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안녕하세요. 단단입니다.

12월도 마무리가 되어 가네요.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면서 내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죠.

그래서일까요. 몇달 전부터 저는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어요.
  •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 판을 바꿔야 한다.
  • 안 하던 걸 해야 한다.

오늘도 그 이야기를 이어서 해봤습니다.
올해 제가 했던 수많은 실수와 착각을 다시 들여다봤어요.

회사 밖 독립 실험을 1년 반 하고 나서야 깨달은 사실이 있습니다.
  • 오로지 글로 먹고 사는 삶은 불가능에 가깝다.
  • 커리어를 전환하면 몸값이 낮아질 확률이 높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강의 해야 먹고 산다." "글만으로는 못 산다." "수익 구조부터 만들어라." 귀한 조언을 정말 많이 해주셨는데 잘... 안 들렸거든요. 아마 제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하는 시기가 필요했나 봅니다. 이제 방황의 시기를 졸업해야죠.

주변에 자기 일 잘하는 프리랜서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똑같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 글을 보면서 "이거 내가 과거에 쓴 일기인가?" 하신대요. ㅎㅎ 초반 1~3년은 계속 실패하면서 구조를 만드는 시기인가봐요. 시행착오를 피해서 똑똑하게 지름길로 가고 싶었는데 세상에 그런 지름길은 없더라고요. 실수하고 후회하고 되돌아가고 다시 하면서 배우는 거죠. 🤣

뼈아픈 반성과 새로운 결심을 담은 오늘의 레터를 시작합니다.
💌 오늘 나눌 이야기

[나를 찾는 기록법] 커리어를 바꾸면 몸값이 낮아지는 이유
[프리워커 주간보고] 입이 마르고 닳도록 자기 소개 하기
[단단의 소식] (1/9) 5주 오프라인 콘텐츠 작업실, (1/22) 기록 디톡스 워크숍
[우리들의 이야기] Jin 든든님
오로지 글로 먹고 사는
삶은 왜 어려운가?

일단 여기서 말하는 ‘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만약 이 글이 ‘책’이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이유는 시장 사이즈다. 책을 사는 사람보다 책을 쓰는 사람이 많다는 농담은 농담이 아니다.

책을 두 권 출간한 기성 작가인 나는 원고 투고를 하면 적어도 하나의 출판사에서는 연락을 받는다. 계약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낼 수 있는 것과 책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다른 문제다.

책 한권을 팔면 작가는 대략 1,500원을 번다. 책이 1만 권 넘게 팔리면 잘 나가는 작가로 불린다. 1만 부를 판매한 잘 나가는 작가의 인세는 1천 5백 만원. 책을 아무리 빨리 써도 계약시점으로부터 꼬박 1년이 걸린다. 즉, 잘 나가는 작가의 연수입은 1천 5백 만원 정도 된다는 얘기다. 오로지 책으로만 돈을 벌겠다는 건, 가수 지망생이 시작부터 아이유를 꿈꾸는 것이나 다름 없다.

결국, 글로 먹고 살기 위해서는 글쓰는 OOO이 되어야 한다. 글쓰는 마케터, 글쓰는 번역가, 글쓰는 요리사, 글쓰는 변호사. 그렇다면 이미 회사를 나와서 글쓰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 강의를 하거나
  • 책이 아닌 글을 쓰거나

강의를 하려면 누군가에게 알려줄 ‘뭔가’가 있어야 한다. 글쓰기 외에 다른 정체성이 필요하다. 이것 역시 ‘글쓰는 OOO’이다. 책이 아닌 글을 쓴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전자책을 쓰거나, 에디터가 되거나, SNS에 글을 써서 무언가를 판매한다는 뜻이다.

결국, 회사 밖에서 글로 먹고 살기 위해서는 글쓰는 자아 말고 다른 자아가 있어야 한다. 정지우 작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업 작가로 활동하던 시절 정지우 작가는 글로 먹고 살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직업을 찾다가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변호사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글로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글도 쓰는 OOO’이 아니라, ‘글만 쓰는 사람’으로 사는 삶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 후, 나는 내가 하던 일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기록을 쌓아 내 이야기로 독립하자는 나의 메시지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 기록만 쌓아서는, 내 이야기만 해서는, 독립할 수 없다.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애초에 말과 글이란 인간의 생각을 전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었던가? 도구를 삶의 목적으로 둘 수는 없는 일이다.

방향을 바꾼 내가 할 수 일은 두 가지다.
  • 글쓰는 OOO이 자신의 전문성을 글로 잘 전달하도록 돕거나
  • 글쓰는 OOO, 이 빈칸에 들어갈 키워드를 같이 찾아주거나 
커리어를 전환하면
왜 몸값이 낮아지나?

“나는 커리어를 전환하면서 몸값을 올렸는데?”라고 따져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아마 그는 기존의 일을 딛고 그 위로 새로운 커리어를 쌓았을 것이다. 커리어 전환이라기보다는 커리어 피봇팅에 해당하는 사례다. 또는 한 분야에서 이미 인정을 받은 후 그 신뢰를 자본삼아 새로운 분야로 옮겨간 경우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 기존의 일을 살리지 않은 채,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한다면 처우가 낮을 수밖에 없다.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서 새 직장을 찾으러 이곳저곳 문을 두드리는 김부장에게 돌아오는 답변은 한결같다. “2백 이상은 못 줘요.”

유튜브 영상에서 본 송길영 작가의 말.
“기존의 일을 딛고 가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일을 한다면 처우가 낮을 수밖에 없죠. 연차라는 것은 경험을 쓰는 건데, 경험이 하나로 몰입돼 있을 때 그게 환금되는 거지, 그렇지 않고 흩어져 있으면 환금될 수 없어요.”

그렇다면 회사를 나와 새로운 일을 하는 나는 어쩌란 말인가? 방법이 있긴 하다.

첫째, 이전의 일을 버리지 않는다. 마케팅 외주라도 하자는 건가? 아니다. 이전의 정체성과 신뢰 자본을 끌고 가자는 것이다. 카카오스타일 출신, 연세대 출신, 대기업 마케터, 내가 쓸 수 있는 수식어는 전부 갖다 써야 한다. 지겨울 때까지 우려먹어야 한다.

둘째, 지금까지 했던 일과 앞으로 할 일을 연결할 수 있는 맥락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 기획 담당자, 프로모션 마케터, CRM 마케터, 이런 명시적인 직무 명칭이 아니라 내 일의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야 한다. 내 일을 나만의 언어로 정의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일을 어떤 언어로
정의할 것인가

올해 분기마다 ‘내 키워드 찾기’ 워크숍을 진행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우리는 각자의 일을 각자의 언어로 개념화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새로운 시대의 생존법이다. AI와 경기 침체가 일자리를 앗아가는 이 시대에, 우리 대부분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커리어를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그렇다고 월 2백으로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소름돋게도 내가 회사를 나와서 이런 저런 일을 하며 번 돈이 월 2백이었다. 그 이상 버는 달도 있었지만 몸이 망가질 정도로 무리를 해서 번 돈이었다.)

내 일을 언어화할 때 사람들이 빠지는 함정이 있다. 처음부터 딱 들어맞는 언어를 찾아야 한다는 강박이다. 그런 식으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마음에 안 들어도 일단 만들고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수정해 나가야 한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송길영 작가 역시 ‘마인드 마이너’라는 언어를 찾기까지 6년이 걸렸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은 계속해서 일의 범주와 방식이 바뀌는 시대다. 한 번 정한 언어로 쭉 갈 수 없다.

나 역시 바뀔 것을 예상하고 일단 지금의 언어를 재정비했다.

(이전)
내 일을 위한 기록
내 이야기로 독립하기

(변경)
혼자 일하는 사람은 루틴이 시스템입니다
콘텐츠 발행 ・ 노션 정리 ・ 기록 루틴을 함께해요

나처럼 회사 밖에서 혼자 일하는 사람들이 일과 삶의 루틴을 재정비하고 자신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로 나의 일을 재정의했다. 핵심 비즈니스 모델은 ‘챌린지 프로그램’. 소수 정예 멤버들을 모아, 한달 딱 집중해서 자신만의 루틴을 구축하도록 돕는 체인지 메이커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이것이 글쓰는 OOO, 빈칸에 들어갈 나의 정체성이다. 챌린지를 하며 얻은 경험을 글로 쓰고, 기회가 된다면 책으로도 내보려고 한다. 지난 1년 반 동안 수없이 흔들리고 부딪히며 내린 중간 결론이기도 하다.

“명님,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모델이 있어야 해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거, 거기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몸도 마음도 편해요. 그래야 오래 하죠.”

늘 나의 응원군이 되어주는 벨 선생님의 말씀을 새겨본다.  
12/17 ~ 12/23
프리워커 주간보고

이제 보고할 상사가 없어서 여러분께 보고합니다.
지난 일주일간 경험하고 배운 것을 일기 형식으로 씁니다.



🌊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을 했어?

[12/18] 기록 디톡스 워크숍
[12/18] 콘텐츠 독립 클럽 워크숍
[12/22] 세바치 덤덤님 강의 다시 보기



🌊 초보자는 0에서 만들고, 고수는 터지는 구조 위에 얹는다.

콘텐츠 강의를 할 때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게 '레퍼런스'다. 다들 어떻게 콘텐츠 만드는지 들여다보면 의외로 레퍼런스를 안 본다.

거장 피카소도 오랫동안 기성 화가들의 작품을 습작했다. 그러고 나서야 자기만의 화풍을 찾았다.
그냥 감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올리는 건 취미다. 취미로 콘텐츠를 만들겠다면 전혀 문제없다. 하지만 콘텐츠로 내 일을 만들고 싶다면 일처럼 해야 한다.

일하듯이 레퍼런스를 찾고 분석해야 한다. 스프레드 시트와 노션을 열어서 레퍼런스를 데이터로 차곡차곡 정리해야 한다. 

나와 비슷한 분야에서 잘하는 계정을 찾아서 제목은 어떻게 쓰는지, 글의 구조는 어떻게 되는지, 어떤 사진을 편집하는지, 패턴을 찾고 그 구조를 나에게 맞게 재구성해야 한다.

사람들은 '천재 신화' 에피소드를 좋아한다. 타고나게 감이 좋아서 처음부터 터지는 콘텐츠를 만드는 천재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런 사람들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그런 천재들은 재능을 타고난 게 아니다. 어릴 때부터 무의식적으로 숨 쉬듯 레퍼런스를 찾고, 따라 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해왔던 그들은, 재능이 아니라 지치지 않고 그 과정을 인내하는 태도를 타고난 것이다.

베테랑일수록 창작을 안하고 터지는 구조 위에 자기 걸 얹는다. 그들에게는 그게 창작이다. 초보자일수록 0에서부터 만든다. 창작의 재미와 뿌듯함은 있을지 모른다. 결과는 보장할 수 없다.

콘텐츠 업로드할 때 감으로 하지 말자.
레퍼런스를 부지런히 찾아서 터지는 구조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자.



🌊 SNS는 집이 아니라 가게다

지난 콘텐츠 독립 클럽 워크숍에서 나왔던 이야기. "SNS는 집이 아니라 점포더라고요."

집에서는 편하게 내 모습 다 보여줘도 되지만 내가 운영하는 가게에선 그럴 수 없다. 아니, 그러면 안 된다. 가게에서 잠옷 입고 졸린 눈으로 고객 맞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깔끔하게 옷 차려 입고 커피라도 마셔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인사해야 한다.

SNS에 솔직하게 나를 드러낸다는 건 나를 다 보여주는 게 아니다. 내 모습 중에서 상대가 원하는 모습을 '친절하고 배려있게' 보여주어서 상대를 도와주고 대가로 돈을 받는 일이다.

2025년 내내 <내 이야기로 독립하기> 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연말에 내린 중간 결론. 무작정 내 이야기를 한다고 독립할 수는 없다. 여기서 '내 이야기'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다.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내 이야기를 말한다.

퇴사하고 독립 실험을 하면서 왜 그토록 힘들었는지 알았다. 회사 밖에서 내 이야기로 내 일을 하겠다면서 정작 일하는 마인드로 내 이야기를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일놀놀일 마인드를 잘못 해석하면 이렇게 된다. 일의 고수들은 일을 놀이처럼 한다고? 그러니까 일을 놀이처럼 하면 고수가 된다고? 잘못된 해석이다. 겉으로 보기에 놀이처럼 일하는 그들은, 단 한순간도 고객을 잊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이야기를 절로 흥에 겨워 신나게 하는 사람. 그런 고수가 되어야한다.



🌊 입이 마르고 닳도록 자기 소개 하기

프로그램을 팔 때 내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는 내 소개를 안 하는 거다. 으레 내 계정 봐주시는 분들이니까 알겠지 하고 어물쩡 넘어간다. 그 얘기는 나를 아는 사람한테만 팔겠다는 거잖아? 나를 모르는 사람한테도 팔고 싶다고 말만 하고 행동은 반대로 하고 있었다. 

입이 마르고 닳도록 매일 새롭게 나를 소개하자. 
세상은 넓고 나를 모르는 사람은 많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외치자.

"안녕하세요. 단단입니다.
혼자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록 정리 루틴을 만들어 드려요.

기록 정리만 했는데 콘텐츠가 나오고
내 일의 방향까지 정리되는 기적의 시스템!
저랑 만들어봅시다."




단단의 워크숍
& 프로그램 소식

1/9 금 오전 11시 | 5주 오프라인 콘텐츠 작업실 신청하기
1/22 목 저녁 20시 | 기록디톡스 정리 워크숍 신청하기
인스타 자꾸만 미루는 나
2026 새해에는 달라져요!

1/9(금) ~ 2/6(금) 5주간
매주 금요일 11시부터 17시까지
콘텐츠 기획-제작-업로드까지
무조건 완성해야 나갈 수 있는 작업실

새해는 진짜 인스타 시작하고 싶다면
제 옆자리에 꼭 붙어서 만들어보세요.
작업하다가 궁금한 것도 물어보고요.

점심/간식/커피/차
개인 작업 공간을 제공합니다.
뒤죽박죽 정신없이 쌓인 기록
올해 가기 전에 정리해요

기록 디톡스 워크숍은
26년 2월이 마지막이며
당분간 진행 계획이 없습니다.

마지막 혜택으로
제가 쓰는 노션 템플릿을
전부 다 드립니다.

그동안 밑미와 함께
기록 디톡스 워크숍에서 만날 수 있어서
반갑고 기뻤습니다.

  • 일정: 1월 22일 목요일 저녁 20시
  • 장소: 온라인 zoom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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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in 님
"AI가 나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내 능력을 증강시켜주는 거죠." 이 말에 깊은 공감하고 갑니다. 글쓰기가 마냥 부담되었는데 단단님의 프롬프트를 참고해서 저도 내일 제미나이와 글 한번 써봐야겠어요:)

💬 단단: 반가운 Jin님, 안녕하세요! 글쓰기가 고도의 정신 작업이잖아요. 부담스러운 게 당연해요. Jin님은 제미나이 쓰시는 군요~ 요즘 제미나이가 더 인기 많더라고요. 제미나이랑 같이 글 써보신 소감도 궁금해요 ><
광고/협업문의 : jgmyo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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