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한 베스트셀러가 한 권 있어요. 얼마 전 출간된 <글로벌 클래스>인데요. 글로벌 클래스는 2주 연속 월스트리트저널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올랐어요.
개인적으로 글로벌 전략이 궁금하던 차에 책의 저자인 액셀러레이터 10X이노베이션랩의 클라우스 비해 창업자겸 CEO를 만났어요. 비해님은 수많은 스타트업들에 조언을 하다보니, 실리콘밸리 대사라는 별명이 있는 분인데요. 이분께 미라클레터 독자님들을 대신해서 질문을 드릴 기회가 있었어요. 한번 비해님을 불러서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안녕하세요. 비해님! 나와 주세요.
😀 어떤 계기로 쓰셨나요?
🧔 많은 스타트업들이 빠른 속도를 내는 린 스타트업 전략을 쓰는데요. 하지만 세계화를 하다보면 스스로 모순에 부딪혀요. 바로 첫 시장에서 성공한 제품을 다른 시장에 내놓으며 '내가 내놓은 것이 편리하니 사용자들이 저절로 알아봐 줄 거야‘라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이를 바로 잡아주고 싶었어요.
😄 읽어보니 사례가 풍부하네요.
🧔 네. 60개국에 있는 250개 기업의 임원 400여명을 인터뷰했어요. 구글 스포티파이 링크드인 등등.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들이 어떻게 글로벌화에 성공했는지 궁금했고 이를 큰 틀로 재정립을 하는게 목표였어요.
🤫 성공 기업의 특징은 뭔가요.
🧔 사실 한 국가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고 믿는 경향이 있어요. “난 타고난 글로벌이야 (born to global)”이런 생각은 매우 위험해요. 그러다보면 현지 인력들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권한을 본사에서 모두 틀어쥐죠. 반면 성공한 기업들을 보면 현지와 의사소통이 잘 되고 의사결정구조가 매우 간단한 것을 알 수 있어요.
🤔 쉬우면서도 어렵네요.
🧔 한번 실패 사례를 들어볼게요. 1997년 월마트는 독일에 진출했는데요. 당시 377개의 매장과 약 1만4000명을 거느린 베르트카우프 매장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출했어요. 하지만 자신감에 월마트 방식의 저가 매장 모델을 복제하는데 급급했어요. 매장 앞에서 방문객들에게 큰소리로 인사하고, 공짜 육류를 나눠줬죠. 하지만 이런 마케팅을 본 독일인들은 뭔가 수상하다고 봤어요. 오히려 의심만 커지다보니 소비자들이 떠났고 결국 독일 시장에서 철수했어요.
🤫 성공사례는 없나요?
🧔 전자 사인 스타트업인 도큐사인이 대표적인 사례에요. 일본은 아직도 손으로 쓴 서명보다 실물 도장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는데요. 당연히 전자서명 서비스인 도큐사인은 일본 시장에서 통하기 어려웠죠. 그래서 일본 도장 브랜드인 사치하타와 손을 잡았어요. 일본인을 위해 ‘전자 도장’을 만들어서 사용하도록 한 것이죠. 본사가 강압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현지 방식을 존중해 준 것이 성공 요인이었죠.
😀 하나만 더 알려주세요.
🧔 케첩으로 유명한 하인즈가 대표적이에요. 브라질에 진출하면서 현지화를 하는 전략을 택했는데요. 사실 남미 소비자들은 음식에 케첩을 조금씩 뿌려 먹는 습관이 있었어요. 하지만 하인즈의 케첩 용기는 불편했죠. 매번 뒤집어서 짜야하니까요. 그래서 쉽게 짜낼 수 있도록 뚜껑이 바닥에 달려있는 '업사이드다운' 용기를 현지에 도입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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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해님은 현지화를 위해 고려할 대상으로 마케팅, 판매, 제품, 인프라스트럭처, 조직, 관리자 등 총 6개를 꼽았어요. 특히 많은 기업들이 현지화에 진출할 때는 마케팅이나 판매 제품만 신경 쓰는데 이것은 잘 못됐다고 해요. 마케팅 판매 제품이 빙산 위에 있는 얼음이라면, 인프라 조직 관리자는 빙산 밑에 있는 얼음이라고 강조! 즉,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까지 현지화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P.S 인터뷰 도중 비해님이 미라클레터 독자 중에 뛰어난 북PD님이 없냐고 물어보시네요.😀 한국어 번역본을 내고 싶은데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다고 미라클레터에 급 SOS. 관심 있으신 북PD님들은 비해님의 링크드인을 통해 메시지를 보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링크드인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