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파, NCT, 레드벨벳, 엑소, 소녀시대… 이 아이돌 그룹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아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정답은 바로 국내 최정상의 연예기획사인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소속이라는 것이에요.
에스엠은 특유의 음악 스타일과 퍼포먼스, 세계관(?) 등으로 전 세계의 수많은 K-POP 팬들을 사로잡고 있는데요.(사실 저도 좋아합니다… SMP…🤫) 그 중심에는 에스엠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최대주주인 이수만 회장이 있습니다. 
이수만 회장은 H.O.T.와 보아 등 초창기 아이돌을 잇따라 성공시키면서 지금의 K-POP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K-POP 팬들은 그의 영향력이나 연예계에서의 명성을 가리켜 ‘이수만 아버지’ 라고 부르기도 해요.😅

▲ 2016년 코엑스에서 에스엠의 신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이수만 회장.
판도라 페이퍼스가 드러낸 ‘K-POP 아버지’의 실체😲
하지만 이런 명성에도 불구하고, 이수만 회장은 탈세횡령 등 여러 가지 의혹들에 휩싸여 왔어요.🤔 특히 지난 10월부터 뉴스타파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보도하고 있는 조세도피처 추적 프로젝트, ‘판도라 페이퍼스’에는 그의 이름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요.
K-POP 시장의 개척자, K-POP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수만 회장. ‘판도라 페이퍼스’가 드러낸 그의 민낯은 어떤 모습일까요? 뉴스타파가 밝혀낸 이수만 회장 관련 의혹을 크게 세 가지로 정리했습니다.😎
🔥의혹 1: 이름은 남의 것, 회사는 내 것?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뉴스타파가 입수한 ‘판도라 페이퍼스’ 자료 중 홍콩의 #역외 서비스 업체인 일신회계법인의 자료를 종합해 보면, 이수만 회장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홍콩 법인은 총 8곳으로 파악됩니다. 그 중 3곳은 에스엠의 계열사나 이수만 회장이 이사로 등재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했어요. 
하지만 나머지 5곳은 모두 이수만 회장이 아닌 다른 이름이 주인으로 올라 있었지만, ‘실제 수익 소유자(Beneficial Owner)’은 이수만 회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즉 이수만 회장이 어떤 목적으로든 자신의 이름을 숨기면서 해외 법인을 여럿 만든 것은 사실이라는 거예요.🤔 
에스엠 측은 이 사실에 대해 ‘해외 법인은 이수만 회장의 부모 재산으로 설립한 것’이라는 등 페이퍼컴퍼니와 에스엠·이수만 회장은 관계가 없다는 해명자료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홍콩 차명 법인 중 한 곳이 에스엠의 세무조사를 대리했던 로펌에 돈을 보내는 등 누가 봐도 수상한 정황이 밝혀져, 에스엠 측의 해명은 신빙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요.😅
🔥의혹 2: 개인이 안 되면 회사가 사면 되지! 말리부 호화 별장 구매 의혹
말리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을 따라 펼쳐진 휴양도시에요. 뛰어난 경치 때문에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사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죠. 그런데 지난 2007년, 이수만 회장이 이 곳에 480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45억 원)짜리 호화 별장을 구입해서 논란이 됐어요.
좀 비싸긴 해도 개인이 집을 산 게 무슨 문제냐고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당시 개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 한도가 300만 달러로 제한되어 있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폴렉스’ 라는 홍콩 법인이 약 290만 달러를 지불하고, 이수만 회장이 나머지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별장을 구매할 수 있었는데요.🤔 
2014년 KBS는 이 폴렉스가 사실상 이수만 회장의 자금으로 만든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에스엠 측은 폴렉스와 이수만 회장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고요. 그런데 이번에 뉴스타파가 입수한 ‘판도라 페이퍼스’ 자료에 따르면, 폴렉스는 이수만 회장을 ‘실제 수익 소유자(Beneficial Owner)’로 분명히 명시하고 있습니다. 즉 2014년 의혹에 대한 에스엠의 해명은 거짓말이었던 셈이죠.😡
이에 대해 에스엠 측은 다시 해명을 내놨는데요. 처음에는 ‘이수만 회장의 아버지가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것’ 이라고 했다가 다음에는 ‘미국 진출 과정에서 접대 목적으로 구입한 것’ 이라고 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어요. 하지만 어떤 해명도 이수만 회장과 폴렉스의 수상쩍은 관계를 설명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 이수만 회장과 폴렉스가 구입한 말리부 호화 별장의 모습.
🔥의혹 3. 수상한 대주주의 정체는 회장님 아들? 일가족 주식 몰아주기 의혹
홍콩에 설립된 에스엠의 자회사 중에 ‘드림메이커’ 라는 회사가 있어요. 드림메이커는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국내외 공연을 총괄하는 회사인데, 코로나19 이전에는 연매출 약 800억 원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 주식에서 모회사인 에스엠의 지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2012년까지만 해도 에스엠은 드림메이커의 주식 85%를 확보하고 있었는데, 2012년 이후 에스엠의 지분율은 68.46%로 낮아졌고 2020년에는 59.93%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에스엠이 잃어버린 지분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뉴스타파는 ‘판도라 페이퍼스’ 자료 속에서 이 지분 변동의 실마리를 찾아냈습니다. 에스엠의 지분율이 갑자기 낮아졌던 2012년, 드림메이커는 #유상증자를 실시해서 총 700만 주를 주당 1홍콩달러(2012년 당시 약 145원)에 신규 발행하는데요. 이 700만 주를 각각 5%씩 매입한 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정체는 바로, 이수만 회장의 부인과 두 아들이었어요.😲
결국 총 15%의 주식을 이수만 회장 일가가 헐값에 매입한 셈인데요. 이를 통해 이수만 일가는 드림메이커에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졌을뿐더러 막대한 평가 차익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유상증자로부터 3년 뒤인 2015년, 에스엠이 공시한 드림메이커의 주가는 주당 35.91 홍콩달러였어요. 결국 이수만 회장 일가는 가만히 앉아서 투자금의 35배(!) 수익을 챙기게 된 셈이죠.

▲ 이수만 회장의 일가족이 각각 39만 주를 매입했음을 보여주는 문서
화려한 성공 뒤에 감춰진 ‘범죄자의 얼굴’
사실 이수만 회장은 이미 수 차례 각종 의혹과 범죄로 구설수에 올랐던 인물이에요. 2004년에는 공금횡령과 뇌물 제공 등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고, 2018년에는 에스엠 측 일감을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에 몰아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죠.🤔 
그런데도 이수만 회장은 에스엠의 ‘총괄 프로듀서’로서 회사를 운영하고 소속 아티스트들을 관리하되, 개인적인 이익을 챙기지는 않는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왔어요. 그런 이미지와 빛나는 성공이 겹쳐 ‘K-POP의 아버지’라는 명성을 얻기도 했습니다.
화려한 성공과 명성 뒤에 감춰진 그의 민낯을 이제는 드러내야 할 때가 아닐까요. ‘판도라 페이퍼스’와 이수만 회장 관련 의혹을 취재한 김지윤 기자의 취재 후기로 이번 주 타파스를 마무리하겠습니다.🌮
🍞 똑똑해지는 키워드 한 입
#역외 서비스 업체 
  • 간단히 말해서 조세도피처에 페이퍼컴퍼니 설립을 도와주는 업체입니다. 보통 조세도피처에 회사를 만들려는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숨기고 싶어 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이름을 빌려주기도 하고, 법인 설립 신고 등 실무를 대행하기도 해요. 
  • 조세도피처를 왜 이용하는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는 지난 10월 8일에 발행했던 타파스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니 함께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유상증자 
  • 주식회사가 주식을 새로 발행하고, 그 주식을 팔아서 자금을 늘리는 것을 뜻해요. 기업 입장에서는 더 많은 투자자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서 보편적으로 많이 쓰이는 자금 확보 수단이기도 합니다. 
  • 그런데 유상증자는 기업 오너들의 편법 증여 수단으로 쓰이기도 해요. 새 주식을 발행하고, 그 주식을 자녀에게 아주 싼 가격으로 파는 방식으로 말이에요. 이렇게 오너의 자녀가 대량의 주식을 확보하면, 추후에 평가 차익이나 주주 배당금 형태로 재산을 물려주는 것도 가능합니다.🤔
  • 물론 국세청도 이런 편법 행위를 알고 있기 때문에, 의심스러운 기업에 세무조사를 벌이거나 대량의 증여세를 물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2019년 미성년 배당소득자가 17만 명에 달하는 등 편법 증여 문제는 쉽게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기사로 한입에 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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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 뉴스타파 소식
2021년 ‘뉴스타파펀드’ 지원 독립다큐 <어크로스> 선정 

올해 '뉴스타파펀드' 지원 다큐로 김지 감독의 <어크로스>가 선정됐습니다. 
이 작품은 제주에 머물고 있는 예멘 난민, 베를린의 인권 변호사 그리고 사르디니아의 반전 활동가 등 각기 다른 공간의 세 인물을 등장시켜 예멘을 둘러싼 국제 분쟁과 난민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완성되면 뉴스타파 ‘목격자들’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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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함께센터 협업공간에서 만든 영화, <왕십리 김종분> 개봉

뉴스타파함께센터 협업공간, 1번 편집실에서 만든 김진열 감독의 <왕십리 김종분>이 오는 11월 11일 개봉합니다.  올해는 김귀정 열사 30주기로, 그의 어머니 '김종분'을 다룬 영화입니다. 
서울 충무로 뉴스타파함께센터는 독립감독, 독립PD와 함께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공간입니다. 편집실, 스튜디오 등 제작공간과 영화 상영과 강연 등을 할 수 있는 리영희홀이 마련돼 있습니다. 이용회원 등록을 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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