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15 MOMO, LETTER 모두가 모두로부터 배우는 시간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오늘의 편지는 카시오페아 대신 피스모모가 전해요. 커다란 은빛 달이 컴컴한 소나무 위로 떠올라 폐허의 돌무더기에 신비스러운 빛을 쏟아부었다. 모모와 기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나란히 앉아 달을 올려다보았다. 두 사람은 그 순간이 지속되는 한 자신들이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임을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가끔 아주 크고 밝은 달을 마주하게 될 때가 있어요. 미하엘 엔데가 말했던 ‘신비스러운 빛을 쏟아붓는 커다란 은빛 달’이 이런 달이 아니었을까 싶은 그런 달을요. 모모와 기기는 달을 마주 보며 그 순간 속에 영원히 죽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또렷이 느꼈다고 했어요.
구독자 님의 일상에도 이렇게 내 존재가 또렷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종종 있으실까요? 나의 존재를 가다듬을 여유 없이 숨가쁘게 지나는 나날이 훨씬 많지만, 시간은 참으로 신비한 것이어서 어떤 온전한 순간을 마주하면 그 찰나가 영원처럼 느껴지기도 하지요. 그 찰나 속에 삶을 온통 바꾸어버리는 변화를 경험하게 되기도 하고요. 피스모모에게는 9월이 그런 변화의 계절인 것 같아요. 2012년 9월 4일, 시작된 피스모모가 2021년 9월로 9년을 꽉 채우게 되었거든요. 한 해, 한 해 보내며 매해 9월을 맞을 때마다 커다란 달을 마주하듯 피스모모의 존재를 새롭게 마주합니다. ‘피스모모-다움’에 갇히지 않으면서도 ‘피스모모-다움’을 고민하는 것, ‘평화를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피스모모의 꿈을 이루어가는 일은 피스모모가 더 다양한 존재들과 함께할 때 가능한 것 같아요. 모모레터는 그렇게 더욱 다양한 존재들을 만나고, 귀기울이고자 하는 피스모모의 노력 중 하나입니다. 다음 주면 벌써 추석이에요. 추석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글자대로 풀이하면 가을 저녁, 조금 더 나아가서는 ‘가을 중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해요. 이 레터를 받아보고 계시는 구독자 님, 달이 가장 예쁘다는 가을 날, 피스모모의 회원이 되어주시는 건 어떠세요? 모모와 기기처럼 신비로운 달빛 속에서 서로의 존재를 더욱 또렷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좋은 동행이 될 수 있을 거예요. “으앗, 올해도 3개월밖에 안 남았네!” 이런 조급한 마음이 들려고 할 때, 잠시 숨을 고르고 달빛이 가장 좋은 밤으로 우리를 데려가 보기로 해요. 혹시나 태풍 때문에 이번 추석에 달을 못 만난다면, 모모와 기기가 마주했던 폐허 같은 돌무더기에 신비스러운 빛을 쏟아붓던 커다란 은빛 달을 마음 속에서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구독자 님,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의 존재를 충분히 고마와하는 그런 추석 되시기를 바랄게요. 2021년 9월 15일 피스모모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