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다이브] 우크라이나 전쟁 222일 째라고?

단비다이브 ㅣ 2022. 10. 03

1. 오늘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속으로 다이브 해보려고 하고요. 🐬

2. 전쟁 피해를 생생히 담은 단비 취재노트 준비했어요.

전쟁의 폭음이

222일째 이어지는 곳

‘므리야(Мрія)’라는 말을 아시나요? 우크라이나어로 ‘꿈’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우크라이나인들에게는 의미가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세계 최대 크기의 우크라이나 항공기(An-225)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합니다. 같은 기종이 세상에 단 한대만 존재해 우크라이나의 상징과도 같았죠.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폭격으로 므리야는 소실됐습니다. 파괴된 ‘꿈’처럼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절망적으로 치달았죠. 그러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리는 므리야(An-225)를 잃었지만, 오래된 므리야(An-225)입니다. 우리는 새 므리야(꿈)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크라이나는 전세를 뒤집고 꿈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오늘 <단비다이브>는 그들의 꿈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전할게요.

🛩️므리야(An-225)
우크라이나 국적 항공기로 딱 한 대만 존재하는, 인류가 만들어낸 공허 중량 및 최대 이륙 중량이 가장 무거운 항공기. 소련의 우주왕복선인 ‘부란’을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소련이 해체한 뒤 우크라이나 정부에 소유권이 넘어갔다.

단비의 취재노트

📌222일째 이어진 전쟁

오늘(10월 3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222일째 되는 날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수 군사 작전"을 선포한 게 전쟁의 시작이었죠. 그로부터 7개월. 전쟁을 단기간에 끝내려 했던 러시아의 계획은 실패❌했어요. 우크라이나가 강한 항전 의지로 맞섰기 때문이에요. 최근에는 전쟁의 양상도 달라졌어요.

■ 다윗의 반란
러시아의 국방력은 세계 2위 수준이에요. 우크라이나의 순위는 25위죠. (글로벌 파이어파워의 군사력 지수) 세계는 체급이 다른 두 나라의 전쟁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초반 전황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도시를 공격하면 우크라이나가 막아내는 양상이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공세가 뒤바뀐 경우가 늘었다고 해요.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을 공격해 빼앗긴 영토를 수복하고 있어요. 어제는 리만(지도 참고)이란 도시를 공격해 러시아 군을 퇴각시켰습니다. 미국 등 서방도 우크라이나에 전쟁 물자를 계속 지원하는 등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어요. 반면 러시아 곳곳에서는 동원령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났어요. 러시아의 인권단체 ‘오브이디 인포’(OVD-Info)는 지난달 전국 37개 도시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8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어요.

■ 전쟁 중인데.. 러시아 “우리 땅임을 선포한다”
우크라이나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원래 계획을 단행했어요. 바로 우크라이나 동남부 점령지 4곳(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에 대한 병합을 선포한 것인데요. 병합한 영토를 공격하면 핵무기 쓸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는 중이에요. 병합 과정에서 주민 투표를 거치긴 했지만 투명한 투표함을 사용하는 등 문제가 많다는 반응이 많아요. 국제사회도 입을 모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하는 중이에요.

사람들은 러시아의 합병 발표가 우크라이나에 ‘비극’이 될까 걱정하고 있어요. 러시아가 병합한 지역에서 군대를 동원하면, 우크라이나인이 우크라이나인을 공격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우크라이나는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어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피해를 겪고 있는데도요.

■ 돌이킬 수 없는 피해
우크라이나 국토에서 일어난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피해는 계속 늘고 있어요. 우크라이나 의료 시설 387곳, 학교 230곳 이상이 파괴됐어요. 동부 지역의 130만 명 이상이 안전한 식수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며, 위생시설 지원이 시급한 상태예요. 유엔 인권 고등판무관 사무소는 9월 19일 기준 전쟁으로 희생된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5916명이며 부상자는 8616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어요. 유엔아동기금은 이중 적어도 1042명은 어린이라고 전했고요.

목숨을 지키려 고국을 떠나는 난민도 계속 늘고 있어요. 현재 우크라이나의 난민은 740만 명 이상(누적 1,308만 명 이상)이며, 어린이와 여성이 전체의 90% 이상입니다. 우크라이나 국내실향민은 697만 명 이상이며, 우크라이나의 어린이 절반 이상이 피란민이 되었어요.

📌 단비가 만난 사람들

전쟁으로 많은 민간인이 다치거나 죽었고, <단비뉴스>가 만난 사람들과 그들의 가족·친구들도 전쟁의 아픔을 겪어야 했어요. 😞 지난 3월부터 전해 들은 이야기를 소개할게요.

■ 두 명의 이리나 이야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Kyiv)에서 서쪽으로 20킬로미터가량 떨어진 곳에는 인구 6만 명이 살었던 작은 도시, 이르핀🌳이 있습니다. 숲과 나무가 무성한 아름다운 도시였어요. 81세인 이리나 마치쉐브스카 씨도 이곳에서 정원을 가꾸며 은퇴 이후의 삶을 이어가고 있었지요. 평온하던 도시에 3월 8일 러시아군은 공격을 시작했어요. 이르핀은 키이우로 진입하는 골목이었죠. 민간인 마을도 공격당했어요.

러시아 군의 포탄에 맞아 이리나 씨의 집도 무너졌어요.😥 그의 이름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26살의 이리나 마치쉐브스카 씨는 한국에서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이리나 씨는 <단비뉴스>와 만나며 마지막으로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났던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이리나 씨는 한국에서 유학하는 자신을 대견해하던 할머니의 모습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고 해요.

이리나 씨는 지난 3월 5일부터 재한 우크라이나인 커뮤니티의 평화 촉구 반전 집회에 매번 참여했어요. 박사 과정을 마치는 대로 이리나 씨는 고국으로 돌아갈 거라고 해요. 그의 다짐에서 전쟁을 겪은 우크라이나인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지금 많은 국가가 발 벗고 나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는 것을 알아요.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해요. 전쟁이 끝나도, 나라를 복구하려면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땀과 자원이 아주 많이 필요하게 될 거예요. 그때 내 전공을 살려 국가 재건에 힘쓸 겁니다.” (이리나 마치쉐브스카 씨) (기사 링크)

■ 한국에서 유학했던 우크라이나 중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은 러시아와 맞대고 있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에요. 2014년부터 우크라이나 군과 친러 반군의 교전이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지역이에요. 💥이번 전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방아쇠’가 된 지역이죠. 전쟁 초기에 키이우 공략에 실패한 러시아군은 돈바스 지역 점령을 목표로 설정하고 병력을 재배치했어요. 그만큼 치열한 교전이 벌어진 곳이에요.

<단비뉴스>가 만난 데느스 안티포우 씨는 키이우 국립대에서 한국어 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장교로 부임한 엘리트 군인이었어요. 2008년에는 서울대, 2011년에는 한국외대에 방문해 공부하기도 했어요. 2014년 돈바스 전쟁이 발발하자 군에 징집돼 전장으로 나간 적도 있어요. 2년 뒤 중위로 제대한 뒤에는 그 경험을 살려 군용품을 파는 작은 소품 가게를 운영하고 대학에서 한국어 강의를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왔어요.

그런 데느스 씨는 전쟁 발발 다음 날 신병 모집 행정 사무실에 찾아가 참전 신청서를 냈어요. 🚨그리고 전쟁의 최전방, 돈바스 지역으로 가게 되었지요. 얼마 후 그는 러시아 군의 공격을 받았어요. 러시아 군 정찰기를 발견한 데느스 씨는 재빨리 건물 안으로 피했지만, 순식간에 떨어진 포탄에 부상을 입었어요.🤕 그의 주변에는 5분 전까지 대화를 나눈 동료들이 죽어 있기도 했어요. 데느스 씨는 <단비뉴스>와 두 번 인터뷰하며 입원 중에도 전쟁의 참상을 알려왔어요.

부상으로 병원에 있어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느낀 그는, 퇴원 직후 돈바스 최전선으로 다시 돌아갔어요. 그후 슬픈 소식이 하나 전해졌어요. 바로 데느스 씨가 5월 11일 전투 중 사망했다는 소식이었죠. 고국을 지키다 세상을 떠난 데느스씨는 <단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 연대를 부탁하는 말을 남겼어요.

“우크라이나의 무고한 시민들, 안전하게 출산할 수 없는 임산부들, 학교가 파괴돼 공부를 멈춘 아이들, 그리고 죽은 동료들을 생각하며 분노합니다. 전쟁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를 규탄하고 우크라이나와 연대해주시길 국제 사회에 부탁드립니다.” (데느스 안티포우) (기사링크)

📌 길어진 전쟁 바라보는 시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바로 두 나라의 전쟁은 세계 질서를 바꿀 정도로 영향력이 크기때문이에요. 전문가👩‍🏫들은 어떤 전망을 하고 있을까요?

■ 전쟁은 쉽게 끝나기 어려울 것

■ 국내 외교에 주는 함의
우리나라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이번 전쟁으로 세계가 패권으로 편🗣️을 가르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에요. ‘내 편으로 붙어라~’를 외치려면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야겠죠? 미국은 첨단 과학기술 부문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있어요. 중국은 제조업 생산력과 경제력을 기초로 반미 연대를 추진해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군사력을 통한 유럽 질서 재편 시도라고 볼 수 있죠.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에서 ‘첨단 기술 같은 우리나라의 장점을 살려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어요.

대담한 단비

단비가 기자와 대담을 통해 관점을 듣는 시간 <단비뉴스>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얽힌 8명의 사람을 만나 10편의 <메르 라솜(мир разом), 다함께 평화> 시리즈를 연재했어요. 유제니 기자는 4명의 우크라이나인을 만나 6편의 기사를 썼답니다. 단비가 바라본 ‘우크라이나 전쟁’ 유 기자가 그 취재담을 전합니다.

Q.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이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어요. 엄연히 국제법상으로 금지된 것인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걸까요?
A. 개전 초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가장 먼저 장악하고자 했습니다. 키이우로 진입하려면 이르핀과 부차와 같은 소도시들을 통과해야 했는데, 러시아의 기대와 달리 이런 소도시들을 뚫고 가는 것이 어려웠어요.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온몸으로 막았기 때문이죠. 러시아는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겨 당황했고, 주민들을 학살하면서까지 진격을 감행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민간인 학살이 많이 벌어졌는데, 러시아가 결사 항전하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위협을 느끼면서 점점 전략적으로 학살을 벌이지 않았나 생각해요.

Q. 다양한 직업, 성별, 지역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을 만나보고 취재하면서 갖게 된 문제의식은 무엇인가요?
A. 취재하면서 주로 젊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그들은 맛집을 다니고 운동을 하고, 인증사진을 SNS에 올리던 저희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청년들이었습니다. 그런 그들이 하루아침에 군인이 됐고, 난민이 됐어요. 부모와 친구, 친척들을 잃었고, 지하 벙커에 갇히는 신세가 되기도 했죠.

취재원들을 만나면서 저는 종종 당장 내일 나에게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상상했어요. 정말 끔찍하죠. 저와 같이 현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갑작스레 전쟁으로 인해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이 가장 마음이 아픕니다.

유제니 기자와 인터뷰 중에 고향의 사진과 지도 등을 보여주고 있는 이리나 씨

Q. 우크라이나의 ‘항전’에 대해서 이제는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는 시각도 있어요. ‘정의로운 항전’과 ‘불의의 평화’ 중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정의로운 항전을 정당화하는 이론들이 있고 그것들은 설득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외교 전문가나 학자들을 취재한 것이 아니라, 민간인들을 취재했기 때문에 불의의 평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직접 들은 그들의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였거든요.

실제로 취재하면서 당장 러시아에 편입된다더라도 목숨만은 포기하고 싶지 않아 하는 이들도 있다는 이야기도 듣게 됐어요. 살고 싶어 했죠. 갓난아이를 안은 엄마가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나라를 위해 불길에 뛰어들 수 있을까요? 나라를 위해서라면 아들을 군에 입대시킬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요?

나중에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저는 사람의 목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포기하는 방향으로 러시아와 협상을 해서라도 당장은 사람들을 살려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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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더 이상 울지 않아요

<단비뉴스>는 그간 10회에 걸쳐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보도하는 '메르라솜' 시리즈를 연재했습니다. 그간 보도한 8명의 근황을 다시 물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길 바라며 연재를 마칩니다.

우크라이나 현장을 취재한 한국인 사진가

"자신의 눈으로 본 현장을 전하겠다."고 우크라이나로 간 프리랜서 사진가가 있습니다.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는 보름간 이별이 부유하는 우크라이나 현장을 기록했습니다. 그의 눈으로 바라본 우크라이나는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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