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3주] 따끈따끈한 새 책 배달왔어요!

Egg Break 24호

에그브레이커 여러분, 잘 지내셨나요? 한 주간 달콤한 가을방학을 보내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방학에는 각종 SNS를 잠시 접어두고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는 데 집중했어요. 여름 내내 집콕하며 흔들렸던 일상 루틴을 다시 만들어보겠다고 다짐하면서요.

이번에 꼭 만들고 싶은 습관이 있어요. 바로, '전날 밤에 다음날 To Do List 적기'와 '다음날 아침에 전날 일기 쓰기'입니다. 지금까지는 그날 일기는 그날 밤에, To Do List는 당일 아침에 썼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기는 가장 강렬한 감정만 나열하다 끝나버리고, To Do List는 허겁지겁 적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두 쓰기의 시간대를 바꿔 약간의 거리를 두면 어떨까 싶었죠. (결과는... 해봐야 알 것 같습니다🤣) 휴가에서 돌아온 여파로(?) TMI가 길었네요. 그럼, 9월 2~3주차 신간 소개를 시작할게요~!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타인에 대한 연민

📚 천사의 탄식

📚 논문 쓰기의 기술

📚 도시의 미래

📚 살아남은 그림들

우리가 발견한 책

📚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 책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은 분들은 표지 사진을 눌러주세요. 네이버 책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9월 3주, 이 책 어때?

에그브렉이 고른 새 책

📚 타인에 대한 연민(마사 누스바움 지음, RHK)

🧲 #두려움 #혐오 #연민 #민주주의 #연대

2020년은 우리에게 어떻게 기억될까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았다'고 기억할 수도,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었다'고 기억할 수도 있겠죠. 그 어느 때보다 두려움과 불안이 일상 속에 깊이 파고든 해였으니까요.

물론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사회는 늘 다양한 갈등과 대립 속에 움직여왔으니까요. 그렇지만 개인이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이 증오, 혐오, 분노로 변질되어 퍼져 나가고 있다는 점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어요. 이 책을 쓴 세계적인 법철학자이자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불안과 두려움이 이성적인 사고를 마비시키고, 내가 아닌 어딘가로 화살을 돌리게 만든다'고 진단합니다.

책은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일의 기록으로 시작합니다. 저자는 걱정과 불안에서 멈추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요. 두려움이 증오, 혐오, 분노로 변질되는 과정과 그 감정들이 사회에 어떻게 침투해 분열을 일으키는지 날카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봤죠. 그러면서도 희망과 연대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쉽지는 않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기를, 작은 희망의 불씨를 살리는 노력들을 멈추지 않기를 바라고 권하면서요.

🔎 "타인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스토아학파의 냉소적인 절망이 희망적인 삶보다 더 그럴듯해 보일 것이다. 그러므로 희망을 품기 전부터 기본적인 수준의 사랑은 필요하다. 희망은 사랑에 의해 유지되고, 타인에게서 최악보다 최선을 기대하는 영혼의 관대함이 사랑을 지탱한다. 킹이 언급했듯이 행동과 행동하는 사람을 분리하는 일이 이 사랑을 돕는다. 악한 행동을 비난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행동 이상으로 성장과 변화가 가능한 존재다." (266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시사인 <혐오, 선을 넘다>(2020)
올해 2월 나온 기사로, 한국에서 나타난 사회 현상 여섯 가지와 콘텐츠 하나(기생충)를 '혐오'라는 실로 꿰어본 글입니다. 혐오를 둘러싼 쟁점을 입체적이면서도 간결하게 다루고 있어요. 책의 저자 마사 누스바움은 혐오를 '원초적 혐오'와 '투사적 혐오'로 구분해 설명하는데, 이 개념이 기사 곳곳에 잘 녹아 있어요. 책을 읽기 전에 보면 도움이 될 콘텐츠입니다.

📚 천사의 탄식(마종기 지음, 문학과지성사)

🧲 #시집 #문지시인선

시집을 많이 갖고 있는 편은 아니지만, 종종 사거나 선물로 받은 시집들이 있어요. 책장 가장 윗 칸에 꽂아두고 가끔 펼쳐보는데요. 가을이기도 하고, 좋아하는 시를 쓴 시인의 출간 소식이 반갑기도 해서 처음으로 시집을 소개해봅니다. 🍁

아동문학가 마해송 선생의 아들이자 1959년 등단한 마종기 시인은 미국에서 방사선과 의사로 근무하면서 시를 써 왔어요. 시집뿐만 아니라 산문집부터 가수 루시드폴과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서간집까지 다양한 저작 활동을 펼쳐오기도 했고요.

1966년부터 고국이 아닌 땅에서 그리움을 담아 써 온 그의 시에는 짙은 향수가 배어 있기도 합니다. 어렵고 난해하다는 느낌보다는 누군가 나직하게 뱉는 말을 곁에 서서 가만히 듣고 있는 기분이랄까요. 지난 시집 이후 5년 동안 모은 시를 발표한 이번 시집에서는 삶을 돌아본 노시인의 흔적이 가득합니다. 눈길이 오래 머물렀던 구절로 소개를 마칠게요.

"만나고 헤어지는 사이에 / 기억의 줄은 느슨해지고 / 비어 있는 시간의 틈새. 아무 대답도 듣지 못한 채 / 내가 버리고 온 말들은 / 오늘 밤 잠이나 깊이 들까. <이사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책] 유유 <시 읽는 법>
<시의 문장들>이라는 책을 펴냈던 김이경 작가가 '시 읽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들'을 위해 쓴 얇은 책입니다. 어떤 시는 영화로 읽기도 하고, 어떤 시는 역사로 읽고, 어떤 시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읽기도 하죠. "시는 일상의 여행"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시집을 펼치는 일이 분주한 세상에서 잠시 브레이크를 밟고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처럼 느껴질 지도 몰라요.

📚 논문 쓰기의 기술(우에노 지즈코 지음, 동녘)

🧲 #논문 #보고서 #지식생산 #연구 #쓰기

우리는 매일 넘치게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소비한 정보가 바로 '내 지식'이 되지는 않죠. 누군가 가져다준 정보를 소비하는 일을 넘어 나만의 관점을 담은 정보생산자가 될 수는 없을까요?

이 책은 그 답을 논문 쓰기와 연결합니다. 도쿄대 명예교수이자 사회학자인 저자가 학생들에게 논문 쓰는 방법을 지도하며 얻은 노하우를 담았는데요. 지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질문하기, 연구 계획 짜기, 연구 방법론 설정하기, 정보 수집하고 분석하기 등 정보생산에 필요한 글(논문)쓰기의 단계를 차례로 등장시키며 설명을 이어나가죠.

책에는 논문 작성 경험이나 연구 계획서 사례를 설명한 글뿐 아니라 '독자와 소통하는 글쓰기'에 관한 조언도 있어요. 이미 알고 있더라도 막상 쓸 때는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죠. 논문 쓰기의 벽 앞에 선 초보자뿐만 아니라 보다 의미 있는 정보를 생산하고 싶다면 이 책의 도움을 받아봐도 좋겠습니다.

🔎 "선행연구에 대해 알고 싶다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여러분이 영향을 받았거나 이질감, 저항감을 느낀 텍스트에 기재된 참고문헌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이다. 일단 '참고문헌' 목록을 보면 이전에 나온 다른 논문의 '참고문헌'이 등장한다. 이 텍스트와 그 텍스트가 만들어내는 그물망을 따라가면 어디에 무엇이 있고 없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49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동아사이언스 <'네이처', 150주년, 지식의 흐름이 드러나다>(2019)
1869년 창간 이후 2019년 11월까지, 무려 8만 8600여 건의 논문을 발간한 네이처의 위엄을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뉴스 페이지를 소개한 기사입니다. 이 페이지는 수많은 점과 선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논문이 다른 네이처 논문을 인용한 경우 서로 연결하고, 색으로 분야를 표현했습니다. 연결했을 때 비로소 보이는 시대의 경향도 흥미롭고요.

📚 도시의 미래(프리드리히 폰 보리스, 벤야민 카스텐 지음, 와이즈맵)

🧲 #도시의진화 #글로벌폴리스 #코로나이후의도시 #도시전망

가끔 5년 전, 10년 전에 살던 도시 풍경을 떠올릴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많이 변했나?' 싶을 정도로 도시의 면면이 바뀌었음을 실감해요. 그러면서도 변화에 금세 익숙해져서 지금의 도시에 적응하곤 하죠.

도시의 변화는 하루이틀 일이 아닙니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로 사람들이 몰려들자 각종 문제가 생겼어요. 이를 해결하고자 도시는 새로운 계획을 계속 펼쳐왔고요. 미래 도시 역시 현재 도시에 생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계획들로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미래의 도시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습니다.

건축가, 도시개발자로 일하는 두 저자는 정치, 경제, 환경, 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도시에 발생할 변화를 들여다봤어요. 인구밀도, 기반시설, 이동성, 생태계, 자원, 일, 주거, 소유권, 보안, 참여, 미학 등 11개의 키워드를 꼽아 도시의 미래를 예상했죠. 2019년 독일에서 출간된 책이라 코로나 이슈를 직접 다루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만, 서문에서 밝혔듯 코로나 이후에도 유효하게 적용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 "그렇다면 도시에서 어떻게 자원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을까? 도시에서는 지상 공간이 부족하고 비싸기 때문에 다른 구역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 인공조명을 활용한다면 옥상 이외의 층이나 심지어 지하에서도 농업이 가능해진다. (...) 하지만 생태학적으로 자원의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미래의 도시에서는 궁극적으로 영양 공급 문화뿐만 아니라 식량 생산 방식도 변화해야 할 것이다. 도시에서 아스파라거스나 옥수수, 소를 기르는 것보다 조류(藻類)나 균류, 곤충을 재배하는 것이 더 쉽다면 미래 도시의 식단도 이에 기초해야 한다." (3장 미래 도시를 완성하는 11가지 키워드 中)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영상] 국토교통부 <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대한민국, 포스트코로나 심포지엄: 유현준 교수>
유현준 교수가 '포스트코로나의 공간'에 대해 발표한 영상입니다. 코로나 이후의 도시를 가늠해 볼 단서들을 살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워요. 디테일보다는 큰 단위의 방향을 살핀 강연이라 가볍게 보기 좋습니다.

📚 살아남은 그림들(조상인 지음, 눌와)

🧲 #근현대 #한국미술 #그림 #화가

꽤 오래 전에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한국근현대회화 100선> 전시를 본 적이 있어요. 고흐, 고갱, 세잔, 모네 등 외국의 내로라하는 화가의 전시는 갔어도 그때까지 한국 화가들의 그림을 본 적이 별로 없었던 지라 충격에 빠졌습니다. 너무 좋았거든요. (특히 이 그림에 빠져서 왔어요)

그때의 감동이 다시 살아난 책이 <살아남은 그림들>입니다. 모진 시대를 지나온 한국의 근현대 화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렸고, 어떤 삶을 이어왔는지 알려주는 책이죠. 한국미술사에 묵직한 존재감을 남긴 37인의 작품과 삶에 돋보기를 가져다 대듯, 쉽고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어요.

책에는 20세기 한국미술 대표작 54점을 선보인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2020+> 전시와 한국근현대미술 120년을 톺아보는 <시대를 보는 눈: 한국근현대미술>에 걸린 작품 다수가 실려 있다고 하네요. 전시는 각각 2021년 4월과 2022년 7월까지 예정되어 있지만, 쉽사리 미술관을 갈 수 없는 시기라 유튜브로 전시 관련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문화생활을 하고 싶을 때 책과 함께 즐겨도 좋을 것 같아요.

🔎 "화가들은 내가 살아 있고, 시대가 숨을 쉬고 있음을 그림으로 아로새긴다. (...) 이 땅의 사람들에 대한 시대적 기록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와중에도 예술정신은 빛났고, 이는 전통의 새로운 계승과 끝없는 미의 추구로 이어졌다." (6쪽)

👓 같이 보면 좋은 콘텐츠

[기사] 조선일보 <한국 미술계, RM이 본 전시와 안 본 전시로 나뉜다>
한국미술 애호가 BTS의 RM이 미술시장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입니다. 그가 다녀간 전시 리스트는 하나의 콘텐츠가 되고, 어떤 작품을 구입했는지는 뉴스가 될 정도로 남다른 존재감을 보이고 있죠. 생일을 맞아 "미술책 읽는 문화 확산에 도움을 주고 싶다"며 기부한 모습을 보니 미술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의 행보도 궁금해지고요.

우리가 발견한 책(feat. 신간이 아니어도 괜찮아)

📚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오프라 윈프리 지음, 북하우스)

🔎 당신이 인생이라는 여행의 어느 지점에 있든, 나는 당신이 계속 장애물과 마주치기를 바란다. 그것을 딛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 한 발을 다른 한 발 앞에 계속 놓을 수 있는 것. (...) 나 자신이 내가 보고자 하는 그 변화가 되자. 하찮게 만들기보다는 고양하자. 부숴버리기보다는 다시 짓자. 속이기보다는 우리 모두 더 높은 곳에 살 수 있도록 길을 밝히자. (페이지는 모르겠어요😅)

'숭'님의 발견의 기록

친구 추천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살아가면서 도전하고 감사해야지'라는 다짐을 했어요. 매일 밤 감사일기를 쓰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답니다~

🐣 Egg Break's comment

이번 주 '우리가 발견한 책'에서는 숭님이 추천해주신 책을 소개합니다. 마침 뉴스레터 서두에서 루틴 이야기를 했어서 그런지, 매일 감사일기를 쓰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루틴을 만들고 계신다는 점이 눈에 띄었어요. 루틴 이야기가 나온 김에 루틴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앱, '루티너리[안드로이드] [앱스토어]'를 소개할까 하는데요. 루티너리는 루틴 만들기를 '의지보다 환경의 문제'로 접근해 적절한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을 주려는 앱이에요. 재밌는 점은 작은 습관을 '이어서' 하나의 루틴으로 만들 수 있게 유도한다는 겁니다. 나만의 루틴을 만들고 싶을 때 내가 원하는 일을 골라 연결할 수 있도록 했죠. 제 모닝루틴은 '물 마시기(1분) - 잠자리 정리(1분) - 스트레칭(10분) - 아침식사(15분) - 영감 받기(5분)' 이렇게 설정해봤어요. 사용하기에 따라 꽤 유용할 것 같아요.

[우리가 발견한 책]은 오픈 코너입니다.

지금 읽는 책이 좋아서 같이 나누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해주세요 👇

지금 읽는 책 소개하기

지난 주 Egg Break

'흥미로운 신간' 순위는?!

(책 표지 클릭 수 + 흥미로운 책 투표 수)

3위 <SF, 이 좋은 걸 이제 알았다니>

2위 <인류세>

1위 <프랑스식 자취 요리>

투표에 참여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 이번 주 흥미로운 책 투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