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호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재단은 지난 11월24일 제11회 리영희상 수상자를 발표했습니다.

〈검찰 특수활동비 오·남용 모니터링 및 폐지 촉구 연대 운동〉을 전개한 〈세금 도둑 잡아라〉, 〈투명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세 단체가 제11회 리영희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습니다. 10월10일부터 11월14일까지 후보자 추천을 공모한 결과 총 아홉 명의 후보자가 추천되었습니다. 11월24일 이종구 심사위원장을 포함한 여섯 분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끈질기고 집요한 노력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고 따라서 한 번도 국민의 감시 하에 놓여본 적이 없는 검찰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받아 쥔 위의 세 단체를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애쓴 올해의 리영희상 수상자로 결정했습니다. 이들은 최고의 권력기관이 된 검찰을 ‘보통의 행정기관’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시작한 일이라고 수상소감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검찰에게 ‘당신들도 국민들의 통제를 받는 기관이고, 국민세금을 썼으면 국민들에게 보고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한 줄의 죽은 원칙을 살려내는 데는 이들의 지난한 각고의 노력이 있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한편 이들이 대법원 승소판결로 받아낸 일만 육천여 쪽에 달하는 예산집행내역은, 가려지거나 먹칠이 되어있는 채 숨어있는 자료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려는 독립적인 언론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세상 밖으로 보도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은 뉴스타파와 5개 지역언론들(경남도민일보, 뉴스민, 뉴스하다, 부산MBC, 충청리뷰)입니다,

 

이번호 뉴스레터는 제11회 리영희상 수상자들의 활동과 심사위원장의 선정사유, 그리고 수상자 대표인 하승수 변호사의 수상소감을 싣습니다.

 

지난 4호 뉴스레터 인터뷰에서 리영희재단 이사이기도 한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지금의 언론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길은 독립언론들의 네트워크화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 보도작업을 함께 한 대구지역 독립언론 뉴스민 이상원 기자의 글을 싣습니다.

제11회 리영희상 시상식

시상식: 12월 6일(수) 오후 5시  /  한겨레신문사 3층 청암홀(서울시 마포구 효창목길6)

주최: 재단법인 리영희재단 (이사장 김효순)

시상 내역: 11회 리영희상: 상패, 상금 1천만원

시상식에 이어 ‘이야기 마당’이 이어집니다.

 대담자: 하승창 리영희재단 이사

 참여자: 세금도둑 잡아라 하승수 대표

           정보공개센터 정진임 소장

           함께하는 시민행동 채연하 사무처장

           뉴스타파 박중석 탐사1팀 팀장

           뉴스민 이상원 편집국장

           뉴스하다 이창호 대표기자

수상자 활동 소개

  

수상소감


수상자 대표 하승수 / 변호사

선정사유


심사위원장 이종구 /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성공회대 명예교수

리영희재단은 <검찰 특수활동비 오·남용 모니터링 및 폐지 촉구 연대 운동>을 전개한 <세금 도둑 잡아라>, <투명 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세 단체를 제11회 리영희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

재단은 공개적으로 시민이 추천한 다수의 후보를 대상으로 사회의 진정한 민주화에 기여하는 활동을 전개한 인사와 단체를 선정하기 위하여 엄정하고 객관적인 심사 절차를 거쳤다. 언론계, 학계, 시민사회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모든 성역과 밀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투명하고 공정한 민주 사회를 지향하는 리영희 선생의 유지를 존중하여 진실을 밝히고 공공성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실천적으로 기여한 후보를 찾으려 노력했다. 심사위원 일동은 제도권 정당 정치의 기능 부전이 초래한 민주화의 전면적 퇴행이라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감안하여 수상자를 선정했다.

현재 한국 사회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음습한 공안 통치의 재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불길한 예감이 감돌고 있다. 시민들은 민주적 정치 질서 확립의 지연과 검찰을 비롯한 공권력의 이상 비대화를 우려하고 있다. 공동수상자인 세 단체가 실천에 옮긴 검찰 특수활동비 오·남용에 대한 문제 제기와 공론화는 한국 사회에 남아 있는 권력의 거대한 성역을 타파하는 작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경찰 수사권 독립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아직도 부패, 정치범죄 등에 대한 수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다.

검찰은 형사 범죄의 수사와 기소라는 본래의 권한 범위를 넘어 자체의 이익을 추구하고 보수 정치세력을 비호하는 악성 권력 집단이라는 여론의 지탄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검찰이 아무런 견제나 감시가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거액의 특수활동비의 존재를 지적하고 투명한 집행을 요구하는 수상 단체의 활동은 사회의 실질적 민주화에 기여하는 전향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 하에서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군림하는 검찰에 대한 시민사회의 견제는 아직 취약한 제도적 민주주의가 굳건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보호하는 방풍림이 되고 있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제도 언론에 대한 권력의 제약이 가중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세 단체의 시민행동이 소정의 성과를 내고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립언론의 성격을 가진 인터넷 영상 매체인 뉴스타파 및 소수 지방언론의 끈질긴 취재와 공정한 보도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심사위원회의 결정은 재단 이사회가 확인했다.

리영희재단은 이상과 같은 경과를 밟아 수상자를 선정했다. 이 자리를 빌려 민주 사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기여한 다수의 인사와 단체를 추천하여 주신 많은 시민 여러분, 심사를 위해 봉사해 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내년에도 많은 훌륭한 시민 활동에 대한 추천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수상자 선정 사유에 대한 설명을 마친다.


11회 리영희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이종구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 성공회대 명예교수


위 원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탠다드 실장


           김언경 미디어인권연구소 뭉클 소장


           이병남 리영희재단 이사


           정건화 리영희재단 이사


           정연순 변호사

위기의 시대, 독립언론 협업의 가치


이상원 / 대구경북독립언론 뉴스민 편집국장

"기후위기의 시대, 위기의 징후는 경북 어느 마을에서 꿀벌이 사라지고, 강원 어느 산촌에서 본 적 없는 꽃이 피며, 전남 어느 해촌의 바닷물 짠맛이 희미해지는 방식으로 지구 곳곳, 지방 곳곳에서 드러난다. 경북과 강원과 전남 각지에선 그저 답답한 일, 신기한 일, 기묘한 일로 치부되고 만다. 파편화된 위기의 징후는 ‘이상한’ 사건으로 소비되고 잊혀진다.

만약 이상한 사건들이 기후위기라는 공통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언론의 협업망에 걸려든다면, 위기가 임박했다는 징후를 빠르게 알아채는 기제가 된다. 이때 이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언론’은 독립언론이 유력할 수밖에 없다."


발행인: 김효순(리영희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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