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방식으로 숨을 고르고 환기하는 시간이 찾아오기를 바라요.

미세먼지 때문에 창문을 활짝 열기 어려운 날이 계속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 환기에 대해 더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사는 공간뿐 아니라 몸과 마음에도 환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요. 이번주 에디터가 찾은 기쁨은 저의 감정과 몸을 환기해보는 시간이었어요. 잠시 호흡을 고르고, 굳은 몸을 천천히 늘이고, 뜨거운 물속에 몸을 맡기며 묵은 생각을 흘려보내는 시간을 보냈답니다. 여러분의 자리에서도 한 번쯤, 각자의 방식으로 숨을 고르고 환기하는 시간이 찾아오기를 바라며 이번주 기쁨수집레터를 보냅니다.

Diary
🧘🏻모닝 요가와 식혜 한잔의 기쁨🧉

며칠 전, 강원도 정선에 있는 파크로쉬 리조트에 다녀왔어요. 머무는 동안 요가와 명상, 스트레칭 같은 웰니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에요. 평소 요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지만, 낯선 공간에 오니 한 번쯤은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이곳에 있는 동안만큼은 조금 다르게 지내보고 싶은 마음에 아침 일찍 일어나 모닝 요가에 참여했어요. 뻣뻣한 몸을 억지로 늘리며 자연스레 옆 사람을 쳐다보기도 했는데, 웰니스 코치의 “누군가와 비교하지 말고, 나의 호흡과 근육에 집중해야 한다”는 말에 다시 정신을 가다듬게 되더라고요.

요가를 마친 뒤에는 사우나로 향했어요. 노천탕이라 얼굴 위로는 매서운 겨울 아침 바람을 맞았지만, 뜨거운 열탕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그 바람도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사우나를 마치고 나와 머리를 다 말리기도 전에 근처 편의점에서 식혜를 하나 사 마셨는데요. 어릴 때 목욕탕에 가면 바나나우유를 떠올리며 물속에서 “1분만 더”를 외치던 그때의 작은 고집도 함께 생각났습니다. 몸이 가벼워지니 묵은 걱정도 조금은 덜어낸 듯했고요.

이런 하루가 일상이 되면 좋겠다고 잠시 생각했지만, 돌아갈 일상이 있기에 더 반가운 시간이었을 거예요. 일탈과 일상이 적당히 섞여 있을 때 행복이 더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이런 작은 일탈이 조만간 찾아오길 바랍니다!

Pick
👇🏻 이번주 기쁨을 수집할 수 있는 곳 👇🏻  
1. 인스타그램 계정 <고독한사우너> 📌링크

일본에서는 사우나를 즐겨하는 사람을 ‘사우너’라고 부른답니다. 고독한사우너님은 사우나에 주 4회는 출석하는 사우나 덕후예요.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 베를린, 바덴, 발스까지 세계 각국의 목욕탕과 사우나 후기를 인스타그램 계정에 기록하고 있어요. 진짜 내돈내땀으로 써내려간 사우나 후기를 읽다보면 이번 주말 목욕가방 들고 털레털레 동네 목욕탕으로 향하게 될지 몰라요.


2. 카페 <높은산> 📌링크
겨울이 떠난다고 하니 괜시리 아쉬운 마음이 들 때면 인도의 밀크티, 짜이티로 겨울의 마지막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성수동에 자리한 높은산은 오로지 짜이티 하나로만 승부보는 곳이에요. 진저짜이, 마살라짜이, 럼짜이, 핑크짜이 등 향신료에 따른 다양한 짜이 종류를 만날 수 있어요. 이국적인 엔틱 가구 인테리어와 주문 즉시 제조 시스템으로 짜이티를 만들 때마다 거품을 내는 사장님의 퍼포먼스도 볼 수 있답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 18-1

3. 영화 <퍼펙트 데이즈> 📌링크

평범하고 반복되는 삶을 사는 도쿄 화장실 청소부 ‘히라야마’의 일상을 담아낸 영화예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올드팝을 들으며 출근하고, 점심시간에는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퇴근하면 목욕탕에 들었다가 밥을 먹고, 책을 읽다가 잠드는 그의 일상. 충실히 자신의 일상을 살아가는 히라야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뻔하고 특별해보일 것 없는 일상에서도 특별한 순간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답니다.

Essay

👩‍❤️‍💋‍👨잘 듣는 귀를 갖고 싶어👩‍❤️‍👩

[…]
이 일이 일어났을 때 내게 가장 큰 위로가 된 것은, 뜻밖에도 이런 말이었어. “괜찮아?” 그리고 “뭐라고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어.” 오직 그 두 마디만이 진심을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어. 그렇게 서툴고 조심스러운 말들이 내게 가장 큰 힘이 됐어. 그건 내가 이런 일을 겪고 나서야 처음으로 알게 된 사실이야. 그래서 나는 매일 마음속으로 네게 말을 걸어. 너 괜찮아? 오늘은 좀 어때? 그 말을 진짜로 들려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그 말들이 또 너를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나는 주저하고 있어. 너는 내가 아니니까. 나도 네가 될 수는 없으니까.

여전히 나는 너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널 늘 생각하고 있어. 언젠가는 네가 꼭 다시 행복해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어. 그래서 나는 지금 귀를 기울여. 네가 있는 곳 쪽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어. 네게서 어떤 신호가 오지 않을까 기다리고 있어.

그러나 그 전까지 나는 기다리기만 할 자신이 없어서 이렇게 글을 써. 듣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이렇게 글로 써서 네게 전해지길 바라고 있어. 나는 또 말실수를 할지도 몰라. 내 말이 너에게 가시가 되어 박힐지도 몰라.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나는 너와 연결되기를 바라고 있어.

그때까지, 우리 그저 하루 하루를 잘 보내자. 그리고 연결되어 있자. 그리고 나는 계속 귀를 기울이고 있을게. 네가 있는 곳쪽으로.

 

한수희 작가의 에세이 전문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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