꾸준히 여성들은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최근에 이란 테헤란에서 히잡을 벗거나 불태우며 “독재자에게 죽음을", “히잡 의무화 반대"를 외치고 있어요.  


#버터나이프크루 #그럼에도우리는 #빠띠


🧈 ‘버터나이프크루' 중단 그 후

여성가족부의 청년 성평등 문화 추진단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이 갑작스레 중단된 이후, 해당 사업운영을 맡았던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에서는 성평등 공론장을 열었어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살펴보자면요.


   ✦ 조혜원 뿌리탐사팀 “김현숙 장관의 인터뷰를 보며 성평등을 이야기하는 청년의 목소리가 지금 지워지는 것에서 더 나아가 아예 없는 존재로 취급받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팡세 프로젝트 밍글팀 “페미니즘과 함께 버터나이프크루 사업에 참여했던 것은 여성가족부라는 국가산하 사업이라 안전한 울타리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 사태에 대해 굉장히 마음이 아프고 지속적으로 공론화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도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국장 “여성가족부 폐지가 아니라 오히려 이 한계를 어떤 방식으로 보강할 것인지, 현재 여성가족부에서 미약한 수준인 성평등 정책 기능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비전 마련이 시급하다.”



🎈 그럼에도 우리는 나아갈 거예요!

빠띠는 고민 끝에 중단된 ‘버터나이프크루' 대신 청년들이 만드는 유쾌한 성평등 프로젝트를 만들기로 했어요. 사업이 갑작스레 멈춰 어려움을 겪었던 13개팀과 말이죠. 함께 전체모임도 하고 이름도 정했는데요. 그 이름은 청년 성평등 문화 액션크루 <그럼에도 우리는> 이에요! 비록 사업이 중단되고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나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담고 있어요. 여기 <그럼에도 우리는> 인스타그램트위터를 공유해요. 그럼에도 다시 시작하는 이들에게 관심과 응원을 보내줘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모보이스 읽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보내줘요
당신의 이야기가 당사자의 목소리니까요




우리는 존엄하고, 아름다우며,

사랑하고,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인 것이다

누구도 우리를 실격시키지 못한다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김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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