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R 아웃소싱 비용을 3분의 1로 줄여드립니다 Season 6 | 스윙비 | 최서진 | 18 Se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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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비] 싱가포르 1위 HR SaaS 스타트업, 스윙비...창업가 최서진이 동남아에서 창업한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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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커머스 1위 스타트업 ‘라자다’라고 있습니다. 이미 알리바바가 4조원 정도에 인수했는데, 이 회사의 창업자들이 독일인이라는 걸 아시나요. 진짜 독일에서 건너온 친구들예요. 동남아에선 독일, 미국, 중국 친구들이 경쟁적으로 유니콘을 꿈꾸고 창업해요. 그런데 한국만 그걸 두려워하고 무서워한다고 느꼈죠.
라자다가 그렇다고 혁신적인 기술이 있었느냐고요? 아뇨. 그보단 동남아의 이커머스 페인포인트 하나를 확실하게 해결하는 것에 집중했죠. 카드가 보급이 거의 안 된 동남아에서 처음으로 배달원이 물건을 배달하면 직접 현금을 받아오는 서비스를 만들었어요. 또, 주소 정리가 엉망인 동남아에서 모두가 ‘절대 안 된다’고 했던 배송에도 도전했죠. ‘오른쪽 골목에서 꺾어서 7번째 빨간 지붕집’이렇게 배송지를 입력해도 찾아가는 서비스요. 처음엔 현금 회수부터 배달 사고가 엄청 났어요. 결국 지금은요? 동남아의 제대로 굴러가는 유일한 이커머스 모델을 만들었고, 결국 라자다는 1등이 됐습니다. 스윙비가 못할 이유도 없었죠.”
스윙비는 최서진 대표를 비롯한 한국인들이 주축 창업멤버지만, 주 무대는 해외입니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동남아에서 시작했고, 현재는 대만에도 진출했죠. 스윙비가 파는 제품은 HR(인사관리) SaaS입니다. 근무 시간과 휴가 계획을 입력하고, 부서장 승인을 받고, 급여를 받고 확인하고, 출장비가 경비를 신청하는 기능을 담아둔 소프트웨어요. 그걸 SaaS로 만들어서 해외에서 팔고 있죠. 아직 한국도 HR SaaS가 걸음마 단계라 스타트업들이 고군분투하면서 시장을 뚫는데 동남아에서 먼저 시작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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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인 최서진(36) 대표의 약력도 독특합니다. 해군 특수전전단(特殊戰戰團), 소위 UDT/SEAL 이라 부르는 특수부대를 병사로 다녀왔습니다. 훈련 강도가 높고 위험한 부대 특성상 대부분 직업군인으로 운영하는 부대에, 자원해서 다녀왔다고요. 고등학교는 석·박사에 뜻이 없다며 자퇴했고, 건축학과를 나와 안랩에서 약 3년 동안 근무했습니다. 청강 형식으로 들었던 안철수 안랩 창업자의 기업가 정신 강의가 꽤나 인상 깊었답니다. 20대 후반 나이에 동남아 영업을 사실상 총괄하는 매니저를 맡게 되면서 동남아 시장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하네요.
실제로 만난 최서진 창업자는 이런 약력에 비해 차분하고 조용한 스타일이었습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내놓거나, 공격적으로 무한 확장이 가능하다는 식의 답변은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 자퇴부터 동남아 창업까지 그의 이야기에 대해 “남들은 시도 안 할 법한 리스크를 많이 감수했다”고 묻자 그는 무심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뇨. 전 남들이 한 것에 비해 그냥 반 보(步) 정도 더 내딛었을 뿐 인걸요. 학교 자퇴를 하고도 성공한 창업자는 여럿이고, UDT 갔을 때도 저 말고도 병사로 입대한 동기들이 27명이었습니다. HR SaaS는 이미 미국에서 유니콘 여럿이 나오고 있을 정도였고요. 전부 성공 케이스가 있던 일을 따라서 갔을 뿐인걸요. 극도로 위험하고 최초로 시도하는, 그런 무모한 도전은 없었던 것이죠. 동남아에서 외국인이 창업해서 유니콘을 만든 케이스도 여럿이죠. 라자다처럼 남들보다 반 보 정도 앞섰을 뿐이지만, 그 빈틈을 잘 뚫어내는 일. 스윙비는 그 일에 집중하는 팀이고요.”
‘단 하나의 성공 케이스만 있더라도 그 일은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이것도 창업가의 무한 긍정론이라면 긍정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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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HR 시장의 95%는 아직도 IT 인프라가 아니라 아웃소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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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인사관리) SaaS의 개념에 대한 설명부터요. 대부분의 회사들이 ERP(전사적자원관리)를 쓰고 있는데요. 근무시간을 입력하는 SaaS 같은 것일까요.
“HR SaaS와 ERP는 여전히 같은 영역으로 취급되고 있지만, 태초부터 시작은 다릅니다. ERP는 기업 운영에 필요한 데이터가 한 곳에 모이도록 설계하는 것이 주목적인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래서 HR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능부터 재고 관리 기능, CRM, 재무 기능이 모두 있는 것이죠. 이렇게 데이터를 모두 모은 이유는 경영진이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실제 운영이나 오퍼레이션을 위한 것이 아니고요. 그래서 갭이 너무 큽니다. 예를 들어 글로벌 ERP 워크데이를 사용하는 국내 대기업들도 급여를 워크데이를 통해서 전부 지급할 수 없어요. 한국 노동법 실정에도 안 맞고 부족한 기능이 여럿이라 외주 개발사를 이용해서 각 기업 시스템에 맞도록 별도의 소포트웨어를 사용합니다. HR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재무·회계 영역도 각 나라 세무·회계법에 최적화되지 않아서 국내 소프트웨어 회사의 별도 제품을 구매해서 ERP에 붙여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예요.
-그러니까 기업의 HR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과 시장이 따로 있다? 어떤 기능이 필요하나요.
“HR 소프트웨어는 회사의 전체 조직 구조부터 근태 관리, 휴가 관리, 급여 지급까지 전부 연동되어 있고 관리자가 빠르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일단 ERP는 회사 조직도 수준의 데이터 밖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HR 데이터와 운영 관리 시장에는 세가지 옵션이 있습니다. 첫번째 아웃소싱입니다. 한국은 노무사·세무사 등이 아웃소싱 시장이고요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에는 노무·회계·세무 등의 역할을 통합해서 수행하는 별도의 법인이 있어요. 그곳에 외주를 맡깁니다. 둘째는 ERP와 함께 로컬 HR 소프트웨어 제작사의 설치형 제품을 사용하는 방식이죠. 국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대부분 ERP와 함께 별도의 HR 소프트웨어를 쓰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세번째가 미국에서 시작된 HR SaaS 입니다.
-HR SaaS가 가장 최신의 혁신적인 모델이라면 널리 쓰일 법도 한데요. 아직 많은 회사들이 쓰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도 국내를 비롯해 글로벌 전체 시장에서도 시장 점유율의 95%는 첫번째 옵션. 노무·회계 법인에 아웃소싱을 맡기는 방법일 것입니다. 시장의 대부분은 인사팀과 개발자를 유지하기도 벅찬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니까요. 중소기업 대부분은 소프트웨어를 별도 설치할 여력도 없을 뿐더러 인사 관리에 필요한 행정적인 절차를 전부 외부에 맡기는 것이죠. 그것도 아주 올드한 페이퍼 워크. 근태 서류에 수기로 시간 입력하고 관리자가 서명한 서류를 넘기는 그런 방식으로요.
HR 소프트웨어도 20년 가까이 됐지만 쉽게 시장이 커지질 못하고 있습니다. 설치형 HR 소프트웨어를 ERP와 연동하는 방식은 도입 첫 해에 5~10년치 비용을 지불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유지보수 비용을 지불하는 방식입니다. 그렇다보니 우선 경영자 입장에선 도입 초기에 묵돈을 지불해야하고, 그 이후에 소프트웨어 유지 보수 비용이 발생해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대대적인 업데이트도 필요하고요. 돈이 계속 들다보니 경영자 입장에선 비용 지출을 꺼리게 되고 재품 개선은 늦어지고, 사용성을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제가 근무했던 안랩도 2010년대였는데 불구하고 월급날로부터 10일 정도 전에 출장을 다녀오면 출장비 정산이 다듬달로 밀렸습니다. 아웃소싱 업체와 출장 내역을 주고 받고 정산하는데 최소 2주 정도 걸린다는 이유였어요.
요약하면 제조중소기업이 많은 한국·일본을 비롯해 마찬가지 환경인 대만과 동남아도 기업 100곳 중 95곳은 소프트웨어가 없니 아웃소싱으로, 엑셀 파일과 팩스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HR 오퍼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비용과 리소스의 한계 때문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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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선 HR SaaS를 쓰면 노무 비용을 3분의 1 이상 아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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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그런 중소기업들에게 SaaS 플랫폼을 구독해서 사용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여력이 없는 고객들에게 비싼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요.
“스윙비가 진출한 싱가포르의 경우엔 아웃소싱 업체가 1명의 직원에게 월 30~50달러 정도(약3만~5만원)의 싱가포르 달러를 청구합니다. HR 운영 업무, 그러니까 근태 관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보험과 청구 작업을 관리해주는 대신 받는 요금이죠.
반면 스윙비는 1명의 직원 당 사용료가 월 10~20 싱가포르 달러 수준이죠. 아웃소싱에 비해 오히려 3분의 1 수준 금액이 청구되는 것입니다. 오히려 SaaS 제품이 아웃소싱에 비해 더 저렴합니다. 노무·세무 아웃소싱이 저렴한 것은 한국이 아무 독특한 환경이에요.
한국은 SaaS 비용과 비슷하거나 약간 적은 수준으로 청구됩니다. 반대로 동남아·일본 등 해외에선 전문직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요구하는 아웃소싱 비용이 오히려 비쌉니다. 특히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인건비는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밖에 없고, 업데이트와 복제가 무제한으로 가능한 SaaS는 이용자가 확대될수록 더욱 저렴해지면서 가격경쟁력이 훨씬 강하죠."
-SaaS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과 경영자 입장에선 회사의 민감한 HR 데이터가 SaaS 운영사 측에 넘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ERP와 설치형 HR 소프트웨어는 회사 서버에서 소프트웨어를 굴리고, 우리 서버에 데이터를 보관하는데 SaaS는 남한테 넘기는 것 같은 불안함을 조성한단 말이죠.
“중견~대기업은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 100명 내외 중소기업이라면요? 보안문제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당장의 비용을 줄이고 시간의 효율을 생각합니다. 특히 노무·세무 관련 법률이 바뀔 때마다 소프트웨어도 업데이트를 필요로 합니다. 한국의 52시간 제도가 도입됐을 때. 전국의 중견기업, 대기업이 인사 소프트웨어 로직을 바꾸기 위해서 별도 비용을 지불했어요. 작년에 대만에서도 비슷한 법이 시행됐거든요. 그때도 난리였어요. 하지만 SaaS라면요? 지난달과 똑같은 구독료를 내고 있어도 알아서 업데이트가 적용됩니다. 경제성을 더 중요시하는 중소기업 입장에선 이런 SaaS의 강점이 훨씬 큰 것이죠.
또, 게다가 설치형 HR 소프트웨어는 코로나처럼 재택근무가 일반화된 시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사무실에서만 ERP와 소프트웨어에 접속할 수 있는데, 매번 VPN을 사용해야 하거나 외부 접속을 지원하지 못하는 기업도 많거든요. SaaS의 강점은 언제 어디서나 접속할 수 있다는 것이거든요. 근무 방식이 유연화된 시대엔 SaaS가 더 적합한 것이죠. 이런 장점을 더 크게 원하는 타깃을 우선으로 합니다.”
-동남아 시장에서 사업을 하는 특별한 이유는요.
“말했듯이 한국보다 말레이시아의 노무·세무 아웃소싱 비용이 훨씬 비쌉니다. 또 한국의 중소기업은 주로 한국에서만 사업을 하지만, 동남아 시장은 직원 100명 중소기업, 스타트업도 해외 지사가 여럿입니다. 동남아에서 근무하던 시절 다른 회사의 비즈니스 파트너와 같이 휴가를 가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갑자기 못 가게 됐었죠. 사장이 해외로 출장을 떠났는데 계속 자리를 비운 상태라는 이유예요. 휴가 결재 서류에 서명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못 떠난다고요. 동남아는 특히 서유럽처럼 말레이시아에서 사업하는 중소기업도 태국, 베트남에도 지사를 두고 하나의 경제권역처럼 움직여요. 때문에 해외 출장이 잦고 인사 업무 처리가 느리고 비효율적이죠. 아예 대부분 회사에 ‘긴급 휴가’라고 상급자 결재없이 떠나는 휴가가 별도로 있는 걸요.
반대로 생각하면 SaaS가 정말 필요한 환경인 것이죠. 해외에서도 인사 결재가 필요하고, 여러 국가에서 사업을 하다보면 나라마다 적용되는 노동법이나 세무 관련 절차가 다르니까요. 무엇보다 HR 소프트웨어 자체를 쓰는 회사도 거의 없었어요. 한국보다 페인포인트가 10배는 더 큰 상황이고, 무엇보다 SaaS를 도입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습니다. 아웃소싱에서 설치형 소프트웨어, 그다음 SaaS로 넘어오는 3단계가 아니라, 아웃소싱에서 바로 SaaS로 넘어가는 것이죠. 마치 중국이 신용카드가 보급되지 않으니 더 빨리 알리페이와 같은 핀테크가 보급된 것처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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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비의 팀원들. 해외 각국에 진출한 스타트업답게 다양한 국적 팀원들이 보인다 /스윙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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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율 20%, 연평균 200% 성장...말레이·싱가폴·대만 1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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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2016년인데 이때부터 SaaS와 동남아 시장을 타깃으로 했나요. 한국도 있고, 아시아에 더 큰 시장인 일본도 있을텐데요.
“네 처음부터 SaaS 였고, 동남아부터 생각했어요. 우선 동남아에서 근무한 경력 밖에 없어서 동남아의 페인포인트만 아니까요. 한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몰랐죠. 동남아의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생각하기에도 벅찼거든요. 동남아에서는 현재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서만 사업을 하고요. 대만에도 진출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이후 시장을 고려하라면 일본을 우선 고민하려고 해요. 제조 중소기업이 많고, 아직도 페이퍼 워크에 의존을 많이 하기 때문이죠. 일본에도 HR SaaS 스타트업이 있는데 아직 한 곳 뿐이기 때문에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승산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고객 기업 수는요? 소프트웨어는 무료로 배포했다면서요.
“전체 사용 고객 회사는 총 1만 곳이 조금 넘습니다. 과거엔 무료로 소프트웨어를 배포했지만, 지금은 신규 고객은 유료로만 사용가능해요. 처음 세웠던 가설이 완전히 틀렸었거든요. 미국의 앞선 HR SaaS 기업들의 수익 모델은 회사들의 건강보험 중개예요.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동남아 모두 국가가 아니라 회사가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직원들이 다치거나 아프면 회사에 보험료를 청구하거든요. SaaS에 보험 관리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고, 수익은 보험 중개와 홍보를 통해 얻는 방식요. 그래서 같은 환경인 동남아에서도 이것이 통할 줄 알았어요.
막상 시작하니 제품 자체는 입소문을 타고 사용자가 늘었는데 돈이 안 벌렸어요. 동남아 중소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우리 회사가 좋은 건강보험을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홍보할 처지가 아니었던 것예요. 미국은 테크회사들이 좋은 건강보험 상품을 제공한다고 홍보하고, 보험사들도 영업전쟁을 벌이거든요. 건강보험에 대한 시장 자체가 형성되어 있었지만, 동남아는 “무조건 건강보험은 가성비 좋은 회사”라는 것만 따졌던 것이죠. 그러니 보험으로 돈을 버는 모델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직후부터는 보험 중개 기능 자체를 없앴습니다. 그 뒤로 제품은 유료 사용만 가능하도록 바꿨어요.”
-같은 유료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입장입니다만…그 결정이 쉽진 않았을텐데요.
“시장을 개척하는 입장에서 방법이 없어요. 다른 수익 모델 옵션이 없었기 때문에 선택 가능한 옵션에 집중할 수 밖에 없죠. 보험 중개는 실패 케이스로 남겨두고, 새로운 가설을 빨리 실험해야죠. 처음엔 유료 전환율이 1~2%에 불과했어요. 하지만 그동안 제품 성능도 늘어나고 기존의 무료 기업들의 입소문이 계속 퍼지면서 현재는 데모 버전을 사용했던 기업들의 유료 전환율은 15~20% 정도 됩니다. 이제는 말레이·싱가폴·대만에서 모두 스윙비가 시장 1위거든요. 회사 매출은 비밀이지만, 코로나 이후 매해 200% 성장해서 올해 연말 쯤이면 손익분기점(B.E.P)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구독 서비스 강점은 쉽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죠. 한번 썼던 사용자들이 오래 사용하다보니 계속 꾸준히 지표는 우상향합니다. 이제 선택의 기로에 있죠. 이렇게 계속 천천히 우상향할 것인가, 투자를 받고 제2·제3의 시장으로 뻗어나갈 것인가요. 두 옵션 모두 고민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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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T 지원자 200명 중 남은 27명 중 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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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대표가 UDT 시절 남겼던 사진. /최서진 대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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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HR SaaS 스타트업에 콜드메일을 보내고 찾아가셨다면서요.
“네임리(Namely)라는 스타트업이고, 이미 수년전 유니콘이 됐을 때였죠. 2016년 창업 직전 미국 본사로 찾아가서 절 아시아 영업 총판으로 써달라고 피칭했어요. 동남아에 시장의 페인포인트을 정리해서 피칭했죠. 사실 스윙비가 첫 창업이 아닙니다. 앞서 부동산 중개, 과외 선생님 매칭 플랫폼을 만들어서 작게나마 엑싯을 했어요. 빨리 창업해서 엑싯하고 안랩에서 동남아 영업 담당으로 일하다가 아이디어를 얻었으니까요. 시장엔 기회가 있고, 제품은 이미 미국에 있으니 가져오면 되겠다. 이렇게 안일하게 생각했죠.
갔더니 네임리 CEO가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그렇게 좋은 기회가 있으면 네가 창업하지, 왜 우리에게 찾아왔느냐”고 하더군요. 네임리는 주마다 다른 미국의 노동법 때문에 미국 내 확장도 바쁘다고요. 해외에 지사를 만들 생각이 없다는 거예요. 생각해보니 HR SaaS는 미국 유니콘도 아시아 시장으로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았어요. 무엇보다 ‘좋은 기회면 네가 창업하라’는 말이 절 다시 깨웠죠. “그럼 한 번 더 해야겠다.” 돌아오는 공항에서 예전 스타트업 코파운더들에게 메일을 보냈습니다. 다시 뭉치자고요. 그게 스윙비의 시작이었죠.”
-코파운더 중에서 말레이시아인도 있더군요. 해외 창업자와 공동 창업하는 일. 상당한 리스크 아닐까요.
“안랩에서 영업을 담당하면서 3년 동안 파트너로 같이 일했어요. 안랩의 동남아 총판 회사의 창업자였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팀원들과 사업도 같이 하는데, 3년이면 동료를 믿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인사 서류에 도장을 찍고,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성장하지 못하는 동남아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요. 스윙비도 과거 창업을 같이 했던 멤버들이 주축이 돼서 다시 했으니까요. 저는 상당히 안전지향적인 창업을 했을지도 몰라요.”
-고등학교를 자퇴했는데, 대학도 아니고 고등학교를 자퇴한 이유는요.
“어린 시절 프랑스에서 5년 이상을 살았어요. 프랑스·독일 같은 나라에서 대학은 취업 등 직업 생활을 위한 곳이 아니라 순수하게 석·박사 등 학문을 하러 가는 곳입니다. 그래서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대전에 있는 고등학교에 있었는데, 고2 때 프랑스식 사고로 자퇴하겠다고 했다가 선생님들한테 호되게 혼났습니다. 하지만 결국 자퇴했고, 20살 때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었어요. 개발이 되는 울란바토르의 건물들을 보면서 이상하게 건축학에 흥미를 느꼈고, 검정고시로 벼락치기해서 한양대 건축학과 갔습니다. 막상 학교 가서는 컴퓨터공학에 더 흥미를 느껴서 코딩 수업과 공부를 더 열심히 했고요.”
-군대를 꼭 UDT로 가야했던 이유는요.
“원래는 정말 가기 싫었어요. 신검 1등급이 나오고 입영 대상이 되니까 기왕 가는 군대, 다녀와서 보람있고 나에게 도움이 되는 곳을 자원해서 가야겠다고 마음을 고쳐 먹었죠. 우연히 TV에서 하는 UDT 다큐를 봤어요. 멋져 보였고, 끈끈해보였죠. 병사로 자원해서 들어가면 일종의 UDT 훈련소를 갑니다. 딱 하루만에 후회했어요. 훈련소에서 부상을 입어서 퇴교한 친구들이 많았고 중도 포기한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200명쯤 지원병사들이 같이 UDT 훈련을 받았는데, 마지막엔 저를 포함해 27명만 남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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