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가 먼저인 순간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MAR 6, 2026
지금 일하고 있는 푸드 스튜디오는 채식 기반의 음식을 선보이는 곳인데요, 이곳에서 저는 채식이 아니라 함께 먹는 방식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한 친구는 비건인데 언제나 그 친구도 함께할 수 있는 요리로 점심을 만들어 먹습니다. 만약 요리가 비건이 아니라면 항상 비건 옵션을 더해서 만들고는 하죠. 그게 너무나 당연해서 배려라는 인식이 오히려 구닥다리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런 경험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로는, 아직 우리나라에는 비건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비건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도 아직 손에 꼽는 데다가 비건 옵션이 있는 식당 또한 찾기 어렵죠.

지난번에는 비건 친구가 캐슈넛으로 치즈를 만들어 포카치아 샌드위치를 만들었었는데, 모르고 먹었다면 진한 치즈 소스라고 착각할 정도로 풍미가 깊었어요. 비건 음식이라는 사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무엇을 먹느냐’보다 ‘누구와 어떻게 먹느냐’가 먼저인 순간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스탭밀로 캐슈 크림 파스타를 먹었는데, 웬만한 우유보다 꾸덕한 질감에 금방 한 그릇을 싹싹 비웠답니다. 최근 가장 맛있게 먹은 파스타라, 님한테도 소개해 주고 싶었어요. 캐슈 크림이 처음도 아닌데 잘 볶인 양송이와 어우러졌을 때의 풍미가 또 남다르더라구요.

채식이 무조건 옳다는 말이 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다만 비건을 당연하게 한 식구로 챙기고 함께 어우러지는 테이블을 공유하는 경험이 전에 느끼지 못한 따뜻함이라 글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비건 뿐 아니라, 다양한 식습관이 다 각자의 이유로 존중받는 식탁이 좀 더 많아졌으면 합니다. 그런 식탁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마음도 넓어질 거라고 생각하니까요.
캐슈 크림 파스타
 재료 [1인분 기준]

(필수)
파스타 1인분
캐슈넛 반컵
양송이 한줌
양파 1/4개
마늘 2개
레몬즙
올리브오일
소금
후추

(기타)
빵가루 혹은 다진 견과류
만드는 법

1. 캐슈넛은 물에 미리 2시간 정도 불려 줍니다. (또는 뜨거운 물에 30분정도 담가두어도 괜찮습니다)
2. 불린 캐슈넛은 물과 레몬즙을 넣고 곱게 갈아줍니다. 레몬즙은 끝에 살짝 산미가 도는 정도로만 넣고, 물은 크림의 농도를 조절하는 용으로 넣어줍니다.
3. 파스타는 패키지에 적힌 시간만큼 삶아줍니다.
4. 파스타를 삶는 동안, 올리브오일을 두른 팬에 슬라이스한 버섯과 마늘, 양파를 노릇하게 볶아줍니다.
5. 볶은 재료에 캐슈 크림을 넣고 잘 졸여줍니다. 
6. 삶아진 파스타와 잘 볶고, 농도가 너무 되직하면 면수를 조금씩 넣어줍니다.
7. 다진 견과류 혹은 빵가루를 넣어 식감을 더해주면 완성!
님, 오늘의 파스타는 어떠셨나요?
너무 길었나요? 레시피가 부실했나요?
듣고 싶은 내용이 있나요?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다음 레터에 반영해 답장할게요.
제가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더 확인할 수 있어요!
R.DAM
artist.rdam@gmail.com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