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의미는... 없고요. 그냥 여러분이 보는 대로 받아들이세요.
제가 조금 단순하게 정리했지만 이 말은 20세기 인간의 사상사의 중요한 단면을 담고 있습니다. 바로 '현상학'의 등장입니다.
현상학이 등장하기 전까지, '의미'라는 것은 신이나 왕이 정해주는 것이었지요.
평범한 사람들은 신이 가르치는 대로, 왕이 명령하는 대로 가치가 정해진 세계 속의 부속품이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개개인의 인식이 중요해지면서 각 개인이 자신에게 중요한 의미를 정하고 결정하며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 지금의 세계입니다.
예술에서도 마찬가지로 과거로 갈수록 신과 왕의 뜻이 중요했죠.
그 다음 단계로 작가들이 신과 왕을 버리고 '예술가의 의도'를 강조했다면, 미니멀리즘 예술가들은 이 의도까지도 지워버립니다.
프랑스의 비평가 롤랑 바르트가 문학 작품은 작가가 의도한 산물이 아닌, 받아들이는 사람의 반응에서 의미가 생긴다고 '저자의 죽음'을 통해 말했듯이 미니멀리즘 예술가들은 '예술가의 죽음'을 선언한 것이지요.
조금 복잡한 이야기였습니다만. 간단히 말하면 예술가가 정해주는 대로 작품의 의미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 속에서 생겨나는 반응이 그 작품의 가치와 의미를 정한다.
즉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라는 위대한 선언을 예술사에서 처음으로 이 작품들이 의식적으로 한 것입니다.
따라서 도널드 저드의 작품은 현대미술을 다루는 공공 미술관이라면 어디나 한 점씩은 소장하고 싶어합니다.
인간사의 중요한 변화를 담은 예술 작품을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공공의 이익에 부응하는 미술관의 역할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작품의 개수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저드의 작품 가격이 치솟는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