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서 P/PS(Problem/Proposed Solution) 와 RAPID
라는
두 가지의 툴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RAPID 에 대해서만 다뤄보려고 해요.
RAPID는 꽤 역사가 오래된 기업 의사결정 방법론. 이것을 처음 만들고 보급시킨 곳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에요. 심지어 RAPID 상표권까지 가지고 있죠. 코인베이스 외에도 링크드인, 우버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RAPID는 의사결정을 할 때 다섯가지 역할을 정해놓고 각각을 담당할 사람을 의사결정하기 전에 지정해놓아요. 그리고 그렇게 배정된 역할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해요. 조직마다 구체적인 적용방식은 다른데 아래는 코인베이스의 방법이에요.
Recommend : 어떤 의사결정을 제안하는 사람(발제자)
Agree(or Diagree) : 이 의사결정을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사람
Perform : 결정된 것을 실행할 사람.
Input : 의사결정에 아이디어를 주는 사람.
Decision :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는 사람. (위의 RAPI에 포함되지 않는 딱 한 사람)
여기서 제일 일을 많이하는 사람은 발제자(Recommend)에요. 결정을 하기위한 기본적인 팩트조사를 해야하거든요. 그리고 제안에는 구체적인 행동까지 포함되어있어야해요.
구체적으로 RAPID 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볼게요. 어떤 회사에서 개발자를 채용하기로 했어요. 아래와 같이 역할이 나눠지게 됩니다.
R : 개발자를 인터뷰한 CTO
"이 개발자는 이런 것도 잘하고 이런 능력이 있는데 지금 저희 팀에 이러이러한 이유로 필요합니다."
A : 개발팀의 다른 직원들
"저희 팀에 필요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채용에 동의합니다."
P : 채용절차를 하는 인사팀 담당자.
"개발자가 요구한 연봉은 적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I : 개발자에 대한 평판을 확인해본 직원.
"예전 직장에서 평판을 확인해보니 근태는 나쁘지만 능력은 있다고 합니다."
D : CEO.
"그럼 이 사람을 뽑읍시다."
RAPID 는 다음과 같은 명확한 장점이 있어요.
1) 이해관계가 다른 기업 내 다양한 부서(cross function) 사이에서 의사결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요.
-> 의사결정이 더뎌지는 원인 중 하나는 재무부서나 법무부서 같은 유관 부서들의 반대가 강력해서인 경우가 많아요. 이 경우 실제 의사결정을 내릴 사람(혹은 부서의 임원)을 명확하게 해줘서 실행속도를 높일 수 있어요.
2) 의사결정자(D)를 한사람에게 몰아서 책임을 명확하게 할 수 있어요.
-> 의사결정은 한 사람이 해야지 효율적으로 이뤄져요. 의사결정자가 다수의 사람으로 구성된 위원회일 경우 이 위원회가 어떻게 결정을 할지 명확하게 해야해요. 다수결로 할지 아니면 위원장이 최종결정할지 원칙이 세워져있어야합니다.
3) 결정자(D)와 실행자(P), 발제자(R) 역할을 나눠줘요.
-> RAPID 에서는 발제자(R)가 실행자(P)가 되기도 해요. 하지만 결정자가 발제자나 실행자가 되는 일은 없죠. 이건 결정을 하는 사람이 여러가지 의견을 들어서 중립적인 입장에 있어야하기 때문이에요. 대개는 CEO나 임원이 결국 D의 위치에 가게되죠.
4) 다양한 의견(A)과 인풋(I)을 받을 수 있어요.
-> 내가 책임을 져야한다거나, 내가 실행에 옮겨야한다면 사람들은 의견을 내기를 두려워해요. 하지만 이렇게 A와 I 의 역할을 나누면 사람들은 훨씬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