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가 대체 뭔데 이렇게 핫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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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어거스트
작년 하반기에는 도어대시, 에어비앤비와 같은 회사들이 상장하자마자 급등하면서 큰 주목을 끌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의 회사가 직상장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 회사는 앞으로 20년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메타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네요. 👀 

오늘은 바로 이 주인공, 로블록스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게요.
💣 이번 주 에디터는 THU 입니다

💬 오늘의 에디터 PICK
전세계를 강타한 게임스탑(GME) 사태
이번주 단연 제일 큰 이슈는 이것 아니었을까요? 게임스탑 사태의 배경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둔 영상이라 추천합니다. 영상의 길이가 짧진 않지만 귀에 쏙쏙 잘 들어와요. 한 번 짚고 넘어가서 여기저기 아는 척 해봅시다. (절대 매수 추천하는 게 아닌 건 아시죠? 🙅‍♀️)

🌊 코로나로 훌쩍 다가온 메타버스

지난해 우리는 코로나를 만나고 엄청난 생활 패턴의 변화를 맞이해야 했어요. 가장 큰 변화는 오프라인으로밖에 하지 않았던 것들을 온라인으로 하기 시작한 거예요. 삶의 면면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잠깐 상상해볼까요? 일단, 장도 온라인으로 보기 시작했고, 회의나 컨퍼런스도 온라인으로 하기 시작했죠. 앱으로 배달 음식도 많이 주문했고, 유튜브와 넷플릭스 같은 OTT를 많이 보기도 했어요. 집 밖으로 안 나가는 삶에 이렇게나 적응이 되어버릴 줄 누가 알았을까요?

성인들도 이렇게 큰 변화라고 느꼈는데, 아이들은 세상이 뒤바뀌는 느낌이었을 거예요. 학교도 갈 수 없게 되었고, 친구들도 만나기 어렵게 되었으니까요. 계속 집에 있자니 좀이 쑤셨던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스크린으로 눈을 돌리게 되었고, 가상세계에서나마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찾아서 모였어요. 직접 만날 순 없어도 플랫폼에 접속해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함께 게임도 하고요. 그러니까 게임 플랫폼이 게임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세계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거예요.

이렇게 게임 플랫폼이 게임 이상의 목적을 가지게 되자 관객을 만날 수 없던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이 변화에 가장 빨리 대응했어요. 가수 트래비스 스콧은 포트나잇의 파티로열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활용해 온라인 콘서트를 선보였어요. 방탄소년단 역시 Dynamite의 안무 영상을 파티로열에서 가장 먼저 공개하기도 했고 블랙핑크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에서 팬사인회를 열기도 했죠. 각 플랫폼의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로서 플랫폼에 접속해 이벤트에 참여하고, 관련 아이템을 사기도 하면서 열렬한 반응을 보내주었습니다. 이렇게 현실 세계와 연결된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로 사람들이 상호작용하고 가상경험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메타버스(metaverse)라고 해요.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인데요,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해요. 이 소설은 '아바타'라는 말이 가장 처음 등장한 소설이기도 한데요, 피자 배달부인 주인공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오가며 현실세계를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네요. 메타버스는 다양한 기술들의 집합체에요. VR·AR과 같은 그래픽 기술, 클라우드 등의 데이터 처리 기술, 5G와 같은 초고속 통신망 기술이 모두 작용해야 하거든요. 물론, 이런 기술의 빠른 발전이 있었기에 메타버스가 등장할 수 있었지만, 당장의 핫한 키워드로 언급되기 시작한 것은 애증의 코로나 덕분이에요. 현실 세계에서의 한계를 가상세계로 풀어야 하는 계기가 되었으니까요.

📢 로블록스에 집중하고 싶어요

언론에서는 메타버스의 대두로 여러 플랫폼을 주목하고 있어요. 위에서도 언급했던 포트나잇의 파티로열과 제페토도 있고, 코로나로 한국에서도 붐이 일었던 동물의 숲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분류되어요. 하지만 저는 이 중에서도 Z세대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플랫폼인 로블록스에 집중하고 싶어요. 

로블록스는 나만의 아바타로 접속해서 다른 아바타와 소통하고 플랫폼의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 플랫폼이에요. 로블록스 역시 코로나로 집에 있는 아이들의 주의를 끌 수 있었던 덕분에 급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일간 접속자 수가 약 3,100만 명인데 이는 작년 대비 82%나 성장한 수치입니다. 유저들은 매일 평균 2.6시간 정도를 로블록스에서 보내고, 전체 유저 중 54%가 13세 미만인 만큼 어린이 이용자의 비중이 다른 게임 플랫폼 대비 굉장히 높아요. 한국도 예외는 아닌데요, 2020년 게임 앱 중 월간접속자로는 3위를, 사용시간 부문에서는 1위를 기록한 바 있어요.

마치 혜성처럼 등장한 것 같지만 사실 이 회사는 2004년에 세워진, 꽤나 연식이 있는 회사에요.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천천히 성장해왔는데요, 정규직 830명 중 개발자의 비중이 79%라고 하니 테크회사라고 불러도 무방할 듯 하네요.

✨ 게다가 로블록스는 좀 특별해요

아직 로블록스를 주목해야 할 이유를 잘 모르시겠다고요? 제가 주목하고 싶은 이유는 크게 두 가지에요.

아이들이 많이 접속하는 플랫폼이니만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어요. 작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도 이러한 의도가 확실히 드러나는데요, '안전(safety)'라는 단어는 121번 언급되었고, 단어 '부모의(parental)' 역시 6번이나 언급되었어요. 로블록스에서는 일단, 룰 기반 검열과 AI를 활용한 관찰에 더불어서 1,600명을 고용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층적인 구조로 안전을 도모하고 있어요. 13세 이하 아이들의 경우에는 친구 목록에 없는 유저의 접근을 차단하고 보호자가 선별한 게임만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고요. 미국 법무부 관계자가 이러한 모델이 로블록스를 업계 선두주자로 만든다고 평하기도 할 정도예요.

물론, 멀티플레이어 게임으로서 완벽하게 차단하긴 어렵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안전과 관련된 문제가 대두되어 왔어요.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가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플랫폼과는 매우 다르죠. 제가 양육자라도 유튜브나 페이스북보다는 로블록스에서 친구들을 만나길 권장할 것 같아요.

또 로블록스는 개발자가 게임을 직접 개발할 수 있는 툴이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도 해요. 유튜브가 크리에이터와 광고수익을 나누듯 로블록스 역시 유저들이 게임 내 화폐인 로벅스(Robux)를 사용해 아이템이나 아바타의 의상을 구매하게 되면 이 수익을 게임 개발자들과 나누고 있어요. 현재 로블록스 내 게임 개발자는 7백만 명, 그 중 백만 명 가량은 이미 수익을 창출했고, 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얻은 개발자도 천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2015년부터는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직접 개발자를 육성하는 교육을 통해 매년 100명 이상의 개발자를 배출하고 있다고 해요. 덕분에 어렸을 때에는 게임을 즐기기만 했던 아이들이 커서는 직접 개발을 하기도 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런 선순환은 두 가지 효과를 가져옵니다. 하나는 매해 2천만 개의 새로운 게임이 추가되며 더더욱 풍성해지는 로블럭스의 생태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마케팅 효과. 현재 로블럭스의 마케팅비용은 매출의 10%인데, 페이스북의 14%와 트위터의 26%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죠. 비록 아직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금방 흑자전환이 가능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이유입니다.

💬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로블록스는 올해 2월 직상장을 준비하고 있어요. 당초 지난 해 12월 기업 공개를 통해 상장 계획이었는데, 도어대시와 에어비앤비가 상장 후 큰 폭으로 오르자 기업 가치 재평가를 위해 2021년으로 상장을 미룬 바 있어요. 최근 시리즈H로 5.2억 달러를 추가로 투자받으면서 현재 기업가치는 295억 달러로 급상승했는데, 11개월 전 대비 7배 상승한 수치라고 하네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지난 10월 자사 컨퍼런스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앞으로 20년은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다. 메타버스의 시대가 왔다."고요. 로블록스의 CEO인 데이비드 바스주키는 여러 매체를 통해 로블록스의 미래는 메타버스의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있고, 페이스북, MS 등 다양한 회사들이 메타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사실 아직도 오프라인이 훨씬 좋은 밀레니얼로서 메타버스가 감이 잘 안 오긴 하지만, 기왕 메타버스가 새로운 인터넷이 된다면 저는 사회를 좀더 나은 곳으로 만드려는 플랫폼이 더 많이 등장하고 주목받았으면 해요. 로블록스와 같이 돈 버는 것 말고도 다른 것에 가치를 두는 기업들이 더 많이 생기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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