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 지난 한 주 무탈하셨습니까?

지난 주말 강원도 화천에선 3년 만에 ‘2023 얼음나라 화천산천어축제’(산천어축제)가 개막했습니돠. 코로나로 그간 열리지 못했던 산천어축제가 열린 것인뎁쇼. 주말 이틀 간 무려 26만명이 몰렸고, 개막식날 행사장은 그야 말로 ‘얼음 반 사람 반’이 되어 개장 시간보다 일찍 문을 열어야 할 정도였다고 합니당.

인간들의 축제가 성황을 이룰 때, 산천어는 어떤 처지에 놓여있을까요? 화천의 산천어 연결했습니닷.

🐶댕기자: 산천어 선생님, 고향이 화천이십니까?

🐟산천어: 웬걸요. 저희 고향은 다 달라요. 강원 춘천, 양양, 강릉에서 온 친구도 있고 멀게는 경북 울진, 봉화에서 왔습죠. 그렇게 모인 친구들이 100만마리에 가깝지. 말하자면 전국 각지의 양식장이랄까.

🐶댕기자: 그 먼 데서 오셨다고요? 힘들진 않으셨나요?

🐟산천어: 말도 마쇼. 그 좁은 활어차에 실려 서로 부딪히고 다치고, 더러는 죽기도 합니다. 거기서 끝나면 좋으련만….

🐶댕기자: 뭐가 더 있습니꽈?

🐟산천어: 화천에 도착해선 닷새나 굶어야 한다는 거지. 양식장에서 태어나 횟감이나 구이가 되는 것도 절망스러운데 사람들의 낚싯대에 더 잘 걸리기 위해 굶주리기까지 해야 한다니.😭

🐶댕기자: 인간 친구들이 이 사실을 아는데도 이렇게 많이 행사장을 찾는다굽쇼?!

🐟산천어: 3~4년 전만 해도 동물학대라고 목소리가 높았는데, 그 새 다 잊은 걸까. 우리 몸을 손으로 잡고 입을 맞추고, 옷에 넣는 ‘맨손체험’도 올해 똑같더구만. 죽는 건 마찬가지라도, 좀 덜 고통스러울 순 없을까. 댕기자, 인간들과 친하니 한 번 물어봐줘요!!

👨 권수의사가 답합니다

맞아요. 눈 오는 날 댕댕이와 함께 외출을 하면 신나서 펄쩍펄쩍 뛰거나, 내리는 눈❄️⛄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집사로서는 집에 가서 씻길 생각에 잠시 걱정도 되지만 즐겁게 뛰노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왜 개들은 유독 내리는 눈을 좋아하는 걸까요? 그 이유는 댕댕이들이 세상을 보는 눈에 있는 것 같습니다. 개들은 사람과는 다르게 세상을 보는데요. 과연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 세 가지 요인으로 정리해드릴게요.

먼저 개들이 구분할 수 있는 색은 사람보다 적습니다. 주로 검정색, 흰색, 파랑, 노랑색 정도를 보는데요. 아래 사진들을 보면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초록색과 빨강색을 구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람의 적록색맹과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그런데 여기서 흰색은 또렷한 것 보이시나요? 다른 컬러들은 몰라도 ①새하얀 눈은 댕댕이의 눈에도 명확하게 보이는 겁니다.

게다가 ②개들의 눈은 움직임을 포착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어요. 개의 망막에는 명암과 움직임을 잘 포착하는 간상세포가 많이 분포해 있는데요. 이런 이유로 개들은 멈춰있는 사물보다는 움직임이 있는 것을 더 잘 파악할 수 있거든요. 최신 연구에 따르면, 댕댕이들이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게 포착할뿐 아니라 어디로 향할 지에 대한 예측도 가능하다고 해요.

③댕댕이들의 눈이 빛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한 요인입니다. 종종 멍냥이들의 눈이 어두운 곳에서 반사되어 무섭게 빛나는 걸 보셨을 거예요. 이것은 멍냥이의 망막 가장 안쪽에 사람에게는 없는 휘판(Tapetum lucidum)이라는 특별한 구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휘판은 시신경에서 더 많은 빛을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그래서 멍냥이들이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를 선명하게 보고 판단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 많은 빛을 반사하는 흰색의 눈은 더 잘 보이는 겁니다. 

종합해보면, 흰색인데다 나풀나풀 움직이기까지 하는 눈을 보면 댕댕이들의 시각도 엄청 자극을 받게 되겠죠. 이보다 더 재미있는 장난감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참, 그리고 댕기자 곰곰이 되돌아보세요. 눈밭에서 뛸 때 정말 발이 시려웠나요? 아마도 집사의 걱정만큼은 아닐거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댕댕이들의 발바닥은 특별한 구조로 되어 있거든요.

사람과 달리 개의 발바닥에는 동맥과 정맥들이 아주 가까이 붙어있습니다. 개들은 한겨울에 맨발로 있어도 발이 얼지 않아요. 심장에서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동맥의 따뜻한 피가 정맥의 식은 피를 데워주기 때문인데요.

이를 역류 열교환(Countercurrent heat exchange)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열교환 구조는 댕댕이 뿐만 아니라 북극여우의 발바닥이나 남극 펭귄의 부리, 혹은 돌고래의 지느러미에도 발견할 수 있어요. 북극여우의 발바닥은 영하 36℃에서도 얼지 않는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죠!

물론 오랜시간 추운 바닥에 서 있거나 온도가 너무 낮다면 댕댕이들도 동상에 걸릴 수 있으니 이 점은 주의하셔야 해요. 그리고 거울에 제설제로 사용하는 염화칼슘이 발바닥에 화상을 입힌다고 염려하시는 분들이 계신대요.

제설에 사용하는 염화칼슘의 농도는 화상이 높아질 정도로 열을 내지는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오히려 그보다는 발에 묻은 염화칼슘을 핥게 되면 소화기나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겨울철 산책 뒤에는 꼭 발을 씻겨주시는 것, 잊지 말아주세요. 

🐶댕기자: 눈만 보면 대흥분하는 강쥐들, 알고 보니 다 이유가 있었네요! (ﾉ◕ヮ◕)ﾉ*:･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