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처음 단체를 알게 된 계기와 활동에 참여/후원하게 된 이유?
주선: 공무원 시험 준비를 오래 하다가 그만두고 취업을 준비하려고 할 때였다. 뭘 해야 할지,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청년포털에 올라오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살펴보게 됐다. 그러다 니트생활자가 운영하는 ‘니트컴퍼니’라는 가상회사의 소개가 인상깊었다. 사회는 니트족*을 그저 게으르고 무능한 청년으로 바라보지만, 니트컴퍼니는 '치열하게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는 청년'이라고 인정해주는 분위기일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
*취업하지 않거나 정규 교육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만 15~29세 청년
수빈: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건데, 지금 당장 환경을 보호하지 않으면 내 미래가 위태로울 것 같아서 ‘플라스팁’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의 소개로 베이크 액션 ‘숲어맨으로 한 달 살기’에 참여하게 되었다. 다른 SNS와 달리 소셜 액션 참여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고, 덩치 큰 단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누구나 액션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어떠한 조건 없이 느슨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꼽힌: 동물권 문제는 <육식의 종말> 같은 고전으로 머리로는 공감하는 문제였지만 실천의 영역으로 가져오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영화 <옥자>를 보고, 무한리필 고깃집을 지나다가 무언가 행동하고 싶어졌다. 알면서 행동하지 않는 게 스스로 답답했다. 동물권 이슈는 시각적으로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있어 외면하게 되는데, 피하지 않고 소식을 더 자주 접하기 위해 후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동물해방물결에서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과 함께 '동물권 읽기 모임'을 여는 등 문화적인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후원의 계기였다.
Q. 활동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그에 만족하는지?
주선: 니트생활자를 만나기 전에는 사람들의 근황 질문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백수이기도 하고, 무엇을 하는지 이야기하려고 해도 여러 부연 설명을 해야하니 그 상황 자체를 피하곤 했다. 그런데 니트컴퍼니 안에서는 그러지 않아도 괜찮았고, 다들 이해해주는 분위기라 좋았다.
참여할 당시 나는 본래의 성격과 달리 굉장히 무기력했을 때였다. 간간히 마주치는 현실의 벽 때문에 힘이 빠지곤 했을때, 니트생활자를 만나 큰 힘을 얻었다. 나만의 루틴을 잡아갈 수 있었으며, 비슷한 상황과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보호받는 울타리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거대하게 무언가를 하진 않았지만 만족한다.
수빈: 베이크의 커뮤니티 게시판 '베이크톡'에서 소소하게 글을 통해 아이디어 등을 교류하는 일상의 작은 부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아직 서비스가 성장하는 단계이다 보니 사람들의 참여율이 낮아 내가 금방 지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베이크 운영진분들의 열정이 나의 열정으로 이어지게 되어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됐다.
꼽힌: 동물해방물결에서 ‘생추어리(sanctuary)’라는 개념을 처음 알게됐다. 착취 당한 동물을 원래 수명까지 살 수 있게 하는 터전으로 구출해 자연스럽게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동물해방물결에서 구조 비용을 펀딩하고 생추어리 부지를 구해 홀스타인종 수소들을 구했다. 남은 생을 평화롭게 살 수 있고 사람들은 그걸 볼 수 있다. 어떤 구호 없이도 뛰어노는 소들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많았다.
Q. 활동 참여나 후원을 독려해본다면!
주선: 니트생활자에 대해서 얘기할 때 꼭 얘기하는 점이 있다. ‘누구나 백수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사회에서 바라보는 니트족이 될 수 있다’라는 것이다. 혼자가 되면 위축되지만, 함께하면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정말 내가 그 힘을 느껴봤기에, 느슨한 연대의 힘을 널리 알리고 싶다.
수빈: 플라스팁은 자연을 싫어해도, 고기를 먹고 싶어도, 새 옷을 사고 싶어도 함께 할 수 있는 ‘나를 위한 환경보호’다. 꼭 엄청난 일상의 변화가 아니더라도 댓글 하나, 좋아요 하나, 팔로우 하나 등이 치열한 알고리즘 싸움에서 환경보호가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니 꼭 구경 오시면 좋겠다!
꼽힌: 일단 동물해방물결을 후원하면 집으로 보내주는 스티커가 귀엽다. 또한 인문사회과학서점 풀무질에서 비거니즘 잡지 <물결>을 함께 읽는 등 여러 모임도 열린다. 의식적으로 내가 다른 종에 피해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된다면 동물해방물결에 합류를 권한다. 나도 아직 비건은 아니지만, 선택지가 있을 땐 노력하고 육식을 전시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후원이 아니라더라도 관심이 간다면 <고기로 태어나서>,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같은 책을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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