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에서 미싱 돌리고 온 이야기

2022.12.1 ㅣ160호

용사 님, 샤워 타올은 어떤 걸 쓰시나요? 에디터는 길다란 천연 삼베 샤워 타올이 찢어졌는데도 계속 쓰다가 얼마 전 바꿨어요. 앞은 천연 수세미, 뒤는 면 소재로 만들어진 동그란 샤워 타올인데 삼베 타올보다 거품이 잘 나서 좋더라고요. 수세미 쪽은 조금 거칠어서 바디 스크럽 효과도 있고요. 두꺼워서 잘 건조시키기가 힘든 게 흠. 내구성은 앞으로 몇 개월 더 써보고 알려드릴게요. 요즘엔 '마'로 만든 '마볼(거제 제로웨이스트샵 '비움' 인스타에서 봄)'도 있더라구요?

근데 뭘로 만들었든 샤워 타올에는 피부의 죽은 각질 등이 끼어서 세균이 번식하기가 딱 좋다고 해요. 햇빛 소독+(가능한 재질일 경우) 세탁기 빨래 등도 잊지 마시길요. 그렇게 써도 2개월마다 한번씩 바꿔줘야 한다고는 하는데, 어차피 세균으로부터 완전히 피할 순 없는 게 우리 삶 아니겠어요...?

내 손으로 옷 수선해 입기, 21%랩 체험기
한줄소식 : 반려동물·식물 공존 전시회, 제주바다 비치코밍, 대전환경운동연합 독서모임

🎽#내 손으로 #수선해 입는다 #성수 #21%랩

자신이 입지 않는 옷을 가져가 다른 사람들의 옷과 바꿔 입을 수 있는 21% 파티. 지구용에서도 꾸준히 소식 전해드리고 있는데요.(👉지난 레터 보기) 21% 파티를 운영하는 다시입다연구소가 최근 '고쳐 입기'로 활동 범위를 넓혔어요. 낡은 옷을 직접 수선해 입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21% 파티에서 팔리지 않은 옷을 업사이클링해 판매하는 '21%랩'을 연 것. 서울 성동구 성수동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에서 진행 중인 21%랩 팝업으로 함께 가볼까요?

📌21% 파티
사놓고 옷장 속에만 잠들어있는 옷이 평균 21%라고 해요. 이 옷을 꺼내와 교환하는 행사가 바로 21% 파티에요. 단체나 개인 누구든 주최할 수 있도록 설명서와 포스터·교환 티켓·옷 태그까지 전부 담은 21% 파티 툴킷 제공 중!

✂️소매 너덜거리는 후드집업, 어떻게 바뀌었을까?

용사님은 옷을 수선해 입은 적 있나요? 에디터는 새로 산 옷의 바지 길이 같은 건 수선한 적이 있지만, 낡고 해진 옷을 고쳐 입은 적은 없어요. 귀찮기도 하고 옷이 워낙 저렴하니 새 옷을 사서 입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21%랩에서 수선하려고 고른 이 회색 후드 집업도 사실 그냥 버릴 생각이었어요. 손목이 해져서 원단이 두개로 쪼개져(!) 지저분해 보였거든요. 그런데 수선하려고 보니 소매 말고는 다 깨끗하고 멀쩡하더라고요. "왜 수선해 입을 생각을 안했지?" 싶었어요.

수선할 옷을 가져가면 21%랩 직원분과 어떻게 고칠지 상의를 한 후 직접 수선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요.(무료!) 저는 끝단만 살짝 접어서 박음질을 하기로 했죠. 직원분은 매장에 마련된 재봉틀 앞에 저를 앉히시더니(!) 직접 박음질을 해보라고 하셨어요. 바늘이 빠르게 움직여 좀 무서웠지만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페달을 밟으니 되긴 되더라고요? 위의 사진이 비포, 애프터인데요. 어때요? 바느질은 서투르지만... 그래도 훨씬 깔끔해 보이죠? 직접 옷을 고쳐보니 생각보다 간단하고 뿌듯하더라고요. 내 손으로 고친 옷에 대한 애정도 커졌고요.

👗21%파티에도 악성재고는 있다

21% 파티에도 재고는 있어요. 전체 의류의 약 36%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쌓인다고 하는대요. 이런 옷들을 어떻게 하면 다시 선택받을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업사이클링을 해보기로 했대요. 팝업이 열리는 헤이그라운드 시작점 6층에는 9인의 디자이너가 21% 파티에서 팔리지 않은 옷으로 만든 작품들이 전시돼 있었어요. 위 사진은 셔츠를 가방으로 업사이클링한 것!

각각의 옷마다 원래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디자이너가 참여해 업사이클링했는지 스토리가 적혀 있어 읽어보는 재미가 있어요. 최대한 자투리 원단이 나오지 않는, 친환경적인 업사이클링 방식을 찾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도 엿볼 수 있었고요. 업사이클링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전시에서 분명 여러가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거에요.

🛠️재활용보다 한 수 위, 고쳐 쓰기

요즘 '수리할 권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높아졌죠. 말 그대로 소비자가 제품을 수리해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해요. 있는 물건을 고쳐 쓰는 건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것보다 에너지 소비가 훨씬 적은, 친환경적인 물건 사용 방식이죠.

특히 전 세계인의 생활필수품인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들 위주로 수리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지난해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자가수리 보장권을 위한 행정명령'을 내리며 더 큰 이슈가 됐죠. 우리나라는 2021년 11월 '수리할 권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되었지만, 아직 계류 중.

저도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팔기만 하고 수리는 제대로 안해주는 걸 보면 정말 화가 나고, 하루 빨리 제대로된 수리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생각해 왔는데요. 이번에 옷을 수선하면서 나는 뭘 얼마나 고쳐서 쓰려고 했었나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아직 안되는 것도 많지만, 찾아보면 물건을 고쳐 쓸 방법은 생각보다 많아요. 옷 뿐 아니라 가방, 낡은 책 심지어는 깨진 도자기까지도 붙여 쓸 수 있더라고요. 용사님 집에 혹시 버릴까 고민 중인 물건이 있다면 고칠 방도는 없는지 한 번쯤 고민해보시길 바라요!

21%랩은 팝업이 끝난 이후에도 상시 프로젝트로 운영할 예정이래요. 지금 진행 중인 21%랩 팝업과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열려있어요. 입지 않는 옷을 가져가면 최대 두 벌까지 다른 중고 의류로 교환할 수 있으니 연말 옷장 정리 중이신 용사님들도 한 번 들러보세요.😉

🐈반려동물과 식물이 함께 사는 법

국립세종수목원에서 반려동물과 식물의 공존을 위한 노하우를 알려주는 전시를 진행해요. 일부 식물의 경우 동물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실제 백합은 아름다운 꽃이지만 고양이가 섭취하면 설사, 탈수, 식용결핍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이번 전시에서는 독성 식물과 안전 식물을 소개하고, 반려동물을 위한 플랜테리어 모델까지 제시한다고 하니 집사분들 꼭 둘러보세요.

🌊12월에 제주바다 비치코밍 같이 하실 분?
12월 17일 아름다운 제주 바다의 쓰레기를 치울 기회! 환경운동연합이 선착순 30명 접수받고 있어요. 제주 애월 환해장성 안내판 앞에서 모인대요.

📔대전에서 환경 책 읽고 이야기 나눠요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웬델 베리 작가의 '오직 하나뿐'을 같이 읽는 독서 모임을 열어요. 장소는 12월 22일에 대전 어은동 버들서점, 준비물은 나누고 싶은 음식 한 가지.

오늘 지구용이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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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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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6 서울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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