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하나 날렸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선진국이 받는 부당한 혜택을 빼앗아야 한다면서요. 중국한테 뭐라고 한 건데요, 우리나라도 뜨끔하게 생겼어요 😢

지금껏 우리나라는 WTO에서 개발도상국 혜택을 받아왔어요. 이 얘기가 조금 복잡해요. 개발도상국을 경차에 비유해 볼게요. 경차에 세금 할인혜택이 있는 것처럼, 개발도상국에도 세금 혜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차에서 중형차로 갈아탄 지(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난 지) 얼마 안 됐어요.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계속 신차 등록을 미뤄왔습니다. 실제로는 중형차 소유주지만, 좀 더 경차 소유주로 살면서 경차 혜택을 유지하려고 한 거예요. 그러다 이번에 ‘너 인마!’ 하고 딱 걸린 겁니다. 가계부에 빨간불 켜졌죠.

네, 이게 우리나라가 WTO에서 해온 눈치게임 포지션이었어요 🤔

애매한 포지션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네, 돈 문제예요. 무역을 하면 물건이 국경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붙습니다. 이걸 관세라고 하죠.

보통 정부는 수입산에 세금을 붙여서, 같은 물건이면 수입산이 국산보다 비싸지도록 만들어요. (괜히 면세점에서 화장품 쇼핑을 하는 게 아니죠) 그래야 사람들이 수입품보다는 국산을 사고, 국산을 사야 국내 회사가 돈을 버니까요. 

그런데 WTO가 뭔데 이래라저래라 하냐. 가만 놔두면 문제가 많거든요. 힘이 센 나라가 힘 약한 나라 물건에 세금을 왕창 때려서, 국민들이 그 나라 물건을 못 사게 만들기도 했고요. 사이 안 좋은 나라끼리 서로 세금을 높이 더 높이 때리다가 전쟁이 나기도 했어요. 

세계 곳곳에서 무역과 관세를 갖고 싸움이 벌어지다 보니, 이걸 조율하는 기구가 필요해졌어요. 이때 만들어진 국제기구가 WTO예요. ‘정해진 세금만 붙이고 규칙에 따라 사고 팔자’면서 공정한 무역을 감시하는 역할이죠.

그런 WTO도 편을 들어줄 때가 있어요. 부자 나라랑 가난한 나라 물건에 똑같은 세금을 붙인다고 생각해보세요. 가난한 나라가 너무 손해겠죠? 부자 나라는 더 좋은 기술로 더 값싸고 질 좋은 물건을 생산할 수 있으니까요. 또 지금의 부자 나라들은 예전에 식민지를 만들어서 잘살게 된 과거도 있고요. 

그래서 개발도상국의 몇몇 중요한 산업에는 수입산에 세금을 많이 붙이도록 허락해줘서, 그 나라 사람들만이라도 국산을 사게 유도하곤 해요.

우리나라는 그 산업이 농업이었어요. 우린 안부인사가 ‘밥은 먹었니?’ ‘식사는 하셨는지요?’인 나라예요. 그만큼 끼니가 중요하다는 거고, 끼니가 중요하다는 건 그만큼 굶고 살았다는 얘기예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에 먹는 거 입는 거 냉난방비 등등 공과금 다 합쳐서 인당 2달러도 못 쓸 만큼 가난했거든요.

강물에 빠져 죽을 뻔한 사람은 실내 수영장도 무서워하게 되잖아요? 나라 사정이 나아졌지만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있어도 다시 굶을 수는 없다! 쌀을 외국에서 사다 먹으면, (일본이 요새 반도체 소재 3종 세트 안 판다고 협박하듯이) 외국이 갑자기 쌀 안 판다고 협박하면 어떡하냐! 우리가 농사지어서 자급자족해야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굶지는 않는다! 신토불이身土不二다!’ 라고 생각한 거죠. 

게다가 국산 쌀을 사 먹어야 우리나라 농부들이 계속 농사를 짓기도 하겠고요. 안 팔리는데 계속 농사를 지을 수는 없으니까요.

지금은 수입쌀에 세금을 510%쯤 붙입니다. 이를테면 미국에서 10kg 10달러(약 1만 원)에 팔리는 미국쌀이 한국에선 6만 1천 원이에요. 경기미가 10kg에 2만 8천 원인데 말이죠. 어디 미국쌀 사겠습니까 🤣

그래서 앞으로 선진국 이름표를 달면 어떻게 되느냐! 관세가 낮아져서 미국쌀이 10kg에 1만 2천 원으로 팔립니다. 세금이 2천 원만 붙는 거예요. WTO가 우리나라 등짝을 때리면서 이제 천지가 뒤집어져도 너희 안 굶으니까 호들갑 그만 떨랍니다. 물론 장단점은 있습니다. 정리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