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블로그 곡물창고의 지난 입하 소식입니다.
곡물창고 보름간 21년 6월 ◑ 제9호 저 멀리서 물속에 손을 집어넣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그들이 손을 물에 잠그고 흔드는 등의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나는 그 아이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위험하지 않기 때문이며, 여기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그러나 확연히 그들이 서로 사귀는 사이란 걸 알 수 있는, 겉으로는 고등학생들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그러나 잘 보면 고등학생들이란 걸 알 수 있는 이들이 계단에 앉아서 포옹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말한다. 그날 있었던 일들이 어땠으며, 포도를 얼마나 많이 주워 담았는지를. 바구니 안에 든 것은 검은 포도들이다. 그 사람은 양해의 손짓을 하고는 내 바구니에 손을 가져가 몇 개의 포도를 집는다. 내 직업은 곡물창고의 관리인입니다. 공식적으로는 곡물창고에 ‘곡물’을 입하하는 이들이 창고 관리 권한을 나눠 갖기 때문에, 지금 답변하고 있는 나는 1/7 창고관리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직업 전선』을 쓴 사람입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직업들에 관해 쓰겠다는 터무니없는 기획, 기획이라기엔 망상에 가까운 이 글쓰기의 연원에는 크게 보면 두 가지의 생각이 있었다고 말씀드려야겠습니다. 나는 그들이 사람을 경계하고 믿지 않기를 원했다. 어떤 사람이 사료를 주면 어떤 사람은 엎어버린다. 어떤 사람인지 사람도 알아볼 수가 없으므로 그들이 사람에게 곁을 주지 않아서 좋았다.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있다. 어머니의 단단한 손을 잡고. 어머니는 나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중이야. 병원에 갈 때까지 코를 만지지 말라고 주의를 받았어. 나는 남은 손으로 부지불식간에 코를 만지지 않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