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국제적으로 탄소중립과 탈석탄에 대한 선언을 이어왔습니다. 2020년,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 '0'을 달성하겠다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또, 지난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는 '선진국은 2030년 개도국은 2040년대에 석탄 발전을 중단하겠다'는 탈석탄 선언에 서명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 정부의 선언과는 다르게 여전히 국내에서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은 진행 중입니다. 현재 동해안 일대에서는 신규 석탄발전소 4기가 건설되고 있습니다. 강릉에코파워(삼성물산, 남동발전)가 강릉안인화력 1·2호기(2080MW)를, 삼척블루파워(포스코에너지, 포스코건설, 두산중공업)가 삼척블루파워 1·2호기(2100MW)를 건설 중입니다. 강릉안인화력 1·2호기는 2022년 10월과 2023년 3월, 삼척블루파워 1·2호기는 2023년 10월과 2024년 4월에 각각 가동될 예정입니다.

석탄발전은 다른 발전원 대비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발전원으로 탈석탄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현재 건설 중인 신규 석탄발전소의 경제적 수명은 약 30년 정도로, 완공 이후 가동 시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한 2050년 이후에도 가동될 예정입니다.

지난 29일,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계획을 취소하도록 하는 '신규 석탄발전소 철회를 위한 탈석탄법 제정에 관한 청원'에 5만 명의 국민이 동의하여 국회 청원 접수 기준을 충족하였습니다. 청원 접수 기준이 충족되어 국회에서는 해당 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여, 해당 청원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입니다.

청원인은 "국제사회와 과학계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에서 석탄발전을 늦어도 2030년까지 폐지해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며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기후위기 대응을 역행하고 있어 이를 취소하기 위한 '탈석탄법' 제정을 요구했습니다. 청원인은 "정부는 이미 인허가가 완료된 사업을 임의로 취소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사태를 방관하고 있어 입법이 필요하다"고 청원 이유에 대해 밝혔습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과 관련된 법안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에너지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심의위원회가 신규 발전소 건설사업을 심사하여 공익에 부합한다고 판단될 경우 인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아직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계류 중입니다.

기후대응을 위해서는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중단과 함께 탈석탄 시점을 앞당겨야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주요국가들이 2030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지해야 파리협정의 1.5도 목표(지구평균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를 달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는 OECD 및 EU 국가들이 2030년까지 석탄 사용 중단을 선언한 '탈석탄동맹'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 따르면, 석탄발전 감축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2030년에도 여전히 석탄이 전체 발전량 중 21.2%를 차지하여 더욱 적극적인 목표가 필요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