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샬렘영성훈련원 2025년 2월 뉴스레터
내 영혼아 아무것도 근심 말고,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김홍일(한국샬렘영성훈련원장, 성공회 사제) 나라 안과 밖으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운 일들이 지속되고 있는 시기를 어떻게 보내시고 계신지요? 너무 오래전 청년 시절의 일들이어서 이제 기억에서 사라져가고 있던 미친 세월의 경험들이 다시 소환되어 지금 우리들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 꿈인지 생시인지 맨살을 꼬집어 확인해 보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을 밤낮으로 하게 되는 나날들입니다. 심화 되고 있는 극단적인 사고와 행동으로 세상의 양극화는 계속 진행되고, 그로 인해 깊어지고 있는 대립과 긴장과 갈등의 현실은 매일 보는 뉴스만이 아니라 교회와 주변에서 목격하는 빈도수가 점점 더 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하여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간 미국 샬렘의 원장 마가렛 베네피엘 박사에게 동행하던 한 지인이 지금처럼 폭력적인 한국 사회에서 관상적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녀의 대답은 대다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선택은 두 가지인데 첫째는 폭력적인 상황을 무시하거나 도망하는 것이고, 둘째는 똑같이 폭력으로 저항하는 것이라고...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르쳐주신 세 번째 선택이 있는데, 그것은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 하시고, 일하시는 하느님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성령님의 움직임을 살피어, 그 움직임에 참여하고, 협력하는 것입니다. 지인들에게 이미 몇 번에 걸쳐 말했지만, 탄핵 반대 집회에서 한 천주교 신자가 총칼로 국회를 해산하고 반대자들을 구금하려던 게엄의 상황 속에서 구호도, 연설도 없이 그저 조용히 불렀던 찬양이 지금도 마음에 깊은 울림으로 남아있습니다. 그 찬양은 부드러웠지만 무엇보다 강하였고, 공격하지 않았지만 반대자들이 자신들의 거짓과 두려움을 마주하게 하였습니다. “내 영혼아 아무것도 근심 말고,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모든 것은 지나가고 하느님만이 변함이 없으시다...하느님을 얻은 사람은 그 외에 아무것도 필요치 않으며 하느님만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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