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롯데마트 천호점 오픈 2. 파는 사람들: AI세일즈
01 롯데마트의 미래, 천호점에서 엿보고 왔습니다
02 나는 한국에서 생성형 AI를 팔아 봤어요!
03 뉴스 TOP5 - '삼성전자와 TSMC의 차이' 外
|
|
|
평범해서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난 1월 16일, 롯데마트가 천호점을 오픈했습니다. 무려 6년 만에 선보이는 신규 매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하지만 언론에 공개된 내용은 기대만큼의 특별함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우선, 매장 규모가 1,374평(4,538㎡)으로 일반적인 대형마트의 영업 면적 절반 수준에 그쳤기 때문인데요. 이는 2021년 롯데마트가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겠다며 선보였던 제타플렉스 잠실점(4,300평)과 비교하면 1/3에도 못 미치는 크기였죠.
이처럼 규모가 작다 보니, 차별화된 매장을 구성하는 데에도 한계가 뚜렷했습니다. 제타플렉스 잠실점과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이 각각 선보였던, 당시 최대 규모의 와인 전문점 '보틀벙커'와 별마당 도서관을 연상케 하는 대형 라운지 공간 '북그라운드' 같은 독창적인 시설은 천호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천호점이 가지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범했기에, 차세대 그로서리 전문점의 표준 모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롯데마트는 그동안 제타플렉스와 그랑 그로서리 같은 다양한 미래형 점포를 선보이며 실험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매장들은 확장성에 있어 여러 제약이 있었습니다. 제타플렉스는 초대형 매장에 적합한 모델로 다른 점포에 적용하기 어려웠고, 그랑 그로서리도 비교적 광역 상권을 공략하는 형태여서요. 롯데마트가 운영 중인 점포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근린 상권 기반 매장들과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천호점은 특별함은 덜했지만, 범용적으로 어디에나 자리 잡기 좋은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 큰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거죠.
|
|
|
델리와 냉동으로 승부합니다
이번 천호점의 핵심은 델리와 냉동식품이었습니다. 사실 이 두 요소는 이미 다른 매장들에서 충분히 테스트를 거친 것들인데요. 먼저 델리는 그랑 그로서리 1호점인 은평점에서 44m 길이의 '롱델리로드'를 통해 그 효과를 입증받은 바 있습니다. 이를 천호점에도 바로 적용해, 일반 매장 대비 50%나 더 많은 델리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는데요. 특히 '월드뷔페' 코너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3~4,000원대로 제공하며, 몰려든 고객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죠.
|
|
|
냉동식품 특화 매장인 '오늘 뭐 먹지(DMS)'존도 천호점의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DMS존은 천호점이 처음이 아니라 3번째로 도입된 사례인데요. 이미 잠실점과 중계점에서 80%에 달하는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성과를 보였다고 합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강화된 요소만큼이나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제거했다는 점입니다. 먼저, 천호점은 최근 트렌드에 맞춰 식품에 집중하며 매장의 8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로 채웠습니다. 반면, 비식품 진열 공간은 20%로 축소되었고, 그중 60%는 PB 브랜드 '오늘좋은' 제품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정말 팔릴 만한 상품에만 집중한 셈이죠.
또한, 다른 그로서리 특화 매장에서 강조하던 스마트팜이나 오더메이드 공간 등은 축소하거나 아예 제외했습니다. 이들 요소는 신기하긴 하지만 일상에서 자주 활용되지 않는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베이커리 공간 축소도 눈에 띄는데, 이는 소형 매장에서 강점을 발휘하기 어려운 요소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테넌트 매장을 배제하고 전체를 직영 공간으로 채운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최근 많은 매장들이 체험형 공간과 키 테넌트 유치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천호점은 온전히 장보기 경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 모든 전략은 근린 상권을 겨냥한 소형 점포에 최적화된 포맷을 만들어가는 데 방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
|
|
빠른 확장이 결국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롯데마트 천호점은 자연스럽게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두 매장은 모두 1,200~1,500평 규모로, 마트와 슈퍼의 중간 형태를 지향하고 있고요. 식료품 장보기에 집중하면서, 비식품 상품은 대부분 PB 브랜드에 의존한다는 점도 유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한 가지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입지는 슈퍼에게, 가격은 온라인에게 주도권을 내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인데요. 롯데마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를 델리에서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델리는 슈퍼는 규모가 작아 이를 구현하기 어렵고, 온라인은 즉석조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분명 롯데마트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전략이 성공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 고물가와 맞물려, 균일가 델리존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요.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이 전략이 효과를 입증한다면, 이후 경쟁의 핵심은 매장을 얼마나 빠르게 확장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매장이 많아야 접근성이 높아지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소싱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테니까요.
과거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업태가 등장해 자리를 잡는 시기에는 몸집을 먼저 키운 쪽이 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백화점 업계에서는 다점포 전략으로 롯데가 1위를 차지했고,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이마트가 발 빠른 확장으로 현재의 입지를 구축했죠. 이제 마트와 슈퍼의 중간에 있는 그로서리 전문점 업태에서도 누가 먼저 매장 수를 늘리고 초격차를 만들어낼지 그 결과가 더욱 궁금해집니다.
|
|
|
<파는 사람들>
나는 한국에서 생성형 AI를 팔아 봤어요!
|
|
|
모든 기업은 결국 고객에게 뭔가를 파는 일을 합니다. 뉴스레터, <파는 사람들>은 화려한 포장보다는 '파는 사람'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
|
| 아래 글은 <파는 사람들>과 베슬AI 임재민 세일즈 매니저, 네오사피엔스 성현도 B2B 세일즈 팀장, 라이너 박영준 마케팅 팀장, 라이너 윤예람 프로덕트 마케터, 채널코퍼레이션 김지예 CSM 리드와의 인터뷰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뷰 전문 보러 가기
세상에 없던 제품을 팔아야 했습니다
2022년 11월 30일, ChatGPT가 출시된 이후 AI는 테크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올해에도 이러한 AI의 영향력은 계속될 전망인데요. 하지만 정작 생성형 AI 제품을 판매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 다룬 콘텐츠는 거의 없었습니다. 모두가 AI 경험을 내세우며 떠들썩하지만, 이를 실제로 팔아본 사람의 이야기는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거죠. 그래서 오늘은 베슬AI, 네오사피엔스, 라이너, 그리고 채널톡에 이르기까지, 생성형 AI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 네 개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흥미롭게도, "생성형 AI 제품을 세일즈 할 때, 이전의 다른 제품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네 기업의 담당자 모두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비슷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바로 '세상에 없던 제품을 팔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거였습니다. 사실, AI 이전에 이들이 판매했던 제품들은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고객이 익숙한 비교 대상이 있었기 때문에, 구매를 결정하는 데 상상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달랐습니다. 비교할 대상조차 없는 새로운 제품을 고객들에게 와닿게 설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죠. 예를 들어, 라이너는 "이 제품을 사용하면 고객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를 그려주거나, 고객들이 이미 경험해 본 ChatGPT와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리스크가 더 큰 B2B 서비스의 경우, 세일즈 담당자가 일종의 'AI 컨설턴트' 역할을 맡아 고객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더불어, 낯선 AI 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여러 파트너사와 협력하며 신뢰를 쌓는 방식도 활용했다고 합니다.
|
|
|
우리는 이렇게 AI를 팔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AI를 판매하는 방식은 각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역할과 형태에 따라 조금씩 달랐습니다. 인프라 단계의 회사는 AI를 어떤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지 큰 그림을 그리고, 파트너 회사까지 섭외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반면, 서비스 단계의 회사들은 실제 활용 사례와 구체적인 적용 방법을 통해 고객들에게 AI의 실제적 가치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
|
|
① 베슬 AI
베슬AI는 주로 자체 AI 모델을 구축하려는 기업들에게 AI 인프라를 판매합니다. 이들의 세일즈 전략은 처음부터 끝까지 판을 짜고 고객을 챙기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특히, 담당자의 KPI를 파악하고 기업의 과제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당신의 AI 프로젝트를 도와드리겠다"는 접근 방식이 효과적이었다고 합니다.
② 네오사피엔스
네오사피엔스는 홈쇼핑이나 통신사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빠르고 자연스럽게 생성해야 하는 B2B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AI 음성'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어디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도 명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에 네오사피엔스는 고객의 KPI에 초점을 맞추고, 전체 업무 프로세스에서 AI가 가장 효과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고객에게 빙의해 KPI와 업무 방식을 철저히 분석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시나리오를 제안하는 것이 이들의 세일즈 포인트였던 거죠.
③ 채널코퍼레이션
채널톡은 기존에 제공하던 서비스에 AI 기능을 추가한 점에서 다른 기업들과 다릅니다. 문제는 고객들이 AI가 상담을 얼마나 해결할 수 있을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는 점이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채널톡은 고객들의 기대치를 조율하는 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AI 기능이 제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효과를 정확히 전달하며 신뢰를 쌓고, 고객들이 AI가 바꿀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④ 라이너
라이너는 AI 검색 엔진을 제공하며, 주요 타깃 시장은 미국이었습니다. 고객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찾는 과정에서, 출처 표기 기능이 고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와우 포인트임을 발견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라이너는 'ChatGPT보다 믿을 수 있는 AI'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유입된 고객들에게 영상으로 제작한 실제 사용 사례를 전달해, 제품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이해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
|
|
스스로의 확신이 중요합니다
결국, 이들은 모두 '아직 명확한 니즈가 없는 제품을 판매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AI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고객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AI로 뭘 할 수 있는데요?"라는 막연한 물음이었다고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이들은 모두 "AI가 미래다"라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AI를 직접 판매하고 초기에 성과를 낸 경험이 자신의 커리어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고객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확신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AI 혁명의 최전선에는 "여기에 내 미래가 있다"는 믿음으로, AI가 만들어갈 미래를 전파하고 현실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편집/윤문 | 기묘한, 슝슝
글쓴이 소개 - 조혜리
|
|
|
아는 만큼 보이는 법입니다
브런치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커머스 리터러시: 알고 사는 즐거움'이라는 이름으로, 1월 13일부터 4월 13일까지 3개월 동안 약 15편의 글로 찾아뵐 예정입니다. 그동안 트렌드라이트가 어렵다는 피드백이 종종 있었습니다. 이직 후 업계를 떠나며 구독을 취소했다는 분들도 계셨고요. 하지만 '커머스'는 꼭 현직자들만 알아야 하는 개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분들이 가볍고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콘텐츠를 준비해보았어요.
우리는 매일 소비하며 살아가지만, 가게와 광고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커머스 리터러시'를 통해 사고파는 과정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일상이 훨씬 흥미롭고 새롭게 느껴질 겁니다.
이번 시리즈는 원래 출판을 위해 준비했던 기획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사하게도 브런치의 신규 구독 기능 테스터로 참여하게 되어 월 3,900원이라는, 커피 한 잔 정도의 가격으로 구독이 가능해졌는데요. 현재 선공개된 두 편의 글도 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고, 괜찮으시다면 구독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특히, 이번 3개월 동안 구독자가 많이 모이면, 요청이 많았던 온·오프라인 모임도 추진해볼 예정입니다. 다만, 신규 구독은 3월 중순까지만 가능하며, 4월 13일 전까지 구독은 순차적으로 종료될 예정이니 망설이지 마시고 참여해주세요. 이번 시리즈를 통해 더 많은 구독자 여러분들을 꼭 만나 뵐 수 있길 바랍니다.
👉커머스 리터러시 구경하러 가기
이번 3개월간의 연재를 시작으로, 올해는 다양한 형태의 유료 콘텐츠를 테스트해볼 계획입니다. 가볍고 친근한 콘텐츠는 물론, 더 심도 있는 내용도 준비 중인데요. 올해는 독자분들과 더 자주 소통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
|
|
📣 알려드립니다!
- 뉴스레터에 대해 의견 주실 것이 있으시거나, 광고/기고/기타 협업 관련해서는 trendlite@kakao.com으로 메일 주시면 됩니다📧
|
|
|
물류 과정의 90%가 자동화되었다고 합니다
브랜드 부문 신설이 갖는 의미를 알아봤습니다
지역 인프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