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구석 문화생활입니다!

구독자님들의 지난 한 주는 어땠나요? 저, 헨젤은 미국에서 교환학생으로 시간을 보내다 지난 주말 귀국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늘의 레터가 미국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한국의 구독자님들과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보내는 첫 뉴스레터라 뜻깊습니다😊 현재 저는 자가격리 중인데요, 지난 레터를 다시 읽어보며 에디터들이 추천한 작품을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오늘 소개할 작품을 감상할 예정이에요!

오늘은 2000대의 영화와 책을 소개합니다. 영화 에디터 씨네벳책 에디터 세진이 2000년대와 관련된 작품 이야기를 전해줄 거에요. 국내외 문화예술계 이슈를 정리한 <방구석 밖 이야기>까지 이번 주도 알차게 준비했으니, 이제 레터를 읽으러 가 볼까요?
 
오늘의 레터💌에는...

1. 함께 들으면 좋은 노래
2. 영화 에디터 씨네벳의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3. 책 에디터 세진의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4. 헨젤과 그레텔의 <방구석 밖 이야기>

Lazenca, Save Us, '마왕'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가수 신해철의 곡으로 유명한 이 곡, 한 번쯤은 들어보셨죠? 신해철이 부른 원곡뿐만 아니라 국가스텐 하현우가 복면가왕에서 가면을 쓰고 '우리 동네 음악대장'이라는 이름으로 부른 리메이크 버전도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죠. 최근에는 크로스오버 그룹 포레스텔라가 불후의 명곡 2021 왕중왕전에서 이 곡을 선곡하고 우승을 거머쥐었어요. 

<Lazenca, Save Us>는 오늘 소개할 작품과 관련이 있는데요, 과연 어떤 작품일지 노래를 들으며 유추해보는 건 어떨까요?
 

세기말, 그리고 새로운 세기 :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시리즈를 총칭하기도 하지만, TV 방영 애니메이션 시리즈에 국한하여 부르는 제목이기도 합니다. 이를 보다 확실히 구분하기 위해 본 글에서 <TV에바>라 줄여 부르는 경우, 전부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TV 방영 시리즈에 한정하여 언급한 것이라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같이 극적인 종말이 오지 않을 것을 분명히 압니다. 하지만 종말을 막연히 상상해보고, 한편으로는 기대하기도 합니다. 극적인 상황은 극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종말’이란 소재가 주는 심상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끌리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종말 가운데 사람들 사이의 연결이 아니라 관계의 단절, 자기 파괴적인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면,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출처] TV 방영 애니메이션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

공개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아직까지도 팬층이 유입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이하 <TV에바>)은 서기 2000년 ‘세컨드 임팩트’란 대재앙을 겪고 후유증을 앓으며 살아가는 세계를 그립니다. 그 후 15년이 지난 2015년, 일본에 ‘사도’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나타나 거리를 파괴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년 ‘신지’는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네르프’란 조직에 도착하고 처음 보는 거대 로봇, 아니 생명체인 ‘에반게리온’에 타서 사도와 싸우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그렇게 신지는 거대한 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출처] TV 시리즈 <신세기 에반게리온> 스틸컷

<TV에바>는 20세기의 끝자락인 1995년부터 1996년까지 방영된 작품입니다. 당시 일본은 옴진리교의 테러 사건과 경기 침체 등 여러 악재가 겹치던 시기였고, 동시대적인 우울을 겪고 있었습니다. <TV에바>는 ‘신지’라는 캐릭터 한 명의 내면을 지독하게 파고들면서 심리적 우울, 불안 등을 세밀하게 담아냈고 이는 동시대적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에 감독 ‘안노 히데아키’의 자의식이 작품에 투영되며 <TV에바>는 보다 다층적인 작품으로 발돋움합니다.  

[출처]<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스틸컷  

세기가 바뀌기 전에 <TV에바>는 종영했지만, <TV에바>의 다소 난해한 결말 때문에 시청자들은 설왕설래했습니다. 그리고 두 개의 극장판이 개봉합니다. 먼저 <TV에바>의 내용을 집약한 <사도신생>이, 그 다음을 이어 문제의 극장판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이하 EOE)>이 말이죠. <EOE>는 <TV에바>와는 또 다른 결말을 보여줍니다. 세계의 명운이 주인공에 손에 쥐어지며, 주인공의 심리와 함께 멸망하는 <EOE>의 풍경은 섬뜩하면서도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또한, 이번 작품에서조차 에반게리온은 명료하게 매듭짓지 않은 채 그 끝을 맞이합니다.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감독, 안노 히데아키

일본에서는 1997년에 개봉했지만, 해외에서는 다음 세기로 넘어가 2002년에 DVD를 통해 공개된 <EOE>. 어떤 면에서 미완의 상태로 남아 있던 이 작품은, 세기의 경계에 걸쳐 있습니다. 안노 감독은 작가로서 ‘에반게리온’을 매듭짓지 못했고 그는 새로운 세기에 이 시리즈를 매듭지으려 합니다, ‘신극장판’이라는 새 시리즈로 말이죠. 제 글 또한 여기서 매듭짓지 않고, 2010년대까지 이어가려 합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

  • <TV에바>와 구극장판 2편(<사도신생>,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은 모두 넷플릭스에서  시청할 수 있습니다.



촘스키의 통찰력 한 스푼 🥄

사회과학 분야 도서는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퇴색되기 쉬운 것 같아요. 과학과 기술 그리고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그에 따라 사람들의 가치관도 시시각각 변하니까요. 그런데 여기, 변하지 않는 혹은 아직 변하지 못했던 통찰을 담은 책이 있습니다. 바로 노엄 촘스키의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입니다.

 올해 93세인 노엄 촘스키는 세계적인 석학 언어학자입니다. 그는 역대 인물 중 여덟 번째로 자주 인용되는 석학이자 노학자의 열정으로 활발한 정치 평론과 행동을 이어가는 인물입니다. 이 분의 책을 왜 2000년대를 대표하는 책으로 뽑았는지 궁금하시죠? 오늘 소개하는 책은 2002년에 발간된 대담집으로, 민주주의에서의 언론과 지식인의 역할에 대한 촘스키의 비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인터뷰 대담집의 형식이기에 시대를 통찰하는 질문에 대한 촘스키의 답을 읽을 수 있는데요. 국가 정책과 기업의 과점 관계 그리고 민중의 역할까지 짚고 있죠. 그런데 1년 전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맹점들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한 권력자들은 민중들을 '참여자'가 아닌 '눈앞에 벌어지는 일에 관심을 두는 구경꾼'으로 여긴다는 점, 언론이 지배 권력의 선전 도구로 이용된다는 점이 2021년을 떠올리게 만들죠.  

[출처] teahub  

촘스키는 사회에서 지식인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하기도 하는데요. 사회자는 촘스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지식인'을 어떤 사람이라 정의하십니까?
-마음가짐으로 정의하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인간의 문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자기 나름대로 이해하고 통찰해보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합니다.

즉, 촘스키는 지식인이 이런 마음가짐만 있다면 지식인으로 행동하고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하죠. 그래서 저도 그의 말처럼 주변에 있는 문제를 들여다보았어요. 그가 언급한 거대한 기업, 금융기관, 국제기관이 긴밀한 관계를 맺고 소수 집단이 국가 정책에 영향력을 끼치며 일부 경제 분야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말이죠. 한 기업이 독과점하고 있어 시민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선택하지 못하는 경우는 우리나라의 모빌리티 사업도 그러하니까요.

여러분들이 이 책을 읽을 때 생각의 가지가 뻗어간다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정치 색이 뚜렷한 작가이기 때문에 촘스키의 글을 읽으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의 글을 읽으며 설득 당할 수 있고, 반박할 지점을 찾을 수도 있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는 논리적인 사고를 하게 되니, 지식인이 되고 싶다면 촘스키를 읽어보는 건 어떤가요?

  • 향유할 수 있는 플랫폼(ebook):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도서, 인터넷 교보문고, 네이버 시리즈




[출처] 유튜브 ‘Baby Shark Dance’ 영상 캡처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 유튜브 100억 뷰 돌파

"아기 상어 뚜루루뚜루🎶", 혹은 "베이비 샤크 뚜루루뚜루🎵" 이 노래 한 번쯤 들어보셨죠? 여기에 율동이 들어간 아기상어 체조(Baby Shark Dance) 영상이 지난 13일 세계 최초로 100억 뷰를 달성했습니다. 2020년 11월 70억 뷰를 달성하며 세계 유튜브 조회 수 1위를 차지한 지 15개월 만에 세운 대기록이죠. 조회 수 기준으로는 전 세계 인구(78억 명)가 한 번 이상 본 셈이고 누적 시청 시간(총 4만 3000여 년)기준으로는 구석기 시대부터 현재까지 재생된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 영상을 만든 더핑크퐁컴퍼니의 이승규 부사장은 "단순하지만 귀에 맴도는 멜로디, 따라 하기 쉬운 율동, 화려한 색감을 내세운 캐릭터들 덕분에 세계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 같다"고 하며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2017년 인도네시아에서 영상에 맞춰 노래와 안무를 따라 하는 '베이비 샤크 챌린지'를 시작하면서부터였으며 미국, 유럽 등으로 확산한 데는 동남아시아 출신 베이비시터들의 힘이 컸다."고 100억 뷰 달성 이유를 분석했어요.

지금도 아기상어 체조 영상의 조회수는 꾸준히 올라가고 있는데요, 아기상어 체조 영상을 보며 주말 아침을 신나게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한국뮤지컬협회
뮤지컬 대잔치,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지난 10일 제6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개최되었습니다. 레드 카펫과 시상식은 모두 온라인으로 생중계되었으며, 시상식은 사전에 티켓을 구매한 관객 일부를 포함해 대면 행사로 운영되었습니다. 뮤지컬 시상식 하면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축하 공연인데요, 방구석 문화생활에서도 소개 드린 작품 <하데스 타운>과 <빌리 엘리어트> 등 다양한 작품들의 주요 넘버들을 축하 공연으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뮤지컬 독립 장르 인정 소식이었습니다. 공연계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현재 4,000억 원 규모의 산업으로 성장한 뮤지컬 업계는 그동안 연극의 하위 분야로 분류되어 각종 지원 사업에서 배제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독립 장르로 인정되면서 산업화로의 전환점을 맞이했죠.

또한,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올해의 관객상(2021년 인터파크를 통해 가장 많은 작품을 관람한 관객에게 수여되는 상)을 수여했는데요, 배우와 창작진 뿐만 아니라 관객에게도 상을 수여한다는 점이 신선했습니다.

2022년에는 무대에서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길, 그리고 방구석 문화생활에서 해당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공연법 개정으로 독립한 뮤지컬

지난 12월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공연법 개정안의 의결되면서 뮤지컬이 공연법상 독립 분야로 인정됐습니다. '공연'의 정의에 뮤지컬을 공연의 예시 중 하나로 명시한 것이죠. 또한, 위 개정안에는 공연장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제도 마련, 공연자와 공연예술 작업자의 안전한 창작환경 조성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뮤지컬계는 뮤지컬이 공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파급효과가 크고 한류 콘텐츠로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지만 연극의 하위 분야로 분류되고 있어 각종 지원사업에서 소외당하고 있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제기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법 시행령,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안을 올해 상반기에 마련하고 입법 예고와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오는 7월부터 위 법안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공연법 개정을 통해 한국 뮤지컬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요?


오영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 시상식 참여 안 한 이유는?!

배우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오일남 역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 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오영수는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이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라는 수상 소감을 남겼습니다.

한편, 이번 골든글로브는 주최사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이하 HFPA)만의 행사였습니다. 레드카펫, TV 중계뿐만 아니라, 관객도 축하 공연도 없었죠. 이는 HFPA의 불투명한 재정 관리로 인한 부정부패 의혹,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 성차별 논란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제작사와 배우들이 항의 표시로 시상식을 보이콧하면서 <오징어 게임>의 배우와 제작진도 참여하지 않았어요.

오영수 배우는 연극 <라스트 세션>에 출연 중입니다. 오영수의 연기를 생생하게 감상하고 싶다면 <라스트 세션>을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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