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입추입니다. 남은 여름은 덥지 않고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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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조각
- 청사진
- 비 오는 날엔 카페에 가요
- 쇼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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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태어나서 그런 걸까요. 저는 겨울을 참 좋아합니다. 겨울이 보여주는 쨍한 파란 하늘부터, 살갗을 에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거리를 걷는 시간이나, 그렇게 차가워진 몸을 따뜻한 차를 마시며 녹이는 일까지. 흔히 시련을 겨울에 비유하곤 하잖아요. 힘든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올 거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어볼 수 있듯이요. 그럴 때마다 억울했어요. 겨울이 빨리 지나가야 할, 힘들기만 한 계절이라고 골칫거리 취급받는 게 싫었거든요. 겨울이 뭐 어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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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저에게는 여름이 그렇더라고요. 6월쯤부터 스멀스멀 기온이 높아져 가기 시작하면 미룰 수 없는 숙제가 눈앞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분명 끝이 난다는 걸 알지만, 하는 동안 괴로울 것이 분명한 그런 숙제요. 산을 오르기 싫어하는 아이가 등산로 입구에서 몸을 배배 꼬듯이, 여름의 초입에서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은 이 계절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구시렁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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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음이 조금씩 변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3년 전 여름, 우연히 서점에서 <아무튼, 여름>이라는 책을 발견했어요. 그때도 여름의 한복판에서 여름을 해치우는 기분으로 사는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어요. 내가 힘들어하는 이 계절에 대해 누군가는 책을 썼다고? 책을 읽으면서는 신기했습니다. 내가 미워하는 이 계절을 누군가는 이토록 사랑한다니. 다 읽고서는 어쩐지 마음이 조금 다른 모양으로 변한 것 같았어요. ‘그래, 여름도 내 마음에 드는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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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여름 탐구. 왜 유달리 여름을 힘들어할까, 여기서부터 들여다보기 시작했어요. 저는 체력이 그다지 좋지 못한데, 특히 높은 온도에 취약합니다. 그래서 여름은 버티는 영역에 가깝습니다. 사실 무참히 졌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여름처럼 계절의 양감이 강하게 느껴질 때는 빠져나가는 정신을 붙들기 위해서도 꽤 노력해야 했거든요. 덥고 습한 날씨로 친절과 다정을 잃기도 쉬워지더라고요. 늘 더위에 버둥대기만 해서 돌아보면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고요. 그러다 어떤 문장을 읽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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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필요하지요.’ 이거다! 여름을 나려면 여름을 위한 힘이 필요했던 거예요. 100으로 충분했던 봄과 달리 150 정도는 필요한 여름에 여전히 100만 가지고 얼쩡거렸으니, 버틸 재간이 있을 리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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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여름의 날씨는 참 변화무쌍합니다. 지독하게 더웠다가 어떤 날은 우산을 쓰는 게 무슨 소용인가 싶을 정도로 푹 젖고 하물며 어떤 날은 분명 몇 시간 전까지는 맑았다가도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에 진땀을 빼곤 하죠. 날씨의 다이나믹한 리듬을 즐길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게 힘들더라고요. 제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에 너무 힘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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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나는 힘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저는 저에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맴맴 울려대는 여름의 소리에 섣불리 휘둘리지 않도록, 좀 더 저에게 포커스를 맞추는데요.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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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생활인으로서의 감각에 집중해요. 스스로 일상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감각. 여름 안에서 두 다리 잘 버티고 서 있으려면 나의 생활이 단단해야겠더라고요. 매일 사과를 정갈하게 깎아 먹거나 제철 식재료를 차근차근 손질해 음식 만들어 먹기, 볕이 좋을 때 말릴 수 있도록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세탁기를 돌리는 일들,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느껴지는 감각들. 그것들에 좀 더 귀를 기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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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추얼이라는 말이 이젠 조금 뻔하게 들릴지 모르겠어요. 다른 때는 지키기 어렵더라도 여름에는 좀 더 리추얼을 지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반복과 반복으로부터 오는 안정감이, 여름이 파도풀처럼 덮쳐올 때도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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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어나자마자 이부자리를 정리합니다. 이불도 반듯하게 펴고, 베개도 제자리에 놓아둬요. 몸을 움직이면서 잠이 깨는 효과도 있지만, 하루의 시작에서 공간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모습을 보는 게 좋더라고요. 오늘 해야 할 일도 이렇게 하나씩 차근차근 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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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부자리 정리 후 물 한 컵을 천천히 마시면서 책을 읽습니다. 1-2 페이지밖에 읽지 못하더라도요. 개인적으로는 짧은 호흡의 책이 좋더라고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과 故 김진영 철학자의 <아침의 피아노> 같은 책들이 있겠네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고 무엇보다 다시 잠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에리히 프롬의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를 읽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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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이 되면 시원한 보리차를 마시며 책을 읽습니다. 이때는 어떤 장르든 상관없이 마음대로 읽는 편이에요. 한낮의 열기에 덩달아 끓어올랐던 마음이 평온해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요즘은 황선우, 김혼비 작가의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를 읽고 있어요. 두 작가의 서간문을 엮어낸 책인데, 서로의 일상을 전하고 또 존중하는 언어들을 읽고 있으면 찝찝한 마음이 보송해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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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취향과 가치관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영역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언급한 책들은 추천이 아니라 예시 정도로 이해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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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냐고요? 네! 쓰고 보니 조금 머쓱하긴 하지만 가벼운 리추얼이기에 매일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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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클래식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서 아무거나 틀고 책을 읽는데, 시나브로 연주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타임라인을 확인하니 조성진의 연주였어요.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건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들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한 음 한 음 정확하지만 튀거나 일방적으로 밀어 넣는 느낌 없이, 피아노가 가진 고유한 섬세함을 극대화하는 연주가 정말 좋더라고요. 조성진의 연주가 주는 산뜻함을 이번 여름에 비장의 무기처럼 쓰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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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비 오는 날에는 주로 보사노바를 듣습니다. 축축 처지는 날에는 기분을 환기해 주는 리드미컬함이 필요한데 보사노바는 부담스럽지 않은, 딱 적당한 정도로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아요. 비 오는 날 보사노바,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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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아이스크림의 계절이기도 하죠. 이번 여름에 꽂힌 아이스크림은 티코입니다. (특히 밀크초코맛!) 티코를 사 온다면 아마 바로 먹을 수는 없을 겁니다. 요즘 같은 날씨라면 집까지 오는 동안에도 충분히 녹을 수 있거든요. 단단하게 얼 때까지 냉동실에 두었다가 먹는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 인내의 시간 뒤에 티코를 반쯤 베어 물면, 사각사각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밀크초코가 은은하게 입 안을 휘감는 걸 느낄 수 있어요. 달달함을 한껏 음미하는 동안 손의 열기에 결국 녹아 물러지기 시작하는 나머지 반을 입안에 후다닥 넣고 우물우물 씹게 되는, 어딘가 급박하고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이 시간이 이번 여름, 저만의 묘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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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코가 올여름 빠진 아이스크림이라면, 꾸준히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있는데요, 바로 롯데푸드의 델몬트 시리즈와 해태의 아이스팜 시리즈입니다. 델몬트 시리즈는 다른 막대 아이스크림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툼하고, 밀도가 높아 쫀쫀한 과일의 맛이 입안 가득 느껴집니다. 특히 골드키위와 샤인머스켓&청포도를 추천할게요! 샤인머스켓&청포도는 코코팜에 든 것 같은 알갱이가 박혀있어 더욱 먹는 재미가 있답니다. 해태 아이스팜 시리즈는 과즙이 상큼하면서도 깔끔한 게 매력적입니다. 이 중에서는 천혜향과 자두를 추천할게요. 한입 먹는 순간 손끝 발끝까지 상큼함과 달콤함이 충전되는 느낌입니다. 강한 단맛 덕분에 더위도 찝찝함도, 자두바를 먹는 동안은 오로지 아이스크림에만 집중할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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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좋아하게 된 여름의 조각들이 많아졌습니다. 하얀 뭉게구름이나 거리를 가득 메우는 신록처럼 여름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면도, 수박이나 복숭아 같은 여름에만 먹을 수 있는 과일의 맛 같은 것들이 있겠죠. 그리고, 여름과 잘 지내보려는 저의 모습도 좋습니다. 여름을 나기 위해 힘을 기르고, 한 해의 3분의 1까지 파이를 키워가는 이 계절을 무기력하게 보내지 않으려고 이것저것 새로운 방법을 찾아 보는 게 꽤 즐겁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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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여전히 힘이 드는 계절입니다. 그래도 싫지는 않아요. 여름이 뭐 어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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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각의 계절을 나려면 각각의 힘이 필요하지요.’: 권여선의 단편 「하늘 높이 아름답게」의 마지막 문장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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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노타입(cyanotype), 청사진은 건축 혹은 공학설계를 문서화한 기술도면을 복사할 때 사용했던 기술이다. 1842년 영국의 천문학자인 존 허셜(John Frederick William Herschel)이 개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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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에 도면을 그린 후, 수산화철 시트르산 수용액으로 처리된 인화지를 겹쳐놓고 일정 시간 자외선 빛에 노출해 둔다. 이후, 알칼리 수용액으로 이를 씻어내면, 빛이 닿은 부분은 파란색으로 표현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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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현대의 사진 기술과 복사 기술로 대체되었지만, 푸른색이 전달하는 이 오묘한 감정이 담긴 사진을 자신의 아이덴티티로 삼은 작가들은 아직도 존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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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Atkins (1849-1854) / 출처: National Gallery Of Canad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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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식물학자이자 사진가인 안나 앳킨스(Anna Atkins)는 최초의 사진집을 발간했으며 (이에 대한 논란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청사진을 출판에 가장 먼저 사용한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청사진을 가장 먼저 사용한 사람이기도 하다. 1~2개의 식물만을 단독으로 배치하면서 식물의 세세한 부분까지 잘 드러나도록 섬세하게 묘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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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ght of the World (2017) / 출처: Artbas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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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 시립 미술관에서 전시를 진행했던 키키 스미스(Kiki Smith)는 청사진 외에도 형태의 구분 없는 작품 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녀의 청사진은 기존 베니스 이스트 리버의 사진을 청사진으로 인화한 후, 이를 판화로 다시 찍어내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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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rl Thing (2002-2005) / 출처: Joy Greg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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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isible Life Force of Plants (2020) / 출처: Joy Grego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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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그레고리(Joy Gregory)는 영국의 사진작가로, 성과 인종을 청사진을 포함한 과거의 사진 형식을 통해 선보인다. ‘Girl Thing’ 연작은 ‘여성스럽다’고 여겨지는 사물과 이미지를 통해 사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 기대의 본질은 변화하지 않았음을 전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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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기간 동안 작업한 ‘Invisible Life Force of Plants’는 식물이 경제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미친 영향에 대해 재조명하며, 이들에게 새로운 아우라를 부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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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ge (2022-2023) / 출처: Ocul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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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작가 우지청(Wu Chi-Tsung)은 청색 산수화를 작업하는 작가이다. 청사진을 단순 사진으로 소비하는 대신 새롭게 중국의 산수화와 결합했다. 전통적인 소재와 방식을 결합하여 현대적인 것으로 새롭게 만드는 것이 주목할 지점이며, 청색 산수화는 설산 같아 보이기도 때로는 파도 같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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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은 비가 정말 많이 왔던 여름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집에 콕 틀어박혀서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는 게 최고의 즐거움이지만, 요즘은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맑다가도 언제 비가 올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무더운 여름 날씨 아래 밖에 있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지더라도 적당한 카페로 몸을 피하면 보송보송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비가 올 때 방문하기 좋은 3호선 지하철역 근처의 매력 있는 카페 세 곳을 소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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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내역에서 10분 정도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카페이다. 내부는 방문했을 때마다 항상 시원했고, 자리도 적당히 많아 여유롭다. 또, 조명이 과하게 밝지 않고 따뜻한 색으로 되어 있어서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이다. 이번 여름, 연신내에 있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져 친구와 함께 이곳으로 비를 피해 온 적이 있었는데, 큰 창문을 통해 비 오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컵과 디저트 그릇을 비롯한 식기가 예쁘고 재질도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 때문에 이런 디테일에 감동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이곳을 즐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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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역 바로 앞에 위치한 건물 2층에 있는 넓은 카페이다. 2층이라는 점과 창문이 넓다는 점 덕분에 비 오는 날에 음료를 마시면서 충무로역과 퇴계로의 복작복작한 모습을 구경하기도 좋다. 비 오는 날에 특히 창가 자리가 풍경이 좋다는 이야기는 카페 인스타그램 게시글로도 올라와 있다. 디저트의 종류가 꽤 많은 편이다. 녹차 케이크를 비롯한 몇 개의 케이크와 크로플을 먹어보았는데, 아주 특별하지는 않더라도 커피와 함께 먹었을 때 만족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맛이었다. 공간이 넓어 자리가 꽤 많기 때문에, 충무로역 근처에서 많은 일행과 카페에 가야 할 때 방문하기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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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이다. 근처가 주택가이기 때문에 섹터 커피 바와 달리 비 오는 모습을 넓게 바라볼 수는 없지만, 그만큼 주변에 유동 인구도 더 적고 분위기도 여유롭다. 하이볼, 와인을 비롯한 주류도 판매하신다. 사장님께서 제과 실력이 좋으셔서 디저트 대부분이 다 맛있다. 비가 오는 더운 날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디저트를 먹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애견 동반이 가능하기 때문에 가끔 가면 강아지들을 마주칠 수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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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4년 만에 처음으로 반바지를 입고 외출하고 있습니다. 반바지를 입지 않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몸을 드러내기 싫어하고 반바지를 입은 제 모습에 별 매력을 못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계절을 불문하고 두께만 좀 다른, 신발을 살짝 덮는 기장의 바지를 입어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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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짧아진 머리에 맞춰 편하고 자연스러운 옷이 더 끌렸고, 그 결과 한 달 내내 저의 외출복은 반바지에 크록스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반바지도 거의 없어 매번 입는 두어 벌에서 큰 변화도 없이 털레털레 잘도 다니고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꽤 자유롭고 편한 마음으로, 아마 근 몇 년 중 가장 만족스러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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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 새로운 바지 기장처럼 세상 모두에게도 기분 좋은 무엇인가가 있기를 바라면서 지금 저의 여름을 정의하는 곡들을 추천합니다. 덥고 비가 쏟아지는 계절 속에서도 다들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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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전체가 제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여름밤에 하고픈 이야기입니다. 항상 이런 공허 속의 평화를 꿈꿉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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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토나(DAYTONA)만큼 여름에 어울리는 서늘한 음악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단순함이 가장 큰 플렉스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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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많던 날의 지하철이 떠오릅니다. 찌는 더위 속에서도, 실수로 들어간 약냉방 칸 안에서도 조금이나마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게 해줬던 음악에 감사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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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페스티벌에서 이 음악을 너무나도 듣고 싶습니다. 언젠가 저만의 진정한 믿음을 얻기를 바랍니다. 누구도 탓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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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직전에 나선 여행에서 먼저 떠오른 곡 중 하나입니다. 달리는 차 안에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을 줍니다. 몇 분 후 곧 잠에 들겠지만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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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속에서 이 곡을 들으면서 행복했다는 연인에게 한번 더 큰 사랑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저는 님스(Nymphs) 컴필레이션을 가장 좋아함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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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전히 크루이프주의(cruyffism)가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지, 과르디올라가(Pep Guardiola)무엇을 성취했는지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결국 본질은 사람들을 얼마나 미치게 하는지, 누가 골을 넣고 춤을 추는 지에 달려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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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걸맞은 시원한 제목과 음악입니다. 피부색이 인간과 그 외 족속을 가르는 이유가 된다면, 옷가지들은 다 벗어 던지고 불을 끄고 트롤링이나 합시다. 우리의 주파수가 같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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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걱정이 아주 조금이나마 줄어들길, 하루 한번이라도 밤하늘에 고개를 돌릴 수 있길, 각자만의 18번이 있길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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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간절하게 떠나고 싶게 만드는 노래입니다. 로망이랄 게 별로 없지만, 해가 센 여름에 조수석에서 창문 내리고 에어컨 빵빵한 채로 고속도로를 내달리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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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 하나 없는 노래 추천이지만 달아놓은 사족들이 조금이라도 재미가 되기를,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한 여름을 보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결국 우리는 많아 봐야 백 번 남짓의 여름을 누릴 수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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