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폭우에 모두 괜찮으신지요.

넘쳐버린 하천, 무너져 내린 산, 물웅덩이에서 방황하는 소, 흙탕물에 잠긴 멜론과 망연자실한 사람들의 눈빛까지…시간당 100mm에 육박하는 집중호우는 지구와 생명들을 할퀴었습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열대야부터 슬슬 나타나는 태풍까지, 기후는 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극단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작년 7월 판다뉴스에서 강력한 태풍이 자주 생기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요, “국지성 폭우의 원인”을 또다시 거론하기가 가슴이 아파 해결책으로 눈을 돌리려고 해요.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이 탄소 배출이라는 것은 판다뉴스 구독자라면 모두 아실 텐데요.

때문에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탄소를 흡수해야만 합니다.

오늘은 기후위기와 자연, 생물다양성에 대하여 소개합니다.

생물다양성은 기후위기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요? 생물다양성은 기후위기를 가속화 혹은 완화할까요?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바다는 지구 온난화와 관계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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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생물다양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기온이 1도 상승하면 생물종의 10%가 멸종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미 지난 50년간 전 세계 척추 야생동물 개체군은 73%가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모든 생물종을 위협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생물종은 오히려 기후변화 속에서 번성하기도 합니다. 몇 주 전 도시를 뒤엎은 러브버그 떼를 기억하시죠? 우리나라의 경우, 평균 기온이 높아지면서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던 동물들이 늘어나고 있어요. 남쪽에서 유입된 등검은말벌의 개체수가 늘어나 꿀벌들이 위협을 받고 있죠. 

*IPCC AR5 WGII (2014)    ** WWF, 2024 지구생명보고서

문제는 속도입니다. 생물종은 모두 기후와 변화에 적응을 하면서 살아갑니다. 적응에 성공한 종들이 살아남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 빠른 변화의 속도는 생물종이 적응을 하기도 전에 죽음으로 몰아넣습니다. 등검은말벌은 날개가 있어 우리나라까지 올 수 있었지요. 하지만 식물종들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에는 멸종위기 식물이 92종*이나 됩니다. 고산지대나 추운 지역에 살고 있는 종들이 줄어들고 있어요. 게다가 기후변화로 심해진 산불, 홍수, 가뭄 등에 나무와 숲, 식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생물다양성의 손실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아가는 자연은 기후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국립생태원

탄소 배출의 주범은 인간입니다. 정확히 말해서 막대한 양의 탄소가 인간의 활동을 통해 배출됩니다.  화석연료의 사용은 전체 탄소 배출량의 75%를 차지하죠.* 화석연료로 인간은 에너지를 생산합니다. 이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고 운송수단을 움직이며 기계를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또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은 소와 같은 반추동물의 트림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IPCC (2023)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대기 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하거나 저장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역할을 지금까지 해온 건 '자연'이에요.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54%는 자연이 흡수해왔죠.

그중 31%는 육상 생태계에서, 23%는 해양 생태계가 흡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과 같은 열대우림은 지구의 허파로 불리우며 대기 중의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중요한 생태계입니다.

서늘한 기후의 휴양지로 유명한 태국의 치앙마이가 세계적인 대기오염 도시인 오명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커다란 공장도 없는 치앙마이의 PM2.5 농도는 WHO 권고 농도의 20배에 이릅니다.* 그 이유는  2~4월 사이, 농부들이 농사를 위해 산림을 태우기 때문이죠. 이때 배출되는 엄청난 연기, 탄소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폭증하게 되는 것입니다.

탄소 배출이 늘어나 기후위기가 심해지면, 생물다양성 손실과 이어져 생태계의 균형이 깨집니다. 망가진 생태계는 탄소 흡수 기능이 떨어지게 되죠. 이는 다시 기후위기를 촉발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AP News, 2024.06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탄소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각 나라와 기업, 시민들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의 해결책으로 자연기반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자연기반해법은 자연과 생태계를 보호·복원·지속 가능하게 관리함으로써 사회적 과제(Social challenges)를 효과적으로 해결하고, 동시에 인간의 복지와 생물다양성 증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대표적인 사회적 과제는 ‘기후위기’이며, 이 정의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2016년 세계자연보전총회에서 채택되었습니다.

황폐화된 자연과 손실된 생물다양성을 복원하고 보호하며 지속 가능하게 관리하는 활동은 자연의 남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이산화탄소의 저장 및 생산 기능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안선을 따라 길게 조성된 맹그로브 숲은 어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침식과 강한 폭풍으로부터 인간과 동물들을 보호하는 천연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또한 물을 정화하고 지역사회에 목재와 식량 자원을 제공함과 동시에 엄청난 양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어요. 습지와 해양 생태계 그리고 숲을 복원하고 관리하면 생태계는 살아나고 인간에게 식량 등 이점을 제공하며 탄소 배출 및 저장 기능까지 향상되는 것이지요. 요컨대 자연기반해법은 사람과 자연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WWF는 전 세계적으로 정부, 기업, 사회와 협력하여 자연 기반 해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환경의 날에 WWF가 참여한 30×30 얼라이언스*와 같은 활동으로요. 자연 기반 해법이 널리 퍼지고 활용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연을 지키자는 모두의 공감대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2030년까지 지구 전체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설정하고, 훼손된 지역 30%를 복원하겠다는 목표 

하지만 현대인은 대부분 도시에서 자연과 단절된 채 살아갑니다. 잘 정비된 도시에서는 더위를 에어컨으로 막고, 홍수의 피해도 상대적으로 덜하죠. 이렇게 자연과의 접점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는 자연을 단지 ‘배경’처럼 느끼기 쉽고, 생태 감수성은 떨어지게 됩니다. 

시원한 호텔에서의 쉼도 좋지만, 이번 여름 휴가는 자연으로 나가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까운 산책길, 산, 해안 습지, 자연 생태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 보세요. 조금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낯선 감각 속에서 우리는 자연과의 연결을 다시 느끼고, 생물다양성의 존재를 더욱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연은 결코 인간 위에 있지도, 아래에 있지도 않은 지구 공동체의 동등한 구성원입니다.
그 소중함을 마음으로 느끼는, 작지만 깊은 경험에서부터 자연을 지키는 힘은 시작됩니다.

호랑이는 주로 사슴을 사냥해요. 기회가 생기면 멧돼지, 새, 물고기, 쥐, 파충류와 곤충까지 다양한 동물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한 마리를 잡으려면 열 번을 시도해야 간신히 한 번 성공할 수 있어요. 그래도 큰 사슴 한 마리를 잡으면 일주일은 배불리 지낼 수 있답니다. 😂

더 나은 WWF 판다뉴스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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