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점은, 대다수의 기업이 직원 정신 건강을 위해 예산을 쏟아붓고 있음에도 정신 건강을 이유로 한 휴직이 오히려 급증한다는 것입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으니 조기 발견과 개입이 늦어지고, 돌이킬 수 없는 장기 휴직이나 퇴사로 이어지고 말죠.
여러분이 리더라면 직원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것을 뛰어난 업무 능력이나 높은 충성도로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그런 직원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리더는 "힘든 거 있으면 언제든 말해"라는 수동적인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됩니다. 말 그대로 조용한 번아웃이니 직원이 절대 먼저 말하지 않을 테니까요. 리더는 업무량에 따라 해당 직원의 일을 경감해 준다든지, 휴가를 보낸다든지 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반대로 여러분이 조용한 번아웃에 빠진 사람이라면, 동료들에게 약해 보이기 싫어서, 혹은 팀에 폐를 끼치기 싫다는 책임감 때문에 힘이 들지만 억지로 웃음을 짓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세요. 팀장이 새로운 업무를 지시할 때 반사적으로 "네, 할 수 있습니다"라고 답하고자 한다면 브레이크를 걸어보세요. 에너지는 무한하지 않으니까요. 그러니 오늘부터는 모든 지시에 즉답하지 말고,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스케줄을 확인해 보고 조금 있다가 말씀드리겠습니다"라고 해보기 바랍니다. 물론 본인이 현재 한가한 상태가 아니라면요.
번아웃은 타이어에 난 미세한 구멍에서 바람이 서서히 빠져나가듯 소리 없이 우리의 정신을 마비시킵니다. 오늘 하루, 중요하지 않은 회의 하나를 과감히 불참하거나, 누군가의 사소한 업무 부탁에 "오늘은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해 보세요. 사실, 거창하게 휴가를 떠나는 것보다는 내 시간과 에너지에 대한 통제권을 조금씩 되찾는 경험이 조용한 번아웃에서 빠져 나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