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보다 깊이, 트렌드보다 맥락을 외치다
안녕하세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온큐레이션 웹 뮤지엄의 소식을 전합니다. 2025년은 온큐레이션의 문장을 여러분께 더 가까이 전달하기 위한 고민으로 가득 찬 한 해였습니다. 긴 호흡의 글이 불리한 인스타그램에서 고민한 문장을 전달하고자 포맷의 변화가 있었고, 패션 산업의 속사정을 가감 없이 소개하는 유튜브 팟캐스트를 통해 지난 저널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늘어놓았죠. 오프라인에선 전시를 통해 투박하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2025년의 끝자락에서, 올 한 해 동안 구독자분들의 사랑을 받았던 원고 9선을 소개합니다. 님은 어떤 원고가 가장 와닿으셨나요?
타크티와 디렉터 조영지

“아메리칸 캐주얼과 재패니즈 스트리트로 비좁은 이곳에 발을 들인 새로운 디자이너는 젊은 한국 여성이었다. 브랜드 디렉터로서 네펜데스의 한 축을 총괄한다는 것은 그 디자이너의 위상을 증명하는 것. 다이키 스즈키의 궤적을 따라 시작했지만, 그녀는 점차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가고 있다.”
앤더슨은 어떻게 살아남았나

“맥퀸의 죽음 후 미디어의 반응은 잔혹했다. 그의 고통은 곧바로 ‘초월적 예술’의 서사로 미화되어 영구히 박제되었고, 이는 브랜드 가치로 전환되었다. 예술가의 단명 서사가 다큐멘터리, 전시, 오마주 등을 통해 ‘비극 포르노그래피’처럼 소비되는 메커니즘이다.”
맛보다 중요한 이것

“한국의 F&B 산업은 감각적으로 진화했지만, 이가 곧 문화적 깊이를 의미하진 않는다. 패션처럼 창작 과정의 서사를 요구하지 않는 F&B 산업에선 대부분 브랜드가 비평적 성찰보다는 홍보 중심의 서사를 택하고, 미디어는 단지 소개와 큐레이션에 머문다.”
알고리즘이 노출을 통제하는 방법

“노출은 방식 자체보다 누가, 어떠한 맥락에서 행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회적 해석을 낳는다. 그리고 그 이중 잣대는 오늘날 SNS 알고리즘과 디지털 시스템이 야기하는 정보 편향과 함께 더욱 견고하게 작동한다. 이때 플랫폼은 새깅에 대한 내면화된 규범을 강화함으로써 사회적 편견을 방조 및 강화하는 공간이 될 위험이 있다.”
한국 패션 산업의 심장은 ‘임대 문의’

“동대문 시장은 특유의 폐쇄적 구조와 문화로 인해 외부와의 협력이나 변화 수용에 한계를 드러낸다. 오랜 시간 동안 형성된 독특한 거래 방식과 업계 용어, 그리고 외부와의 소통을 꺼리는 분위기가 변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며 시장 전체의 혁신을 저해하고 있다.”
한국 패션 시장은 찍먹파?

“트렌드를 빠르게 적용하는 국내 시장은 신규 브랜드의 시험대가 되어주는 ‘테스트베드’라는 이름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러한 테스트베드의 장점이 브랜드의 단기 전략에만 활용이 될 경우, 국내 소비자는 브랜드의 철학과 정체성을 충분히 경험하는 것은 고사하고, ‘유행만 맹목적으로 소비하는 대상’이 되는 것이다.”
언제까지 설거지만 해야 하나

“패션 업계에 굳어진 도제식 구조는 근로자가 아닌 학습자라고 치부하여 열정 페이, 부당한 조직 문화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해외 유명 하우스 메종에선 ‘이력서에 적을 수 있다’는 한 마디로 많은 이를 도제식 구조라는 명목하에 노동 착취를 정당화했다.”
당신은 누구의 눈치를 보는가

“디지털 플랫폼의 발전은 누구나 비평가가 될 수 있는 시대를 열었고, 다양한 범주의 비평이 점차 대중적으로 변화했다. 누구나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얕고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문성의 소거로 읽히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가 비평의 깊이를 약화하고 표준화된 평가만을 낳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들은 왜 사라져야만 했나

“많은 이들이 “좋아했는데”라며 회고하지만, 과거형 감탄은 본질적으로 무력하다. 이 말은 공간보다, 한 때 그 공간에 머물렀던 ‘나’의 이미지를 재확인하려는 움직임에 가깝다. 공간이 사라진 이유는 단순하다. “좋아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주 찾지 못했고, 오래 머무르지 못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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