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기후배상 #내란판결문 #대전안전공업참사 #부천화재참사
코트레터
2026. 10. 2.

코트워치 기자들이 한 달 동안 주목한 이슈를 정리해 보내드립니다.

'폭염에도 폭우에도 안전한 집'에서 살 권리

2022년 8월 기록적인 폭우로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 살던 한 가족이 숨졌습니다.

 

그해 말 국회입법조사처는 '기후위기 취약계층'의 한 범주로 주거취약계층을 꼽았습니다.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기후위기로 생명을 위협받는 현실이 단적으로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 문제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후 2025년 11월, 국회에서 '주거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주거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이주가 필요한 경우 임대주택 제공, 주거비 지원 등 국가가 주거이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작년 법 개정으로 지원의 '근거'는 마련됐지만, 지원 체계 및 방법은 공백으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9월 8일, 2026홈리스주거팀은 국회 토론회에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제안했습니다. 임대주택의 공급 물량, 지원 대상(주거취약계층의 범위), 입주 이후의 주거 지원 등에 관한 결정을 행정청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정해두어 실질적인 주거권 보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주거지원법' 제정을 통해 모든 사람이 "폭염에도 폭우에도 안전한 집"에서 살 수 있는 법적 토대가 마련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①이달의 배상:

네팔 대홍수 '기후 배상' 요구


지난 8월 26일, 네팔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대홍수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6000여 명(9월 28일 기준)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고, 물적 피해액은 27억 달러로 파악됐습니다. 

 

기후재난의 원인을 분석하는 국제연구단체 WWA(World Weather Attribution, 세계기상원인분석)는 9월 17일 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이번 붕괴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지역의 평균 온도가 상승해 빙하가 녹는 속도가 빨라졌고, 암석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2015년 발생한 네팔 대지진이 암반을 약화시켰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습니다. 

 

9월 1일, 네팔의 시시르 카날 외교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미국·인도가 '역사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선이 아니라 법적·도덕적 책임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카날 장관은 네팔 재무부가 국제 파트너들에게 기후변화 피해로 인한 배상을 청구하는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후 네팔이 특정 국가를 지목해 배상을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네팔이 공식적으로 배상을 요구할 경우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로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밝힌 '기후변화에 관한 권고적 의견'*이 거론됩니다. 

 

작년 7월, ICJ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발생과 관련해, '각국이 현재의 기후체계를 보호할 국제법상 의무를 부담하며,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경우 원상회복이나 금전 배상 등의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의무 불이행과 피해 사이에 직접적이고 명확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한다는 점, 국가 간 소송에 관한 절차적 문제가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실제 소송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 ICJ, 「Obligations of States in respect of Climate Change」, Advisory Opinion, 2025. 7. 23.

②이달의 판결:

내란우두머리 실명 판결문 공개


참여연대는 지난 4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내란우두머리 1심 '실명' 판결문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법원이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형사소송법에 따라) 미확정 판결문은 정보공개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지했습니다.


9월 17일,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이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이 근거로 든 형사소송법 조항이 '일반 국민이 정보공개청구로 미확정 판결문을 받는 것'을 무조건 금지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습니다.


따라서 정보공개법에 따라, 판결문 공개 여부와 정도를 결정하라고 했습니다.


지난 2월 내란우두머리 1심 선고에 전 국민적 관심이 쏠렸지만, 이후 판결문 전문은 공개가 늦어진 바 있습니다. 또 모든 관계자의 이름과 직위를 익명으로 처리해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난 21일, 서울중앙지법은 위 내란우두머리 판결문에서 일부 개인정보가 '노출'됐다고 공지했습니다. (육안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PDF 파일에 남아 있던 실명 정보를 AI 등 기술로 찾아냈다는 겁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주요판결 게시판에 올린 판결문 파일들은 확인과 조치를 끝냈다고 하는데요. 이 외에 다른 익명 판결문들에도 같은 문제가 있는지는 법원행정처가 조사한다고 합니다. 공공에 공개할 필요성이 큰 정보는 공개하지 않고, 정작 보호해야 하는 정보는 부실하게 관리하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겠습니다.

③이달의 수사: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


지난 3월 발생한 대전 안전공업 공장 화재에 대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관계자 13명을 송치했습니다.

 

손주환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습니다.

 

대전경찰청은 공장 관계자들이 가연성 물질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고, 화염이나 연기가 퍼지지 않게 공간을 분리하는 '방화구획'이 훼손된 상태였기 때문에 화재가 더 빠르게 확산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화재경보가 울리면 일단 차단하도록 직원들을 교육한 사실도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고 합니다. 화재 당일에도 화재경보가 몇 초 만에 꺼지면서 대피가 늦어졌습니다.

 

화재 초기 대응에서는 화재경보가 울리면 현장을 먼저 확인하고, 화재가 아니면 차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 *


2024년 8월 22일 경기도 부천시 소재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참사 당시에도 호텔 직원은 8초 만에 화재경보기 알람을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여러 요인이 겹쳐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코트워치는 호텔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재판을 취재해 왔습니다.


11월에 1심 재판이 마무리될 예정인데요. 지난 1심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들을 기사로 전해드리려 합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기사를 보내드립니다.



2024년 8월 경기도 부천시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가 '참사'로 이어진 이후, 여러 의문이 남았습니다. 호텔 화재경보 시스템이 바로 화재를 감지했는데도 투숙객들은 왜 대피할 수 없었나. 최초 신고로부터 4분 만에 소방 선착대가 도착했는데도 왜 구조될 수 없었나.


수사기관은 호텔 관계자 4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소방 안전과 관련해 호텔을 주먹구구로 운영해 온 정황이 재판에서도 확인됐습니다. 1심 마무리를 앞두고, 재판에서 드러난 사실을 보도합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재판을 방청해 온 유가족은 책임자들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습니다. (📌 탄원서 링크: https://bit.ly/4yrQbyX )

(이 레터는 코트워치 후원회원 워처 88분의 지원을 받아 김주형 기자가 작성했습니다.)
courtwatch@c-watch.org
(코트레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여기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