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 장애인의 날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장애의 기준에 물음을 던져본 적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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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장애'를 고민하며 살아온 사람들이 있습니다.
오늘, 장애인의 날을 맞아 그들의 이야기를 보냅니다.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김도현
장애언론 비마이너 대표
《장애학의 도전》 저자
   장애학(disability studies)은 한국 사회에서 아직까지 다소 낯선 학문이다. 2019년 말 출간된 장애학의 도전(오월의봄)1부에서 장애학의 기본적인 내용들을 풀어 설명하고 있는데, 그 핵심은 손상은 손상일 뿐이다. 특정한 관계 속에서만 손상은 장애가 된다는 명제로 요약될 수 있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다리에 손상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버스를 탈수 없음이라는 장애를 경험하고, 청각에 손상이 있는 농인은 의사소통할 수 없음이라는 장애를 경험한다. 우리는 흔히 몸에 있는 손상 때문에 그들이 무언가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조건과 환경에서라면, 예컨대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로 만들어지고 수어통역이 일상적인 사회서비스로 제공되는 곳에서라면, 그들은 버스를 탈 수 있고 의사소통할 수 있다. 그들의 몸에 손상이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겠지만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장애인이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손상이 장애가 되는 특정한 관계란 바로 차별적인 관계. 그리고 장애인은 손상을 지닌 무능력한 사람이어서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받기 때문에 무언가를 할 수 없게 된다

재난의 시대,
일상의 관계를 놓지 않기,
끈끈하게 연대하기
진성선
장애여성공감 활동가
   누구나 '안전'할까? 수개월째 코로나19가 지속되고 있다. 장애여성들은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동시에 코로나19 발생 전과 지금이 별반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불나면 죽어야 해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툭 던질 때 그 말에 일제히 공감하는 웃픈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미 일상 속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재난의 위험을 삶의 일부처럼 감당해왔다는 의미이다. 어쩌면 죽음을 예견하고 포기하는 게 더 익숙해지지 않았을까. 이제 더이상 세상이 좋아져서 장애인 안전한 삶을 살게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언젠가 나도 코로나 확진자가 되거나 밀접접촉자로 분류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대부분의 일상생활에서 몸의 보조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가 아무리 방역지침을 잘 지킨다고 할지라도 감염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나를 보조하는 활동 지원사가 이런 위험을 함께 감수해야 하는 것도 문제지만, 당장 밥을 먹고, 씻고, 화장실을 가는 최소한의 일상을 활동 지원사 없이 유지할 수 있을지가 내겐 가장 시급한 문제다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윤소라
한울림스페셜 편집자
   물론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장애인과 그 가족이 겪는 현실의 무게를 누구도 감히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때문에 책을 만들 때마다 고민은 깊어지고 질문은 많아진다. 어떤 이야기, 어떤 메시지를 담을 것인가. 잘못된 정보나 표현을 쓰지는 않았나. 이 세상에 꼭 나와야 할 충분한 이유를 담아냈는가. 무엇보다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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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수 작가가 쓰고 그린 《병하의 고민》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질문으로 시작된다할머니의 손을 잡고 공원에 온 한 아이가 묻는다. “저 아이는 왜 이 세상에 온 거예요?” 아이가 가리키는 곳에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해 온몸을 뒤트는 아이가 있다할머니는 가만히 설명해 준다

"함께 살려고 온 거란다. 이 세상에서 우리와 함께 살기 위해."
칼럼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장애학의 도전』, 김도현, 오월의봄 (2019)

생존 또는 생활이라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활동에도 능력의 차원이 존재한다. 즉 생존능력(생활력)이 높은 사람이 있고 낮은 사람도 있다. 

그러나 생존권(생활권)은 헌법을 통해 보장되는
 권리이기에 우리는 생활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그만 삶을 마감해주셔야겠습니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런 정부를 상상할 수조차 없다. 

정리해보면, 능력과 권리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며, 권리는 능력의 여부와 상관없이
'보장'될 때에만 온전히 권리일 수 있다.
『시설사회』
장애여성공감, 와온 (2020)

시설은 단순히 물리적인 장소로서의 분리나 유예된 시간, 폐쇄된 삶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적인 인간의 상이 무엇인지를 호명하는 메커니즘이다.
『병하의 고민』
조은수, 한울림스페셜 (2017)

 할머니는 병하에게 2700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이사야가 기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릴 때는 연한 순 같고, 마른 땅에서 나온 뿌리 같아서 몸을 가누는 것도 조마조마해 보이고, 고운 모습도 없어 사람들에게 놀림이나 당하고, 누구라도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려 버리게 되는’ 존재인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다 ···.
장애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찾고 계신다면 
《사적이지만 공공연한 컬렉션》
<어느 장애인 이야기>와 <비장애인으로 태어났습니다>을 확인해 보세요. 
《사적이지만 공공연한 컬렉션》
언뜻 개인적으로 보이지만 실은 우리 모두와 관련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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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이야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함께 공유하고 싶은 장애 관련 자료가 있다면 사서에게 전달해 주세요. 

구로기적의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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