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걸으면서 작은 기쁨을 만날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왔어요. 목적지를 정해두고 움직이는 일상을 살다 보니 무작정 걷기 좋은 이 계절이 더 귀하게 느껴집니다. 에디터는 산책 예찬론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산책을 좋아하는데요. 발길 닿는 곳으로 걷다 보면 생각지 못한 순간들을 만나게 되거든요. 우연히 발견하는 즐거움은 산책이 주는 강력한 매력이죠.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오래 걸어도 지겹지 않고, 생각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들을 소개합니다.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이번 주는 함께 걸어봐요!

Diary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는 것🫧

제가 요즘 푹 빠져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요. '내 마음이 몽글몽글 - 몽글상담소'인데요. 연애를 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던 발달장애인 청년들의 소개팅을 담은 프로그램이에요. 처음에는 소개팅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기 시작했는데요. 사람을 대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3화 모두 본방 사수를 했답니다. 

조건보다 그 사람 자체에 집중하고, 서로의 마음이 어긋나거나 데이트 도중 불편한 상황이 와도 상대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더라고요. '나도 처음엔 어려웠어. 그럴 수 있어. 괜찮아.'라는 마음을 가지고 말이죠. 낯선 상황에서도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살피는 모습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조건보다 그 사람 자체에 집중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효율적인 만남이 대세인 시대에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이라 그랬던 것 같아요.

여러분도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봤던 경험이 있나요? 그 마음이 어땠는지 기억나시나요? 저는 그 경험이 꽤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집중하느라 행복했던 제 모습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이번 봄에는 누군가를 온전히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그 안에서 '나'를 알아가는 순간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Pick
👇🏻 이번 주 기쁨을 수집할 수 있는 곳 👇🏻  
1. 박신양의 전시쑈 <제 4의 벽> 📌링크

배우가 아닌 작가 박신양의 강렬한 에너지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어요. 전시장 중간중간에 적혀있는 글귀도 눈길을 끕니다. 에디터는 '필요 없고 쓸모없는 것을 위하여'라는 문장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는데요. 이 세상에 필요 없고 쓸모없는 것이 과연 있을까요? 철학적 사색의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주소: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문화회관


2. 델픽 안국 플래그십 스토어 📌링크

티룸은 왠지 차를 잘 알아야만 갈 수 있다는 느낌이 들죠. 하지만 이곳은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에요. 정갈한 다기들을 둘러보며 차의 세계에 입문할 수도 있고요. 고즈넉한 북촌의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아요. 

주소: 서울 종로구 계동길 84-3 2층


3. 그랑핸드 서촌 📌링크

산책하다 보면 기분 좋은 향기가 발길을 붙잡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핸드크림, 디퓨저, 룸 스프레이 등 다양한 형태로 향을 경험할 수 있어요. 서촌 골목 한켠에 자리잡고 있어서 걷다가 자연스럽게 들르기도 좋아요. 산책의 여운을 향으로 남겨보세요.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4길 14-2

Interview

🐻동물이 보이지 않는 이상한 동물원🎈

넷플릭스 다큐 <이상한 동물원>의 배경이 된 청주동물원. 나이 들고, 아프고, 더 이상 돌아갈 곳이 없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데요. 이곳에서 동물들을 돌보고 있는 홍성현 수의사를 만났습니다. 그는 동물원이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Q. 소중한 존재일수록 오히려 거리를 지켜야 한다는 걸 실감한 순간이 있었나요?

야생에서 구조된 동물들들과는 애정을 쌓는 것이 오히려 서로에게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실습생 시절에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가, 구조사분들이 동물을 꽤 단호하게 대한다는 거였어요. 문을 확 열고 들어가기도 하고요. 그럴 때마다 동물들은 강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든요. 그런데 동물들에겐 그 스트레스가 필요해요. 사람은 계속 경계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걸 잊지 않도록 만들어야, 나중에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반면 동물원은 상황이 조금 달라요. 이곳의 동물들은 대부분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려우니까요. 물론 동물원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도 명확한 답을 내리지는 못하는데요. 다만 저는 동물원 교육의 핵심이 자연 보호에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자연 속에 이런 동물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그 가치를 환기하는 역할이라고 보고 있어요.


Q. 청주동물원은 사람들에게 어떤 '마음의 성장'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하시나요?

동물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나이 들고 아픈 동물들을 보며 어른들은 자신의 시간을 겹쳐 보게 되고, 아이들은 그것을 낯설거나 특별한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받아들이게 될 거예요.

 

홍성현 수의사의 인터뷰 전문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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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스레터는 글의 흐름이 자연스러워서 끝까지 읽기 좋았어요. 특히 필름 카메라 이야기를 읽고 나니 저도 여행에서 순간을 더 소중히 기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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