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 피셔 - 마이크 윌슨 - 유리언 티머
 본 콘텐츠는 4월 5일 16시에 작성되었습니다.
💬 인플레이션이라는 코끼리를 삼킨 경제
뭐라고 했을까?

켄 피셔 / 피셔인베스트먼트 CEO

Don’t expect lower prices but a cessation of rising prices reverted to pre-COVID annual rates by early 2024. Just the snake and the oversized rodent being digested.


번역하면?

가격 하락은 기대하지 마세요. 대신 2024년 초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물가 상승률이 되돌아갈 것을 예상하면 됩니다. 몸집이 큰 쥐를 소화하는 과정이라고 보면 돼요.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하면서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저명한 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을 경고해왔습니다. 그럼에도 파월 의장은 2021년까지도 물가 상승이 ‘일시적(transitory)’이라고 말해왔죠. 결국 2022년 3월, 연준은 두 손을 들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시작합니다.


연준과 인플레이션 사이의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것인데요. 지난 1년 간 유례 없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은 연준의 마음에 찰 정도까지 낮아지지 않고 있어요. 인플레이션은 왜 이렇게 끈질긴 것일까요?


금융 업계에서 40년 이상 이름을 날린 켄 피셔는 인플레이션이 몸집이 과도하게 큰 쥐를 삼킨 뱀과 같다고 설명합니다. 뱀은 먹잇감을 씹지 않고 그대로 꿀꺽 삼킵니다. 때문에 큰 먹이를 삼킬 경우 소화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죠. 이런 뱀의 모습은 피셔가 공유한 그래프 속 물가 흐름과 흡사합니다. 그래프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021년 이후 급등해 2022년 정점을 찍고 2023년 들어 조금씩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죠.


연준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연준 내부에서 발생하는 의사결정 과정에서의 지연, 그리고 연준 외부에서 발생하는 지연이 그것이죠. 특히 후자, 금리 인상이 기업과 가계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걸리는 시간으로 인해 피셔가 말한 ‘소화의 시간’이 필요하게 됩니다.


피셔는 2024년 초까지 인플레이션을 소화하는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연준이 경제에 큰 이변이 없는 이상,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죠.

💬 “기술주 매수? 좀 더 기다리세요”
뭐라고 했을까?

마이크 윌슨 /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

We would caution on such conclusions, given the increased risk of a credit crunch that suggests the risk of a broader economic recession is far from extinguished. Recessions are bad for technology companies, which are generally pro cyclical businesses. Instead, we continue to prefer more defensive sectors like consumer staples and health care.


번역하면?

신용 경색 위험이 증가하여 광범위한 경기 침체 위험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경기 침체는 일반적으로 경기 사이클에 민감한 기술 기업의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에 모건스탠리는 필수소비재와 헬스케어와 같은 방어적인 섹터를 선호 종목으로 유지합니다.

올해 들어 지수가 꾸역꾸역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승세가 장 전반에 확산되어 S&P 500과 나스닥 등 주요 지수에 속한 대부분의 기업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상승세로 혜택을 본 이들은 대부분 기술기업들이었습니다. 이에 지금이라도 기술주에 투자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현 시점에서 기술주를 매수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윌슨은 투자 결정을 내리기 이전에 우선 올해 주식시장의 흐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올해 주요 지수 수익률의 대부분이 소수의 기업에게 돌아갔다고 말합니다. 그 수는 두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요. 나스닥 100 지수 총 수익률의 80%가 여덟 기업에게 쏠려 있었습니다. S&P 500의 경우 10개 기술기업이 지수 총 수익률의 무려 95%를 차지했죠. 윌슨은 이와 같이 주식 시장 퍼포먼스의 ‘폭’이 좁은 상황은 미래 주가 흐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소수의 기술기업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들 기업에 악재가 터질 경우 여타 기술주가 받는 악영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윌슨은 최근 기술주에 자금이 쏠리는 원인 중 하나로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를 꼽고 있는데요. 투자자들이 연준의 자본 공급으로 인해 기술주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죠. 하지만 그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대가 이전과 달리 기술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통화유통속도가 급격하게 하락하고 있고, 실질 통화공급(M2)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죠. 통화공급 감소는 기업의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치는 신용 흐름이 경색될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의 유동성 또한 함께 감소할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는데요.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환경은 일반적으로 기술주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종합하면, 윌슨은 추후 기술주 주가가 더 매력적인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매수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죠.

💬 2023년과 너무 닮은 1994년
뭐라고 했을까?

유리언 티머 / 피델리티 글로벌 매크로 부문 이사

My outlook for 2023 continues to be for a prolonged trading range, not unlike 1994 or 2015. If we think of the market in terms of valuation (which is always a good idea), we have been stuck in a range of 15.5x to 18.5x.


번역하면?

저는 2023년 주식시장이 1994년이나 2015년과 유사한 보합세를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바라보면, PER이 15.5에서 18.5배인 가격대에 갇혀 있어요.

유리언 티머는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글로벌 매크로 전략가인데요. 그는 시장과 오랜 기간 업&다운을 함께 한 베테랑입니다. 그는 올해 주식시장을 이야기하며 1994년과 2015년을 언급했는데요. 그와 같은 긴 업력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겠죠?


먼저 1994년부터 살펴봅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당해 금리를 여러 번 인상했습니다. 그리고 금리 상승으로 인해 채권 가격이 떨어졌고, 많은 채권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입었습니다. 물론 이는 주식시장에 다시 영향을 주었고요. 또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경기도 둔화되었기 때문에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했습니다. 그런데 기술주들은 과열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이는 가격 조정으로 연결되었습니다. 1994년 S&P 500 지수는 약 1.3% 올랐고, 나스닥 지수는 약 3.2% 떨어졌습니다. 1년 동안 제자리에 있었던 셈이죠.


2015년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변동성은 높고 상승 폭은 제한적이었죠. 그해 S&P 500 지수는 약 1.4%만 상승했습니다. 유럽과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됐고, 또 그리스 부채에 대한 위기감이 부상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았었죠. 당시 Fed는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메타와 아마존, 넷플릭스, 알파벳 등은 강한 성장을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1994년과 2015년이 지금의 2023년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나요? 다른 점도 있겠지만, △기준 금리 인상 △경기 성장 둔화 △일부 테크주의 과열 현상 등은 소름 돋게 겹치는 내용입니다. 티머 전략가는 과거의 데이터를 토대로 경험적인 결론을 도출해 낸 셈인데요. 상승과 보합, 그리고 하락 시나리오가 난무하는 현시점에서 1994년과 2015년 사례는 되짚어볼만 합니다.

글: 김나연 심두보
번역: 김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