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출발 드림팀> 그리고 2022년 <마녀체력농구부>까지
1999년 <출발 드림팀>, 2009년 <천하무적 야구단>, 2019년 <뭉쳐야 찬다>, 그리고 2022년 <마녀체력 농구부>까지. 물론 수많은 예능이 있었지만 약 10년 주기로 인기를 얻었던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들이예요. 지난 20여년의 시간동안 방영된 이 프로그램들은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었고, 또 얼마나 변화해왔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스포츠 예능이 발전하는 데에는 어떤 요소가 필요할까요?
휘슬레터와 함께 알아봐요 👀

①지금으로부터 23년 전, 1999년 KBS2TV <출발 드림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줄 아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 아마 1999년에 <출발 드림팀>을 본 적이 있었던 독자들이라면 이 슬로건을 어렴풋이 기억할 수 있을 거예요. 지금 보아도 스포츠 정신을 꽤나 잘 표현한 카피이기도 하죠. 이 프로그램은 약 4년간 방영되었고, 연예인 팀과 게스트 팀이 특정 종목이나 어드벤처 스포츠를 두고 경쟁하여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 주를 이뤘어요. 뜀틀, 허들, 멀리뛰기, 수영, 인디아나존스 등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학창시절까지 친숙했지만 ‘이걸로 대결까지 한다고?!’ 싶은 종목들, 처음 보는 기상천외한 세트에서 이루어지는 경기들로 인해 인기가 높았던 프로그램이었어요. 그런데 과연, 슬로건처럼 스포츠정신을 오롯이 전했던 프로그램이었을까요?



✔드림팀은 남성 위주, 여성 출연자는 게스트 혹은 특별편성


하지만 프로그램의 성별 균형이나 다양성 고려 등은 매우 열악했어요. 드림팀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남성 출연자들로만 이루어진 것은 둘째 치더라도, 여름특집에 여성 연예인들을 초청해 얼음 슬라이딩 게임에 참여하도록 하고 특정 신체부위를 부각하여 연출했죠. 심지어 여성 출연자들 중 미성년자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성적 대상화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어요. 2011년 기사를 보면,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가 선정한 ‘8월의 나쁜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었죠. 이외에도 ‘미녀 구출작전’, ‘여배우 구출작전’ 등이 종목으로 편성되는 등 다양성에 대한 감수성 관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출발 드림팀>이 남긴 것

 

 <출발 드림팀>이 큰 인기를 끌면서, 이후로 ‘연예인 스포츠’를 콘텐츠로 한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게 되었어요. 특히 상대 팀으로 비인기 종목이라 불릴 수 있는 스포츠 선수들이 출연한다든가, 시청자들이 따라해봄직한 생활스포츠들도 종종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하지만 소수 남성 연예인들 위주로 편성된 프로그램, 여성 출연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등 한국 방송사와 시청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도 많이 남겼죠.

②2009년 KBSnSPORTS <천하무적 야구단>


✔“야구하는 연예인과 사회인 야구, <천하무적 야구단>”


출발 드림팀이 인기를 끌고 10년 후, 어느 순간부터 ‘야구하는 연예인’들의 프로그램이 방영되기 시작했어요. 바로 KBS N 스포츠 채널을 통해 전파를 탔던 <천하무적 야구단>이죠. 마치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듯 초기 연예인 야구팀 멤버들이 멤버들을 충원해 나가고, 좌충우돌 하나의 야구 팀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기도 했어요. 이후 다양한 사회인 야구팀과의 매치업을 통해 경기를 해 나가는 모습이 주를 이루었죠. 이현세 님의 만화인 <공포의 외인구단> 중 한 줄의 대사 “난 네가 기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를 슬로건이자 밈(meme)처럼 쓰기도 했고요.


✔불거진 조작 논란, 스포츠 정신은 어디에?


시청률이 아주 높은 프로그램은 아니었던 <천하무적 야구단>. 하지만 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졌던 사회인야구팀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출연진들의 모습 덕분에 마니아층을 확보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정정당당하게 룰 안에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분량과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비신사적인 경기 태도와 승부조작설까지 낳았죠. 일부 사회인야구단도 방송 출연 욕심이 과해 봐주기식 경기를 하며 출연시간을 늘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고요. 스포츠와 예능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요?

③그리고 지금, 2022년의 스포츠 예능


JTBC의 <뭉쳐야 찬다>를 시발점으로, 왕년의 스포츠 스타였던 선수들이 대거 방송계로 진출하고 있어요. 이러한 트렌드 때문일까요? ‘스포테이너(스포츠와 엔터테이너의 합성어)’라는 말까지 등장했죠. 그야말로 스포츠 예능 전성시대. TV, OTT, 유튜브까지 다양한 스포츠 선수들이 ‘스포츠’와 ‘방송’ 사이에서 본캐와 부캐를 보여주고 있어요. 최근 방영을 시작한 <마녀체력농구부>에 이르기까지, 요즘 트렌드인 스포츠 예능의 특징과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주요 유형 ▶ 팀 스포츠, 선수 출신 감독, 비선출 출연진의 조합


<뭉쳐야 찬다> <뭉쳐야 쏜다> <골 때리는 그녀들> <마녀체력농구부> 는 모두 축구와 농구라는 종목을 중심으로, 해당 종목의 선수 출신 감코진(감독과 코치), 그리고 해당 종목의 비선출 멤버들이 팀을 이루어 훈련하고 경기하는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어요. <뭉쳐야 찬다/쏜다>는 각각 안정환과 허재가 감독을, 선수로는 타 종목 국가대표 출신 은퇴선수들이 함께했어요. 그리고 최근 방영중인 <마녀체력농구부>는 문경은과 현주엽이 감독과 코치를 맡고 비선출 여성 연예인들이 멤버로 구성되어 있죠.



✔기타 유형
▶ 은퇴선수 vs 현역선수, 은퇴선수의 자녀들, 그리고 여성 스포츠선수들의 부캐


MBN에서 방영중인 <국대는 국대다> 프로그램은 ‘과거 스포츠 레전드였으나 현재는 은퇴한 선수가 다시 훈련하여 현역 선수와 대결하는’ 스포츠 예능이예요. 탁구의 현정화, 시름의 이만기, 펜싱의 남현희가 회를 거듭하여 출연하고 있어요. 채널A에서는 <슈퍼 DNA 피는 못 속여>를 통해 ‘자녀도 스포츠선수로 활동중인’ 전직 스포츠스타들의 이야기가 방영되고 있고요. 마지막으로 E채널에서는 ‘운동을 하느라 노는 건 해본 적 없는 여성 스포츠 선수들의 부캐’를 여행과 오락으로 풀어내는 <노는언니>를 내보내고 있죠.



✔스포츠 예능 20년,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들

<출발 드림팀>이 본격 스포츠예능의 막을 올린 지 20년 이상이 지난 지금에도 스포츠 서사의 주도권을 소수 남성들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뭉쳐야 찬다/쏜다> 역시 감독과 선수들 모두 남성으로만 구성되어 있어요. 이는 <마녀체력농구부>에서 정점을 찍게 되는데, 감독과 코치를 맡은 문경은과 현주엽이 농구를 하러 온 송은이를 두고 ‘매니저로 오신 것 같은데 옆 자리로…’라며 말을 줄이는가 하면 문경은 감독이 ‘농구는 심장이 아닌 신장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죠. 이에 제작진은 ‘다듬어지지 않은 멤버들의 성장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며 입장을 보였어요. 


반면, 여자축구를 테마로 역대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여성들이 출연하는 <골 때리는 그녀들>①스포츠에 대한 진지한 열정을 가진 출연자들을 섭외 ②남성 감독이지만 성별에 갇히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허슬’을 불어넣는 리더십 ③승리를 위해 경쟁하지만 스포츠 안에서 팀 구분 없이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 ④우스꽝스러운 모습보다는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느껴지는 감동 을 모두 잡아내며 호평을 받은 바 있어요. 심지어 지난달 9일 기준 5주 연속 수요 예능 시청률 전체 1위에 오르며 시청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고요.



✔아무도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위해,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


<마녀체력농구부>가 초반 아쉬움을 낳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체육으로서의 스포츠’를 예능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예요. 그리고 어찌되었건, 남성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스포츠를 여성들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움직임은 희망적이죠. 그런데, 우리는 무엇 때문에 스포츠를 즐기고, 보게 되는 걸까요? 2019년 동아사이언스 기사에 의하면, 캐나다 칼튼대학교에서 인지과학을 연구하는 짐 데이비스 교수는 해외 과학매체 ‘노틸러스’를 통해 사람들이 스포츠를 하거나 보는 이유를 연구하여 발표했다고 해요. 그 중 하나의 이유로 ‘스포츠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죠. 경쟁을 바탕에 두고 있지만, 하나의 팀 혹은 경기 안에서 일체감을 느끼고, 선수들이 한계를 극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듯 ‘아무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협업하는’ 스포츠 정신의 근본을 다루는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스포츠 이야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경험하는 시청자들도 늘어날 거예요.


<내일은 체력왕>의 저자 강소희 작가가 한국일보에 기고한 다음 글의 제목처럼요.


‘있지, 슬램덩크는 지난 세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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