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하는 일잘러들의 참고서
2026.1.30 | 980호 | 구독하기 | 지난호

미라클레터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요즘 테크 뉴스를 보면 혼란스럽습니다. 한쪽에서는 AI 거품론 즉 ‘버블’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죠. AI(인공지능)가 무슨 문제를 해결해주길래 1조달러(약 1400조원)를 쏟아붓냐는 것이죠.


짐 코벨로 글로벌 주식 리서치 헤드는 “저렴한 임금의 일자리를 엄청나게 비싼 기술로 대체하는 것은 지난 30년 간 테크 산업을 지켜보며 목격한 기술 전환의 역사와 정반대되는 일”이라고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640명의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전 세계 27개국 2360명의 경영진을 심층 조사한 보고서 ‘AI Radar 2026’를 발표했는데요.


이를 발표한 글로벌 경영진 조사에 따르면, 현장의 분위기는 월가의 우려와는 정반대였습니다. 기업들은 2026년 AI 투자를 전년 대비 2배로 늘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다보스포럼 현장에서도 “이거 과열이 아닌가요?”라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글로벌 CEO들은 “AI는 전기와 같은 인프라가 되고 있다”. “AI 투자는 이제 시작일 뿐” 등이라며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못박았죠.


여기서 우리같은 보통의 직장인들은 현실적인 의문이 생깁니다.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돈을 쓴다는데 왜 정작 내 업무방식은 예전과 비슷하고 심지어 야근은 줄어들지 않을까”


그 해답을 찾으려면 채팅창이 아니라 ‘결재판’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오늘 미라클레터는 BCG가 발표한 최신 ‘AI 레이더 2026’ 보고서를 바탕으로 독자 여러분과 같이 실마리를 탐구해보고자 합니다.

  
  
오늘의 3줄 요약
1. CEO들은 생존 공포 때문에 거품 우려에도 AI 투자를 2배로 늘립니다.
2. 기업 예산은 챗봇이 아닌, 스스로 일하는 ‘AI 에이전트’로 쏠립니다.
3. 성공하려면 AI에게 ‘참고’가 아닌 ‘의사결정 권한’을 줘야 합니다.
AI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시를 내리는 챗봇형 AI에서 스스로 결재를 하는 AI 에이전트 시대가 열릴 전망입니다. [제미나이]
AI로 인해 자신의 자리가 위태로워졌다고 느끼는 CEO들이 많습니다. [BCG]

공포가 만든 2배 투자
CEO의 자리가 걸렸다

짐 코벨로 헤드 같은 ‘회의론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AI 투자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94%. BCG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숫자였습니다. 설문에 응한 글로벌 경영진 10명 중 9명이 당장 가시적인 성과(ROI)가 나오지 않더라도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답했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즉 아묻따’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2026년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2배로 늘리겠다고 했죠.


언뜻 비이성적으로 보이는 이 묻지마 투자의 이면에는 리더들의 ‘생존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CEO의 절반(50%)은 “AI 전략에 실패하면 내 직무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경쟁사보다 뒤쳐지는 순간, 회사가 아니라 내 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이 투자를 강행하게 만드는 동력인 셈이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AI 도입의 주도권도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크리스토프 슈바이처 BCG 글로벌 회장은 전 세계 주요 매체와 진행한 화상 간담회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AI는 최고정보책임자(CIO)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맡는 과제였지만 올해부터는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제 CEO가 곧 CAIO(최고AI책임자)인 시대”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CEO의 72%가 자신이 AI와 관련된 업무의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작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단순히 결재 도장만 꾹 찍는 것이 아닙니다. 기자간담회 중 귀를 사로잡는 슈바이처 회장의 발언이 하나 있었는데요. 그는 “나 스스로도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을 AI 학습과 전략 수립에 쓰고 있다”고 고백했습니다. CEO인 나부터 앞장서서 스스로 AI를 이해하기 위해 머리 싸매고 공부한다는 것이었죠.


사장님이 주 15시간씩 AI 공부를 한다는게 무슨 뜻인지 감이 오시나요? 이는 실무진을 향한 경고이기도 합니다. 이제 AI는 반드시 성과를 증명해야하는 생존과제가 됐다는 의미입니다.

BCG가 전망한 3년 뒤 AI의 역할 변화입니다. 상사가 된 AI의 비중이 점점 늘어난다고 하네요. [BCG]

챗봇은 이제 안녕?
AI가 대신 결재하는 시대

CEO가 자신의 직을 걸고 2배로 늘린 예산은 어디로 흘러가고 있을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흔히 챗봇이라고 부르는 생성형 AI를 넘어 스스로 행동하는 AI 에이전트입니다. BCG 보고서는 2026년 기업 AI 예산의 30% 이상이 이 에이전트 개발과 도입에 할당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왜일까요? 사장님들이 보기에 챗봇은 말만 번지르르한 반면 AI 에이전트는 진짜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AI가 ‘지난번 회의록 요약해 줘’라고 지시를 하면 답을 주는 수동적인 비서에 불과하다면 에이전트는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간 존재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필요한 부품 3만개를 가장 저렴한 곳에서 발주해’라는 목표만 던져주면 스스로 공급사를 찾고 가격을 비교해 협상 메일을 보내고 최종 결제까지 끝내는, 직원에 비유하면 대리·과장급의 역할을 척척 해낼 수 있습니다.


이 변화는 데이터로도 증명됩니다. BCG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AI의 주된 역할은 비서(26%)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리더들은 3년 내 이런 AI의 역할이 급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크게 두 가지로 독립적 수행자와, 의사결정자입니다. 인간의 개입 없이 업무를 완결하는 비율이 39%로 늘어나며, 심지어 AI가 인간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판단을 내리는 권한을 가질 것이라는 응답도 35%에 달했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AI 창을 열고 지시를 내리지만 3년 안엔 AI가 우리에게 “박 대리, 이 데이터 확인 좀 해주세요”라고 알림을 보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먼 미래의 일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폭스콘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아이폰을 만드는 폭스콘은 전 세계 200여 개 공장의 생산 스케줄링 권한을 AI 에이전트에게 넘겼습니다. 과거엔 숙련된 공장장이 밤새 고민해서 짜던 생산 계획을 AI가 실시간 데이터로 최적화해버린 겁니다. 그 결과 무려 4억 달러(약 5,6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폭스콘의 사례에 대해 제시카 아포테커 BCG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이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니며,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AI에게 ‘표준 결정권’을 이양했기에 가능한 숫자”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케팅 기업 레킷 역시 전 세계 마케팅 프로세스에 에이전트를 투입해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90% 가까이 줄일 수 있었죠.


이러니 CEO들이 앞다퉈 AI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것입니다. 설문에 응한 CEO의 90%는 AI 에이전트가 2026년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챗봇이 호기심에 한 번 써보는 장난감 같은 존재였다면 에이전트는 당장 재무제표의 숫자를 바꾸는 마법을 부릴 도구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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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훈 BCG코리아 파트너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래서 한국기업들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BCG]
여러분의 회사는 어느 쪽인가요? 트레일블레이저(선도 기업)인가요 아님 팔로워(후발 주자)인가요? [제미나이]

한국 기업이 하는 착각
추천은 그만, 결재를 시켜라

그렇다면 제조 강국이자 IT 강국인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저희 미라클레터는 답을 얻기 위해 이번 조사를 주도한 BCG에 한국 기업들이 놓치고 있는 디테일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현장을 지켜본 전문가의 진단은 날카로웠습니다.


강지훈 BCG코리아 파트너는 우선 실패하는 기업의 공통점으로 ‘의사결정 권한’을 꼽았습니다.


실패하는 기업들은 AI를 여전히 추천 도구로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도입했지만, 최종 판단과 결재는 사람이 하죠. 반면 성과를 내는 기업은 AI에게 결정권을 넘기고 있습니다. AI가 표준 결정을 내리고 사람은 예외적인 상황만 관리하는 구조로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친 기업만이 살아남고 있다는 것입니다.


강 파트너는 이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자주 겪는 현상이 ‘생성형 AI 부담(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부서별로 수십개의 개념 검증(PoC)을 진행하지만 정작 서로 연결되지 않는 파편화된 과제들만 쌓이고 있다는 것이죠. 비용은 계속 지출되고 있는데, 전사적인 효과(임팩트)는 없는 말 그대로 AI가 부담(짐)이 되고 있는 상태에 빠진 것입니다. 핵심 프로세스를 건드리지 않고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잘하는 수준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한국형 AI 에이전트의 기회는 어디에 있을까요? 강 파트너는 이 질문에 ‘구매’와 ‘공급망’을 언급했습니다. 과거에는 베테랑 구매 담당자가 하던 공급업체와의 가격협상이나 물량 배분 같은 복잡한 의사결정을 이제 AI 에이전트가 수행하는 단계죠. 특히 한국처럼 공급망이 복잡한 제조기업일수록 사람의 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AI의 데이터 기반 협상이 가져올 비용 절감 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죠.


강 파트너는 마지막으로 한국 기업들에 뼈 있는 조언도 남겼습니다. 한국은 AI를 배우고 도입하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사람 중심의 일하는 방식을 AI 중심으로 바꾸는 전환 속도가 여전히 더디다는 것이죠. 강 파트너는 지금 가장 큰 리스크는 AI 도입을 늦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모든 것을 다 해야한다’는 과거의 운영방식을 고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제목을 누르면 원문으로 연결됩니다.

철옹성 같던 국내 검색 시장의 ‘네이버·유튜브’ 양강 체제가 질의응답에 최적화된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습니다. 키워드 검색 중심인 전통적 포털 서비스의 입지는 약화되는 반면,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대화형 답변과 정보 요약을 앞세운 챗GPT와 제미나이 같은 AI 서비스가 그 자리를 빠르게 파고드는 형국이라고 하네요..

 

전 세계 주요 인공지능(AI)들이 인류가 만든 각종 시험을 손쉽게 통과하는 가운데 이들 모델이 고개를 떨군 초고난도 벤치마크(AI 성능 비교 시험)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 HLE)이 2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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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스마트 안경이 없는 미래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인공지능(AI) 기반 웨어러블 기기를 차세대 핵심 플랫폼으로 제시했습니다. 메타는 올해 AI 인프라 투자를 대폭 확대하며 메타버스에서 AI와 웨어러블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인사말

이번 BCG 보고서에서 가장 인상적인 데이터는 ‘돈을 쓰는 곳이 달랐다’는 점이었습니다.


AI 도입에 가장 앞서가는 선도기업(트레일블레이저)들은 AI 예산의 무려 60%를 직원 재교육과 조직 변화에 투입하고 있었습니다. 후발 주자들(24%)이 기계(GPU)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구매하는데 급급할 때 진짜 고수들은 기계를 다룰 인적자본 즉 사람을 육성하는데 기꺼이 지갑을 연 것입니다.


보고서는 2026년 우리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직접 엑셀을 돌리고 보고서를 작성했던 실무자였다면 앞으로는 AI 에이전트에게 업무를 위임하고 그 결과를 검증하는 매니저가 돼야한다는 것이죠.


회사가 ‘우리도 AI를 도입해봅시다’라고 할 때 어떤 툴을 쓰면 좋을까를 고민하기 보단,


1. 우리는 AI에게 어디까지 전결 권한을 줄 것인가
2. 나의 관리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 예산은 전체의 60%만큼 책정돼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죠.


결국 살아남는 것은 AI를 이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AI 에이전트에게 일을 시키고 그 성과를 ‘결재’할 수 있는 사람인 것이죠. 우리는 터미네이터 속 존 코너가 아니니까요.


독자여러분의 책상 위에 키보드 대신 결재판이 놓일 날이 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미라클한 하루가 되시길 바라며
이영욱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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