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티메프 사태 이후의 시장 변화 2.스타벅스 첫 구독 상품 출시 배경
01 티메프가 떠난 빈자리, 과연 누가 채웠을까요?
02 스타벅스, 고객 습관을 바꾸려 이것까지 했다고?
03 뉴스 TOP5 - '고객을 불편하게 만든 브랜드들' 外
|
|
|
'티메프 사태'가 끝나고 난 뒤
지난 7월, 티몬과 위메프(이하 '티메프')에서 대규모 판매자 대금 미정산 문제가 발생하며 촉발된 '티메프 사태'가 벌어진 지 어느덧 두 달이 넘었습니다. 연간 거래액이 조 단위를 훌쩍 넘기던 거대 플랫폼들이 갑자기 위기에 봉착하자,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게 될지 궁금해했죠. 특히 쿠팡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뀔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보면, 생각했던 것만큼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우선 모바일인덱스 Insight 소비 인덱스의 결제 데이터 기준으로 보면요. 올해 상반기 기준 주요 오픈마켓 및 소셜커머스 5개 기업(쿠팡, 11번가, G마켓/옥션, 티몬, 위메프)을 비교했을 때, 티메프 사태 이전까지 쿠팡은 유일하게 성장을 이어가고 있었고, 나머지 기업들은 전년 대비 역성장하고 있었습니다.
|
|
|
그리고 티메프 사태 이후인 8월과 9월에도 이러한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고요. 단지 티메프의 부재로 인해 이들 플랫폼들의 전체 거래액은 총합이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 다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누구도 티메프의 부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거죠.
|
|
|
단지 상품권 매출이 사라졌을 뿐입니다
물론 네이버 쇼핑이 티메프의 거래액을 일부 흡수했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온라인 쇼핑 동향 데이터를 보면, 이러한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음식 배달을 제외한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8월에 전년 대비 거의 제로 성장에 그쳤고요. 특히 티메프가 강세를 보였던 전자제품, 여행, 상품권 카테고리만 떼서 보면 오히려 거래액이 감소했습니다. 이로 미루어 보아, 티메프의 이탈은 시장 전체 거래액의 축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
|
이를 해석해 보면, 티메프는 정산 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상품권 거래를 늘려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전체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을 상품권이 차지하게 되었고, 이는 대단히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음을 뜻합니다. 결국 티메프가 운영을 중단하면서 이러한 거래들도 자연스럽게 사라졌고, 다른 플랫폼의 추가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겁니다.
|
|
|
티메프 '만의' 고객도 없었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론 티메프의 충성 고객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여 시장 경쟁 구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요.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보면 상황은 달랐습니다. 모바일인덱스 Insight 사용량 인덱스 데이터를 보면,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카테고리에서 티몬 앱만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고객의 비율은 사태 직전인 2024년 6월 기준으로 고작 2.1%였고, 위메프도 2.6%에 그쳤습니다. 대부분의 고객들이 필요에 따라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처럼 충성 고객층이 부족했던 것이 티메프의 몰락을 초래한 주요 원인 중 하나였으며, 순수 티메프 고객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들의 고객 지표도 큰 변화가 없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
|
|
더욱이 이러한 충성 고객 부족 문제는 티메프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기간 G마켓(5.6%), 11번가(8.7%)도 마찬가지로 낮은 단독 이용률을 보였거든요. 티메프 사태 이후인 올해 9월 기준으로도 G마켓(5.5%)과 11번가(9.4%)의 지표는 거의 변화가 없었죠. 반면 쿠팡은 6월 기준으로 50.5%라는 압도적인 단독 이용률을 자랑했으며, 9월에는 그 비율이 56.7%까지 상승하면서 티메프의 퇴장으로 그나마 가장 큰 수혜를 본 곳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티메프의 퇴장은 이커머스 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쿠팡의 '1강' 구도를 더욱 공고히 만드는 결과로 이어졌죠. 고객 규모뿐만 아니라 충성도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쿠팡은 앞으로 꽤 오래도록 그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
|
|
스타벅스, 고객 습관을 바꾸려 이것까지 했다고?
|
|
|
왜 이리 복합하게 만든 걸까요?
스타벅스가 첫 구독 서비스인 '버디 패스'를 출시했습니다. 구독료는 월 9,900원이며, 10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3개월간 시범 운영한다고 하는데요. 구독 시 여러 혜택이 주어지지만, 핵심은 매일 발급되는 제조 음료 30% 할인 쿠폰입니다. 스타벅스는 "평소 톨사이즈 카페라떼(5,000원)보다 비싼 음료를 즐기는 고객이라면, 일주일만 사용해도 본전을 뽑을 수 있다"라고 홍보하고 있죠.
그런데 이 혜택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오후 2시 이후라는 제한이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출근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스타벅스를 주로 방문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 시간대는 다소 애매해 보입니다. 물론 최근 편의점들도 구독 고객에게 추가 할인 혜택을 일정 횟수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복잡한 조건을 적용하고 있지만요. 스타벅스의 시간제한은 주요 이용 시간대와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확실히 불편하며, 구별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렇듯 다소 무리한 정책 설계는 스타벅스가 자신이 가진 브랜드의 힘을 지나치게 믿는 것이 아니냐는 인상마저 줍니다.
|
|
|
알고 보면 엄청난 고민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시간제한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스타벅스가 직면한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바로 피크타임에 주문이 지나치게 몰린다는 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고객 경험이 나빠질 가능성이 크고, 과중한 업무로 인해 직원 이탈까지 늘어날 위험이 있는데요.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어, 숙련된 직원의 유지가 매우 중요하기에 이러한 문제를 더 심각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스타벅스는 버디 패스를 출시하기 두 달 전인 8월, 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사이렌 오더로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50% 할인해 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 역시 테스트했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시간대에 스타벅스 앱 사용자 비중이 다른 요일보다 약 10%p 증가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기도 하였는데요.
|
|
|
그러나 피크타임 주문을 분산시키고자 해도 이렇게 높은 할인율을 지속하기는 어렵습니다.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다른 시간대에 주문하는 고객들이 손해를 본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타벅스는 할인율을 낮추고, 구독료 수입을 통해 일부 손익을 보전하는 구독 서비스 형태를 선택한 것입니다.
|
|
|
고객의 행동을 진정 바꾸고 싶다면
브랜드가 고객의 행동을 원하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려면, 적절한 유인을 제공하는 동시에 그 전략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에도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없다면 브랜드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고, 브랜드 역시 혜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면 그 과정에서 이익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죠.
이와 같은 접근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현재 너무나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스타벅스 특유의 매장 운영 정책입니다. 얼마 전, 한 개인 카페에서 손님이 30분간 주문 없이 쉬고 있자 주인이 조심스레 물었고, 손님은 "카페는 쉬는 곳 아니냐, 스타벅스는 아무 말도 안 하던데"라고 대답했다는 에피소드가 기사화된 적이 있습니다. 이처럼 스타벅스는 주문하지 않아도, 심지어 외부 음식을 가져와도 제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는 브랜드 입장에서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요. 결국 이러한 정책 덕분에 스타벅스는 고객에게 집과 일터가 아닌 편안한 제3의 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금의 성공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버디 패스' 구독 서비스는 너무 브랜드 입장에서만 이익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객은 구독료를 내고 불편한 시간 조건마저 감수해야 하는 반면에, 스타벅스 입장에선 비용은 최소화하면서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번 구독 서비스가 피크 타임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적인 솔루션이 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3개월 시범 운영 후 개편되거나 종료될 가능성마저 있어 보이고요.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나우 브루잉'이 더 세련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우 브루잉은 특정 시간대에 일부 정해진 음료를 사이렌 오더로 주문할 경우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이는 주문 자체를 분산시키기보다는, 고객이 보다 처리하기 쉬운 메뉴를 선택하도록 유도해 운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인데요. 고객은 더 빨리 음료를 받을 수 있고, 스타벅스는 콜드브루나 오늘의 커피처럼 미리 원두를 우려낼 수 있는 메뉴로 주문을 유도하여, 보다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양쪽의 니즈가 잘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이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버디 패스'와 '나우 브루잉' 중 어떤 서비스가 더 오래 살아남고, 스타벅스의 피크 타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까요? 앞으로 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일 것 같네요.
|
|
|
📣 알려드립니다!
- 최근 이메일이 잘 도착하지 않는다는 제보를 많이 받아서요😢 발신자 이메일 주소를 주기적으로 바꾸는 테스트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부터는 alpha@trendlite.news로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혹시 스팸함에 이메일이 있다면 스팸 해제 부탁드리고, @trendlite.news 도메인을 주소록에 추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뉴스레터에 대해 의견 주실 것이 있으시거나, 광고/기고/기타 협업 관련해서는 trendlite@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됩니다😀
|
|
|
앞으로 불편하게 만드는 브랜드가 많아질 거라고요?
새로움을 원하는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싶습니다
구매 결정을 돕는 3가지 필수 요소를 통합했다는데요
대세감을 만들고, 일관성으로 각인시켰습니다
토스의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진정성을 보이려 했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