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울림을 주는 글'을 쓰고 싶다.'
오래전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의 첫 문장이었습니다. '울림'이라는 단어가 좋아서 ,소리를 진동하는 종을 생각하여 저를 수식할 때 사용하는 이모지를 종(🔔)으로도 대체했죠. 그 '울림'이라는 순우리말을 따라가다 보니 문득 유사어가 궁금해졌어요.
反響
한자어를 찬찬히 살펴보니 '되돌아가다', '반복하다'의 반( 反)과 울리다, '소리가 진동하다'의 향(響)을 더한 순 한자어를 의미로 띄었습니다. 뉴스 기사에서 주로 많이 쓰이고 있고요. 요즘 한자어를 쓸 필요를 많이 못 느낄 수도 있겠지요. 예전 같으면 신문지면에서 늘 한자어를 마주하며 옥편(한자를 모아서 일정한 순서로 늘어놓고 글자 하나하나의 뜻과 음을 풀이한 책)을 수 있지만 요즘은 모두 풀어서 우리말로 읽고 쓰는 시대가 된 거 같아요.
초등학교 때 국어실력이 좋지 않아 몇 년간 구몬국어 학습지를 공부한 적이 있었죠. 그때 학습법이 잘 맞았는지 금방 성적이 올랐고, 한자 공부도 자연스럽게 많이 하게되어서 국어, 문학시간뿐만 아니라 한문(漢文) 과목도 참 좋아했었어요. 그에 비해 요즘은 한자, 한문을 보기 드물죠. 오히려 줄임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저의 아이가 15년 뒤 성인이 되면 우리의 말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하더라고요. 아이의 이름에 한자가 있는데, 후에 그가 한자를 외워서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을지 의문도 들고요.
원서를 쓰거나 서류를 쓸 때 제 이름의 한자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그런데, 몇십 년 이후에는 그럴 일이 적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국어를 공부하고 느낀 점은 우리말의 순우리말도 공부해야 하고, 한자도 공부해야 우리말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우리가 자주 사용하게 되는 한자의 뜻풀이를 정확히 알아야 더 깊이 우리말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뉴스레터의 고정코너 [오늘의 단어집 펴보기]를 선보인 이유도 우리말을 더 사랑하고, 내가 몰랐던 단어들을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영상콘텐츠의 시대라고 하지만, 그만큼 텍스트에 기반한 플랫폼이나 글쓰기도 더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입니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경험과 안목, 시선을 풀어낼 수 있는 '나다운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진 시대예요. 그만큼 우리는 나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공부하려면, '국어', 즉 '한글', '우리말'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인이 되어 불어를 공부하고, 불문학을 전공하는 저로선 언어가 가지는 힘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내 생각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에는 언어가 가장 효과적이거든요. 특히 모국어. 그 모국어라는 주춧돌을 잘 세워야만, 그 나라만의 문화가 잘 스며든 언어를 잘 이해할 수 있겠죠. 언어만 잘해서 외국어를 잘하는 게 아니라 그 나라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몸짓, 구어 또한 눈과 귀로 잘 스며들어야만 언어를 잘할 수 있더라고요.
뭐든 과하지 않고 기본을 잘 하자는 생각에 앞서, 현재 한국이라는 우리 땅에 거주하는 저로선 더 열심히 한글을 사랑하고 국어의 깊이에 빠져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연한 계기로 스토리보드를 그려야 하는 미션이 있었는데요. 자연스레 시나리오 글쓰기에도 관심이 쏠리더라고요. 이왕 글 쓰려면 여러 형태의 글 장르도 많이 써보고 싶은 욕심이 들었습니다. 욕심으로 끝날 수 있겠지만요.
덧붙여 요즘 감사일기를 매일 쓰려고 합니다. 그 감사일기의 리추얼 도구에 긍정카드가 함께하는데요. 1월 말경에 ‘분별력’이란 단어가 계속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어제 리추얼 시간에도 우연히 '분별력' 카드가 눈에 띄었답니다. 52개의 긍정카드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 단어가 유독 여러 차례 나온 건 제 마음을 대변해주는 거겠죠.
분별력(이치를 깨달아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
분별력이 있는 사람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볼 수 있고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내 것과 아닌 것을 구별하여 이에 따라 행동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을 예리하고 바라보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때 분별력은 길러진다고 적혀있어요. 이 분별력을 키우기 위해 오늘 하루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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