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st
담: 엄살원 주인. 기획, 음식, 편집 등등을 한다.
유리: 엄살원 직원, 손님 섭외, 식사, 편집 등등을 한다.
예인: 연출, 감독. 촬영하다 쉬는 시간에 잠깐씩 식탁에 앉는다.
Guest
미어캣: 어느새 활동가가 업이 된 사람. 경의선공유지 활동에 발을 들인 이후로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 '기후위기비상행동' 등에서 일했다. 가끔 노래도 만든다. 유튜브에 업로드 한 'Go To Home(퇴근송)'은 조회수 4만회를 기록한 미어캣의 대표곡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녹색당 지역구 의원으로도 출마했다.

그 사람들이 싸워서 내가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까


담: 그런데 사실 저는 기후위기로 인류가 멸망한다는 게 확정적이라면, 여기서 더 나아지려는 선택을 할 이유가 뭐냐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유리: 맞아요. 소고기 한그릇이라도 더 먹고 에너지 펑펑 쓰고 플렉스 하면 안 되냐 할 수도 있죠. 저한테도 그런 욕망이 없는 게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결론이거든요. 


담: 그러니까 어차피 망하는데. 내가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자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죠. 기후위기는 막을 수 없고, 늦추는 방법으로 제시되는 것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수준의 단체행동, 전 세계적인 동시행동이라면 그냥 포기하고 싶을 수도 있고요. 그래서 이 모든 걸 다 알고 난 이후에도 기후위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는 게, 미어캣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미어캣: 우리는 다 멸망으로 가는 기차에 타고 있어요. 어차피 그 미래는 올 거고요. 근데 그 기차 안에서 아무도 브레이크를 밟지 않으면 그냥 쭉 가는 거잖아요.


저는 브레이크를 한 명이라도 더 걸자는 생각으로 활동을 했어요. 지금 당장 나 한 명 활동하는 건 의미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내가 실천하는 모습을 보고 관심 가지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쟤는 기후위기 관심가지더니 채식도 하나보네, 그러면서. 그러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어떡해, 하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면서 사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근데 저는 조금씩, 정말 조금이지만 변화가 보이는 것 같긴 해요. 일단 제 주변에서부터요. 친구들이 저를 만날 때 같이 채식 음식을 먹는다거나 그런 변화들. 그리고 기후위기비상행동의 활동에도 시민들이 관심을 더 가져주고, 동참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고요.


저는 여론이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결국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중요한 거잖아요. 법이 바뀌고 사회가 변화하려면. 차별금지법도 그렇고, N번방도 그렇고, 기후위기도 그렇고 언젠가 바뀌긴 바뀔 거예요.


유리: 너무 늦으면 안될 텐데...^^ 


미어캣: 제가 예전에 젠트리피케이션 현장에 다녔다고 했잖아요. 엄청 많은 사람들이 싸웠어요. 엄청 많은 가게들이 쫓겨나면서도 끝까지 싸웠어요.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다쳤고 힘들었지만, 그 투쟁 이후에 임대차 보호법이 5년에서 10년으로 늘었거든요. 그러면 그 뒤에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는 거잖아요.

 

당장 싸우는 사람들은 너무 힘들겠지만, 그 다음 세대 다음에 그 뒤에 혜택을 받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거든요.저는 저도 그런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앞서서 노동운동 하시던 분들이 있었고, 앞서서 여성 운동, 환경 운동하시던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의 환경을 가질 수 있는 거잖아요.

 

유리: 출발 지점을 지금 여기로 가질 수 있었죠.

 

미어캣: 네. 그 사람들이 싸워서 내가 혜택을 누리고 있으니까, 다른 사람도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싸우는 수밖에 없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이야기해주기 운동

 

담: 입장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 주변인들을 설득해보신 경험이 있다면, 어떤 방식이 좀 효과적이었어요? 실천할지 말지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기후위기를 알긴 알지만, 고기까지 안 먹는 건 유난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만약 있어요. 그런 사람에게 줄 수 있는, 요건 몰랐지~ 비건 안하고는 못 배기겠지~ 하고 줄 수 있는 정보라거나ㅋㅋㅋㅋㅋㅋㅋ

 

유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 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팁?

 

미어캣: 근데 제 주변에는 제 활동에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도 없어졌어요. 이렇게 산 지 오래 되다보니까.


비건 실천에 관해서라면, 저는 친구들이 제 앞에서 논비건 음식 먹어도 비난하거나 하지 않아요. 채식 음식 먹으라고 권하지도 않고요. 그냥 제가 따로 밥 먹어요. 대신 나중에 맛있는 채식 음식을 갖다주죠. 채식 음식인데 맛있잖아, 하고 잘 먹으면 이제 내가 요리해줄게 하면서 비건 요리를 해줘요. 그럼 맛있네 하고 그것도 먹어요.

 

유리: 정말 고달프다...

 

미어캣: 비건 하고, 물건 아껴 쓰고, 그러는 게 물론 윤리적으로는 다 맞말이죠. 그런데 사실 사람들이 맞는 말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따르지는 않거든요. 결국에는 내 마음이 가야  돼요.

 

유리: 맞아. 약간 사랑하게 만들어야 돼.

 

미어캣: 신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

 

우리 맛있는 거 먹자~ 이렇게 긍정적으로 얘기를 해야지, 너 왜 그래, 기후위기 얘기하면서 왜 채식은 안 해,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더 거부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긍정적으로 돌려서 어필해요. 

 

최근에 비건 체다 치즈 맛 소스를 친구들한테 갖다 줬는데 다들 너무 맛있다는 거예요. 다들 막 시켰대요. 저는 이런 식이에요. 채식 음식 먹어라! 가 아니라 채식 음식에도 이렇게 맛있는 거 있지>< 이렇게.

 

유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담: 내가 너의 인프라가 되어줄게ㅋㅋㅋㅋㅋㅋㅋ

 

미어캣: 내 주변에 채식하고 환경 운동하고 이런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강요는 하지 않아. 근데 나한테 되게 맛있는 거 막 주고 그래. 그런 인상이나 인식을 만드는 게 도움이 되는 거 같아요.

 

유리: ㅋㅋㅋㅋㅋ 저 사람이 나한테 마싯는 거 줬어. 저 사람은 나한테 맛있는 걸 준다!

 

각 영역에서 협동이 정말 중요한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서 DxE처럼 직접적으로 폭력을 직시하도록 말하는 사람도 너무 필요하거든요. 왜냐하면 거기서 충격받아서 비건이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만약 저런 건 너무 극단적이야, 싶다면 또 다른 방식의 운동에서 영향을 받아서 변화하기도 하고. 

 

미어캣이 하듯이 은근슬쩍 스며드는 방식이 좋다는 얘기가 다른 방식이 틀렸다는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온 사방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다 시도해야 하는 그런 문제인 것 같아.

 

미어캣: 저도 사실 계속 싸웠던 사람이에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부터 나도 페미니스트다! 이렇게 갑자기 각성했고, 온갖 사람들과 다 싸웠어요. 맨날 사람들한테 시비를 걸고 다녔고요. 가리지 않고 싸웠어요. 가족, 애인, 친구, ... 사실 최근까지도 인권 저버리려는 얘기 들으면 확 올라오거든요?

 

근데 그렇게 계속 싸우다 보니까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싸워서는 저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는 거예요. 일단 내가 “너 방금 뭐라고 했어?”라고 한 순간부터 그 사람은 내 얘기를 듣지 않을 준비가 된 거야. 내가 무슨 맞는 말을 하든 그걸 인정하지 않는 상태가 이미 되어버린 거예요.

 

그래서 저도 문제제기를 하거나 항의를 하고 나면, 약간 찝찝한 게 남더라고요. 그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그 사람한테 내 얘기가 가닿지는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약간의 유도리가 필요한 것 같아요. 경의선 공유지에서 같이 일했던 이모들도 나이가 있다 보니까 가끔 남자가 왜 설거지 하고 있어 이런 말도 하시거든요. 그러면 정색하기보다는 에이,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치워야죠, 요즘 남자 여자가 어딨어 이모, 이런 식으로 넘길 때도 있는 거죠.

 

사람들이 무지도 죄라고 하지만, 진짜 모르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거잖아요.

 

남성들의 몸에 밴 권력을 볼 때, 저도 너무 화나고 빡치지만,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은 또 경험해 보지 못해서 모르는 걸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제가 화를 내면서 너랑 얘기 안 해, 그래 버리면 그 사람은 점점점 모를 수밖에 없고...

                                         

유리: 얘기를 해주는 것 자체가 되게 운동인 거네요. 

 

미어캣: 요즘에는 되게 착하게 얘기해줘요. 이게 굉장히 에너지가 많이 들어요. 

 

저 키보드 배틀도 떴었어요. 예전에는.

 

요즘에는 키보드 배틀도 착하게 해요. 저번에 어떤 사람이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많이 입지만, 남성들도 성폭력 피해를 입는다 이런 글을 올렸었거든요. 남성들의 피해도 있는데 페미니즘으로 여자들이 남자를 다 공격하고 그런다고.

 

유리: 아~ 알아요. 봤어요 봤어요. 

 

미어캣: 보셨죠! 제가 거기 엄청 긴 댓글을 달았거든요.

 

유리: 그 댓글도 봤어요. 

 

미어캣: 페미니즘은 그런 게 아니고 남성 여성 할 것 없이 모두에게 해방을 주는 학문이다. 페미니즘은 남녀 상관없이 모두가 자기 그대로인 모습을 존중하는 생각이라고, 저는 그렇게 공부했다고 썼거든요. 되게 착하게. 그랬더니 그렇게 공격을 하던 분이 아 그렇군요...

 

유리: 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

 

미어캣: 제가 이 글 캡처해서 가끔 볼게요. 이렇게 댓글 단 거예요. 밑에다가. 그쵸 유리님 그거 봤죠? 진짜 이거 실화야... 저는 그냥 이런 걸 말한 거예요. 그러니까 내가 무조건 쏘아붙이고 너 나빴어 이렇게 말하는 것보다 그냥...

 

그냥 한 번 하.......(세상 깊은 한숨)

 

유리, 안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어캣: 하....... 그래 모르는 걸 수 있으니 그냥... 잘 얘기하자.

 

유리: 제 생각에는, 하도 일상 속에서 많이 싸우다 보니까 각자의 특성과 위치성에 맞춰서 최적화 패치가 되는 거 같아요. 나의 경우에는 이렇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이런 식으로. 저는 조금 다르거든요. 저는 어쨌든 직업이 남자 여자 문제 다루는 거고 강의도 많이 하다 보니까 이제는 반사적으로 대답이 나와요. 간호사분들이 일을 너무 많이 해서 기계적으로 되는 거 알죠. 여기 보세요~ 따-끔- 이런 것처럼.

 

여기 보세요~ 한 회사에 남자 여자가 있는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막 성적으로 괴롭힌대요. 괴롭히는 사람 성별이 보통 남자일까요~ 여자일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셨어요? 괴롭히는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런데 현실에선 누구 잘못이 될까요? 남자와 여자 중 누가 퇴사하게 될까요? 실제로 통계를 볼까요? 그런 일이 몇십 년 동안 반복되면 회사에 남아있는 여자가 몇 명이 될까요? 괴롭히고도 남아있는 남자는 승진해서 임원이 되는데 새로 들어와서 피해자가 되는 여자는 계속 20~30대네요?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그런 회사가 여자와 남자를 공정하게 평가해 채용할까요? 자 다음 사례 볼까요? 그렇게 쭉쭉 강의하거든요.

 

담: 자동응답기처럼ㅋㅋㅋㅋㅋㅋ

 

유리: 상대의 계급과 직업에 맞춰서 다 사례가 있어.

 

예인: 언제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저 얼마 전에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가 친구들 남친이 다 윤석열 뽑는다고 해서 혼자 눈물 존나 흘렸거든요. 그 앞에서.

 

미어캣: 이게 참 힘들어요. 내공이 필요한 것 같아.

 

예인: 내공 언제 만들어 대체.

 

유리: 아니야. 또 저는 할 수 없지만 예인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이미 그렇게 하고 있어요.

미어캣의 하드코어한 활동가 생활


미어캣: 경의선 공유지 활동 때 약간 후회하는 게 있어요. 


공유지 옆에 사는 아파트 주민들이 저희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요. 그 와중에 저희가 파티 51이라고 하루종일 하는 공연을 한번 열었어요. 저녁 늦게까지 좀 시끄럽긴 했는데, 주민들이 찾아와서 엄청 화를 내는 거예요. 심지어 어떤 분은 벽돌을 들고 오고, 경찰도 왔어요. 분위기가 진짜 험악했어요.


그분들께 죄송하다고 잘 얘기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사람들과의 관계를 좀 돈독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몸을 낮춰서 얘기해볼 수도 있었을 텐데, 활동하는 사람들도 지쳤다 보니까 날을 좀 세운 거죠. 우리가 매일 시끄럽게 군 것도 아니고, 하루 이렇게 하는 건데, 그렇게 받아친 거예요.


그때 같이 활동하던 남자분이 항의하는 주민한테 자꾸 그러실 거면 토론회 열 테니까 토론회에서 얘기하시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유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어캣: 근데 주민들한테 어떻게... 토론회를 열어서 너 들어와서 얘기해 이렇게 말을 하는 게 맞나?

 

유리: 그럴 때는 죄송하다고 할 줄도 알아야지. 늦은 시간에는 당연히 시끄러울 수도 있잖아. 

 

미어캣: 주민은 기가 차서 허, 이러고 가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이래도 되나, 우리가 주민들한테 저렇게 각을 세울 일인가? 

 

저는 주민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서 같이 해보는 쪽으로 가길 바랐어요.

 

그래서 그분들이 시끄럽다고 해도 같이 놀아요~ 그랬죠. 그러면 그분들은 이미 열이 뻗칠 대로 뻗쳐가지고 뭘 같이 놀아요! 이러죠. 제가 같이 놀아요~ 하면 뭐라고? 시끄러워 죽겠는데 뭘 같이 놀아! 이렇게 역정 내고... 옆에서는 토론회 하자 그러고... 거의 뭐 아수라장이었고요. 아티스트는 놀라서 ㅇㅁㅇ 이러고 있고.

 

담: 같이 놀아요~ 그랬다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숨넘어가는 중)

 

미어캣: 관객들도 놀라서 다들 막 벙쪄 있고.

 

평소에도 저희한테 여기 더럽다, 이런 구조물 안전하지 못하다, 어떻게 고쳐봐라, 이런 주민들이 있었어요. 그럼 알겠습니다, 하고 마실 것도 하나 드리면서 얘기 나누고, 그렇게 관계를 개선하는 노력을 미리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여튼 좀 더 노력했어야 했다. 좀 더 주민들을 안으로 끌어들였어야 했다는 후회가 많이 남습니다.

 

담: 진짜 진짜 좋아요. 이 얘기가.

 

미어캣: 네? ㅋㅋ 저 욕 먹은 얘기하고 있습니다.

 

담: 뭐가 좋냐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수완도 성별화되어 있는데, 여성들이 터득한 설득의 기술은 무시당할 때가 많잖아요. 훈련해서 얻은 기술로 인정되기보다는 기질이나 천성으로 생각하고요. 나긋하고 부드러운 태도를 가지는 건 모욕적인 일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죠. 실제로 그런 태도가 여자들한테 강요되는 경우도 허다하니까요. 그래서 같이 싸우는 여자들한테도 전문가로 보이려면,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예쁘게 말하지 말라고 얘기하게 되죠.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저는 이것도 기술로, 힘으로 인정됐으면 좋겠어요. 예쁘게 말하는 건 약자의 습속이고, 수치스러운 거라고 하고 싶지 않은 거죠. 예쁘게 말할 줄 안다는 게 얼마나 유용할 때가 많은데요. 그리고 아무나 못 해요. 같이 놀아요~ 수준의 너스레를 어떻게 아무나 하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

 

미어캣: 저희 함께 놀아요. 같이 놀아요. 이렇게 춤추면서 갔더니 상대방이 진짜 춤출 수도 있으니까...


유리: (둠칫둠칫) 혼자 오셨어요?


담: (둠칫둠칫) 여기 재미없죠? 나갈까요?


미어캣:  그분은 뭘 같이 노냐고 어이없어하셨지만...ㅠㅠ


담: 근데 나는 그분이 분명 나중에 생각났을 것 같아. 같이 놀아...?

 

유리: 같이... 놀아...? 뭉게...

 

담: 토론회 오라는 말은 들을 때 화는 나지만 예측 가능한 반응이었을 것 같거든. 근데 같이 놀자고 할 줄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인: 그냥 나중에 생각날 것 같아 그때 한 번 같이 놀 걸.

 

미어캣: 저는 거기서 처음 활동가가 됐는데, 하드코어한 경험들을 많이 했어요. 거기서 술을 파니까 이상한 아저씨들도 오고 그랬거든요. 


하루는 광장에서 행사가 있어서 제가 테이블에서 홍보물을 만들고 있었는데, 좀 자주 오던 아저씨가 그 옆에서 술을 마시다가


"아가씨들이 저러고 있으니까 눈요기가 되네."


그러는 거예요. 개빡쳐가지고 진짜. 그 아저씨가 평소에도 좀 이상했거든요. 맨날 저만 보면 옆에 와 가지고, 뭐 사줄까 먹고 싶은 거 골라~ 그랬어요. 저는 단호하게 거절하기가 좀 그러니까. 네, 하면서.


유리: 골랐어? 


미어캣: 네.


유리: 먹었어? 


미어캣: 먹었어. 먹었어. 감사합니다. 이렇게 먹었지.


유리: 맛있었어요? 


미어캣: 네. 그때는 페스코여서 오뎅을 자주 사주셨어요. 근데 어떻게 해요. 싸울 만큼 나쁜 짓을 한 건 아니니까. 솔직히 기분은 좀 나쁘지만.

 

그런데 그날은 진짜 빡쳤어요. 평소에 나를 그렇게 대하는 것도 짜증 나는데, 너무 화가 나서 말했어요.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 다시 한번 말해보세요. 그랬더니 그 아저씨가 아니~~~ 이래. 잘 얘기를 못 해.

 

"아니 지금 눈요기라고 하셨잖아요. 아저씨 딸한테 눈요기라고 말하면 기분 좋을 것 같아요. 나쁠 것 같아요."

"아니 뭐 그런 말~~~"

"그런 말 못하죠! 하지 마셔야죠. 그거 지금 성희롱하신 거예요."


그랬더니 아저씨가 “말만 하면 성희롱이야!”


유리: 아니진 않아. 말만 하면 성희롱인 게.


담: 물어보는 걸 수도 있어. 나 혹시? 말만 하면 성희롱이야? 


미어캣: 제가 엄청 화를 냈거든요. 맞다고, 성희롱 맞다고. 사과하세요. 사과하시라고요! 이랬어요. 아저씨는 뭔 사과냐, 그러면서 자리를 떠나서 다른 사람한테 가서 무슨 말도 못해, 내가 뭐 말만 하면 성희롱이야 하면서 궁시렁 궁시렁...

 

근데 웃긴 게, 그렇게 한 번 승질을 내니까 태도가 바뀌더라고요. 나중에는 그 아저씨들한테 인사하면 다들 어어... 이러고 말더라고요. 강약약강인지 뭔지.


유리: 말만 하면 성희롱이라서 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담: 이후에 많이 물어보고 다녔을 수도 있어요. 나 혹시 말만 하면 성희롱이야? 물어봤더니 다 성희롱이라 그래서, 말을 하지 말아야겠다.

 

미어캣: 별별 사람 다 겪었죠. 공유지에 되게 여러 사람들이 왔잖아요. 불특정 다수한테 오픈된 공간이다 보니까. 거기서 물건 파는 사람들끼리도 많이 싸웠어요. 자리를 누가 더 많이 차지했네, 나이가 누가 더 많네, 돈을 누가 더 냈네, ...

 

그래서 저희들끼리 반상회를 열었거든요. 같은 공간 이용하는 사람들끼리 월별로 모여서 얘기를 하자. 거기서도 싸움이 났어요. 하필 저를 가운데에 두고 양쪽에서 싸웠어요. 저는 중간에 끼어서 안건지 들고 제발 그만 싸우세요. 말로 하세요, 말로...


경찰들까지 출동하기도 하고, 태풍 와서 다 날아가기도 하고...

 

유리: ㅋㅋㅋㅋㅋ 사람 모이면 그렇게 되지. 

 

미어캣: 네. 우리가 아무리 이곳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얘기해도, 사람들은 모이면 꼭 위계를 만들더라고요. 나이가 많니 적으니 하면서 누군가를 이렇게 배척하고 무시하고... 저는 계속 왜 그럴까? 경의선 공유지에서 모두가 평등해야 하는데 그러면서 고민하고.

깔끔하게 칠해버리지 않는 이유


담: 경의선공유지를 점거하고 계실 당시에 주변의 시민들은 적대적이었다고 하셨잖아요. 만약 그 시민중에 한 명이 호기심을 가지고 그 안으로 들어와 보기로 했다면, 어떤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을까요? 


미어캣: 일단은... 거기서 진짜 뭐든 할 수 있거든요. 실제로 어떤 분은 와봤더니 이 공간이 좋아서 여기서 마당극을 하고 싶어요, 하셨었어요. 그래서 하세요, 그랬어요. 연극 해도 되나요? 하세요. 빈 공간에 아이들 놀이터 만들어도 되나요? 하세요. 다 하시라고 했죠.


경의선공유지가 공원하고도 비슷해 보이지만, 공원에서도 하면 안 되는 것들이 있잖아요. 물건을 판다거나, 공연을 하는 건 안 될 수 있죠. 그리고 어떤 공간이든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행사는 무조건 허락을 받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경의선공유지에서는 굳이 허락받지 않아도, 어떤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하고 싶으면 하시라고 할 수 있었죠.


그래서 어떤 상상력, 내가 이 공터 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구나, 하는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얻어갈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그런 자유로움이 지적도 받게 되죠. 실제로 공유지에 오시는 어떤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시기도 했어요. 여기 건물은 왜 다 다르게 생겼냐, 똑같은 색깔로 벽을 칠하고 그러면 좋을 텐데.


유리: 깔끔하게! 


미어캣: 그렇지. 깔끔하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텐데, 왜 이렇게 색깔도 다 다르고, 간판도 어디서 빨래판 같은 나무를 가져와서 만들었느냐. 통일성 있게 하면 좋겠다.


그게 지저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저한테는 그게 그냥 각기 다른 모양으로 느껴졌거든요. 규격에 맞지 않더라도, 깔끔하지 않더라도, 각자 다른 모양으로 있는 것들에 대한 사람들의 인내심이 많이 없는 건가? 저는 네모난 똑같은 건물들보다 각자 다른 모양이고 각자 다른 색깔인 건물들이 더 좋은데. 

 

유리: 다양성~


미어캣: 네 저는 다양성 굉장히 좋아합니다. 획일화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통일하는 것, 획일화하는 것이 뭐가 어때서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러니까...


유리, 담: (기다림)


미어캣: 저는 사회의 어떤 문제점은 거기서 생겨나기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유리: 밀려나게 되는 것들이 반드시 생기고요.

 

미어캣: 왜 넌 달라? 

 

평균이나 규격을 정하거나,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거나, 그런 구별이 깔끔하게 하자는 말에서 시작되는 거라고도 생각해요. 좀 달라도, 그대로도 괜찮다는 걸 받아들이는 사회가 좋지 않나 하고요.


담: 전 들으면서 반성이 좀 되는 게, 까딱 잘못하면 그 깔끔함을 요구하는 사람이 나였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런 현장들이 또 돈이 없어ㅋㅋㅋㅋㅋ 그래서 활동가들이 여는 행사에 가보면 상상하던 이미지랑 달라서 당황하기도 하잖아. 너무 다양한 가치관과 미감을 가진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 있고, 좀 산만한 인상도 주고. 처음에는 그런 잡탕 같음, 혼종성, 역동성을 즐겁고 아름다운 것으로 느끼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것 같아요.


유리: 현장이란 게 참 마르쉐 장터 같지 않다.


담: 맞아. 전혀 그렇지 않지. 새빨간 당근이 면광주리에 담겨있고 그렇지 않단 말이죠. 그런데 사실 우리가 모여 산다는 게 그렇게 잉여가 제거된 깔끔한 모습일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도 세련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잖아요. 미감이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와 줄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게 곧 선택이나 의지의 문제도 아니게 되지 않을까? 왜냐면 거기에 드는 자원도 자원이기 때문에. 하다못해 사람들 나눠줄 피켓, 포스터, 굿즈, 뱃지 이런 물품을 디자인적으로 더 아름답게 만드는 데 드는 자원도 자원이기 때문에. 

 

유리: 맞아. 


담: 그래서 새로운 미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어. 가령 비건적 삶의 방식이라고 했을 때, 그리고 그런 삶을 상품으로서 연출을 잘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떠올리는 물건들의 색채가 있죠. 사각사각한 재생지, 나무 손잡이가 있는 베이지색 솔, 차분한 녹색, 소창행주, ...

 

유리: 비건들 이런 말 하면서 집집마다 다 있어요. 천연 수세미 이런 거. 

 

담: 나도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좋아해 그런 물건... 그러면서도 비건 지향적 삶이든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는 삶이든, 더 ‘에코’ 하다고 여겨지는 삶이 정갈함, 단정함, 깨끗함 같은 가치와 연결되는 게 점점 더 거부감이 들어. 왜냐면 이건 더 많은 더러움에 직접 참여하는 삶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는 삶이 쓰레기를 보지 않아도 되는 삶은 아니잖아요? 

미어캣은 직박구리

 

유리: 미어캣 음악도 하지요? 최근에는 성미산 데크길 공사 때문에 노래 만들지 않았어요?


미어캣: 네, 저는 음악도 합니다.

 

2017년에 '퇴근송'이라는 노래를 발표했어요. 음원 발매를 했죠. 다른 노래들도 많은데 바빠서 음원으로는 못 만들었고요. 곡을 만들면 유튜브에 올리긴 해요. 그냥 여기저기서 불러요. 연대 현장에서 공연하기도 하고. 

 

담: 미어캣의 음악도 활동의 연장선에 있어요?


미어캣: 음악이 활동에 도움이 되긴 하는 것 같아요. 하지 마세요, 하지 마! 규탄한다! 규탄한다! 이러면 뭐야…이렇게 지나가는데 규탄합니다~ 규탄합니다~♪(´▽`)  이러면 뭐야? 하고 보게 되잖아요. 


담: 확실히 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어캣: 사실 퇴근송도 그 회사에서 야근하면서 이제 막 진짜 빨리 퇴근하고 싶은데 퇴근하고 싶다. 이러면서 만든 건데 사람들이 되게 좋아해 줬거든요.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게 좋아요. 아까 말한 대로 성미산 지켜주세요! 하기보다는 성미산을~ 지켜주세요~ 하는 거죠. 쟤 뭐야, 하고 한번이라도 더 보니까요.


담: 성미산 데크길 공사는 무엇이 문제인가요?


미어캣: 성미산에 물이 없어요. 그래서 성미산이 황폐화, 사막화되고 있어요. 이미 문제가 많은데 거기서 나무를 더 베고 산을 깎아서 데크길을 깔겠다는 거예요.

 

딱히 개발할 필요가 없었는데, 예산이 생겼다고 개발에 착수한 거죠. 수요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한테 알리지도 않고 그냥 진행을 하다가 주민들과 마찰이 생겼어요. 그제서야 민간협의체를 만들어서 논의해보자고 했고요. 그런데 주민들 의견을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해놓고, 예산 집행이 계속 안 되니까 나중에는 구청 녹지과에서 공사 시작하겠다고 통보를 해버렸어요.


최근에도 벌목을 막으려고 지역 주민들이 다 나와서 새벽까지 지켰거든요. 그러다가 우리가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더니, 그날 새벽에 공사를 일단 중지하겠다더라고요. 주민들과 대화를 재개하겠다고. 


일단은 다행이지만, 개발을 자꾸 진행하려고 하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 없을까 고민하다가, 노래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나는 직박구리'라는 노래를 만들었어요. 


유리: 그 산에 새가 많이 산대요. 근데 나무를 베고 거기에다 데크길을 깔아버리면 그 나무에 살고 있었던 새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게 돼요. 그리고 그 데크길이 만드는 그림자 때문에 자라지 못하는 식물들이 생기고, 황폐화가 더 가속화되는 그런 생태 환경이라고 하더라고요.

 

미어캣: 맞아요. 맞아요. 이미 성미산 한쪽은 공사를 했거든요. 안 한다고 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포크레인을 가져와서 숲을 싹 벌목했더라고요. 그 나무들에 지어진 새 둥지가 한 50개 정도 있었대요. 그 둥지가 다 사라진 거죠. 그때가 겨울이었는데, 지역 주민들 말로는 바닥에 죽은 새들이 되게 많았대요. 


저는 성미산에서 탐조 모임도 했었거든요. 작년부터 해서 한 네다섯 번 정도. 그때 본 새들이, 어... 직박구리, 어치, 뭐 되지빠귀, 노랑지빠귀, 박새, 숲새, 올새, 까치, 이런 애들도 있고, 멧비둘기, 참새, 딱따구리, 새호리기 같은 매 종류도 있고 솔부엉이도 있고...


성미산에 새가 많아요. 그런데 이런 생태계를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개발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나는~ 나는~ 직박구리 ♪⁽⁽٩( ᐖ )۶⁾⁾ ₍₍٩( ᐛ )۶₎₎♪

 

담, 유리: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어캣: 네, 이게 나는 직박구리의 도입이었습니다.


담: 미어캣의 몸짓이나 표정을 문자로는 담을 수가 없어서 너무 아까워요. 창피해하지 않고,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호객을 잘하는 사람을 볼 때의 감동이 있어요. 규탄~ 규탄합니다~ 이런 문구에 가락을 붙여서 부르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사람은 많지 않잖아요. 저는 좀 유리하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활동가에게는 어떤 종류의 오타쿠니스가 엄청 필요하구나.


미어캣: 오타쿠니스ㅇㅁㅇ?


유리: ㅋㅋ본인이 찍은 스테이터스에 관해서 금시초문인가 본데.


담: 그러니까 내가 하는 퍼포먼스에 대한 몰입도가 좋아야 된다? 왜냐면 노동, 인권 이런 주제로 노래하면 사람들이 민망해하잖아. 정치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공연은 사람들이 너무 노골적이거나 오글거린다고 여기기도 하는 것 같아요. 그럴 때 퍼포머가 자기 공연을 우직하게 밀고 나가야 사람들도 비로소 몰입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정작 이런 꿘노래들 들으면 좀 좋다?ㅋㅋㅋㅋㅋㅋ되게 벅찬다?

 

유리: 나는 직박구리 풀버전으로 한번 들려주시면 안돼요?

 

예인: 이거 영상으로 찍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담: 직관이다, 직관.

 

미어캣: 그럼 일단 해보겠습니다. 그 직박구리의 마음에 빙의가 되어서 나는 직박구리라는 노래를 한 번 만들어 봤는데요.


*아래 플레이어는 전혀 재생이 되지 않습니다. 그냥 그림입니다.

*엄살원 유튜브에서 미어캣의 라이브를 지금 바로 감상하세요.


now ᴘʟᴀʏɪɴɢ: 나는 직박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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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직박구리입니다. 

나는 이 산에 오래오래 살았죠

나의 엄마 할머니도 이 산에 살았죠

어느 날 포크레인이 들어와

우리의 집을, 삶터를

부수었네

 

나는 이제 어디로 가야 하나요

이곳이 바로 나의 고향이고 집인데

여기에 내가 있어요

나의 집을 부수지

말아줘요

 

나는 직박직박 직박구리

찌익찌익 우는 직박구리

나는 직박직박 직박구리

찌익찌익 우는 직박구리

 

나를 쫓아내지 말아요

나는 갈 곳이 없어요

나의 친구들과 가족들

모두 이곳에 있어요

 

나는 직박직박 직박구리

찌익찌익 우는 직박구리

나는 여기에 있어요

나의 집을 부수지 마요

 


담: 직박구리가 울음소리하고 관련이 있는 이름이군요. 저 처음 알았어요.

 

미어캣: 직박구리 하면 사람들이 보통 폴더를 많이 생각하는데요. 그 직박구리가 노래를 부를 때, 울음소리 낼 때 찌익찌익 이렇게 울어요.


담: 직박구리 어떻게 생겼어요?


미어캣: 일단 몸이 회색이고, 머리 깃이 세워져 있어요. 볼이 빨갛고요. 울음소리는 찌익찌익 이래요.


도시에 비둘기도 많지만, 조금만 숲인 곳에 가면 직박구리도 되게 많아요. 이 도시에는 직박구리가 많이 살고 있고요. 저도 직박구리 많이 봤어요. 


유리: 저희 사무실 옥상에도 살아요! 되게 강한 새예요. 나무 열매 팍팍 따먹어요.


미어캣: 맞아요. 그래서 나는 직박구리라는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찌익찌익 우는 직박구리. 네. 찌익 울면 직박구리입니다.