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안하고 싶다. 이미 아무 것도 안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하고 싶다.”
10여 년 전 모 카드사 TV광고의 헤드라인 카피가 세간의 화제였다. 유해진 배우가 정말 아무 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멍한 표정을 지으며 화면 앞으로 튀어나올 듯 시청자를 응시한다. 퇴직에 대한 현직자들의 마음을 여기에 빗댈 수 있을까? 퇴직에 대해 이미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하고 싶은 심정. 퇴직에 임박한 4050세대 현직자 약 75%가 이 상태에 있다. 바로 퇴직에 대한 미인지 (노비스 Novice) 단계다.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퇴직에 대해 4가지 상태를 경험한다. 위 광고 카피처럼 퇴직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거나, 퇴직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 노비스(Novice) 단계와 퇴직의 현실을 막 자각하기 시작하여 정보를 찾는 갤러리(Gallery) 단계를 지나, 무엇인가 할 것을 모색해 보는 부킹(Booking) 단계를 지나면 퇴직 전 티잉 그라운드에 설 수 있는 티업(Tee-up) 단계에 이른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부터 퇴직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만 만들어 갈 수 있는 적극적인 변화의 과정이다. 퇴직에 임박했거나 갑작스럽게 퇴직을 당할 때까지 나 몰라라 하면, 퇴직 이후가 막막하기 이를 데 없어진다. 아무런 준비없이 퇴직을 맞이하는 대부분의 퇴직자들이 심각한 좌절 상태에 빠지는 이유도 지금 이 순간에 조금이라도 준비했다면 덜 수고로운 일들을 나중으로 미루어 두었기 때문이다. 퇴직하고 월급이 끊기고 난 후에는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동력을 잃어버리기 쉽다. 그러니, 제발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지금 작은 도전을 시작하기 바란다.
(출처: 『뉴업 New-UP(業)의 발견』 저자: 성은숙 화담,하다 대표, 4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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