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COMPANY w/HRer Issue 7. 제대로 면접을 보는 법 (좋은 면접관 키우기) by jason, KIM 면접 관련 최근 이슈 몇 개월 전, HRer 사이에서 이슈가 됐던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 말에 있었던 모 회사의 면접에서 면접관이 여성 지원자에게 성차별적인 질문을 해서 뒤늦게 문제가 됐었죠. 면접 현장에서
그 질문의 톤&매너가 어떠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기사로
접한 정보로 추정해보건대 첫 번째 질문(opening question)은 보상제도상 대졸 초임에서 남녀
간 차이를 두는 것이 적법한지를 물었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후속 질문(probing question)이었습니다. 그 후속 질문의 의도가
정말 성차별이었는지, 아니면 압박면접을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해 내지는 비난을 받을 만한 여지가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이러한 면접관의 부적절한 질문과 관련한
사건은 이번만이 아닙니다. 몇 년 전 모 화장품 회사에서도 지원자의 정치적 성향을 확인하는 면접 질문을
해서 기사화된 적이 있습니다. 모 공공기관에서는 외국어 능력을 평가한다면서, 여성지원자들에게 영어로 “저는 면접관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라고 여러 차례 강요한 사건도
있습니다. 심지어 그 직무가 영어 능력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이렇게 크게 이슈가 되지는 않았더라도
지금도 수많은 면접 관련 문제들이 매일 발생하고 있고, 이는 잡플래닛에만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직업상 종종 이것들을 조사∙분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정말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황당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를 자주 접합니다. 이런 사건 또는 에피소드를 접할 때마다 저는 “이게 다 면접관들이 못 배워서 그렇다”, “회사가 면접을 방치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합니다. 부적절한 면접관의 행동 패턴 저는 가끔 고객사로부터 ‘전문면접관’으로 배석해달라는 요청을 받습니다. 신규입사자를 선발하기 위한 면접에 배석해서 전체적인 진행을 도우면서 면접관을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요즘 공공기관/공기업은
주요 면접 시 전문면접관 1인 이상이 배석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이 생겨서 더 자주 요청을 받네요. 그래서 아래 말씀드리는 사례들은 실제로 제가 직접 목격 또는 경험한 사례들입니다.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독특하거나 특이한 사례가
아님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그렇게 보면, 여러분의 회사에서도
이러한 문제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가정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1. 사전 준비 미흡: "제발 이력서는 한 번 읽고 오세요" 이건 100%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면접관이 사전 준비를 잘하고
면접에 임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사전 준비가 미흡한 대표 사례는 면접관이 지원자의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를
단 한 줄도 읽지 않고 면접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면접이 시작됐는데도 지원자와 인사도 하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죠. 자기
책상 위에 놓인 이력서를 읽기 바쁘거든요. 면접을 시작하자마자 이력서 읽으랴, 질문거리 생각하랴, 지원자 인상 파악하랴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분들은 면접 중에도 엉뚱한 질문을 합니다. 이미 이력서/자기소개서에 다 기재된 내용을 다시 묻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아! 저 면접관은 내가 쓴 지원 서류를 훑어보지도
않았구나!’라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할 거예요. ‘내가 이 회사에 입사해야 하나? 나를 좀
더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회사가 있다면 그곳으로 가야겠다’라고… 또 하나 빈번한 사례는, 면접관이 여러 명일 때 발생합니다. 그것은 면접관끼리 역할을 나누는
등의 사전 협의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러면 지원자에게 중구난방의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질문의 흐름도 맥락도 없습니다. 지원자에게 중요한 포인트(과거 행동사례)가 발견되어 그것을 파고들어야 마땅한데, 갑자기 그 맥락을 끊고 다른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것보다 더 부끄러운
점은, 면접 전체가 프로페셔널하지 못하게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최소한의
면접 진행을 맡은 사회자도 없고, 어떤 사람이 어떤 포인트에 대해 집중적인 질문을 던질 것인가에 대한
역할 배분도 없고, 시간 관리하는 사람도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2. 복장, 태도, 기본 예절 부족: "복장은 프로페셔널하게, 태도는 고객을 대하듯이" 요즘은 회사의 드레스 코드가 정장인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일부 금융회사나 전문직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즈니스 캐주얼이죠. 그런데 이 비즈니스 캐주얼이란 것이 참 애매합니다. 어디까지 비즈니스인지, 어디서부터 캐주얼인지, 저는 지금도 헷갈립니다. 그래서인지 면접관들이 너무 과하게 편한 복장으로 면접에 나타나는 경우를 자주 접합니다. 옷을 어떻게 입는지는 각자 개성이고 그 회사의 문화를 드러내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적하기 어렵다 해도, 종종 슬리퍼 신고 오는 면접관을 보면 놀라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너무 꼰대인가요? ;;;;;) 지원자들이 면접 때 갖는 진지함과 절박함을 생각하면 면접관도 어느 정도
복장에서 예의를 갖추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면접관들에게 가급적 평소 복장보다 조금
더 격식을 차려서 보수적으로 입고 오시라고 안내하고는 합니다. 복장보다 더 큰 문제는 태도입니다. 요즘은 많이 없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면접관이 무슨 큰 벼슬이라도
된 마냥 갑질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거의 눕다시피 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지원자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반말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지원자의 출신 학교, 지역, 거주지를 비하하는 듯한 표정이나 제스처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통
자의식 과잉 상태, 즉 본인의 사회적 지위에 크게 도취되어 있는 분들이 이런 행동을 많이 합니다. “우리 딸도 비슷한 또래라 자식 같아서 그랬다”,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는데 입 밖으로 내지 않을 뿐 아니냐”라고 변명하시는 것을 몇 번 들었는데, 요즘 이러면 큰일 납니다. 신문에 날 수도 있고, 직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3. 목적을 알 수 없는, 수다에 가까운 면접: "면접은 소개팅이 아니잖아요" 이 사례도 아주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면접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전혀 교육을 받지 않은 분들은 이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저도 한때 '면접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회사와 지원자가 서로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으니까요. 면접관 중에 과거의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그래서 심지어 이런 질문을 하는 면접관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홍길동
님(지원자)은 김치를 먹을 때 잎사귀 부분을 좋아하나요, 하얀 줄기 부분을 좋아하나요?” 면접이 끝나고
그 면접관에게 왜 그 질문을 하셨냐고 물으니, 정말 식성이 궁금해서 물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때 뭐라 반응해야 할지 몰라 말문이 턱 막혔던 기억이 있습니다.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취미, 좋아하는 음식, 최근에 본 영화
같은 것으로 1시간 정도 신나게 이야기하고 헤어지면, “내가
이 사람의 무엇을 보고 뽑아야 하는지를 판단하지?”라는 의문이 들 겁니다. 그러면 지난 1시간의 면접이 의미 없었다는 것을 깨닫죠. 면접은 소개팅이 아닙니다. 잘 준비해야 하고, 잘 구조화되어 있어야 합니다. 때로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버리고, 다소 드라이하고 단호하게 진행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면접관은 그럴 수 있는 마음가짐과 스킬을 갖춰야 합니다. 4. 자기 편견에 따라 평가 및 결정: "회사가 원하는 구성원을 뽑는 겁니다" 면접은 준수하게 잘 진행했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은 상황에 해당합니다. 이 역시 꽤 자주 목격합니다. 면접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수고만큼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이 평가이고, 채용 여부 및 다음 라운드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은 면접을 진행하느라 진이
다 빠져서인지 평가는 대충 해버리고 맙니다. 특히, 임원과
팀장급이 섞여서 면접관 팀이 구성되면 더 이런 경향이 강해집니다. 아무래도 직급으로 인해 생기는 권한/권력의 차이 때문에 임원(또는 최상위자)이 먼저 “난 저 친구 마음에 든다.
웬만하면 뽑지 그래. 다들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하면 그걸로 토의는 종결됩니다. 더 최악인 것은 면접관이 의사결정을 할 때, 본인의 검증되지 않은 편견을 한껏 발휘할 때입니다. 저는 “그 친구는 나와 똑같이 교회 성가대 활동을 열심히 하니까 직장에서도 나처럼 성실할 것이다”, “이 지원자는 조기축구가 취미이니까 단체 생활도 잘할 것이다” 같은
이유로 지원자가 합격하고 떨어지는 것을 자주 봅니다. 제가 그 회사의 CEO라면 우리 회사 면접에서
이런 식으로 합격과 불합격이 나뉜다는 것을 알면 불같이 화가 날 것 같습니다. 면접관을 어떻게 교육하고 모니터링 할 것인가? 저는 면접관 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소 과장급 이상이 되면 기본 교육은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면접관으로서 해야 하는 행동(Do)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Don’t)
정도는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후에는 회사 내에서 소수의 전문면접관을 키우는 것이
효율적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이 사내 전문면접관이 다른 면접관을 교육하거나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제대로 된 면접을 진행할 수
있으려면 교육 이외에 실습과 실전 경험이 아주 중요합니다. 강의로 들어서 머리로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실제 면접 장면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려면 최소 수십 번의 경험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 정도 경험이 쌓여야 전체적인 면접의 흐름을 파악하고, 중간에
적절히 개입할 수 있으며, 사람 보는 눈도 조금 생기더군요. 참고로, Google은 면접관이 되기 위한 과정이 따로 있습니다. 이는 일회성
교육이나 지필고사가 아니라, 꽤 오랜 기간 숙련을 해야 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우선, 면접 시 유의사항을 숙지하는 교육을 받습니다 (미국은 차별적 질문을 할 경우 EEOC을 통해 소송이 진행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또, 실제 진행되는 면접을 참관하는 일종의 shadowing을 합니다. 자체 면접 시스템인 Q-Droid(보조면접관 역할을 하는 AI)에 있는 구조화된 질문들도
익힙니다. 선배 면접관들이 작성한, 지원자당 40~50장에 이르는 채용 보고서를 열람하면서 과거 사례도 학습합니다. 이렇듯
Google뿐만 아니라, 한때 제가 몸담았던 글로벌 컨설팅
회사도 자체적인 면접관 인증 제도가 있었습니다. 이 인증을 받아야만 신입 컨설턴트를 선발하는 면접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줍니다. 게다가 이 면접관 인증을 받으려면 (“우수한
사람만이 우수한 사람을 알아본다”라는 가정하에) 업무 성과와
리더십 평가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 했기 때문에, 본인이 사내 전문면접관임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명함에 이를 새기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더불어, 저는 면접 자체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갖출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는 면접 관련한 문제 사례가 없었는지를 미리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만약 있다면 그 사건이 더 커지기 전에 사전 조치를 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 IT 개발자처럼 대규모 상시채용이 지속되는 업종이라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사건·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모니터링을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잡플래닛 등의 기업평판 조회 서비스와 네이버 카페 중 취업 관련 카페의 정보를 조회하는 것입니다. 제가 단언컨대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지금 이런 곳에 접속하셔서 각 사의 면접 관련 후기를 확인해보시면 꽤
충격을 받을 겁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자세하고 리얼하게 후기가 올라옵니다. 면접을 마친 지원자들이, 문제가 될 만한 면접관의 (이름을 알기는 어려우니까) 외모나 복장에 대해 묘사해서 기록해두기도
합니다. 또는, 몇월 며칠 몇 층에 있는 몇 번 회의실에서
있었던 면접에 관한 이야기라고 구체적으로 기록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한 번 더 Google의 사례를 들겠습니다. (우리나라 회사 중에 이런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는 곳이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없기에…). Google은 두 가지 모니터링 체계를 씁니다. 하나는 VoxPop이라는 자체 설문시스템을 이용해 면접을 마친 지원자들에게
면접 자체에 대한 만족도를 묻고 피드백 의견을 청취하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지원자에게 전수 조사를
하지는 않고, 일정한 기준에 의해 랜덤 샘플링한다고 들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함께 면접을 본 면접관들끼리 동료평가(Peer Review)도 합니다. 즉, 면접관끼리 그날 면접 그 자체에 대해 종합평가할 뿐만 아니라, 동료
면접관의 질문/태도/준비도에 대해 피드백하고 기록을 남깁니다. 두 번째는 지원자가 채용된 후에 그 신규입사자의 성과 및 평가 결과를 계속 트랙킹하며, 계속해서 저성과자를 채용한 면접관은 자격을 박탈합니다. 한마디로, 사람 보는 눈이 없는 면접관은 면접관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이죠. 저는
이 정도 페널티는 있어야 면접관이 지원자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신중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AI 면접에 관해서 잠깐 다른 이야기가 되는 것 같지만, AI 면접에 대해 할 말이 있어서 몇 자 적겠습니다. 팬데믹이 바꿔
놓은 풍경 중에는 채용 면접도 있습니다. 저는 글로벌 기업의 채용 업무를 돕는 일을 오랫동안 한 적이
있는데, 그 고객사는 면대면 인터뷰 전에 꼭 전화 인터뷰를 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습니다. 제가 본사 직원에게 그 이유를 물으니, 미국이나 유럽처럼 땅이 넓은
국가에서는 면대면 인터뷰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직접 만나기 전에 최대한의 필터링을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그냥
시키는 대로 해보자고 생각하고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보다 전화 인터뷰가 효과적/효율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원 의사가 불분명하거나, 지원한 포지션에 대한 기초지식이 없는 사람은 전화 인터뷰만으로도 쉽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때부터 저는 경쟁률이 수백 대 일인 기업에서는 전화 인터뷰 또는 화상 인터뷰를 하나의 채용 절차로 두는
것도 좋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AI 면접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전화 인터뷰, 화상 인터뷰는 직접 만나지 않을 뿐이지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입니다. 반면, AI 면접은 지원자가 사람이 아닌 기계와 대화하는 것이죠. 그 면접
결과에 대한 판단도 기계가 내립니다. AI가 아주 발전한 미래에는 어떨지 몰라도, 현재의 AI는 일정한 패턴의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저장
후 분석하는 수준인 것 같습니다. 게다가 AI 면접을 서비스하는
회사 중 일부는 지원자의 눈동자나 표정을 통해 감정 분석까지 한다고 홍보하던데, 이것 때문에 구직자들은
취업에 불리한 감정을 감추고 유리한 표정이 드러나도록 연습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AI를 속여서 본인의 목적(=취업)을
달성하는 사람이 과연 우리가 찾는 우수한 인재일까요? 어떤 심리학자가 이런 이야기를 한 것을 기억합니다.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그 어떤 압박면접도 견디고 웃는 얼굴로 차분하게 말하는 사람은
어쩌면 소시오패스일지 모른다. 소시오패스는 본래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무슨 짓이든 하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AI 면접이 인간을 넘어서 기계까지 속일 수 있는 지원자를 찾는 것이라면
진짜 소시오패스를 뽑는 수단이 될까 무섭습니다. 제가 AI 면접 시스템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춘 것은 아니라서 조심스러운 주장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기도 어렵고, 이때 많은 감각이 아주 예민하게
동원되는데 (심지어 육감과 촉까지…;;;), AI가 온라인으로
취합된 극히 한정된 정보만으로 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더 어렵다고 믿습니다. 게다가 AI 면접으로 선발한 인력이 입사하여 회사에서 보인 성과나 역량에 대한 실증 데이터가 아직 충분히 쌓이지 않아서, 그 분석 기준에 관한 검증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인간 면접관이 제대로
된 교육과 경험을 갖추게 하고 편견을 최대한 내려놓게 하는 것이, 정확한 로직과 근거를 알 수 없는
AI에게 모든 것을 맡겨 버리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당분간 AI 면접은 인간 면접관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만 활용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글을 마치며: "HR에서 채용이 제일 중요합니다" 저는 HR에서 제일 중요한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채용’이라고 말합니다. “Garbage in, garbage out”이라는
말도 있듯이, 채용에서 실패하면 그 뒤에 HR의 모든 사이클이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채용 담당자와 면접관은 그 회사의 문지기(gatekeeper)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얼마나 역할을 잘해주는지에 따라 그 회사에 계속 좋은 인재가 들어오느냐, 아니면 그분들보다 못한 사람들만 쌓이게 되느냐가 결정되는 것 같습니다. (이
점에서, Google의 채용 원칙 중 하나가 “나보다 나은
사람을 채용하기”라는데, 꽤 인상적이지 않나요?) 그런데 우리가 채용에 얼마나 진지한 노력을 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좀 우스운 예일지 모르지만, HR 컨설팅 회사에 평가/보상제도 관련한 프로젝트는 2~3년을 주기로 반복적으로 맡기면서, 채용제도와 도구를 만드는 프로젝트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 기업이 많습니다. 게다가
채용은 HR의 업무 영역 중 가장 육체노동 같은 면이 있다 보니, 막내
직원에게 시키는 경우도 많습니다. 심하게 말하면, 채용을
‘잡무(雜務)’로 생각하는 경향마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채용에 관해서 회사
구성원 모두가 더 진지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인력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신규입사자 한 명이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인건비 측면에서도…;;;), 채용에
대해 약간은 집착적/강박적일 필요도 있습니다. 모두 좋은
면접관들 잘 양성해서 좋은 인재들 많이 채용하시길 빌며, 계획보다 훨씬 길어진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 지난 뉴스레터들을 보고 싶어요! 🥰 J& COMPANY 블로그로 놀러오세요! 😎 홈페이지도 있고, 😁 Linkedin 까지! 😊 J& COMPANY w/HRer 는 격주로 발행됩니다. 화요일 오전에 찾아뵐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