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변화무쌍한 풍경, 저마다 아름답게 피고 지는 꽃들에 감탄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이때마다 오히려 마음이 가라앉는 사람들도 있다.
계절적인 흐름에 따라 심리 상태에 변화를 보이는 ‘계절성 우울증’(계절성 정동장애, SAD)은 주로 가을 겨울철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봄 여름도 예외가 아니다. 추위와 어두움에 웅크려 지내던 날들이 지나면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외부 활동에 나서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활기를 되찾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더욱 고립감을 느끼기 쉽다. 일조량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어둡고 쌀쌀한 날씨에 맞추어져 있던 몸과 마음이 바뀐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럴 때일수록 혼자만 여전히 겨울을 살고 있다는 생각에 더 큰 자괴감과 외로움이 밀려온다.
나 역시 그럴 때가 있었다. 세상은 온통 알록달록한데 나만 무채색인 것 같은 때. 그때 나에게 가장 위로를 준 존재는 동물이었다. 함께 사는 개와 짧게나마 산책하고, 무해한 존재가 주는 애정을 느끼며 하루하루 버텼다. 개와 함께 걷는 동안 계절의 흐름을 실감하며, 어제보다 괜찮은 오늘을 살 수 있었다. 개는 그저 곁에 있었을 뿐인데, 개로 인해 내가 받은 것은 너무나 많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어서 그런지 집 앞 공원에는 개들 모습이 자주 보인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저마다의 산책을 즐기는 모습에 절로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그 정겨운 풍경에 나와 우리 개도 한몫을 담당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산적해 있지만 개와 걷는 동안 머릿속은 가뿐하고, 발걸음은 가볍다.
나처럼 동물에게 위로받은 작가들은 수 세기에 걸쳐 글과 책으로 동물에 대한 사랑을 전해왔다. 인간이 동물을 키우는 것 같지만 정작 우리를 키우는 건 동물들이다. 사람은 동물로 인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