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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스타트업의 숟가락 숫자는 몇 개일까요. 대신 알아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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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 12 | 특별기고 | 김진환 | Jul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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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경기대 산학협력겸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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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스타트업 일사이생삼락(一死二生三樂)의 법칙

 숫자 하나면 충분하다.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런웨이(Runway : 매월 지출액을 기준으로 스타트업이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가 단축될지 늘어날지. 우량 기업인지 아닌지. 그 숫자는 바로 "직원 1인당 매출액"이다.


잠시 시선을 돌려보자. 스타트업 종사자의 연봉 중위값은 얼마일까.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2023년 정규직 평균 연봉은 4347만원이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상용근로자 평균 연봉이 5053만원이라고 밝혔다. 두 값의 평균은 4700만원으로 월 400만원 가량이다. 스타트업 종사자 평균 연봉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연봉 이외에도 지출 요인이 많다. 상여금, 퇴직금,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이 그것이다. 고용노동부의 "기업체 노동비용조사"에 따르면 간접노동비용은 임금 등 직접노동비용의 26.2%에 달한다. 월 400만원의 임금을 받는 근로자에게 실제로는 504만 8천원이 지출되는 셈이다. 여기에 각종 경비가 추가된다. 임차료, 교육훈련비, 교통비, 통신비, 보험료, 소모품비, 판매수수료 등이다.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급되지는 않지만 기업이 지출하는 비용이다. 한편으로 누군가 벌어와서 충당해야 하는 비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근로자들은 지출 금액 대비 몇 배를 벌어와야 할까. 업종에 따라 매출과 이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다만 개인에게 지출된 금액보다 더 많은 영업이익을 벌어와야 기업이 존속할 수 있다는 사실만은 자명하다. 서비스업 기준으로 답을 하자면 인당 매출 1억원이 최소한이다. 제조업의 경우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제외한 매출총이익이 최소한 인당 1억원 이상이어야 한다. 여기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뺀 것이 영업이익인데 노동비용과 각종 경비를 고려했을 때 연간 1억원은 손익분기점 언저리에 위치한다. 
1. 인당 매출 2억원이 넘으면 데스밸리 넘어서

 제품 개발이 완성되지 않은 스타트업에게 인당 1억원의 매출 혹은 매출총이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미 제품을 출시했자면 최소 목표는 당연히 1억원이어야 한다. 지금 10명의 스타트업이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고 하면 괜찮은 기업으로 인정받는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서는 이 정도조차 미치지 못하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이다. 인당 1억원의 매출 혹은 매출총이익을 내지 못하면 추가 자금이 필요해진다. 런웨이가 짧아지면서 투자 유치, 대출, 정부지원금 등에 목을 맨다. 자금 경색이 심각해지면 비즈니스에 집중하지 못하는 악순환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당장 생존은 할 수 있겠으나 향후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강화, 추가 기술개발을 고려했을 때 1억원도 사실 부족하다. 참고로 2023년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와 우아한 형제들(배달의 민족)이 1억원을 넘어섰고 기타 유니콘급 스타트업 기업은 8000만원~1억원 가량이다. 스타트업 구성원의 평균 연봉을 4800만원으로 가정해도 간접노동비용과 각종 판관비 등을 고려한다면 결국 2억원은 되어야 우아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인당 2억원이 되면 데스밸리는 확실히 넘어선다. 2억원이라고 하면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고 비난이 속출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서비스업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서비스업의 1인당 매출은 2021년 2억 400만원, 2022년 2억 1800만원이었다. 주요 서비스 업종별 1인당 매출 금액은 아래와 같다.
 /통계청
2.꿈의 숫자는 1인당 3억원

위 표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이 많이 속해 있는 정보통신업이나 전문 과학기술업의 1인당 매출액은 이미 2억원을 넘어섰거나 육박해 있다. 한마디로 인당 2억원이 대단히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여하튼 2억원이 넘어서면 재무적 안정을 바탕으로 사업의 본질에만 몰두할 수 있다. 복리후생, 인센티브, 채용과 기술개발에도 한결 여유가 생긴다.

미국의 경우는 어떠할까. Projection Hub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분야 스타트업의 1인당 매출은 약 20만 달러 (2억 7600만원)이다. 미국와 우리나라의 GDP 격차(2.35배)를 고려하면 1억원이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Company Sights도 비슷하게 미국 스타트업의 인당 매출은 20만~50만 달러에 형성되어 있다고 추산했다. 그만큼 미국 스타트업들 역시 악전고투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꿈의 숫자는 인당 3억원이다. 네이버의 22억, 마이크로소프트코리아의 26억과 같은 보고도 믿기 어려운 수치도 있지만 스타트업에게 1인당 3억원은 단순한 생산성의 문제가 아니다. 생각해보라. 10명이 30억원의 매출을 내는 서비스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 가치는 도대체 얼마이겠는가? 국내는 물론 해외의 VC들도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다.

정리하겠다. 나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이야기한다. 1인당 매출이나 매출총이익이 1억원을 넘지 못하면 채용을 보류하거나, 있는 직원을 내보내라고. 잔인하고, 눈물나지만 그것이 생존의 방식이다. 1억이 되면 어떻게든 2억원이 되도록 사력을 다해야 한다. 2억원이 넘으면 확실히 살아남는다. 3억이면 내가 관심을 가질 필요조차 없다. 이미 행복하고 따뜻한 회사일테니. 그것을 나는 일사이생삼락(一死二生三樂)이라 부른다. 김성근 감독의 일구이무(一球二無)보다 더 새겨들어야 할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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