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newsletter no.204 | 2025. 7. 3

안녕! 내 이름은 9몬📝이야. 처음 만나 반가워. 팀휘클리는 별명에 숫자와 ‘몬’을 넣는 두 가지 흐름이 있어. 세상의 흐름에 몸을 의지하며 사는 귀 얇은 나는 둘 다 넣었어. 구씨이기도 하고. 앞으로 잘 부탁해!🐵


9몬은 김밥을 좋아해. 심지어 커피랑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할 정도. 최근 나보다 김밥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을 봤어. ‘케데헌’의 루미, 미라, 조이야. ‘케데헌’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줄임말. 루미, 미라, 조이는 케이팝 걸그룹 헌트릭스의 멤버야. 노래로 악귀를 몰아내는 힘이 있어.


지난달 20일 공개된 케데헌은 17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에 올랐고, 2주차에는 전 세계 영화 부문 2위에서 1위로 올랐어. 미국에서 만들었는데, 한국의 역사와 괴담을 플롯으로 가져오고 케이팝을 표현하는 게 한국 사람이 보기에도 찰떡이야. 이건 케이팝에서도 하나의 사건이야.


이번 주 휘클리는 9몬이 ‘케이팝 데몬’ 잡으러 가볼게. 10일 만에 실사판, 챌린지, 쇼츠, 팬아트가 정신없이 쏟아졌는데 재밌는 것만 쏙쏙 집어 알려줄게. ‘케데헌은 곧 케이팝의 미래’라고 이야기하는 대중음악평론가와의 맛깔나는 인터뷰도 준비했으니 끝까지 읽어줘!


📍아래 영화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어.

📂 오늘의 휘클리
  1. 한 번 알아봤다: 보고 듣고 노래하는 케데헌
  2. 한 번 물어봤다: 케이팝 팬이 보기엔 어때?
  3. 모르고리즘: 알고리즘 프리! 젠더 뉴스픽
  4. 휘클리 심화반: 와줘서 고마워
  5. 휘클러 say!: 독자피드백 + 이벤트 알림
넷플릭스 제공
📂보고 듣고 노래하는 케데헌

악귀와 싸우는 아이돌
  • 영화는 이렇게 시작해. 명실상부한 한국 최고의 걸그룹 ‘헌트릭스’가 등장해. 팬 5만명이 공연장에서 눈 빠져라 기다리는데, 아직 비행기에서 김밥과 떡볶이를 폭풍 흡입 중. 승무원이 좀 이상해. 뜨거운 커피를 화분에 주고 있네? 악귀가 비행기를 탈취했다는 걸 눈치챈 헌트릭스의 루미, 미라, 조이. 라면이 끓기 전, 노래 ‘하우 잇츠 돈’(How It's Done)에 맞춰 악귀를 박멸해. 다행히 공연장 입성 성공.
  • 공연하기도 바쁜데 비밀 임무가 있어. 사람의 혼을 훔쳐 마왕 ‘귀마’에게 바치는 악귀들을 몰아내는 일. 어둠을 몰아내는 목소리를 가진 3명의 헌터가 대대로 이 임무를 수행해왔어. 헌트릭스는 2025년의 헌터들.
  • 귀마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진 않아. 비파를 타던 가객 진우는 혼문💡의 근원을 공격해야 한다며, 헌터 ‘헌트릭스’에 대적하는 아이돌 그룹을 만들자고 해. 다섯명은 사자 보이즈💡를 결성하고 사람들의 영혼을 훔치기 시작.

누가 모델이야?
  • 헌트릭스 멤버를 소개할게. 천상의 목소리 루미, ‘귀여운 외모의 카리스마’ 래퍼 조이, ‘간지 좔좔’ 댄서 미라야. 정말 딱 케이팝 걸그룹 같지? 영화 제작사는 미국 회사 소니 픽처스. 감독은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아펠한스. 매기 강 감독은 다섯 살 때 캐나다로 이민 간 한국계 캐나다인이야. 옛날부터 원타임 멤버 테디 팬이어서 이번 음악도 테디 소속사 더블랙레이블💡에 맡겼어. 
  • 케데헌은 구상한 지 9년이나 되었다고 해. 매기 강 감독은 인터뷰에서 원래 자존감 낮은 아시아 여성의 성장기를 떠올렸는데, 나중에 케이팝 스토리로 발전했다고 말했어. 작가로 참여한 한나 맥메칸과 다냐 히메네즈는 스토리를 쓰면서 케이팝 팬이 되었고, 자다가 새벽 3시에 일어나 아이돌 프로그램 인기투표를 하기도 했대. 
  • 헌트릭스와 싸우는 사자보이즈의 진우는 차은우와 남주혁을 참조했대. 헌트릭스 미라는 ‘감독의 취향’ 모델 안소연. 다른 등장인물은 여러 케이팝 아이돌을 혼합해 만들었대. 

젓가락 밑에 냅킨을 까네
  • ‘이 영화를 보고 나는 케이팝 팬이 되었어’ ‘나는 백설공주가 극장에 상영되고 이 명작은 넷플릭스에서 방영됐다는 게 안 믿겨’ 헌트릭스의 노래 ‘골든’(GOLDEN)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이야.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 토마토’ 신선도(전문가 평가)는 97%. 
  • 케이팝 현장 묘사가 한국인 눈에도 자연스러워. 영화 초반 관객 5만명 모인 곳은 잠실 올림픽 주 경기장. 한국에서 가장 큰 콘서트장이지. 팬들은 응원봉을 들고 있어. 신인 그룹 사자 보이즈가 출연한 프로그램은 ‘주간 아이돌’💡.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는 누가 더 허리 숙여 인사하는지 경쟁해. 한국적인 태도를 영리하게 버무렸어. 사자 보이즈 공연은 케이팝 방송 프로그램 스타일이라 ‘뮤뱅’ 부장님이 촬영했다고 농담할 정도. 만화스러운 아시아 특유의 터치가 풍미를 더했단 평가도.
  • 한국 전통 의상과 대표 음식도 등장해. 유어 아이돌은 갓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벌이고, 사자 보이즈의 진우를 따라다니는 건 민화 작호도💡에서 튀어나올 법한 호랑이와 까치. 까치 머리에도 갓이 씌워져 있어. 헌트릭스 멤버는 김밥, 라면, 어묵 등 탄수화물을 좋아해. 국밥집에서는 숟가락 밑에 냅킨을 깔아놓고 있어. 심지어 매기 강 감독은 캐릭터 입 모양을 한국말을 하는 것처럼 해달라고 애니메이터에게 요청했대.
  💡  Hi-light
혼문: 악귀를 막는 방패
사자 보이즈: 여기서 사자는 저승사자라는 뜻이지만, 대외적으로는 동물 사자(lion)를 표방함
주간 아이돌: 2011년부터 방송 중인 아이돌 ‘입덕’ 프로그램
작호도: 보통 쩔쩔매는 호랑이와 그를 놀리는 까치를 그린 민화
넷플릭스 제공
합동사인회는 좀 심했다
  • 케이팝 팬들이 한국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장면도 있어.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가 합동 사인회를 여는데, 그게 절대 불가능하다는 거야. 한국에서는 연말 시상식에서 남녀의 시선이 마주치는 것조차 금기시한대. 팬은 루미와 진우가 귓속말을 하는 것을 보고는 “비밀로 꼭 지킬게요”라며 ‘RUJINU’💡라고 적힌 티셔츠를 가리켜.
  • 한국의 하위문화에서는 팀 멤버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팬픽💡을 주로 쓰지만, 외국에선 걸그룹과 보이그룹 멤버를 팬들이 짝지어보는 문화가 존재한대. 원래 제작진은 둘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위해 “아육대(한국의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를 장면에 넣으려고 했는데, 이해하지 못한 제작사 임원 쪽에서 “왜 올림픽을 하냐”고 해서 방향을 틀었다고 해. 결국 ‘올림픽’ 대신 들어간 장면이 합동사인회.
  • 프로그램 ‘주간 아이돌’에 사자 보이즈가 출연했을 때, 숨어서 공격할 틈을 노리다 들켜버린 루미가 “우리 후배님들 예능 데뷔라길래 지나가다가 잠시 들렀는데요”라고 했는데, 이 또한 케이팝 세계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래. 남녀 아이돌이 서로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금기라는 거지.

감출 수 없는 케이팝의 그림자
    • “루미 우린 아직 고칠 수 있어. (...) 우리 흠집과 두려움을 내보여선 안 돼.” 루미가 “이 모습이 나야”라고 괴롭게 외칠 때, 루미를 키워준 셀린은 ‘감추고 살아야 한다’고 말해. 한국형 아이돌 육성 체계와 아이돌의 표백된 감정 노동을 비판적으로 비유한 대사야. 루미는 필사적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겨야 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되는데, 이 또한 케이팝 아이돌에 대한 규율이 오히려 위기를 낳은 일련의 사태들을 떠올리게 해.
    • 케이팝 산업의 다른 부정적인 모습도 보여. 시간을 정해 앨범을 발표하고, 발표와 동시에 순위가 극적으로 매겨지고, 연말에는 시상식을 해 순위를 정하는 ‘숫자’에 목매는 산업. 유명인 숭배와 FOMO💡 문화 속에서 이익을 위해 팬의 영혼을 동원하는 아이돌 산업의 속성을 드러냈다는 비평도 나와. 뉴욕타임즈는 “케이팝, 케이 드라마, 오디션 노래 경연 대회 등 고도로 산업화된 대중문화를 꼬집을 때 가장 재미”있대. 

      케이팝 전사, 출생의 비밀
      • 트릭스 루미가 가장 괴로워하는 건 케이 드라마의 트레이드 마크인 ‘출생의 비밀’. 어쩌면 이 출생의 비밀이 속편을 암시하는 힌트일지도 몰라. 팬들 사이에선 이미 루미의 출생 비밀과 초기 스토리가 화제야.
      • 제작진은 “셀린의 집 정원에 있는 하얀 꽃을 기억하도록 해. 이 꽃은 국화인데, 한국에서 장례식에 사용되는 꽃이야”라며 그림을 올렸어. 헌터였던 루미의 엄마는 어떻게 죽음을 맞았을까. 셀린은 어떻게 루미를 키우게 되었을까. 루미는 어쩌다 헌터가 되었을까. 영혼을 빼앗긴 팬들은 벌써 속편을 상상하고 있어.😇
          💡  Hi-light
        RUJINU: RUMI❤️JINU라는 뜻
        팬픽: 팬들이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려내는 소설(픽션)
        FOMO: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 어떤 이벤트나 기회, 정보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넷플릭스 제공

        🎙️케데헌 재밌게 봤어? 

        💬어느 하나 부족함 없는 작품이었어.


        🎙️어떤 점이? 

        💬소니 픽처스 애니메이션이 속도감 좋은 건 알고 있었는데, 확실한 캐릭터, 복잡하지 않은 플롯에 한국적인 요소들이 굉장히 섬세하게 녹아서 속도감과 좋은 시너지를 이루고 있어.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의 멤버 구성은 어때?

        💬그게 참 억지스러운 게 하나도 없어. 캐릭터 빌딩에서 다양한 그룹들을 참고했다고 하는데, 진짜 기가 막히게 우리가 생각하는 케이팝의 전형성을 약간 킹받을 정도로 재미있게 뽑아냈어.


        🎙️킹받을 정도야?

        💬헌트릭스는 스마트한 정신적 지주인 리더(루미)가 있고, 좀 날카로운 인상을 가지고 있는 멤버(미라), 동글동글한데 알고 보면 능력이 출중한 반전 매력을 가지고 있는 래퍼(조이) 캐릭터를 잘 살렸어. 사자 보이즈 역시 그룹의 프로토타입 캐릭터를 하나씩 다 넣었더라고.


        🎙️너무 전형적인 거 아냐?

        💬케이팝 하면 엄청 특별한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 대중문화의 주류야. 보편적인 메시지를 갖고 있어야 많이 사랑받아. 복잡한 세계관은 코어 팬(극성팬)을 만들기는 좋지만, ‘러브 유어 셀프’ 같은 메시지나 멋진 여성 같은 이미지가 결국 더 폭넓은 대중을 사로잡아. 그런 케이팝의 보편성을 잘 포착했어. 


        🎙️음악은 어땠어?

        💬특히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 가창이 무척 케이팝스러워서 재밌었어. 케이팝의 프로토타입과 시그니처를 잘 보여주더라. 더블랙레이블 소속 프로듀서들이 음악 담당하고, 리정씨가 안무로 참여했는데, 그래서 케이팝 코어(핵심적인 특징)들이 잘 나온 것 같아.


        🎙️정말 케이팝 가수가 부른 것 같아?

        💬더블랙 레이블 소속 프로듀서 대니 정이 베이비 역할을 맡아 노래를 한 점도 색달랐고. ‘골든’ 같은 경우에 아이브의 ‘아이엠’과 비슷하다 얘기하시는 분들 많은데, 사실 오마주에 가깝다고 생각해. 비행기 연출과 함께. 사자 보이즈의 ‘유어 아이돌’은 빅스 ‘도원경’ 얘기하시는 분들도 많더라. 소다팝은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부터 이어진 ‘청량 아이돌’ 계보를 모두 섞어놓은 곡이야.


        🎙️애매하게 버무리면 촌스럽게 들릴 법도 한데.

        💬잘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환호하지 만약에 잘 못 만들었으면 베꼈다고 할 거거든. 그 안에 콘텐츠에 대한 애정과 존중, 연구와 고민이 보였기 때문에 다들 더 재미있게 즐기는 것 같아.


        🎙️케이팝 팬 입장에선 좀 다른 게 보여?

        💬사실 케이팝 팬만 대상으로 만든 콘텐츠는 아니니까, 일반인에게 케이팝이 이런 이미지라는 걸 보여줬고, 오히려 그게 더 재미있었어. 합동 팬 사인회도 부정적인 반응이 아니라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재미 요소로 팬들이 많이 언급하더라.


        🎙️다들 좋아하는구나.

        💬영화 초반에 팬들과의 인터뷰 장면으로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그 아이돌 팬들이 그 가수를 좀 닮은 게 너무 귀엽더라. 원래 좀 그렇거든. 자기가 좋아하는 멤버를 따라 하게 되잖아. 롤모델이니까.


        🎙️어떤 장면이 감동적이었어?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두려움과 결점을 꽁꽁 숨겨야 된다는 메시지가 영화 내내 나오는데, 이건 사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이야기면서도 케이팝 아이돌에게는 훨씬 더 강하게 요구되는 요소거든. 그런 것에서 벗어나 진짜 나를 드러내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결국 악의 세력을 물리치는 전통적인 서사가 일반 대중은 물론 진심으로 케이팝 아티스트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도 울리지 않았나 싶어. 

        넷플릭스 제공

        🎙️외국인이 만든 케이팝 영화라는 게 신기해.

        💬케이팝이나 한국 문화를 다룬 콘텐츠들이 여태까지 적지 않았지만 개운하게 본 작품은 별로 없는 것 같아. 이 작품은 그런 부분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줬어. 아주 좋은 선례가 될 것 같아. 실제 감독도 한국 사람들 반응을 제일 먼저 걱정했다고 하더라고.  


        🎙️왜 라이언 보이즈라고 하지 않고 사자 보이즈라고 했을까?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면서 노래하는 것은 케이팝 팬들에게 익숙한 형식미야. 10년도 더 된 이야기인데, 비티에스 ‘쩔어’에 ‘3포세대, 5포세대, 그럼 난 육포가 좋으니까 6포세대’ 이런 가사가 나오거든. 한국의 사회상에서 나온 한국어 가사를 의미를 알든 모르든 해외 팬들이 그냥 떼창하는 걸 보고 많은 걸 느꼈어. 한국 사람에겐 외국인이 한국어를 한다는 게 여전히 신기한 일이지만, 케이팝을 좋아하고 알고 있는 사람에겐 이미 그냥 자연스러운 거야.


        🎙️영어판은 다른가 했는데, 똑같이 노래 중간중간에 한국어가 들려.

        💬가사도 그렇지만 멤버들이 무대 위로 올라갈 때 “가자, 가자” 이런 말도 그대로 나오고, 라면도 ‘라멘’ 아니라고 ‘라면’이라고 하거든. 케이팝이 어떤 팝이고 한국어가 얼마나 있고 이런 거 상관없이 문화라는 건 덩어리로 수용자에게 다가가는 거거든. 그때 호감이 생기면 한국도 궁금해지고 한국어도 배워보고 싶고, 그런 자연스러운 순환이 이뤄져.


        🎙️이 영화가 케이팝 진화에 도화선이 될까.

        💬이 작품의 제일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해. 사실 몇 년 전부터 케이팝에서 케이를 떼네 마네 같은 얘기 정말 많이 했어. 근데 이 작품 보다 보니까 그건 그냥 말장난 같은 이야기구나 하는 걸 느꼈어. 


        🎙️어떤 얘기?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그 자체로 지금 케이팝이 세계에서 어느 정도로 자리 잡고 사랑받는지를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야.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할 시간에 이미 그 문화를 직접 몸으로 즐기던 사람들은 이 단계까지 온 거지. 케이팝이 이미 문화적/사회적 맥락 안에서 이 정도까지 합의가 이루어진 장르이자 스타일이라는 걸 이 작품으로 느낄 수 있어. 


        🎙️지난해 10년 만에 케이팝 음반 판매 감소가 됐대. 

        💬위기론 얘기할 때 제일 많이 나오는 게 음반 판매량인데, 사실 그동안 미디어에서 가장 비판했던 것도 밀어내기식으로 앨범 팔고, 팬 이벤트로 팬들을 쥐어짜는 부자연스러움이었잖아. 어찌 보면 생태계를 위해 필요한 균형을 맞춰가는 중이라 생각해. 음반 판매량 감소분은 공연이나 MD(머천다이즈) 판매로 채우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고. 물론 대형 스타의 부재나 이미 어느 정도 완성도를 갖추게 된 각국의 로컬 아이돌 그룹 성장에 대한 위기감도 이해되지 않는 건 아냐. 


        🎙️케이팝 정말 위기야?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 난 케이팝 음반 판매량이나 빌보드 순위보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같은 작품이 더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 전 세계 대중들에게 케이팝이 훨씬 다채롭게 다가간 사건이야. 그동안 음반 판매량, 순위 같은 수치에 매몰돼 양산한 부작용들을 이겨낼 시점이 온 것 같고.


        🎙️변할 때가 됐구나.

        💬똑같은 수치를 보고 누군가는 위기라고 말하겠지만, 한편으론 체질을 바꿀 때가 지금이라는 생각이 들어. 위기는 기회잖아. 이제 케이팝 생산자와 소비자, 관찰자 모두 머리를 맞대고 케이팝을 좋은 쪽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야. 그 길목에서 이 영화를 만나게 된 거고.


        🎙️다른 나라에도 케이팝 그룹이 생기던데.

        💬현지화 그룹이나 벤치마킹한 로컬 그룹을 보면서 케이팝을 빼앗긴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도 적지 않은 거로 알아. 하지만 문화가 흐르는 걸 막을 수는 없는 거거든. 이제 그 흐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MP3 시대를 받아들이지 못해서 오래 고생했던 피지컬 음반 시장만 봐도 대충 감이 오잖아. 오히려 잊지 말아야 할 건 원조의 자부심이지. 원조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것들로 퀄리티를 지속해나가는 게 중요해. 다양한 형태로 케이팝을 즐기다가도, ‘그래 케이팝은 역시 한국이 제일 잘하지’라는 말을 듣는 게 가장 이상적인 미래가 아닐까.


        🎙️뭐부터 해야 하지?

        💬오히려 진짜 케이팝 위기는 내부에서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 피프티피프티나 뉴진스 사례, SM·카카오·하이브 인수전처럼 케이팝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케이팝을 더 흔들리게 하고 있지 않나 싶어. 불필요한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준하는 산업 시스템과 콘텐츠의 질을 꾸준히 구축해나가는 게 결국 케이팝 원조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

          🖐️  Hi-five
        1. 넷플릭스 인기 영화 ‘케데헌’은 케이팝과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그렸어.
        2. 케이팝 산업에 대한 연구와 애정을 담은 디테일한 묘사가 팬들을 사로잡았어.
        3. 한국 문화를 걸친 케이팝 스타의 ‘멋짐’이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어.
        4. 케이팝 산업의 과도한 경쟁, 감정 착취, 팬 의존 경제는 바뀌어야 해.
        5. 음반 판매량, 빌보드 순위를 넘어 케이팝 질적 도약을 고민할 시점!
        지난주 토요일 팀휘클리가 준비한 ‘내가 섭식장애라니’ 강연과 대화는 상상 그 이상 뜨거웠어. 박지니 작가는 예정 시간보다 30분 넘게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강연했지만 여전히 할 말이 남은 것처럼 보였어.

        소수정예로 둘러앉은 참석자들은 강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쉬는 시간에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았어. 2교시 ‘마음 먹기 상담소’에선 한 명 두 명 자기 속마음을 용기 있게 꺼내놨어. 섭식 장애가 두렵기보단, 섭식 장애가 나아졌을 때 다시 예전처럼 살이 찌는 게 오히려 공포스럽다고 했던 어느 참가자 말이 아직 생생해.

        ‘미덕이 악덕으로’. 이날 소개된 책 중 하나야. 살다 보면 더 잘하려고 노력했을 뿐인데 생각지도 못한 안 좋은 길로 접어들게 되기도 하잖아. 섭식장애는 그런 점에서 당사자가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생각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보는 너무나 부족하고.

        섭식장애만 그렇겠어? 누군가는 지금도 제대로 설명하지도 치료받지도 못하는 고통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지 몰라. 모든 걸 알 순 없지만 하나씩 함께 느끼고 생각하고 실천하는 시간이 필요해. 팀휘클리가 앞으로도 하나씩 만들어볼게. 휘클러들도 함께 할 거지?🤝
        🌈우리가 바라는 여가부 16달 공백 끝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임명됐지. 성평등가족부로 개편을 앞둔 여가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현장 얘기를 들어봤어.

        🌈이번엔 넘을까 이재명 정부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 17명 중 여성은 5명. 비율로는  29.4%야. 여성 후보가 한 명만 더 나오면 30%를 넘어서는데, 이게 어떤 의미냐면.
         
        🌈‘이준석 아웃’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국회의원직에서 제명하란 국민청원에 60만명이 넘게 찬성했어. 5만명을 넘으면 국회에서 논의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어.
        🌈씁쓸한 배려석 2013년 서울시가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을 도입한 지 10년이 넘었어. 배려는 잘 지켜지고 있을까? 임산부 눈으로 본 현실은 글쎄.(로그인하고 읽어 봐)

        🌈남성화장실 체크리스트 기저귀 교환대, 어린이용 변기 있나? 여가부가 7월부터 공중화장실 성별영향평가에 이 질문을 추가했어. 물론 남성화장실도 평가 대상.

        🌈마지막 이사 일본 방해로 4년 넘게 독일을 떠돌던 평화의 소녀상, 동마이가 독일 본 세계여성박물관에 자리를 잡았어. 감동적인 소녀상 제막식 현장으로 가보자.

        지난주 휘클리 Vol.203: 12분 만에 끝내는 12일 전쟁을 읽고 보내준 답장 곳곳엔 평화가 깃들어 있었어. 어려운 내용인데도 끝까지 읽고, 일상의 감사함을 보내준 휘클러들 모두 고마워. 이런 따뜻한 마음들이 모여 중동에도 평화가 오길.🕊


        😉이스라엘과 이란, 미국의 관계를 시대를 거슬러 정치적인 관점에서 알려줘서 고마워. 전쟁이 없는 시대에 살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도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느껴. 미스코리아들이 예전에 말하던 “world peace”가 어서 찾아와 세상이 안정되면 좋겠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워낙 오래 이어져 오다 보니 부끄럽게도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학살에 점차 무감각해지고 있었는데, 이번 레터를 통해 지구 저 반대편의 누군가는 아직도 지옥 속에서 살고 있을 거란 사실이 새삼 와 닿았어. 방대하고 복잡한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다뤄준 휘클리, 이번 주도 정말 고마워. 하루빨리 비극이 종식되기를 바라.

        😢이스라엘-이란 전쟁을 뉴스에서 본지는 오래됐지만, 깊이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자세히 알게 됐어. 한편에선 전쟁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고,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 것 같아. 6.25 전쟁을 떠올렸을 때만 해도, 전쟁은 이제 오래된 얘기라고만 생각했었거든. 그런데 이스라엘-이란 전쟁에 대해 읽고 나니 씁쓸하기도 하고 이질감도 느껴지네. 부디 더 많은 시민이 희생되지 않기를 바라. 친절한 설명 고마워!

        🤗갑작스러운 전쟁 소식에 놀라고 무서워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했는데 쉽게 설명해줘서 좋았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폭격 및 학살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가자전쟁’으로 명명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어. 보통 ‘전쟁'이란 용어는 참전하는 두 개(이상)의 국가가 동등한 위치에서 있음을 전제로 사용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와 국제적 위치는 명백히 위계를 갖고 있음을 고려하면, ‘전쟁'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행하는 제노사이드 및 전쟁 범죄를 은폐할 수 있음이 우려돼.

        👉맞아. 팀휘클리도 이번 편을 다루면서 전쟁이란 단어를 써도 될지 고민했거든. 이런 우려나 시각이 있단 점을 함께 실어주면 좋았겠단 생각이 들었어. 조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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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데헌’의 인기 때문에 국립중앙박물관 굿즈도 동났대. 국립중앙박물관은 ‘케데헌’과의 콜라보에 대해서 긍정적 뉘앙스의 답변을 내놓기도 했는데… ‘케데헌’의 호랑이 더피를 닮은 🐯손거울 자수 호랑이를 준비했어. 2명에게 보낼게. 의견 많이 남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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