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폭염이라고 했던 2018년에 이어서, 올해도 폭염 현상이 심각합니다. 이는 열돔현상 때문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이런 이례적 폭염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폭염 현상은 지구온난화로 인해서 주기가 빨라지고, 심각해질 것이라 예측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그리고 여성복지 측면에서 폭염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있는데요. 그 이유는 폭염은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들에게 더욱 가혹하고,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는 ‘사회적 재난’이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 폭염은 에어컨을 오래 틀고, 집 혹은 카페에 있으면 피할 수 있는 것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에어컨이 없는 곳에 거주하는 주민들, 노숙인들, 그리고 폭염에도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서 집에 에어컨이 없는 이들이 있을 수 있는 공공 공간들이 폐쇄되어, 더 많은 이들이 더위를 온전히 감내하고, 집 안에서 생명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폭염 사회>라는 책에서 1995년 시카고의 폭염에서 독거 노인, 에어컨 없이 사는 빈곤층 등이 더욱 큰 피해를 당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폭염 사망률의 성차를 메타분석한 한 국외 연구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폭염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특히 폭염에 더욱 취약한 노인들만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도,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더욱 폭염에 취약한 결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1인 가구 고령 여성, 임산부 등이 특히 폭염에 취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폭염에도 야외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노동자, 농업노동자, 방문판매원 등 이동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필요합니다. 현재 한국에서 폭염 예방 방법은 주로 재난안전교육에서 학습하게 되는데, 2015년 여성정책연구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생동안 한 번 이상 재난안전교육을 받은 비율이 남성의 경우 81.4%, 여성의 경우 53.5%였습니다. 이러한 성차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참여 격차와 결부되어 있는데요. 폭염을 비롯한 자연재해에 대한 안전 교육이 직장,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민적으로 확대되어 이를 예방하고 피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