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분이 모여서 모나드움을 설립하자고 할 때 어떤 기대가 있었나요?
아야니: 자유의 감각을 가지길 기대했어요. 각자 사람들 마음속에 ‘해야만 해’라는 어떤 틀이 있는데, 이야기를 꺼내놓는 공동체가 안전하다고 느낀다면 그 틀에서 벗어나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테니 도전하고 시도해보는 영역들이 점점 넓어지는 거죠. 저희가 경험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짬에서 이 일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는데 각자 자기 삶을 중심에 두고 짬 내어 운영하는 정도였기 때문이에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싶었던 동기가 있었어요.
‘속도감 있게’라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그렇다면 모나드움이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밤바: 저희는 연결을 돕는 정서 지원 플랫폼이에요. 그 연결을 돕는 세 가지 도구가 첫 번째가 질문, 두 번째가 공감 언어, 세 번째는 서클이라는, 저희의 정의가 있어요. 자기 연결과 커뮤니티 연결 프로그램에는 대화 서클과 조직 문화 워크숍이 있고, 상호 타인과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나 공론장이 있다면 그걸 진행하는 진행자 역량 강화가 있고 이것들을 연구하고 홍보하고 네트워크 하는 게 저희 역할이죠.
리리: 우리가 경험한 것, 그러니까 자기 이해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매뉴얼화하는 와중이에요. 이걸 천천히 짬에서, 우리 동네에서, 이 작은 단위에서만 경험하는 게 아니라 전국 곳곳에 이런 욕구가 있는 곳에서 그런 경험들을 해보도록 만들기 위한 거죠.
조직역량강화를 프로그램을 여는 컨설팅 업체들이 이미 존재하고, 정서지원과 관련해서 요즘은 병원이나 심리상담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런 곳과 비교해서 모나드움의 차별성은 무엇인가요?
밤바: 우리는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 개인이 가진 고유성과 자원을 인식해서 내가 원하는 것에서부터 연결하고 거기서부터 출발하게끔 하는 근본적인 지원을 하고자 해요. 고비용의 개인 상담보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 기반으로 하는 정서 지원이라고 보시면 돼요. 사후 대처가 아니에요.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현재 현상의 지원뿐만 아니라 예방이나 후속이 가능한 거예요.
근데 사실 ‘문제 해결’이라는 말이 되게 매력적이거든요. 근데 모나드움이 하는 일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아니라고 하셨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리리: 문제는 해결할 수 있어요. 다만, 문제 해결에 목적을 두는 게 아니라 그 문제를 겪는 주체에게 포커싱을 하죠. 내가 힘이 있어야 해결할 문제도 인식할 수 있고 해결도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다고 저희는 생각해요. 자신을 바로 세우고 자신이 스스로를 이해하고 내 안에 힘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 나면 이게 문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거든요.
사실 지금은 이런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자리보다는 문제 해결형 워크숍이나 공론장 진행 요청이 많이 오는 편이에요. 복지관이나 주민자치회 같은 곳에서요. 그런데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가를 묻지 않아요. 우리는 어떻게 행복해질 수 있는가를 질문해요.
두 계절이 지나서 이제 상반기가 끝났고 이제 하반기가 시작되었어요. 2022년 하반기에는 어떤 것들을 계획하고 계시는지와 목표하고 계신 지점을 얘기해 주시면 좋겠어요.
밤바: 저희가 마을기업이 되었어요. 계획해 놓은 일이 아주 많아요. 정서 지원 큐레이터 네트워크와 큐레이터 양성 심화과정이 있을 예정이고요. 다양한 시민 강좌들도 열릴 거예요. 연결을 돕는 교구들과 특화 프로그램도 제작할 예정이고요.
모나드움과 프로그램을 함께하면 참여자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되나요? 프로그램 진행하며 인상 깊었던 장면을 이야기해주신다면요?
무위: 솔직하게 ‘나’를 표현했을 때 이 서클 안에서 느껴지는 에너지가 있어요.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기도 하고 자기표현 안 하던 사람이 정말 자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거든요. ‘이런 이야기 잘 안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어디 가서 해?’ 하는 표현들을 많이 접해요. 그 이야기 속에서 그 사람의 삶이 온전히 느껴질 때 연결감을 느껴요. 저도 느낀 감정이에요. 이 자리 안에서 ‘나’를 표현하는 게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 조금씩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돼요. ‘세상에 그냥 나를 드러내는 게 괜찮구나. 안전하구나.’ 하는 순간이요. 그 경험들을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다는 걸 느낄 때 굉장히 큰 울림이 있어요.
어째서 사람들이 평소에 자신의 이야기를 못 꺼내는 걸까요. 왜 다른 데서는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얘기를 모나드움과는 할 수 있게 되는 걸까요?
리리: 경쟁하고 이겨야 한다는 사회구조 때문이 아닐까요? 언제나 잘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살다 보니 내가 약한 것, 내가 힘든 것, 내가 어려운 지점들을 드러내는 게 내가 위험해진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패배한다고 생각하도록 학습한 거죠.
아야니: 세상에는 익숙한 생존의 언어가 있고 그 외의 것을 경험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요. 모나드움과 함께하면 그것과는 다른 질감을 맛보기 시작하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