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21년 첫 뉴스레터로 인사 드립니다. 올해에도 SDF 다이어리는 매주 변화하는 시대에 도움이 될 통찰과 실험 등 미래를 여는 담대한 도전들을 소개하겠습니다. SBS D 포럼을 준비하며 관심 갖게 될 이슈와 화두들도 공유하려 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콘텐츠 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부쩍 관심이 높아지는 것이 가상에서의 체험, 버추얼 콘텐트(Virtual Content)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운집하는 모터쇼나 기술 박람회를 개최해온 자동차 업계도 최근에는 가상 기술 전시(Virtual Tech-Fair)의 개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미래 화두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메타버스(Metaverse)’라는 용어도 들어보셨을 것 같은데요. 현실 세계를 뜻하는유니버스(Universe)’와 추상을 뜻하는메타(Meta)’의 합성어인 메타버스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을 뛰어넘는 개념입니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이 발전하고 모바일로 서비스 기반이 옮겨지면서 가상과 현실을 결합해 새로운 차원의 경험을 제공하는 메타버스가 각광받고 있는데요, 그간 메타버스에서의 소통 방식은 주로 아바타(소트프웨어의 대리자)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참고: SDF2020의 연사였던 스페이셜의 이진하 공동창업자 세션] 많은 커뮤니케이션 및 마케팅 전문가들은 시공간의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는 메타버스가 소셜미디어 이후 온라인 공간의 주된 소통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SDF 다이어리는 새로운 버추얼 콘텐츠의 실험 가운데 디지털 갤러리(Digital Gallery)와 원격 여행(Remote Tour)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페로 제도에 속해 있는 18개의 섬은 덴마크 자치령으로, 스코틀랜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 섬들은 모두 유럽의 어느 곳에서나 만날 수 있는, 가장 향토색이 진한 풍경을 선사한다. 섬들은 대부분 드라마틱하게 가파르고 거칠고, 깊은 피요르드로 잘려 있지만, 수도인 토르스하운은 놀랄 만큼 코스모폴리탄한 분위기의 도시이다. 멋진 화랑, 미술관, 레스토랑, 바 등을 찾아볼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 페로 제도 [Explore the Faroe Islands]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세계 휴양지 1001, 2011. 1. 7., 헬렌 아놀드, 박누리)

인구 52천명, 18개의 작은 섬으로 이뤄진 덴마크 자치령의 페로 제도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2019년 기준 관광객 13만명이 찾는 곳이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관광객의 방문이 금지된 후, 페로 제도에선 원격 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가상 방문자가 시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소위 원격 여행개념의 가상 프로그램에 접속을 하는 방식입니다. 라이브 카메라를 장착한 현지 주민은 가상 방문자의 지시대로 움직이며 주변의 경관을 보여주고 설명도 해줍니다

가상 관광객은 조이 패드를 사용해 현지 주민에게 원하는 이동 방향을 전달하고, 회전이나 점프를 하게 할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가상 방문자들의 요청을 소리로 변환해 듣고 이동합니다. 헬기를 타거나 보트에 오르는 일도, 현지인들의 집에 방문하는 것도 원격 여행에서는 가능합니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하루 두번 씩만 가능한 여행이었지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6주 동안 무려 7십만 명이 라이브 비디오스트리밍에 접속해 가상 원격 투어를 즐겼다고 하는데요, 현지인의 눈과 몸을 통해 평소 가기 어려웠던 외딴 섬을 방문한다는 컨셉이 참 신기하죠?
그런가 하면 최근엔 가전제품의 전시를 예술과 연계해 웹상에서 구현한 전시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LG전자가 선보인 시그니처 아트 갤러리입니다. 소비자들은 화면을 360도로 회전시켜 다양한 각도에서 전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또 특별전으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 받는 고() 김환기 화백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는데요, 소비자가 자유롭게 가상 갤러리를 이동하며 학예사의 설명을 듣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번 체험 전시를 기획한 광고회사 HS애드의 서경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지난 1,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서 디렉터는 지난해 얼터너티브 팝 밴드 이날치와 현대무용 단체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가 협업한 한국관광공사의 광고 캠페인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Feel the Rhythm of Korea)’를 기획&제작해 큰 관심을 모은 바 있습니다.)

Q. 대기업 광고로 가상 갤러리를 활용한 것인데, 어떻게 기획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해당 캠페인은 예술가와 작품을 통해 브랜드가 추구하는 프리미엄적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되었습니다. 고객 경험 채널을 오프라인에서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한 가상 갤러리는 브랜드와 소비자가 만나는 접점이자 캠페인의 플랫폼인 셈이죠. 초기에는 실제 오프라인 전시 또한 검토하였습니다만 코로나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서, 가상 갤러리로 방향을 잡고 국내외 사례들을 연구하였습니다.

저희 갤러리는 상설 전시관과 기획 전시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두 전시관의 구현 방식이 상이합니다.상설 전시관은 관람의 흐름이 지정된 방향으로만 진행되는 Linear 360 Interactive Movie(리니어 360도 인터랙티브 영상)방식이고 기획 전시관은 관람객이 동선이나 조작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WebGL 기반의 Interactive 3D 모델링 방식입니다.

Linear 360 Interactive Movie의 경우 달리의 작품 세계를 몽환적인 360 영상에 담아 호평 받은 달리 뮤지엄의 ‘Dream of Dali’ 와 루이비통의 "Icons of Modern Art. The Shchukin collection"의 사례를 레퍼런스로 많이 참고했습니다. VR 베이스의 콘텐츠이지만 유튜브에서도 360도 인터렉티브 기능을 지원해 웹에서 360도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구글의 유명한 아트 앤 컬처(Art & Culture) AR 방식으로 되어 있는데요. 카메라 기능을 켜면 화면 내 공간의 바닥 부분에서 가상의 갤러리가 중첩되어 나타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아트 앤 컬처는 앱(App) 을 깔아야만 구현이 된다는 점이 달라요. 앞서 루이비통이나 달리 뮤지엄 같은 경우엔 유튜브를 활용한 콘텐츠였거든요. 저희가 가장 고민했던 게 바로 접근성이었어요. 저희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별도의 앱을 깔지 않고도 볼 수 있도록 URL 주소를 넣으면 들어갈 수 있는 웹을 베이스로 했어요.

Q. 가상 갤러리를 업계에서 주목하게 된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코로나라는 초유의 사태로 많은 기업들이 Virtual Exhibition(가상 전시), Virtual Museum(가상 미술관)처럼 가상 공간에서의 이벤트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IFA(국제가전박람회)같은 대규모 이벤트에서도 많은 업체들이 버츄얼 브랜드관을 선보이고 있고요. 저희가 만든 가상 갤러리의 경우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서의 브랜드 체험이 어려워지면서 고객 경험 채널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Q. 가상 갤러리를 만들면서 어려웠던 점은 어떤 것들인가요?
크게 세 가지 입니다. 먼저 가상 갤러리가 줄 수 있는 경험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습니다. 온라인에서 작품을 보는 것은 현장에서 직접 보는 것과 비교하면 경험의 한계가 명확합니다. 웹 기반의 가상 갤러리이기에 용량에도 한계가 있어서 콘솔 게임 같은 화려한 그래픽 퀄리티도 낼 수가 없죠. 그래서 저희는 콘텐츠와 기획으로 승부하였습니다. 학예사분들의 설명 영상이나 수어 콘텐츠, 그리고 3D로 재현된 아뜰리에처럼 일반 갤러리와 흡사한 구성과 경험으로 가상 갤러리만의 장점을 극대화하려고 했습니다.

또 어려웠던 점은 웹 기반의 서비스에 맞는 콘텐츠 용량의 최적화였어요. 가전제품을 전시했던 가상 공간 같은 경우엔, 360 Full 3D로 제작된 콘텐츠라 용량이 매우 커 네트워크나 PC 성능에 따라 끊기는 문제가 있었는데 여러 사이즈를 테스트해 본 후에 고용량과 저용량 버전을 각각 만들어 고객의 네트워크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획전시공간의 경우엔 웹에서 3D 공간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glTF 방식을 이용했어요. 콘텐츠를 담는 그릇인 갤러리 공간은 전체 용량이 40메가 수준으로 매우 가볍게 만들고 거기서 재생되는 콘텐츠들은 서버에 두고 필요한 경우에 호출하는 방식으로 구성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혈을 기울였던 건 갤러리 관람을 위한 컨트롤 방식이었습니다. PC 버전의 경우엔 마우스로 카메라 앵글을 전후 좌우 이동하는 방식이고 모바일은 자이로 센서(스마트폰의 앞뒤, 좌우, 위아래 등 기기 각도 변화를 감지해 움직이는 위치와 속도를 자동 인식 )’를 통해 시점을 이동합니다. , 가상의 조이스틱으로 이동하는데 이게 게임을 해본 분들이라면 굉장히 쉬운 방식인데 여전히 익숙하지 않게 느끼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 향후에도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작품 옆 버튼을 클릭하면 재생되는 도슨트 영상이라든지 실제 갤러리에 준하는 콘텐츠와 화법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국내에 나왔던 가상 갤러리 중에서는 그래도 실제 미술관에서 체험하는 것과 가장 흡사한 경험을 주지 않았나 자평합니다.

Q. (김환기 작가의 작품을 전시한) 기획전시관 같은 경우엔 개발비용이 한 번 들어간 상태이니까, 다른 작가의 전시로 바꿀 때마다 제로베이스로 접근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요
물론 0에서 시작하진 않겠죠. 하지만 작품이 달라지면 일일이 3D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부분의 것이 바뀐다고 보면 돼요. 벽에 걸린 그림 같은 경우엔 2D형태이지만, 저희가 만든 도슨트 영상이라든지 아뜰리에는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어요. 아뜰리에의 경우엔 환기갤러리에 있는 김환기 선생님의 소품들을 꺼내 360도 카메라로 스캔을 떴는데, 스캔 뜨는 시간도 워낙 오래 걸렸지만 고용량 원본 데이터를 웹에서 구현되도록 하기 위해 일주일 이상의 데이터 정리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Q. 김환기 작가의 작품들의 경우, 저작권은 어떻게 되나요? 가상공간 안에서 항시 저작권을 갖게 되나요?
일반 전시와 동일한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기한이 끝난 후엔 바로 내려야 해요. 올해 3월 중순까지만 갤러리에서 공개됩니다.    
Q. 지난해 저희 포럼의 타이틀이 겪어본 적 없는 세상: 새로운 생존의 조건이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에서 기업이 만드는 콘텐츠가 살아 남으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요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첫째도 둘째도 콘텐츠적 가치를 높이는 데 전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바로 스킵해버리는 광고나 홍보 영상이 아니라 시간을 들여 볼만한 가치가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가 앞서 제작한 한국관광공사의 캠페인도코로나 시국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로 올 수 없는데, 어떻게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잊지 않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평범한 관광홍보 영상이 아닌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포맷 가운데 하나인 뮤직비디오 방식을 이용한 거예요. 춤과 음악과 함께 관광지를 소개했는데 그게 반응이 온 거죠. 이번 가상 갤러리도 마찬가지로 비대면 시기에 맞게 웹 기반으로 제작해서 시공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보고, 또 재관람이 가능한 콘텐츠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는 체험 콘텐츠 시장, 어떠셨나요? 코로나로 현실 속 사회 활동이 크게 제약을 받으면서 가상 세상인 메타버스는 일상으로 급속도로 확장 중입니다.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로 대표되는메타버스 경제 2025년 현재의 6배 이상인 2800억달러( 3145800억원)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게임과 체험 콘텐츠를 넘어서 일상과 업무에까지, 메타버스로 이뤄지는 시대가 더 빨리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 주에도 알찬 내용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올 한해도 SDF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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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6 │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E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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